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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글간 "중국 관세로 OEM위탁생산의뢰가 안들어가게된 이후" 사건의 진실

한 번 올렸다가 묻혀서 다시 올림.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지금 저렇게 광고하는 건 사실 짝퉁 백들이고 중국이 또 중국했다임. 출처에 보면 BBC가 팩트체크 한 거 있으니 읽기 귀찮으면 그냥 출처 비디오만 봐도 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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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 이런 비디오)



저번에 중국이 트럼프 관세를 핑계로 명품 시장에 폭탄을 던짐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이어서 쓰는 것임. 대강 어떤 내용이었냐면 중국에서 갑자기 사실은 우리들이 명품이나 너네 옷 (룰루레몬 나이키 기타등등) 다 만들고 있던거임 중간 유통 (브랜드 회사들 다) 제깨고 우리한테 그냥 싸게 사셈 이런 틱톡을 엄청 올려대고 이게 엄청 반향이 커서 메인스트림 뉴스들도 커버하고 난리가 났던 사건임. 유튜브에서도 리액션 비디오들이 난무하고 있음.





이게 디올백 8만원같은 느낌으로 파장이 큰 뉴스긴 한데 자세히 생각해보면 뭔가 맞지 않는 점이 한 두개가 아님을 알 수 있음. 일단 관세 전쟁은 미국 - 중국 사이에 일어난 일인데 왜 유럽의 브랜드들을 들고 오는가? 그리고 만약 이 비디오들이 주장하는 바가 사실이라면 이후에는 브랜드들과 거래를 안 할 것인가? 등등이 제일 처음으로 떠오르는 질문임. 좀 더 생각해보기 전에 기억해야 할 점이 몇가지가 있음. 



1. 현재 중국은 자국의 제조업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데다 불황이 겹쳐 재고 밀어내기를 하고 있음. 그냥 물건을 찍어내고 손해를 보면서도 전세계로 밀어내서 전세계 제조업을 불황에 빠뜨리는 방법임. 성공한 다음에는 자기들만 남고 다른 나라들에는 제조업이 파탄이 나니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게 됌.



2. 중국은 가짜 명품의 제일 큰 제조국임. 그리고 자국에서 유명한 브랜드를 세계화 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 (문화적/언어적 차이 + 다른 문화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 자국의 오리지날 브랜드를 근래들어 세계적으로 성공시킨 사례는 몇가지가 있지만 문화혁명으로 인해 헤리티지 (브랜드가 가지는 역사)를 가진 브랜드를 가질 기회가 없어져버림.



3. 위의 포인트와 더불어 마데인차이나라는 라벨은 물건을 싸구려로 보이게 하는 마법을 가지고 있음.



4. 이전부터 계속되던 현상이지만 이번 관세 전쟁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탈중국을 가속화하면서 제조처와 원자재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



이 점들을 기억하고 다시 저 틱톡 비디오들을 보면 뭔가 이상한 점이 보이기 시작함. 비디오들의 내용중에는 에르메스 버킨백같은 경우 같은 재료 같은 가죽을 사용하는데 $1400불이라는 원가를 말하고 있으며 이걸 가게에서는 $30000불에 판다고 하고 있음. 그리고 아예 다 똑같은 백인데 단지 프랑스에서 만들었다는 택갈이를 하는 걸로 가격을 저렇게 받는 거라며 자기한테 사면 같은 백을 저렴한 가격에 사는거라고 함 - 이 논리는 여러 다른 비디오에서도 나옴. 또 다른 비디오는 샤넬이나 프라다 루이비통 다 60% 중국에서 만드는거라고 하면서 브랜드 이름에 돈을 많이 내지 말고 자기들한테 사라고 하는 거임. 그리고 틱톡 리액션 비디오들중에서는 이상하게 중국이 예전 실크로드시절부터 좋은 물건들을 만들었는데 왜 중국이 좋은 물건들을 못 만든다고 생각해야 되는건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계속 보이기 시작함 (주장은 약간씩 다른데 기본적으로 실크로드를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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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에 올라온 다양한 비디오들의 일부)



서론이 길었는데 이것들이 왜 이상한지 지금부터 이야기를 해 보겠음. 그 전에 먼저 하나만 이야기 하자면 나는 작금의 명품 (사치품)의 가격은 말도 안되게 높은 것이며 품질이 그 가격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함. 하지만 그건 그거대로 문제인거고 지금 왜 하필 이 시점에 저런 비디오들이 쏟아지며 화제거리가 되는지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함.



현재 중국은 미국의 관세전쟁으로 인해 곤란한 상태에 처했음. 물론 미국이 잘했다는 건 백퍼 아닌데 일어난 현상만 놓고 보면 중국이 조금 유리한 것 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출혈이 없는 것은 아닐 것임. 이것은 중국의 짝퉁 명품 시장도 마찬가지일 것임. 관세로 인해 수입은 줄 것이고 지금 현재 팔고 있는 것들도 관세로 인해 최종 가격이 올라가야 하는 상황임. 이 상황에서 사실은 자신들이 진짜 명품을 만들고 있으며 명품 브랜드는 소비자의 돈을 갈취하는 나쁜 기업들이라는 포지션을 가져가는 것은 정말 영리한 마케팅인 것임. 



일단 1. 자신들이 명품을 만들고 있으므로 기술이나 재료는 동일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적당한 숫자를 원가라고 불러대면서 예전에 암암리에 짝통을 팔던 시절보다 오히려 가격을 더 받을 수 있게 되는 것과 동시에 2. 마데인차이나라는 라벨은 명품까지 커버하는 더이상 싸구려가 아니라는 이미지까지 챙길 수 있음. 게다가 3. 소비자들에게는 소위 악덕기업들의 물건들을 싸게 공급하는 것과 동시에 4.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음 (피해는 브랜드들이 받으니까). 그리고 이런 짝퉁을 만드는 회사들은 5. 사실 브랜드들과 협업할 일 자체가 없으므로 당연히 미래를 생각할 필요가 없으니 막 질러댈 수 있음. 이것은 위에 말한 1번과 3번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진짜 신의 한 수 같은 마케팅인 것임.



이런 비디오는 사실 관세 전쟁이 아니었으면 나올 수 없었을지도 모름. 작년에 디올백 8만원 이야기 나오던 시절에도 이런 비디오가 나오지 않았던 것은 현대판 노예같은 노동환경은 차치하고서라도 적어도 그 물건들은 이태리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짝퉁은 아니었다는 것임. 하지만 관세 전쟁이 시작되면서 짝퉁을 제조하는 제조업들이 기회를 틈타 진짜인 척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버림. 그래서 미국 - 중국 사이의 관세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유럽 브랜드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그려지는 것임. 이 마케팅은 명품을 벗어나 일반 패션이나 이제는 아무런 신변잡화까지 번지고 있음. 



이렇게 번져버린 뉴스를 보면 사람들이 명품 (사치품) 이라는 것에 얼마나 적대적으로 변했는지 알 수 있음. 온통 이것봐라 명품이라더니 사실 다 중국에서 만드는 거고 싸구려나 다름없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는 게 그 반증임. 요즘 들어 품질이 저하되고 가격은 수직상승하고 있으니 당연히 이해가 가는 반응임. 하지만 그게 몇십년 넘게 사업을 계속 하기 위해 열심히 해 온 브랜드들의 고생을 아무것도 아닌 양 가로채서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의 행동을 정당화시킬 수는 없는 것임 (헤리티지라는 것은 공짜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님).



일단 에르메스같은 경우는 창업자 일가가 루이비통의 적대적 인수합병에 맞서 싸울 정도로 자기 브랜드를 지키려는 경향이 있었고 그 철학의 일부는 제품을 프랑스에서 만든다는 것임. 루이비통/샤넬/프라다 역시 공장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하고 있고 구찌는 95%의 공장이 이태리에 있다고 함. 이는 EU의 Made In... 정책에도 관련이 있는데 예를 들어 Made in Italy 라는 라벨을 붙이기 위해서는 공정의 마지막이 이태리여야 하고 최종적으로 유의미한 변형이 제품에 가해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음. 이는 예를 들어 가죽은 국가 A에서 오고 장식은 국가 B에서 오고 이렇게 해도 마지막으로는 이태리에서 그걸 가방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임. 이 점 때문에 이태리에서는 패션 대기업 브랜드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자국내에서 불법 이민자들을 고용해서 현대판 노예 시장같은 공장들을 돌리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고 그것이 디올백 8만원이라는 사건으로 이어지게 됌 (이 문제는 사실 디올백이 8만원이 아닌 이유라는 글에서 또 다룬 적이 있음). 이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대로 중국에서 다 만들고 유럽에서 택갈이만 한다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조금 다른 현실을 보여줌 (이 점을 바로 비디오들이 파고 들고 있긴 함). 이건 저번에 썼던 글에 나오는 다큐를 보면 알 수 있는데 꽤 많은 작업이 이태리 안의 공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음 (노동 환경의 유해성은 제쳐두고라도).



만약 틱톡 비디오들이 주장하는 대로 80%가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면 기업들이 이태리에서 Made In Italy 라벨 택갈이를 하기 위해 이태리 안에서 공장을 돌릴 필요가 없는 것인데, 사실 브랜드들은 Made In 유럽 어디 나라라는 라벨을 위해서 그 국가들에서 공장을 돌리고 있음이 이들의 주장이 맞지 않음을 반증하는 것임. 그런데 여기서 말한대로 뭐 어떤 장식이 중국에서 들어오고 아니면 부분적으로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이런건 사실 아니냐고 하면 그건 맞는 말일 수 있음. 그래서 틱톡 비디오들은 이런 점들을 교묘하게 섞어서 자기들이 진짜 명품을 만드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있는 것임. 그리고 이런 비디오에서는 실제보다 브랜드 제품의 가격을 부풀리는 등의 일도 하고 있음. 버킨 백은 $30000에 팔린다고 한 비디오는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정도 가격임. 이건 진짜 그냥 잠깐만 찾아봐도 나오는건데 기사들은 그런 최소한의 팩트 체크정도마저 안하는건지...



그리고 만에 하나 이 비디오들에 나오는 공장들이 진짜라고 하더라도 이 비디오가 풀린 순간 가짜가 되는 운명에 처하게 됌. 왜냐하면 브랜드들이 이렇게 사업 관계를 파탄시키는 OEM들과 계속 거래를 할 이유는 없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아무리 예전에는 진짜 명품을 만들던 OEM공장이라고 하더라도 브랜드과 관계가 없어져버리면 그냥 여타 공장 A가 될 뿐인 것인데, 그렇다면 이 공장 A에서 만드는 제품은 아무리 똑같은 재질에 똑같은 공정이라 하더라도 브랜드의 정식 인정을 받지 않은 상태인 그냥 상태가 최상인 짝퉁인 것임. 물론 이런 걸 신경 안 쓰는 사람들도 많을테고 이 비디오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을 노리고 들어가는 마케팅인 것임. 자신이 신경 안쓰는 브랜드들의 헤리티지 따위 알게 뭐야 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 비디오들은 좋은 사냥감을 던져주는 동시에 중국 제조업의 입지를 높여주는 역할을 겸하고 있는 것임.



어쨌거나 이런 식으로 자신의 헤리티지라는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남들이 이뤄놓은 열매만 빼먹고 싶다고 하는 태도는 참 중국스럽다고 할 수 밖에 없는 거 같은데 그걸 또 가능하게 해주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트럼프도 참 여러가지 의미로 대단한 거 같음. 슬슬 며칠이 지나서 팩트 체크를 하는 기사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긴 한데 이미 선동은 끝났고 이런 기사들을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음.



BBC에서 나온 비디오


포브스지에서 나온 기사


댓글
  • THECHEF 2025/04/20 23:18

    중국이 증국햇네.....

    (rU857w)

(rU857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