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하루전 일이되었네요. 저는 오늘 언론에서 자주 등장하였던 한동대 학생입니다. 조금 과장하여 말씀드리자면, 재난영화 현장에 있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지진의 심각성을 깨달았고 이 느낌을 보배 형님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 자 적어봅니다. 필력이 좋지 않아도 이해부탁드립니다.
저는 오후 2시 28분, 5교시 수업을 가기위해(지각 임을 이미 깨닫고 조금 늦게 나옴;) 기숙사 건물 밖을 나가는 순간! 어디선가 탱크 수 십대가 지나가는 것 같은 굉음과 진동이 울렸습니다.(5.4 진동은 약 4~5초간 지속되었습니다.)
상황 파악이 안된 처음에는 대피 생각이 즉각 나지 않았습니다. 한 5초간 멍해있다가 물결을 치며 심하게 흔들리는 건물 유리창을 보고 지진임을 알아차렸고, 살고 싶다는 생각과 아직 대피하지 못한 학생들을 향한 걱정 등 만감이 교차하여 다시 기숙사에 들어갈지 대피해야 할지 몇 초간 갈등했었습니다. 결국 교직원분들과 학생임원들의 지시에 따라 운동장에 강제(?)대피하게 되었으며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은 모두 안전하게 대피되었습니다. 대피 도중 무의식적으로 다리가 후덜거렸으며 학교 식당 외벽이 무너진 것을 보고 이번 지진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잠옷을 입고 활보하는 학생, 강의실에서 막 뛰쳐나와 우는 학생, 두려움으로 인해 바닥에 주저 앉은 학생 등 한 마디로 운동장 상황은 개판오분전이었으며, 안전하게 대피한 저는 잠시 안도의 숨을 내쉬는 동시에 허탈감, 속상함이 울컥 올라왔습니다. 우선 멘탈을 잡고 부모님께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하려 폰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진으로 인해 통신서비스는 마비가 된 상태였고, 제 고향에 사는 친구, 후배들에게 저의 안부를 묻는 카톡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이상하게 전화와 메세지는 먹통이었지만, 카톡은 잠시 정상이었습니다. 역시 카카오...)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통화수신은 돌아왔고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자초지총 상황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여진이 계속되는 바람에 정신 없이 연락을 끊고 학교에서 내려주는 지시를 들으며 상황 대처에 집념하였습니다.
약 2시간이 지나고...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 지진보다는 매서운 추위랑 싸워야 했습니다. 두터운 옷은 기숙사에 있지만 지속되는 여진으로 들어갈 수는 없고, 잠시 몸을 녹이기 위해 학생식당 1층 화장실(그마나 학교 건물 중에 안전하다고하여 화장실 이용을 위해 개방하였습니다.)에 들어가 뜨거운 물을 틀고 몸을 녹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4.3(?)규모의 여진이 발생하였고 화장실을 급히나와 운동장으로 전력질주 하였습니다. 정말 눈앞이 캄캄하며 이러다 죽는구나 싶었습니다.
수차례의 여진과 앞으로 다시올 수 있는 진동, 심하게 훼손된 강의실 외 건물로 인해 학교는 19일까지 임시휴교 조치를 내렸습니다.(아직 공식된 정보는 없으나 휴교가 장기회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지진으로 인해 심적으로 불안정해진 학생들은 교내 상담센터 직원분들이 도움을 주었고, 부상자는 보건실 직원이 치료를 해주는 등의 학교와 학생들의 대처는 매우 침착했으며 훌륭했습니다.(한국 같지 않았습니다...ㅎ). 특히 기숙사 안에 있는 귀중품이 큰 문제였는데, 몇몇 안되는 안전모를 쓰고 한 사람씩 차례대로 짐을 내렸으며, 집으로 가기위해 터미널로 향하는 학생들은 질서있게 학교버스에 탑승하여 귀가하였습니다.(저 또한 안전하게 귀가하였습니다.)
아직 포항에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포항에 남아있는 친구들이 걱정되 한 숨도 못자고 뉴스만 몇 시간째 보고있는지 모르겠네요... 저희 학교말고도 포항 시내에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꽤 있다고 접했습니다. 모두 춥고 무서우실텐데 조금만 힘내주시길 바라며 빨리 지진이 안정화되는 바램으로 글을 마칩니다.
https://cohabe.com/sisa/431260
포항 지진 느낌그대로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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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읽으니까 제가 생각햇던것보다 심각하네요....
무섭습니다 지진...
장문울렁증이신 분들 위한 요약
나 언론 자주 등장한 한동대 학생
재난현장 느낌남
오후 2시 28분쯤 엄청난 굉음과 진동이 울림 약 4~5초간
처음엔 멍떄림 건물 흔들리고 훼손되는 거 보고 실감
학교 조치로 운동장 대피, 다리 후들거림
공포에 떠는 학생들로 아수라장
안부 전화하려로 했으나 전화 먹통
2시간 후엔 추위와 싸움
화장실서 추위 피하다 여진으로 또 운동장 대피 죽나 싶었음
19일까지 임시 휴교 조치
학교와 학생들의 대처는 좋았음 간단한 조치 후 몇몇씩 조심히 기숙사에서 귀중품만 빼서 집으로 귀가함
울산사람들은 몸이 지진강도를 측정할수있게 되었어요 이번지진도 대부분 마추더군요ㅎ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정말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거의 1년을 시달렸네요 자다가도 지진인줄알고 식은땀흘리며 일어나고..
안녕하세요. 한동대 졸업생이에요. 작년에도 지진 느끼고 진동 트라우마 걸렸었는데.. 힘내세요.
역시 후배님들 질서있게 행동하셨다니 멀리서 내심 뿌듯합니다. 큰 탈 없었다니 천만다행이네요!
경주 5.8 때 울산의 14층 아파트 집에 있었습니다.
피곤해서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갑자기 집이 흔들리면서 머그컵들 서로 부딪히면서 “쨍쨍쨍쨍” 소리나고 스프레이 떨어지고 천장에 메달린 전등이 흔들리고....
그 뒤로 일주일을 밤에 잠을 못잤습니다
에휴...닉넴ㅉㅉ
2011년 3월 일본 관동 대지진 때 도쿄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겪고 왔는데 한국에서 지진 오면 누구보다 빨리 눈치 채는 능력이 생겼음...어제 같은 강도로 여진이 수백번 오고 집이 무너지면 죽을 수도 있겠다고 한 한달은 불안에 떨며 살아서 글쓴분 심정이 이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