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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56) - 랄리벨라 장터의 사람들 ^^^^^^^^

암굴교회 둘째 날.
오전에 임마누엘 교회를 관람 후 호텔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랄리벨라 장터에 잠깐 들렀다.


랄리벨라 장터는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데 마침 장날이라 우리는 장터로 갔다.
장터에는 팔러 나온 사람들과 사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
돈을 주고 사고 팔기도 하지만 아직 물물교환도 한다.


오후 일정에 암굴교회의 하이라이트인 성 조지 교회 관람이 예정 되어 있는 터라
랄리벨라 장터 구경은 1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이 할애되었다.
로컬 가이드 하일로가 앞장 섰고 우리는 장터의 중심도로를 빠른 걸음으로 따라 걸었다.


우리 일행은 30분 정도의 시간 동안 장터에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녔다.
사람들 사이를 서로 몸을 부비며 통과해야 하는 구간도 있었다.
아마도 유럽의 어느 나라였다면 우리의 가방은 남김없이 탈탈탈 털렸을 것 같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면서 찍은 장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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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진을 촬영할 때 사진을 엄청 빠른 속도로 찍는 편입니다.
첨단의 기능을 자랑하는 최신 제품이 아니라 6년 째 쓰고 있는 카메라이다 보니,
촬영할 때 고기능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몸으로 체득하고 훈련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날이 갈수록 빠른 속도의 촬영이 숙달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여행 사진은 주구장창 광각렌즈 하나만 뽀개다 보니
이제는 뷰파인더나 LCD 모니터를 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 화각에 대해서는 감을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던 시간들이 축적되다 보니 구도는 큰 고민없이 직관적으로 잡습니다.
에티오피아 여행에서 일행 중 어떤 이가 촬영하는 내 뒤통수에 대고 들으라는 식으로
나의 빠른 촬영에 대해 비하와 조롱의 말을 하더군요 .
"저렇게 의미없이 막 찍어서 운 좋게 하나 얻어 걸리겠다는 건가?"
귀국 후 단톡방에도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려 빠르게 셔터를 누르는 저의 촬영 방식을 비하하고 조롱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촬영하는 것이 비하와 조롱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에 놀랐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의 여행 사진은 스트리트 포토에 가깝습니다.
개인적 취향이겠지만 유명 포인트에 가서 삼각대 놓고 기다려서 찍는 사진보다는
스트리트 포토의 정수인 '찰라의 순간'을 잡는 것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10일 여행 중에 사진은 보통 2,300~2,500 장 정도 찍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 1,800~2,000 장 정도를 포스팅합니다.
사진 정리할 때 눈의 피로도가 심한 편이라 연사는 전혀 쓰지 않고 비교적 로스율도 적은 편입니다.


설사 2만 장을 찍어서 단 한 장을 고른다해도
그건 전적으로 작가의 작업 방식이고 작가의 스타일인 것입니다.
이건 논리도 없고 남의 허물 찾느라 눈이 벌건 본성 자체가 시비종자인 겁니다.
여행이란 남의 허물보다는 자기 자신을 돌아 보는 귀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자기 반성을 합니다.
저의 사소한 행동이 한국인 관광객으로서 나라 망신을 시키지는 않았는지 되돌아 보고
사진 촬영에 몰입하느라 민폐를 끼친 점을 반성하기도 합니다.


애초의 목적이 관광보다는 사진 촬영이라 일행과의 교류가 거의 없는 편입니다.
식사 자리에서 몇 마디 주고 받는 것이 전부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커다란 카메라 들고 다니며 촬영하는 저를 고깝게 볼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합니다.

사진 여행은 자유 여행이 더 적합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관심 있는 대부분의 여행지가 오지일 뿐만 아니라
자유 여행은 저의 부실한 체력으로는 감히 꿈꿀 수 없는 여행 방식입니다.


이번 에티오피아 여행은 인생 버킷 리스트라고 할 만큼 멋진 사진 여행지였지만
물배탈과 성추행, 그리고 명예훼손 고소건 까지.. 다사다난했던 괴로운 일정이었습니다.


처음 사진 여행을 계획했을 때 5년이라는 기간을 잡았습니다.
조금씩 자신감과 에너지가 떨어지는 걸 절감하고 있습니다.
옛 어르신들께서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다"는 말씀이 고개가 끄덕여지고 이해가 가는 시점입니다.
아니~ 벌써~? ㅎㅎㅎ
2023년 11월부터 시작한 사진 여행이 1년 4개월이 되었네요.
모로코, 인도, 백두산, 에티오피아.
이렇게 4개 나라를 여행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꼈습니다.
여행에서 얻은 경험은 독서를 통해서 얻는 간접경험에 비해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게 됩니다.


서구인들에게 복권에 당첨 되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 질문하면
대부분 '여행'이라고 답한다고 합니다.
반면 한국인에게 물으면, '집 사고 차 사고'라고 한다네요.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멋진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우리의 삶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습니다.
젊어서는 여행의 소망치도 높고 체력도 충분하지만 시간과 비용이 문제입니다.
나이 들어서는 시간과 비용이 여유있다고해도 체력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인생의 아이러니이지요.
장시간 비행기 타는 여행은 조금 쉬려고 합니다.
날이 따뜻해지면 국내 여행지를 계획해 보려고 합니다.
좋은 곳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댓글
  • 구라같은시간 2025/03/14 17:24

    선리플 후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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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5/03/14 17:28

    오. 테이프 끊어 주셨네요. 캄사~ 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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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라같은시간 2025/03/14 17:28

    역시 시장이 제일 사람 사는 곳 같네요. 생동감 있는. 그러나 조금 더 발전해서 화려해 졌으면 하는 나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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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5/03/14 17:31

    동감입니다.
    저는 여행 가면 가고 싶은 곳 중에 하나가 전통시장입니다.
    이번에도 출국 전 인솔자께서 전화 주셨는데 그 때 시장을 둘러 보는 시간이 있느냐고 여쭈었거든요.
    아마도.. 저의 관심사를 배려해서 점심 식사 후 잠깐 시장 방문을 끼워주신 것 같습니다.
    마침 장날이어서 운도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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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산 2025/03/14 18:02

    2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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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5/03/14 18:03

    메달권입니다. ㅎ
    캄사~ 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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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샤 2025/03/14 18:19

    사진빨리찍는다고 뭐라고하는 인간은 뭔가요 .
    자기가 표현하고자 하는데로 느리게도 빨리도 담는건데. . .
    저역시도 인물사진은 의식안할때 제빨리 찍는편입니다 꾸물거리면 눈총받고 욕먹고 재수없으면 카메라 빼앗길수도있지요 .
    암튼 수고하신덕에 현장에안가고도 귀한장면을 감상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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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2025/03/14 18:20

    시장 사진은 어디나 정겹습니다.
    먼 곳의 시장 풍경을 사진으로나마 잘 감상했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이 있으셨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추억으로 마감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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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날갑자기 2025/03/14 18:24

    수고하셨습니다! 감히 어느 누가 작가님한테 비아냥 대듯 그럽니꽈! 알려주세요! 제가 가서 혼~~~~~~~~~~~~~~~~내 주고 오겠습니답~~~~~~~~~~~~~~~~~~~~~! 작기 본인의 스탈이 있는것이고, 본인의 사진구도가 있는것인데 말입니다~~~!그런 말에 개의치 마십쇼! ^^^^^^^^^^^^^^^^^^^^^^^^^^^^^^^^저 사진속에 어느분은 물건을 다 팔았나보네요! 머니를 세고 있는거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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