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세계물 싫어하지만 유행 이유는 이해할 수 있음

이제 30대 중반에 가까워지는 90년대생임.

우울증 20년차에 군대 제대와 대학 졸업 후 한게 일 밖에 없음. 친구도 여자친구도 취미도 꿈도 아무것도 없이 그냥 일만 함.

아직까지 2주 이상 쉬어본적 없었는데 지금 와서 남은거란 내 유일의 찐친 우울증과 발기부전과 슬슬 고장나기 시작하는 몸 정도.

그리고 최근에는 흔히 말하는 번아웃이 심하게 와버리니까 요즘와서 맨날 스텟창에 SS 랭크니 신의 치트니 뭐니 하는 이세계물이 유행하는 이유가 다시 한번 납득이 되는거 같더라.

이전 이세계물이란 어디까지나 성장과 새로운 모험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면 즐겁게 다시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는게 목표였음.

물론 사랑하는 사람이던 뭐던 그거 때문에 그냥 그 세계에 남아서 살더라도 그래도 처음에는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이유가 대부분 존재했었음.

근데 요즘은 없어. 이 세상에 돌아오고 싶은 이유나 남기고 싶은거도 아무거도 없더라. 하고싶은건 오래전에 잊어버리고 가지고 싶은건 가질 수 없어.

애초에 뭔가를 남기고 싶어도 남길수도 없지. 취미생활이고 여행이고 뭐고도 안하면서 약먹으면서 일하며 모은 돈으론 내집조차 마련할 수 없는데. 

내가 이 세상에 가진게 없으니까. 꿈? 난 내 어린시절조차 기억하기 힘들어. 그나마 남길 수 있다면 고독사한 내 시체 정도려나.

그래서 요즘 이세계물은 그저 도피처로 변한게 이해는 됨. 아무리 스텟창이니 뭐니 치트가 극혐 전개지만 왜 유행하는지는 이해가 되더라.

현실에 희망을 가지긴 너무 힘듬. 좋은일이 잇을거야 라는 마취제로도 한계점이 와버리니까. 그냥 포기하고 도망치고 싶은 그 심리는 이해할 수 있음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으면 좋겠어. 그게 거짓이던 환상이던 이젠 다들 도망치고 싶어하는거라 생각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