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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모르는 척 하세요

이 이야기는 지인 C군이 고등학교 때 겪었던

다소 기묘한 이야기입니다.

 

가끔 살다보면 정신없이 뭔가를 찾는 사람을 보게 될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사람이 본인에게만 보일 때인데요.

그럴 때는 절대 모르는 척 하십시오.

그거 사람 아닙니다...

 

때는 고2, 친구들이랑 늦게까지 해운대 송정 바닷가에서 놀다가

집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 아가씨가 뭔가를 찾고 있더라고요.

이상한 것이 아가씨가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한명, 한명에게 뭐라고 묻는데,

아무도 대꾸하지 않는 것 이었습니다

'혹시 동네에 사는 미친 여자라서 그러려니 하는 것인가?'

라며 버스를 계속 기다리는데, 어느 시점에서 그녀가 저에게 말을 거는 것입니다

 

"제 보라색 핸드백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

 

그런데 목소리가 말이죠, 사람 목소리라고 하기에는 뭔가..

아주 많이 이상했습니다.

이것이 육성으로 내는 소리는 아닌 것 같고,

음높이도 없고... 누군가 내 머릿속으로 텔레파시처럼

목소리를 흘려보낸다고 할까요? 아무튼 알 수 없었습니다.

 

무시하기 미안해서 모른다고 이야기 하려는 찰나,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새끼를 보았나?"라며

누군가가 제 뒤통수를 강하게 때렸습니다.

안구가 앞으로 튀어나올 듯 강하게 쳐서, 엄청 아팠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웬 할머니께서 저에게 화를 내며 또 때리시려는 겁니다.

아무리 노인이라도, 저는 화가 나서...

 

"아 할머니, 왜 때리세요? 제가 뭐 잘못했다고요?"

 

할머니께서는 무섭게 노려보며,

 

"이 놈이 말대꾸를 하네?"라며 또 머리를 세게 때리지는 겁니다.

 

기다리던 버스가 오고,

저와 친구를 비롯한 할머니까지 모두 그 버스에 탔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말을 걸었던 여자만 버스에 타지 않았습니다.

더러운 기분에 창밖을 보며 중얼중얼 거리며 마음을 잡고 있는데,

아까 저를 때렸던 할머니께서...

 

"학생아 아까 많이 놀랬제? 미안하다.

니한테 요망한기 붙어가지고 내가 그거 때어낼라고 그랬다.

아까 그 여자, 그기.. 사람 아니고 귀신이다"

 

저는 뭔 대낮에 약 파는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더 이상 분란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또는 이 할머니 정신이 편찮으실 수도 있어서,

그냥 ....” 건성으로 대답만 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만약 고것한테 모른다고 대답했으면 찾아내라고 니한테 붙었을끼다..

그 요망한기 붙으면 그때부터는 살날 얼마 안남은기라.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기다."

 

조금 무서웠지만 그냥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서 무시했습니다.

 

친구가 버스에서 내릴 때, 저에게 그러더군요.

 

"아까 할매가 여자이야기 하더만..

우리 버스 기다릴 때, 니한테 뭐 물어본 여자 없었잖아?"

 

친구는 전혀 못 본 여자...

아마 할머니 말씀대로 그 버스정류장에서 저만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뒤로 비슷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세 번 정도 봤는데요.

일부러 못들은 척 피할 때가 많습니다...

물론 사람이 어려우면 당연히 돕는게 인지상정이지요.

그런데 목소리, 말투부터가 다릅니다.

 

사람의 육성이 아닌데, 언어를 억지로 쓰려고 한다고 느끼거나

귀가 아닌 머릿속으로 목소리가 들릴 때,

그때는 반드시 모르는 척 하세요.

그거 사람 아니고, 귀신입니다.


무조건 모르는 척 하세요 完 


댓글
  • wereer 2017/11/14 06:01

    왜 새벽에 일어나서 이글을보다가 화장실도 참고 있는걸까요?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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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소원 2017/11/14 07:06

    어디서많이본글같은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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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LovelySo 2017/11/14 08:49

    너.. 나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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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겨찾기(A) 2017/11/14 09:01

    이 글이 원래 짱공유서 이 분이 쓰시던 글입니당
    이 분 글이 주로 많이 수입되서 공게 자주 오신 분들은 한번쯤 아~ 하실거에요.   다시 재업하시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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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터맛김치 2017/11/14 09:16

    글내려주세요~버스타지않고지켜보고있던 다른남성분이 보라색핸드백 찾아준인연으로 두분 결혼해서 알콩달콩잘살고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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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욤욤이 2017/11/14 09:23


    안녕하세요 은행청경 입니다
    저 곧 죽겠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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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적퍼스트 2017/11/14 09:48

    이 글이 문화류씨 님 글이었군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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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개의바람 2017/11/14 09:59

    아~~~
    이글..전에봤던글~
    님이셨군요~~~~
    올려 주시는글 잘 읽고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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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지기 2017/11/14 10:29

    잘 안 들리네요
    일단 화장실에 다녀오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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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postela 2017/11/14 11:20

    그럴땐 모른척하시지마시고
    '초면에 실례지만 전화번호 좀...' 이라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그럼 귀신이 '뭐래 모쏠 오징어 새끼가' 하면서 가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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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질무렵 2017/11/14 11:52

    할머니 : (보라색 가방을 꺼내며) 좋아,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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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리아 2017/11/14 11:55

    호곡 소름돋았어요..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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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먹새 2017/11/14 11:55

    제 댓글이 보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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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헛소리AI 2017/11/14 11:58

    내가 다른 사람한테 얘기하지 말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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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uderia 2017/11/14 11:58

    뭐야 흔한 환각증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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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우가좋아 2017/11/14 12:09

    왜 못들은 척하냐고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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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오랑 2017/11/14 12:12

    귀신이라고해도 걍 들어줄렵니다.
    요즘 세상.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더라구요.
    할매는 잘 타이르지 왜 뒷통수를 때리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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