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8개 넣은 것 중 벌써 4개가 떨어졌다.
미적분과 생명과학2 모두 3등급을 받았을 때 '사실 나는 결국 3등급 짜리 사람이던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3년 중 올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해라고 느껴졌는데 다 겉보기 용이였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리 학생부 종합 시대라지만 결국 제일 좋은 스펙은 성적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내가 이렇게 우수한 사람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분명한 자료이긴 하지만 왠지 씁슬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렇게 계속 떨어지니까 나에게 문제가 있나 싶기도 하다.
매 순간 열심히 살지는 않았지만 내 선택에 후회는 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 했다.
주말마다 실험반 수업을 들은 것도,
이과면서 쓸데없이 한국사 자격증을 딴 것도,
방학 때 우쿨렐레 수업을 들은 것도,
조별과제를 혼자 떠맡게 되어도 포기하지 않은 것도.
나 스스로 값진 시간이라 생각했는데 결국 다 부질없던 짓 같다. 학교생활만큼은 누구못지 않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왠지 내 3년이 부정당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친구들한테도 결과를 말하지 않는다. 누구에게 위로를 받는 것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도 사실 괜찮지 않기 때문에 불합격 창을 보고 난 뒤 조용히 핸드폰 화면을 끄는 것으로 대신했다.
11시에 결과 발표를 보고, 학교 특강을 듣고, 점심 급식을 먹고, 그렇게 아무일 없었던 하루처럼 집으로 돌아왔다.
너무 우울했는데 난 또 늘 그랬듯 하루 일과를 반복한다.
가기 싫었던 운동도 결국 다녀왔다.
이제 남은 것은 하향 1개, 적정 1개, 상향 2개 남았다.
오늘 떨어진 것은 적정이었는데 남은 결과는 어떻게 될지 벌써부터 두렵다.
이제는 받아들이려 한다. 이것역시 나에게 과분한 것이었다는 것을.
주저앉아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아가기 전에 오늘은 나에게 좀 더 위로를 해주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가치있는 사람이다."라고.
♡
상향 문닫고 들어가라 얍
그랬기에 더욱이 가치있는 존재입니다.
올곧은 마음가짐 참 믿음직스러우십니다.
그 맘 항상 변치 마시고,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파이팅입니다!!
쿠키삭제 때문에 추천이 안되네요 저보다 어리시지만 마지막 문구를 보니 존경은 나이와 상관없단걸 다시금 느끼네요 살면서 느낀거지만 님같은분은 뭘해도 되더이다
수시가 70% 라 해도, 사실상 체감은 좁은 문입니다.
전형을 쪼개고 쪼개, 그 와중에 학과별로 다 따로 뽑기에
수시-일반전형 모집인원수는 고작 한 과에 20명 내외입니다. 그런데 수시 경쟁률은 폭발적이죠.
수시는 믿을게 못됩니다.
도박같은거지요.
수시 혹여나 안되더라도, 정시로 합격하시면 되니
큰 걱정 하지 마시길 바래요.
90년대 중반 학번...고3 때 내신 15등급...저는 인생의 막장이었던 사람일까요? 아뇨...초등부터 고등학교 12년 인생은 막장이었지만 제 40 조금 넘은 인생은 뭐 나쁘지 않습니다.
내 집도 있고 내 차도 있고 내 가족도 있고...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리는 것이 인생입니다. 좌절금지!
와 저 고3때 수시떨어지고 그냥 멍했는데
작성자분 글솜씨 인생2회차인것..?
나머지 결과 잘나오길 응원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가치있는 사람이다.
내 인생을 규명하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달려왔던 건데 원하는 목표가 나오지 않으면 당연히 사람은 멈추고 좌절합니다! 오늘은 푹 쉬세요.
그리고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후회없이 최선을 다했다면 그 과정은 자양분이 되어 또 다른 나를 만들어줍니다. 절대 헛된 것이 아니에요. 자기 하루하루의 모습이 미래의 나를 만듭니다
어줍짢게 조언하려는게 아닙니다.
전 키 174에 몸무게 77의 40대 아저씨입니다.
고3때는 55키로 정도녔고 공부 아니면 농구로 고3을 보냈어요. 그런데 4군데 원서를 썼는데 2군데가 떨어지니 식음이 전폐되면서 48키로까지 빠지더라구요.
너무 걱정말고 몸관리 하세요. 저도 당시는 대학 가는게 전부였으니까 그랬지만 지금 그 때늬 저를 만나면 됐고 그냥 잘 먹고 좋아하던거나 해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나간 일을 돌이키면 당연히 후회가 많지요. 님에게 더 중요한건 대학도 대학이지만 그보다는 꾸준함과 호연지기 입니다. 대학도 그냥 과정이에요. 가서 더 열심히 해야하고 시기와 질투와 근심과 걱정의 나날들이 오거든요. 더 중요한건 늘 호연지기와 끈기 그리고 건강입니다. 그리고 어머니요. 어머니를 돌아 보세요. 한번쯤은요.
힘든 기로에 있을때 나혼자 있는듯한 기분에 휩싸이지요.. 아무도 도와줄수 없는 상황에서 힘들때, 그래도 기억하세요. 당신은 하나뿐인 소중한 사람이고, 어떤 길을 가던 당신의 가치는 줄지 않아요. 3등급을 받았다고 내 인생이 1등급보다 2등급보다 가치없지 않고 그렇다고 내 밑등급보다 더 가치있지도 않답니다.
이 어려움도 지나갈꺼에요. 힘내세요 화이팅
괜찮은 내신성적덕에 수능은 최저만 맞추기만 해도 원하던 대학 높아서 될까 하던 대학을 붙었고
마치 엄청 큰 일을 해낸듯 떨어진 친구를 위로하며 나도 모르게 우쭐 거리던 내 모습을 발견한 건 21살.
그 동안 너무 안일하고 방탕한 생활로 남들이 2발 앞서갈동안 난 이미 10발자국 앞서있기에 나중에... 다시 2발 다가오는 모습을봐도 나중에...
결국 눈감고 있던 시간동안 더이상 따라가기가 힘들어졌고 포기하듯 도망치듯 마치 내 못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간 군대.
도망친 벌일까 다쳐버린 팔과 늦은 치료로 평생 친구가 된 후유증 그걸 보며 무능함을 느낀 21살.
뭘 해야되지 어떻게 해야되지 바보처럼 있었다 아니 시체였다
전역 후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고 난 미친듯이 창피함이 올라왔다 다들 멋있어졌고 행복해보였다
내가 위로했던 친구는 나에게 넌 그때랑 똑같구나 라며 반가움을 표했지만 난 그게 너무 수치스러웠다
친구들은 3년이라는 시간동안 엄청 달렸구나 넘어지기도 수없이 넘어졌구나 근데 다들 웃고있다
아픈게 싫어 피해왔던 나에게 친구들의 상처가 멋있어 보였다
나도 가지고싶어졌다 아무것도 모르고 달렸다 일단 달렸다 넘어졌고 굴렀다 그랬더니 내 발밑에 트랙이 처음으로 보였다 목적지는 없지만 길이란게 보였다 그리고 넘어지는게 아픈게 아니라 즐거운일이였다 넘어지면서 쉬어갈수가 있었다
달려도 아직 목적지는 안보인다 근데 즐겁다 너무 재밌다
작성자님도 이미 저보다 오래동안 달려가고 있었어요 5년동안 후회하고 배운걸 작성자님은 이미 알고있어요 대단하고 멋져요 그 노력에 결코 등돌리지 않을거에요 힘내세요!!!
이렇게 말도 잘하고 마음도 멋진 학생이라면 뭐가 되도 된다니까요 ^_^ 아줌마가 좀 더 살아봐서 사람 볼줄 아는데 좋은 큰 사람 될꺼에요!! 기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