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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취업에 성공. 그리고 난 차였다.


안녕하세요. 친구에게 얘기하는 느낌으로 써봤어요.. 존댓말은 아니지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할 말을 많은데.. 그냥 읽기 편하시라고 최대한 줄여서 써봅니다. 



누나를 만나기 시작한 것은 작년 여름, 내가 취업 준비를 막 시작할 때였어. 

불과 몇 달 전에 사랑에 실패했던 나는, "연애는 취업하고 나서 시작하자" 라는 굳은 결심을 한 상태였지만, 

결국 어린애처럼 순수했던 누나의 대쉬에 못이겨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지ㅋㅋㅋ


뭐 어느정도 호감은 있었기 때문에 고백은 받은 날, "너가 좋아하는 만큼 나도 열심히 잘해줄게" 라고 말하며ㅋㅋ 첫 1일을 시작했어.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정말 이런 순수한 여자가 아직 남아 있었구나 싶더라ㅋㅋㅋㅋ

자소서 쓰랴.. 인적성 공부하랴.. 면접준비하랴.. 힘들 때마다 내 옆에서 응원해주고, 

데이트를 하다가보면 다른 여자들이며 분명 짜증내며 불평할 상황인데도.. 불평없이 늘 괜찮다며 나에게 웃어보였다ㅋㅋㅋㅋ


그랬던 누나도 여자의 그날엔 가끔 짜증을 내긴 했는데ㅋㅋ 몇 시간 뒤엔 미안하다며 바로 카톡이 왔다

난생처음 해보는 '남자 입장에서 편한' 연애에 나는 큰 무리없이 취업 준비를 할 수 있었고ㅋㅋㅋ

나는 어느새 내가 받는 사랑보다 더 누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 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어. 그렇게 열심히 최종단계까지 갔던 대기업 면접에서 탈락을 했거든

누나는 나에게 "괜찮아! 촌구석 중소기업에 가도 네 옆에 끝까지 있을거야" 말해주더라. 

진짜 너무 고마워서 울고 울었다ㅋㅋㅋ 아마 취준생을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그 말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알거야

나는 그때 결심했어. 반드시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이사람과 결혼하기로.



친구들은 삼성 현대 엘지 취업하며 졸업하는데.. 나는 본가로 내려와 묵묵히 취업 준비를 시작했어. 

늘 자신감 넘친다는 칭찬을 받던 나였는데, 당시 내 자존감은 바닥까지 내려간 상태였지ㅋㅋ

시도때도 없이 올라오는 합격인증글에 참다못해 SNS는 비활성화 해두고.. 학교 친구들과의 연락도 거의 끊었다. 



그런 가운데 누나가 없었다면 난 아마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거야. 내가 잘 못되어도 옆에 있어준다는 말이 그렇게 힘이 되더라ㅋㅋㅋ

사실 누나의 직장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어. 계약직으로 불안정한 환경에 늘 걱정이 많았지..

그런 가운데도 나에겐 애교를 부리며 위로해주었고, 나 역시 누나가 충분히 느낄만큼 아끼고 사랑해줬어ㅋㅋㅋ




그렇게 버텼던 겨울이 지나고.. 드디어 봄이 왔다.

나는 부모님을 설득해 학교로 다시 올라갔어. 자취를 하며 취업준비를 하는게 낫다고 판단했지.

누나와 나의 물리적 거리도 다시 가까워졌어ㅋㅋㅋㅋ 정말 미치도록 바빴던 취준 생활이었지만, 

인적성 시험 전날 잠깐 만나 데이트 할 만큼ㅋㅋ 나도 누나에게 최선을 다했다. 




그런 꿈같던 취준생활 끝에 올해 상반기에 난 대기업 두 군데에 합격했어ㅋㅋㅋ 

정말 날 듯이 기쁘더라

그리고 예전부터 생각했던 빠른 결혼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뿌듯했어ㅋㅋㅋ

하지만 막상 시작한 직장생활은 순탄하지 않더라구.. 취준 생활동안 일주일에 거의 3일을 만났었는데, 

일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을 만나기가 어려워졌어




누나는 그 사이 많이 외롭다더라고. 나는 나름 위로를 했지만, 직장 생활에 찌들어있는 나도 사실 힘들었어.. 나도 너무 보고 싶었지.  

그래도 결혼이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어. 

하지만 처음해보는 낯선 환경과 일들 속에.. 나에게  누나는 2순위로 밀려나고 말았어.. 그래도 누나에 대한 사랑이 떠난 것은 절대 아니었어. 



받고 받았던 사랑에 익숙한 탓인지, 또 금새 기분이 풀렸던 누나의 순수한 성격에 익숙해진 탓인지.. 휴

누나는 분명히 그 사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그게 누나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한 이유였으니까. 




너무 억울해. 난 이제 드디어 시작인데.. 드디어 돈벌어서 이쁜 백도 사주고 옷도 사줄 수 있는데.. 

누나는 그렇게 한 없이 주고나서 1년 반 연애끝에 날 떠나 버렸어.

주위 사람들은 그렇게 좋으면 연락하라고 하더라ㅋㅋ 

근데 누나는 얼마나 굳게 마음먹었는지 페이스북 인스타 모두 비활성화하고 카톡도 안 읽더라. 전화는 당연하고..

그 순수했던 누나가 이런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는게 너무 죄책감이 들고 미안했어.

차라리 누나가 속물적으로 변해서 내 직장이나 미래를 보고 달라 붙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

헤어진지 한달이 지난 지금도 난 여전히 좋아하는데.. 
댓글
  • 방끗:D 2017/11/10 23:24

    저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있어 누나분 심정이 조금 이해되네요... 아마 지칠만큼 지쳤고, 누나분의 정해놓은 어느 선을 넘었기에 결단을 한거겠죠...??
    마지막으로 잡고싶다면 본인의 진심을 담은 편지나 메세지를 마지막으로 보내고 깔끔하게 정리해요.
    다시 잘된다면 지금 마음 변치않고 서운하게 하지말고,
    연락이 안온다면 누나분이 잘 지내시길 빌어주세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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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sh 2017/11/12 13:59

    남자들이 하는 흔한 착각이 물리적으로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해주는게 내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아니더라구요 저도 많이 느끼고 배웠습니다. 비싼 명품백을 사주는 사람보다는 언제고 소소한 모습으로 라면 한그릇 매일 마주앉아 먹을 수 있는 그런 님을 더 좋아 했을지 몰라요. 그래서 좋은 직업을 갖지않아도 함께 해준다는 진심 어린 얘길 할수 있었겠죠.. 진짜 좋은 분 같은데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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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gEE 2017/11/12 14:12

    차라리 누나가 속물적으로 변해서 내 직장이나 미래를 보고 달라 붙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
    - 어이없당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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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공쟁이 2017/11/12 14:22

    조그만 마음속 1순위는 필요없어요. 무조껀 1순위이여야 합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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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추딴딴 2017/11/12 14:24

    여성분 좋은남자만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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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추딴딴 2017/11/12 14:31

    글쓰면서 정리가 되는경우가있는데 혹시 눈치못채셬을까요 여자분은 취업이런것보다는 사랑을 중시하시는분으로 보이는데 글쓴이는 취업 돈에 가치를 더 두시는분으로 취준생인나를 뒷바라지하는여자처럼 글을쓰셧네요.. 물론 사랑하는남자가 원하는 취업이잘됬으면 하는바람이지 취업한남자를 사랑하능기아닌디 아무튼 끝까지 누나가 속물이었으면좋겟다는둥 백을 사줄수있다는 쪽으로 생각하시는거랑 2순위 단어에서 여자분이랑 추구하는바가 다른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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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ekkoo 2017/11/12 19:21

    내가 취업준비생이라는 생각이들때
    ㅡ 이런글을 읽고 저 누나라는 분이 얼마나 좋은분이고 이 이야기에 마음이 아프기보다, 드디어 취뽀를 한 글쓴이가 한없이 불쌍할때.
    누군가와 헤어지는게 얼마나 마음아픈지 잘알고있지만, 그래도 취뽀가 부럽기만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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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리안호랑이 2017/11/12 19:57

    여자분이 왜 떠났는지 이해가 되네요. 서로의 가치관이 많이 달라보입니다.
    돈과 배경으로 여자의 마음을 살수있다는 생각은 빨리 버리시는게 좋을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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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빗물 2017/11/12 20:10

    그 분은 비싼 가방이나 돈이나 남편의 스펙을 바라기 보다 일상 속에서의 작은 행복을 더 바라신 거예요. 조건을 찾는 여성을 속물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여성의 마음을 얻는데 돈이면 다 될거라고. 여성이 남성을 바라보는 우선순위가 돈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얘기를 하는 건데 모든 여성이 남성을 돈과 스펙으로 바라보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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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장난냉장고 2017/11/12 20:43

    한번찾아가세요 후회하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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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스하나 2017/11/12 20:52

    제생각엔 님은 이대로 계속 바쁠거고
    그러면 그분의 외로움이 해결되지않잖아요. 그래서 헤어지길 결심한게아닐까요?
    님이 추후에 시간이 여유로워져서 함께할 미래가 그려졌다면 참고 견뎠겠지만...
    안그려지니까 헤어짐을 결심한게 아닐까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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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머해영 2017/11/12 20:54

    일때문에 어쩔수 없었다고 하시는데 저정도 배려심있는 여자라면 어쩔수없는 부분 이해해줬을겁니다. 그부분을 이해하고나서 어떤 부분이 도저히 아니다 싶었기 때문에 떠난거죠. 여자가 헌신한다고 해서 님이 어떻게 대하든 님곁에 있으리란 보장은 없죠. 저는 여자분 맘이 이해가 가네요. 너무 외롭고 힘들었겠죠. 그과정에서 점점 맘이 떠난거구. 순수하게 좋아해줬던거지 뭘 바란게 아녔을거에요. 님이 잘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을거에요.다시 잡지 마세요. 좋은 남자 만나 잘되길 기도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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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들의황혼 2017/11/12 21:02

    all of my life - 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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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타노마키아 2017/11/12 21:14

    해결방법은 결혼입니다
    같이 살면 서로 고민없어져요 ㅎ
    힘든 선택과 방법이지만 두분이 결혼을 생각해보시면 좋은 결과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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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나신나신나 2017/11/12 21:16

    아 짜증나
    답도 없는 피해자코스프레
    차인척
    순애보인척
    외롭게 한 건 글쓴이가 찬거에요
    많은 사람들은
    바쁘다고 사랑하는 사람을 2순위로
    외롭게 두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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