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 영화의 멀티플 스포일러)
미키의 연인 나샤의 과거 이야기.
소설에서도 짧게만 지나가고 영화에선 없어진 설정이지만,
나샤는 난민 가정 출신이다.
원작에서 미키는 지구가 아니라 미드가르드라는 행성 출신인데,
어느 날 미드가르드 행성으로 난민들을 태운 우주선이 날아온다.
가장 가까운 개척지인 '새로운 희망' 행성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새로운 희망의 개척지가 내전으로 초토화되는 바람에 필사의 탈출을 감행한 것.
내전은 개척지에서 태어난 2세대 주민들과 행성을 처음 개척한 1세대 개척민들 사이에서 터졌는데,
그 전쟁의 이유라는 게,
행성의 원주민인, 까마귀 비슷한 외계 생물체가 지성이 있고 대우받아 마땅하느냐,
아니면 맛 좋고 양념해서 구워먹어야 마땅하느냐의 문제였다(...)
일단 미래는 미래라 난민들 받아줄 여유는 있었지만
(기본소득제에 생산 자동화까지 이뤄짐)
워낙 내전의 이유가 어이 없던 데다,
다른 행성에서 온, 피부색 어두운(실제 설정)난민들 자체가 그리 반갑지 않았기에,
난민들과 미드가르드인들의 갈등은 깊어져만 갔고, 처음에는 시위가, 그 뒤엔 폭력 사태가 터졌다.
그 후로 새로운 희망 난민들은 더더욱 배척받게 된다. 난민 가정의 자녀들은 입학조차 거부당할 정도.
그리고 그 와중에 태어난 게 나샤다.
영화에서 나샤는 화끈한 여장부+마샬의 폭정에 저항하는 역할로 나오는데,
이 설정을 살렸다면 꽤 재미있는 구도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독재자 마샬과 침략자 인간vs원주민 크리퍼들의 구도를 더더욱 강조했으니까.
물론 소설이라면 모를까 영화에서 이 설정까지 구겨넣기엔 여유가 없을 뿐더러,
난민 설정에다 마샬의 캐릭터까지 합쳐졌다간 엄청난 불판이 터졌을지도 모른다(...)
결국 흥미롭긴 하지만 그렇다고 넣기도 좀 그런 계륵이었던 셈.
글에 원작의 멀티플 얘기가 없는데??
마늘과 고추장과 설탕으로 적당히 양념해서
난민 여장부가 기존 세력을 몰아내는 내용넣으면
진짜 존나 화끈해졌겠는데.
미드가르드에서 난민을 태운 우주선은 타노스가 부숴버렸으니 안심하라고
나샤가 후반부에 악다구니 쓰던 모습이 저 난민 설정의 흔적기관 비슷한 게 아닐까 생각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