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 영화의 스포일러)
앨런 매니코바.
영화에선 멀티플을 악용한 연쇄 살인마로 나온다.
멀티플이 저지른 살인은 공범의 죄인가, 본인의 죄인가. 하는 흥미로운 질문을 하게 만드는 설정.
얼마 안 되게 원작에서 이름이 그대로 유지된 인물이기도 한데.
원작의 앨런은 훨씬 대단하고, 훨씬 더 무시무시한 인물이다.
원작의 앨런은 유서 깊은 정치인 가문의 외동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천재였다.
25살이 되기도 전에 완전히 다른 전공으로 박사학위 3개를 딸 정도.
그리고 매니코바가 학위 모으는 걸 그만둘 때쯤, 그의 양친이 둘 다 며칠 간격으로 ‘원인을 알 수 없이’ 사망한다.
그렇게 앨런은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게 되고, 그 돈을 모조리 털어 벤처기업을 차린 뒤 사람들을 모아 극비리에 연구를 진행한다.
그리고 5년 뒤 앨런은 토크쇼에 출연해 인간의 인격을 복제하고 설치하는 기술을 발표한다.
이 시점의 인류는 바이오프린터는 있었지만 인격 설치를 못해서 고기인형밖에 못 만드는 신세였는데,
그걸 앨런이 극복하게 해 준 것.
당연히 기업의 주가는 하늘을 모르고 치솟았고,
앨런은 인류 역사상 최대 천재이자 행성 최대의 부자로 칭송받게 된다.
하지만 앨런은 거기서 멈출 인간이 아니었다.
앨런은 그 막대한 자산을 모조리 유동화한 뒤 직접 우주선을 하나 만든다.
얼마나 돈이 많았는지 이것 때문에 행성 전체에 불경기가 찾아올 수준.
그렇게 앨런은 우주선과 익스펜더블을 찍어내는 프린터를 가지고,
골트라는 행성으로 날아간다.
골트는 소수의 부자들이 주도해 개척한 행성으로,
극단적인 자유방임주의와 자급자족을 숭배하는 행성이었다.
그리고 그 특성상 개척지들은 소규모로 갈라져서 서로 어떻게 되는지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살아갔다.
앨런은 이 행성에 착륙한 뒤…
자기 자신의 멀티플을 끊임없이 생산하며 수를 불려 갔다.
앨런이 한 백 명 정도로 불어났을 시점에, 앨런은 가져온 유기물을 전부 소모하고 만다.
문제는 사람 하나를 만드는 데는 상당한 유기물과 에너지가 필요했다는 것.
그래서 앨런은 가장 효율적으로 인간을 생산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기로 했다.
바로 살아있는 사람.
앨런은 우월한 머릿수와 기술력을 앞세워 골트 행성의 개척지를 하나하나 습격해 거주민들을 모조리 사이클러에 갈아버렸고,
그 재료로 앨런 군단은 파죽지세로 수를 불려나가기 시작한다.
거기다가 골트 행성의 자유방임주의 숭배 때문에, 다른 개척지들은 앨런이 무슨 짓을 하는 건지 알지도 못했고 안 뒤에도 한참 동안 방치했다.
앨런 군단이 자기네 앞마당으로 들이닥치기 전까지는.
결국 소수의 생존자들이 연합해 어떻게 저항을 시도하긴 했지만,
그 시점에서 행성 인구의 거의 대부분은 앨런 매니코바로 교체당한 후였다.
그렇게 골트 행성은 완전히 앨런 군단의 손에 떨어지고 만다.
당연하지만 다른 행성의 인류는 이 만행에 기겁해서 당장 골트 행성으로 군대를 보냈지만,
앨런은 문답무용으로 핵미사일을 날려 우주선을 폭파시켜버리는 걸로 대응했다.
결국 앨런의 만행은 이 소식을 들은 어느 행성에서 우주선을 아광속으로 가속시켜 하이퍼스페이스 꼬라박을 시전해,
골트 행성을 통째로 작살내면서 18년 만에 끝나게 된다.
그러니까 원작의 앨런은 연쇄살인이 아니라 과장 없이 멀티플로 우주 정복을 시도했고 반쯤은 성공한 것.
멀티플에 그렇게 발작적으로 대응하는 이유가 있던 것이다.
다만 영화에선 시간 문제인지 잘려 나갔는데,
이게 책이라면 몰라도 영화에서 구구절절 보여주기엔 좀 난감한 것도 사실이다.
결론: 박사학위 수집하는 놈들을 조심하자.
너무 과하게 스케일이 커서 소소한거 좋아하는 봉준호는 절대 그대로 안가져왔을듯
천재라는 놈이 하입빠 스페이스 꼬라박을 대처를 못하다니
너무 과하게 스케일이 커서 소소한거 좋아하는 봉준호는 절대 그대로 안가져왔을듯
거기다가 cg 만들 비용도 엄청 들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