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M8 Power Lever Version

안녕하세요.
라이카포럼 유령회원 Super35mm입니다.
찍으라는 사진은 안 찍고 요상한 짓(?)을 하다 재미난 걸 하게 되어 소개드려봅니다.
이번 건 추천되지는 않지만 이런게 있을 수 있구나 하고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물건은 라이카 M8 파워 레버 버전입니다.

이전에도 35룩스 1세대 스틸림의 최단 초점거리를 0.7m로 당기는 작업을 했었는데요,
(https://www.slrclub.com/bbs/vx2.php?id=leica_forum&no=174983%29
이번에는 2번째 재미난 작업을 해보았습니다.
시작은 M10-D를 판매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인생의 큰 일을 앞두고 2년 정도 아주 잘 쓰던 M10-D를 1년전 쯤에 팔아버렸는데요,
뒤늦게 땅을 치고 후회했지만, 제 손에 남은 건 저의 첫 라이카 바디 M8U 였습니다..
M10-D가 굉장히 인기가 많은데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포인트가 다르겠지만 저에게 가장 마음에 든건 바로 '공갈레버'였습니다.

(출처: https://mistyfriday.kr/3567)
M10-D에는 이런 엄지그립으로 쓸 수 있는 레버가 있는데요, 이게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저는 정말 극호였습니다.
덕분에 케이스나 다른 그립 없이도 아주 편하게 그립이 향상되고, 레버가 주는 미학적 포인트가 너무 좋습니다.
이 공갈레버를 참 그리워 하다 M8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M8, M9, M240 시리즈의 전원 버튼은 위와 같이 생겼는데요,
"어짜피 타이머(O)랑 연사(C)를 안 쓰고 오직 단사(S)와 OFF만 쓰는데,
타이머와 연사 위치에서 카메라가 OFF 되게끔 하고 저기에 레버를 달 순 없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게다가 다이얼이 회전 가능한 각도들을 보아하니 M10-D와 같은 레버 회전이 가능해 보이고요.
그래서 착수합니다.
M8/M9는 비교적 쉽게 상판을 들어낼 수 있습니다.

상판 안쪽의 전원 다이얼은 접점 쇼트 방식으로 타이머-연사-단사-OFF 인식을 합니다.
타이머와 연사 위치에서 "OFF"로 인식 시켜주기 위해, 기존의 접점 위에 마스킹 테이프 및 통전 테이프로 OFF 접점을 만들어 줍니다. (원상복구는 테이프만 제거하면 됩니다)
또한, 타이머와 연사 위치가 이제 "OFF" 역할을 해주니, 기존의 OFF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별도의 블로커를 설치해줍니다.
블로커는 기존 나사 중 하나로 고정이 되구요, 또 마찬가지로 필요시 그냥 제거하면 원상복구 됩니다.

다시 돌아와서 이제 레버를 디자인해봅니다.

레버는 M10-D와 필름라이카들의 레버를 참고해서 대충 슥삭슥삭 그럴싸하게 디자인했습니다.
두 가지 다른 길이의 레버를 디자인하고, 3D 프린터를 이용해 한번 뽑아봅니다.

사진의 위가 짧은 레버구요, 아래가 긴 레버인데, 긴 레버가 필름라이카스러워서 디자인했는데 엄지그립으로 쓰기엔 너무 깁니다.
전원 다이얼이 의도치 않은 토크를 받는 터라, 최대한 전원 다이얼에 부담이 안 가게끔 설계해야 합니다.
따라서 짧은 레버를 선택하여 금속으로 제작하여 작업을 마무리 합니다.

그럴 싸 하죠?
이번 작업을 통해 다음의 장점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1. 원할시 원상복구 가능하다.
2. M8에 레버를(!!!) 설치하여 미학적으로 향상되었다.
3. 게다가 레버가 전원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접으면 꺼지고 펼치면 켜진다.
4. M10-D와 같은 레버 엄지그립이 된다.
반면, 원래 전원 다이얼이 레버용이 아니기 때문에 내구성이 약할 수 있기 때문에 살살 사용해야 합니다.
무거운 렌즈는 절대 안될 거 같구요, 가벼운 렌즈를 사용해야하고, 또 그립시 엄지그립에 의존하지 않고 가능한 바디로 그립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조심히만 사용한다면 너무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만약 블페 레버를 제작한다음 블페 M9-P에 장착한다면 정말 디자인 끝장이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지금 M8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M8에 만족을 해야겠네요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