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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포) [에일리언 2]의 탁월한 연출 – "저는 2급 면허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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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의 [에일리언 2]는 단순한 SF 액션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에는 수많은 명장면과 탁월한 연출이 녹아 있다.

그중에서도 "저는 2급 면허가 있어요."라는 대사로 시작하는 리플리의 파워로더 시동 장면은,

단순한 기계 조작 씬을 넘어선 영화적 몰입과 캐릭터 구축의 교과서적인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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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단순히 파워로더가 움직이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리플리가 천천히 벨트를 채우고, 시동을 거는 손의 클로즈업에서 시작하여,

하나하나 차근차근 전원을 켜며 레버를 조작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카메라는 조작 패널과 버튼, 시동 과정 하나하나를 클로즈업하면서 관객에게 이 장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소개한다.

그리고 점점 더 시야를 넓혀가며 궁금증과 기대감을 쌓아올린다.

마침내 기계가 완전히 가동되는 순간, 거대한 파워로더가 움직이는 풀샷을 보여주며,

우리가 기다려온 이 장면이 완성되었음을 알린다.


이것이 바로 귀납식 몽타주의 정석이다.

처음에는 작은 디테일을 보여주면서 궁금증을 자아내고, 점점 더 전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마지막에 모든 것이 완성되었을 때 그 거대한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기계를 보여주는 연출이 아니라, 리플리가 이 장비를 다룰 줄 아는 인물이며,

중요한 순간에 능숙하게 사용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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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이 장면은 리플리라는 캐릭터의 능력을 자연스럽게 강조하는 역할도 한다.

"뭘 할 수 있나요?"라고 묻는 남성들에게 리플리는 "어디에 둘까요?"라고 멋지게 화답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녀가 단순히 "강한 여성"으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익을 위해 물통을 들어주는 막연한 강한 여성"이 아니라,

엄연히 엔지니어 자격증을 보유한 숙련된 노동자로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다.

즉, 그녀의 힘과 기술은 억지스럽게 강조되지 않고, 극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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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이 장면에서 남성 캐릭터들이 멍청이로 격하되거나 굴욕을 겪는 것도 아니다.

리플리가 능력을 보여주자, 주변의 남성 캐릭터들은 "올 ㅋㅋㅋㅋㅋㅋㅋ 빨리 퇴근하겠네 ㅋㅋㅋㅋ" 이런 태도를 보일 뿐이다.

즉, 리플리는 "남성들에게 맞서는 여성"이 아니라, "그냥 실력 있는 사람"으로서 인정받는다.

이것이야말로 여성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구축하는 방식이다.

굳이 성별 대립을 만들지 않아도, 능력만으로 자연스럽게 존중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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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후반부, 리플리가 퀸 에일리언과의 결전을 앞두고 "Get away from her, you bitch!"라는 명대사를 외치며

파워로더를 타고 싸우는 장면은 에일리언 2를 대표하는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다.

그러나 명장면은 "좋은 소개"가 선행될 때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리플리가 이미 파워로더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초반부 시동 씬을 통해 충분히 보여졌기 때문에,

후반부의 전투 장면이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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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처음부터 리플리가 갑자기 파워로더를 조종하며 에일리언과 싸우는 모습이 나왔다면,

관객들은 "갑자기 왜 이렇게 잘하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초반에 그녀가 조종 능력을 보여준 덕분에 별도의 정보의 필요 없이 바로 짜릿하고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이 장면은 귀납식 몽타주를 통한 탁월한 연출, 능력 있는 여성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부각하는 구성, 성별 대립 없이 캐릭터를 구축하는 방식,

그리고 후반부 클라이맥스를 위한 완벽한 빌드업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명장면이다.



클라이맥스가 확실하게 빛나는 이유는 그 전에 "좋은 소개"가 있었기 때문이다.

좋은 장면은 좋은 빌드업이 선행될 때 더욱 강력한 인상을 남긴다.

그리고 에일리언 2의 파워로더 시동 씬은 바로 그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 완성도가 높은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댓글
  • 343길티스파크 2025/01/31 00:50

    X나 안타깝기도 하지... 그래도 간부급 항해사였는데, 에일리언 1 사건으로 자격 박탈당하고 먹고살려고 저 면허 딴거라...
    배에서 부장이나 전정관급이였는데 갑자기 갑판병된 수준임 ㅋㅋ

  • SPLG 2025/01/31 00:51

    킹치만 1-2시간 집총교육 받은걸로 홀로 에일리언 둥지를 쓸어버리는 괴물인걸


  • noom
    2025/01/31 00:48

    에엑따

    (XKLrNy)


  • 비바[노바]
    2025/01/31 00:52

    당신은 이 글의 철학적 논지를 완전히 망쳤어요!!

    (XKLrNy)


  • 343길티스파크
    2025/01/31 00:50

    X나 안타깝기도 하지... 그래도 간부급 항해사였는데, 에일리언 1 사건으로 자격 박탈당하고 먹고살려고 저 면허 딴거라...
    배에서 부장이나 전정관급이였는데 갑자기 갑판병된 수준임 ㅋㅋ

    (XKLrNy)


  • 귀찬하아아ㅏㅏㅏㅏ
    2025/01/31 00:53


    그래도 면허는 원래부터 있던거 아니였낭
    1에서 지랄나고 냉동수면 들어가고 깬지 진짜 얼마 안있다가 2편 된거 아녔음??

    (XKLrNy)


  • SPLG
    2025/01/31 00:51

    킹치만 1-2시간 집총교육 받은걸로 홀로 에일리언 둥지를 쓸어버리는 괴물인걸

    (XKLrNy)


  • noom
    2025/01/31 00:52

    ??? : 난 이 괴물이랑 싸워봤어요!!!

    (XKLrNy)


  • 젯데로데
    2025/01/31 00:52

    체호프의 총을 매우 잘 섞어서 수행한 예시구만, 나도 안 봐서 겟어웨이프롬허유빗치 밖에 모르지만, 저런 자연스러운 설명이 있고 아주 잘 녹여놨으면 잘한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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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antoam
    2025/01/31 00:52

    여성의 동등성을 따질거면 저런 연출을 써야지. 숟가락 얹기가 아니라. 이 뉘미럴 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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