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인의 집념과 광기가 서려있는 유적

분황사 모전(가짜 벽돌) 석탑

당나라에서 유행하던 전탑(벽돌탑) 양식을 보고 이거 힙하다고 생각한 신라인들

하지만 당시 신라에는 당나라 수준의 벽돌을 찍어낼 기술이 없었다

신라도 벽돌은 만들수 있으나 당나라제 처럼 단단하고 반짝반짝 예쁘게 만들수가 없었던 것

그도 그럴게 이런 벽돌은 도자기 기술도 있어야 했는데 신라엔 아직 그게 없었기 때문

시간을 들여 기술을 도입하면 되겠지만 성격이 급한 신라인들은

최신 당나라 벽돌을 못찍어내면 비슷한 돌을 벽돌 모양으로 만들면 되는거 아냐?

라는 발상으로 돌을 하나 하나 다듬어서 벽돌 모양으로 만들어 모전석탑을 쌓았는데

요새 인테리어처럼 석탑 겉에만 가짜벽돌을 붙인게 아니라 탑 전체를 가짜 벽돌로 쌓았다

아무튼 모양은 벽돌아님? 조아쓰! 성립

이게 얼마나 미친 발상이냐면 애초에 벽돌은 돌 다듬기가 너무 힘드니까 강도는 좀 약하더라도 커스텀해서 대량으로 찍어내려고 발명한 인공암석인데

신라인들은 거꾸로 돌로 다듬어 벽돌 모양으로 만들고 아무튼 완성품은 비슷하니 된거 아님? 으로 퉁친것이다

종이가 너무 예쁜데 우린 종이를 못만드네? 그럼 나무를 아주 얇게 깎아서 종이 비슷한걸 만들자는 발상과 같다

참고로 안산암을 깍아 만들었는데 화강암만은 못해도 단단하기가 더럽게 단단한 돌이다(경도 콘크리트의 5배)

TMI : 진짜 벽돌로 쌓은 전탑들도 있지만 거의 무너지고 지금 남은건 유지보수를 꾸준히 한 것들이다. 그러나 모전석탑은 튼튼해서 전체가 무너지는 일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