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이번 흙먼지도 간신히 5% 턱걸이네.. 그래도 클원삐가 세 번씩 쳐줘서 다행이야"
"이번에는 무슨 속옷을 입고 가면 좋아하려나"
2회차 흙먼지 전선에서 5%에 들고 기분 좋은 상태로 클원을 만나러 가고 있었다.
"클원삐, 방에 있어? 들어갈게?"
흙먼지 전선에서 세 번이나 힘겨운 전투를 치러서일까, 클원삐는 아직 샤워 중이었던 것 같다. 물소리가 들린다.
"나 참, 클원삐도 너무 덤벙거린다니까.. 문도 안잠궈놓고 나 기다렸던 거야? 응큼하네~"
나는 그가 나오면 이번엔 파딱을 줘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방을 둘러보았다.
책상 위에 무언가가 빼곡히 쌓여 있었다.
평소에 책상에 아무것도 없던 클원이 책상 위에 저렇게 많은 서류를 둔 것은 처음이기에
호기심이 생긴 나는 얼른 책상으로 달려가서 무슨 서류인지 확인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잘못이었다.
나는 그의 책상을 봐선 안됐다.
"이게 뭐야? ...이력서?"
눈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 이력서에는 In 1%를 지향한다는 서문과 함께
그 뒷장엔 보스전 기록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미안해 클장. 안 그래도 말하려고 했는데, 나 이번에 서클을 나가게 되었어. 미리 말 못 해줘서 미안해"
뒤에는 어느새 샤워를 마친 클원이 어두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어째서?"
"내가 펠라가 서툴러서 나가는 거야? 그런 거라면 앞으로 더 연습할게.."
"내가 앞으로 더 잘할게.. 나 버리면 안 돼.. 응?"
나는 이미 그를 잡지 못할 걸 알고 있었지만
그와 함께했던 모든 순간들이 그를 붙잡아야 한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 사실 나 이미 이적 준비를 마친 상태야. In 50 서클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어."
그는 차가운 말투와 표정으로 잡히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더 할 말 없으면.. 나 이제 가볼게 잘 지내 클장 나 없이도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나와는 더 할 말이 없다는 듯. 그는 탈퇴 버튼을 누르고 서클을 떠났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항상 그가 있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에 11200점도 안 나오는 노루들을 참고 넘어 가 줬던것이 화근이었을까?
그렇게 수 백 번 머릿속을 헤집어 보면서 내가 찾은 답은 하나였다.
"그래.. 내가 노루들도 잡고 펠라 연습도 더 해오면 클원삐도 다시 돌아 와 줄거야"
평소 서클원들을 친구추가 해두었던 나는 그에게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돌아온 거라곤 그가 남긴 한 마디 메시지 뿐이었다.
"그럴 거면 진작 잘해주지 그랬어"
하염없이 눈물만 떨어졌다. 그의 말이 틀린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름이었다.
오 내가 갈께 서클이름좀
실버메탈
2025/01/27 17:14
뒷보지 대줬어야지 ㅉㅉ
흔들리는것은감동이있다
2025/01/27 17:15
오 내가 갈께 서클이름좀
무난한닉네임
2025/01/27 17:17
배뿌리, 클장삐의 비참함을 기념하기위해 춤출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