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에 바꿔 줄 사람이 있군.
잠시 기다리도록.”
얀 베르그만은 그렇게 말하고는
완에게 전화기를 건네주었다.
완은
그 전화를 받아 들고 싶지 않았다.
잇토키와 통화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 자신이
잇토키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만 같아서,
잇토키의 목소리를 들으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아서.
그 전화를 받아 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완은 전화를 받아 들었다.
그에게 할 말이 있었다.
해 줘야 할 말이 있었다.
“내가 했던 말 기억하니?”
완이 말했다.
전화기 너머에서는
아무런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기억하고 있지?”
완이 다시 말했다.
여전히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만약 나에 관한 이야기로…….”
-그만.
잇토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만히 있어 주세요.
더 이상 말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주세요......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그 소년의,
사쿠라바 잇토키의 목소리에
완은 작게 미소 지었다.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어떤 의도로 말을 끊었는지,
하지만
완은 말을 계속 이었다.
해 줘야 할 말이 있었다.
“나에 관한 이야기로, 당신에게 무언가를 요구한다면, 따를 필요 없어.”
-그만.
“그런 상황이라면
나는 이미 살아 있지 않을 거야.”
-그만하세요.
“그러니까
나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말아 줘.”
-그만하라고요!
“그저,
너가 원하는 길을 걸어가 줘.
내가 행복할 수 있도록.”
-그만해요! 그만하라고요! 조용히 해요! 더 이상 말하지 마세요!
잇토키의 외침이
전화기를 타고 터져 나왔다.
완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해야 하는 말은 전부 해 주었다.
더는 해 줄 말이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아직 남아 있었다.
그 말을 속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보고 싶어.
말을 끝낸
완은 힘을 주어 이빨을 사리물었다.
완은
그녀의 작은 몸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다시 전화기를 얀 베르그만에게 건네주었다.
얀 베르그만은
전화기를 받지 않았다.
그저 그녀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전화기 너머에서
잇토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세요!
전화기를 들고 있는 완의 손이 떨렸다.
그 소년의 말이 기뻤다.
그 소년의 말이 슬펐다.
기쁨과 슬픔이
그녀의 마음 안에서 마구 소용돌이쳤다.
완은 눈을 감았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구 소용돌이치는 마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그때,
그녀의 손에 걸려 있던 무게감이 사라졌다.
완은
천천히 눈을 떴다.
전화기를 받아 든
얀 베르그만이 완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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