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그 어떤 허락도 검열도 받지 않은
순수 본인의 기억에 의존한 선동, 날조가 함유되었을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찐센세에게 블아를 묻다 코너를 진행한
찐센세의 학창시절 썰 중 하나다.
지금이야 번듯한 교사가 되어
동창들 중 제일 건전한 삶을 사는 친구지만
이새끼는 사실 간단한 두자릿수 덧샘도 버벅거리는 희대의 수포자였으며
진짜 어지간한 광기는 한수 접고 들어가는 미친 인간이었다.
참고로 아직도 12×11을 5초 안에 대답 못한다.
아무튼.
이 친구를 OO고 이치카라고 비유하곤 했는데
그 이유가 된 썰을 풀어볼거다.
학창시절 썰 풀어달라고 하시길래...
우리의 찐센세는 학창시절에 정말 순한 성격이었다.
엥간한 건 다 웃어넘기고 실수는 봐주고,
심지어 빚진돈 두달동안 못갚아도
사정이 있는갑지~~
하고 기다려주는 친구였는데
뒤에 숨긴 씹덕의 광기나 이런건 둘째치고,
솔직히 성격 하나는 정말 좋았다.
리트리버 같은 사람이라
이 인간이 두자릿수 덧셈도 제대로 못하는 빡@대가리라는 사실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자기 자신이 오타쿠라는걸 드러내고도 친구가 많았으니
그 인싸력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오타쿠인게 들통난 친구들은 왕따를 시키는 일이 잦았는데
그런 왕따들과 어울리는데도
애가 착해서 그런다고 오히려 인기가 좋았다.
그 정도로 성격이 좋은 친구였다.
그런데 말했죠 이새끼 이치카라고.
힘숨찐마냥 내면에 포악함을 숨긴걸 아는 나(당시에도 제일 오래된 친구였음)는 저 가식에 치를 떨었는데
그 포악함이 드러난 일이 있었다.
때는 고등학교 n학년 여름방학 이후...
(찐센세, OO고 이치카, 순함)
-야
(친구 1, 친구 2, 깝치다 맞는게 탬플릿이었음)
-뭐
-내 돈 어디갔냐?
아ㅋㅋ 이새끼 엊그제 가챠하더니 거기에 꼴아박았구ㄴ
가챠에 박았으면 돈이 없다그러지 등/신아
한번만 더 내 폭사를 놀리면 쥐포로 만들어주겠다.
지갑 안에 들어있던 돈이 없다고. 돈이.
(작성자, 피곤함)
-야. 멀쩡히 들어있던 돈이 어딜 가냐?
어련히 근처에 있겠지.
가방 잘 찾아봤어?
없어.
가방은 물론 책상서랍이랑, 온갖 걸 다 찾아봤거든?
근데 없어.
니 가방 안에도 없던데?
내 가방은 언제 찾아본거야 ㅅㅂ
아무튼 없어진거면 큰일아니냐?
지갑에 님 용돈이랑 알바비 다 있었잖아.
분실물 보관함 봤어?
봤지.
근데 없어.
아ㅋㅋ 새끼 그러게 간수좀 잘하지
어쩌다가 돈을 잃어버리냐?
근데 돈 잃어버린거 맞아?
이래놓고 가챠폭사해서 있는지도 몰랐다 이런거면
한번만 더 염병을 떨면 너는 육포로 만들어주마.
내가 너같은 병/신도 아니고 가챠에 전재산을 꼴아박았겠냐?
당연히 2주치 용돈은 남겼지.
근데 그게 없어요.
당장 매점가서 달달한 탄산에 햄부기 하나 때려야되는데
용돈이 없다고 이새끼야
어디갔지???
(친구 3, 댖지)
야 너 오늘 나한테 핫바 사주기로 했다
있어봐 좀. 지금 돈이 없다니까.
돈이 있어야 간식을 사주지.
야, 분명히 가방에 넣어놨는데 왜 돈이 없어지냐?
어떤새끼가 가방 건드렸나????
일단 좀 더 찾아보자.
-------------20분 후----------------
(오늘 하루 지나다닌 교실과 복도를 수색한 후)
시//발 없는데?
시///발 없는데????
그럼 나 핫바 못먹어?
야 여기도 없는데?
여기도 없어
이거 ㅈ된거 아니냐?
누가 훔쳐간거아님?
우리반 애들이 내껄 왜 훔쳐가.
내가 어떻게 번 돈인지 다 아는애들이.
(이 인간이 알바하는 꼬라지를 반 친구들 절반가량이 보면서 안쓰러워했음)
아니 근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그게 어디로 사라진거야?
진짜 누가 훔쳐갔나?
...
야. 근데 나 갑자기 생각이 났는데
뭔데?
그 왜,
우리 반 학생들 중에 삥뜯기는 애들 있잖아.
걔네 납기 오늘 아니냐?
어?
그러니까 님 말은,
납기가 다가온 그 애들이
내 지갑에 손댄거 아니냐는 말?
ㅅㅂ 현실성 있어서 무서운데?
걔네 지금 어딨냐?
내 핫바는?
.
ㅅㅂ 가만있어봐 지금 돈 찾으러 가는거니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돈 뜯긴 학생)
아니 ㅅㅂ 안가져갔대니깐
안가져갔대는데?
(돈뜯는다는 선배, 껄렁함)
아니 나도 뜯으라고 한적 없다니깐
ㅅㅂ 애먼사람 잡지말고 갈길가셔;
그럼 내 돈은 발이 달려서 지갑에서 나갔나?
ㅅㅂ 어딜 간거야.
(그런데 그때)
?
야
이거 니가 잃어버린 돈이랑 액수가 똑같은디?
?
?
?
??
그 슨배임?
왜 제가 잃어버린 돈이랑
지갑에 든 돈 액수가 같습니까?
아니 ㅅㅂ 내 지갑은 언제 가져간거야
이 ㅁㅊㅅㄲ들;
아니 그거 내 돈이야 새끼야;
돈에 뭐 이름 써놨
이게 왜 니돈이야 ㄱㅅㄲ야(실제로 한 말)
십새가 선배라고 존대해줬더니 남의 돈 훔쳐가놓고 말이 많네
이 십새가 진짜 뒤질라고
아니 ㅅㅂ 이새끼가 미쳤나
아 그래 이게 니돈이라고 치자
그럼 니가 어쩔건데?????
ㅅㅂ 뭐 나 패게?
나 존나 때리게?
아ㅋㅋ 니가 멀할수있ㄴ
어?
???????????????????
(진짜로.
나 때리게? 하자마자 우리의 찐센세는 즉시 주먹이 나갔다.)
뭐뭐뭐뭐야ㅅㅂ미친새낀가??????????
야ㅅㅂ미쳤어??????? 아니 ㅅㅂ 내돈이라니까 개새/끼야
아니 야 진짜 내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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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뜯는다는 일진선배가 한대 맞더니 비명지르면서 나 아니라고를 반복하는 광경은 여간 기합이 아니었다.
물론 찐센세가 아무 근거 없이 급발진한건 아니고,
저 선배는 평소에도 비호감스택이 풀스택이었던데다
얼마 전에도 우리반 학생한테 돈뜯는걸 찐센세가 목격한적이 있는 터라
ㅅㅂ 잘걸렸다 하고 냅다 주먹을 질렀다고 함.(본인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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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아!!!! 너 진짜 미쳤냐고!!!!!
내돈이라니까!!!!!!
너 시/발 진짜 경찰서 가볼래???!!!!!
가보던가
뎃?
찐센세(OO고 이치카, 선도부, 큰집 친척 절반이 경찰)
-가보던가 시/발아
아니 ㅅㅂ
(와중에 한대 더 맞음)
아니 이 ㅁㅊㅅㄲ가
아니 ㅅㅂ 진짜 내돈이야 니돈아니라고!!!!!!!!!!
형님 진짜 숨질래요?
제가 습관이 하나 있어요
학교에서 돈없어지면 찾으려고
항상 모서리부분 두군데 접어놓거든요
근데 ㅅㅂ 이 지폐 모서리가 접혀있네????????
엩
그렇게까지 한다고?
아니 ㅅㅂ 그렇게까지 한다고?
우리 대화로 해결하지 않을래?
형님.
진짜 숨질래요?
자기꺼라는게 확정되자마자 우리의 이치카는 복날 개패듯이 선배와 싸우기 시작했고
선배는 진짜 훔친돈 먹은 게 사실이었는지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
나름 쌈 좀 한다는 선배였는데 그 쌈이 고기쌈이었는지
아니면 우리의 이치카가 존나 쎈건지
싸우는 내내 머리채 잡히고 명치맞고 하다가
싸움 끝자락에 우리 이치카의 얼굴에 무릎차기를 먹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때는 이미 본인 면상이 부을대로 부은 후였다.
그 무릎차기마저도 우리 이치카가
"한쪽만 다치면 쌍방이 아니잖아"라는 논리로 맞아준거라는 추정도 있었다.
아무튼.
선도부가 무슨 쌍팔년도 선도부도 아니고 양아치랑 1대 1 라크쉬르를 해서 복날 개패듯이 팼다는 사실에 선생님들이 단체로 뒤집어질뻔 했지만
우리의 이치카는 평소 행실이 모범생 그 자체였기 때문인지 크게 혼나진 않았고
싸운 명분이 도둑맞은 돈 돌려받기였다는 걸 설명하자 그냥 몇마디 타이르고 끝났다고 한다.
정작 그 선배는 돈 훔쳤다고 ㅈㄴ 깨졌다.
(그 이후)
야.
왜?
너 진짜 돈 모서리 접는 습관 있냐?
못본것같은데.
당연히 구라지
솔직히 액수 맞길래 그냥 한번 떠본건데 반응이 찰지잖아
어쨌든 내돈이었으니까 된거아님?
...
진짜 그선배돈이었으면 어쩔려고...????
몰라. 그땐 그때가서 생각하는거지.
그새끼 한번 패고싶었는데 잘됬다고봐.
솔직히 이정도면 정의로웠잖어.
...
그래 너 맘대로 해라...
사실 우리 이치카는 확신 그딴거 없이
그냥 액수 맞으니까 냅다 질러본거였다.
만약 진짜 그 선배 돈이었으면 정말 미안한 일이었겠지만
이미 삥뜯은거 맞다고 자백했으니 어쩌겠는가.
그렇게 OO고 이치카는 돈을 되찾았고,
되찾은 김에 친구들에게 햄부기를 쐈다가
용돈을 탕진한다.
끝.
참고로 얘는 결국 핫바 못먹었다.
햄부기 먹었으니 됬다고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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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그러고보니까 돈 훔쳐간건 결국 아까 걔네 아니냐?
그런가?
머 걔네도 협박당해서 훔친거니까 참작의 여지는 있다고 봐
걍 봐주지 뭐
근데 두번은 없어.
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
이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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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치카는 자기 돈을 직접 훔친 동기는 용서해버린다.
나는 도대체 왜 봐준건지 이해를 못했지만
이새끼 말로는 협박당했으니까 넘어가줘야된단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부터 센세가 될 싹수가 보였던것같긴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