나는 1972년 미국 아이오와주의 사과 농부!
오늘도 맛있는 사과를 재배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지
안녕하세요? 그런 당신의 농장에서 탄생한 새로운 품종입니다.
한 번 드셔보시겠어요?
세상에, 이거 맛있고 아삭하고 상큼한데다 붉은 빛깔까지 예술이잖아?
빨갛고 맛있다는 뜻에서 '레드 딜리셔스'라고 이름 붙여야겠군.
이거 시장에 팔면 아주 대박이겠어!
안녕하세요,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고 막대한 농지를 소유중인 상업 농부입니다!
새로 나온 레드 딜리셔스 품종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제가 조금 더 '개량'을 해드려도 될까요?
어... 개량이요? 예를 들면요?
우선 미국 곳곳에 팔려야 하니 저장 기간이 길어야겠지?
그러려면 과육 껍질 부분이 좀 더 두꺼워져야 해.
그리고 네 선명한 붉은색이 소비층에게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것 같으니,
거슬리는 노란색 줄무늬가 나온 것들은 거침없이 내버리기로 했단다!
하지만 그 노란색 줄무늬가 바로 사과의 풍미에 관여하는 유전자인데요?
보존성과 색깔을 신경쓰다간 제 맛을 다 놓쳐버리고 말 거예요!
알 바냐?
잘 팔리면 그만이지. 레딜코인 존버 간다ㅋㅋ
그러나 애석하게도 '레드 딜리셔스'를 향한 농부들의 희망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어.
빌 클린턴? 여기서 당신이 왜 나와요?
'레드 딜리셔스'는 한 때 워싱턴 주 수확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농부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머지 않아 소비자들이 그 실체를 깨닫고 말았지.
수익성만을 중시한 탓에 '레드 딜리셔스'가 어느 새 노맛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말이야.
그럼 어떻게 되는 거죠?
어떻게 되긴 뭘 어떻게 돼? 자유시장에서 거품 한 번 빠지면 졷망하는 거지.
레딜코인을 타던 사과 농부들은 약 7억 6천만 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입고 말았다.
그렇게 무너진 사과 산업을 구제하기 위해 내가 법안에 서명까지 했고 말이야.
그럼... 레드 딜리셔스는요?
'레드 딜리셔스'의 생산량은 오늘날에도 계속 감소하는 추세란다.
처음 나왔을 당시의 맛을 유지했더라면 발전하는 유통기술에 힘을 입어 큰 인기를 끌 수도 있었을 텐데,
자낳괴들의 단기적인 욕심 탓에 많은 농부들이 피해를 입고 말았지.
시발...
이거 완전 샤인머스켓...
샤인머스캣도 비슷하게 흘러갔지
이거 완전 샤인머스켓...
샤인머스캣도 비슷하게 흘러갔지
샤인머스켓도 당도를 높이려면 어느정도 선에서 키우고 수확해야하는데
상품성 올린다고 더 키우는 바람에 커진 사이즈만큼 당도가 뚝 떨어져서...
초창기 그 단맛이 안나오는
그래서 사과 겉만보면 뭐가 맛있는거
근데 그런식이면 원래 개량전에 원종은 아예 안남아있는건가?
원종이 남아있어도 다른 놈들이 개량된 레드 딜리셔스를 팔고 있기 때문에 안됨.
그러니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레드 딜리셔스'라고 적혀 있어도 이게 원본인지 개량인지 구분이 안 된단 거임.
위에 샤인 머스켓 얘기 나와서 그것도 얘기해보자면, 샤인 머스켓도 잘 키우면 맛있고 크게 할 수 있음. 근데 맛은 별로라도 크게만 하는 것도 되거든? 근데 소비자는 사서 먹어보기 전까지는 이게 크기만 큰 건지 맛까지 챙긴건지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