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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 보추물을 싫어하는 독자가 본 '소년 잔느'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다들 오늘 하루도 평안하셨나요?

오늘은 DLSite의 제휴 파트너가 아닌

한 마리의 곰으로서 게시글을 작성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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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참으로 힘든 날이었습니다.

퇴근은 늦어졌고, 몸은 무겁고 피로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날에는 괜스레 떡대남의 똥꼬를 쑤시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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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ㅅㅅ'란 무엇일까요?

종의 보존을 위한 생명의 본질이며, 때로는 그 본능으로 생명을 불사르기도 하는

천박하지만 성스러운 행위, 생명 탄생의 신비를 지닌 우주적 신비.

그렇기에 BL과 GL 같은 동성 간의 사랑은

그 본질을 초월한 특별함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저는 이런 작품들이 점점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친 하루를 마무리하고자

오랜만에 리디북스에서 떡대수 신작을 뒤지기 시작했고,

'근육빵빵 떡대수 모음집'이라는 작품을 구매해 감상했지만,

크게 감동을 받지 못했습니다.

'멜론 같은 떡대수의 가슴마저 나를 위로해 주지 못한다면,

나는 어디서 위안을 찾아야 한단 말인가!'

한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때, 문득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트친이 게시한 작품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소년 잔느'라는 제목의 전자책이 오늘 정식 발매되었다는 소식.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의 조합이

묘한 마성으로 저를 사로잡았고,

포인트도 충전한 김에 가벼운 마음으로 구매해 서재를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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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보추' 속성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여자보다 섬세하지 못하고,

남자보다 야성미가 부족한 그 속성.

제게 있어 보추 캐릭터는

보추 속성을 커버할 수 있을정도의 매력을 지녔을때만 예외적으로 허용됩니다.

그러나 큰 기대 없이 넘긴 첫 페이지는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까지 이어졌습니다.


원작 제목은 '청년 잔느',

광기와 헌신이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첫 읽음에서는 불쾌함이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는 단순히 보추나 BL에 대한 거부감이 아니었습니다.


잔혹한 묘사, 불안감을 자극하는 서사,

그리고 여전히 아름다움을 뽐내는 주인공 '잔느'.

모든 것이 혼재하며 독자의 전두엽을 쉴 새 없이 자극하는 작품은

자극적인걸 많이 본 저에게도 좀 버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뒤 이어 두 번째 감상이 시작됐을때,

그 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면모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질 드레와 이름 없는 청년의 이야기.

광기에 사로잡힌 질 드레는 자신의 눈에 아무것도 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름 없는 청년은 언젠가 자신이 그의 눈에 담기길 바라며

질 드레를 위해 헌신합니다.


결국, 질 드레는 그 청년에게 '잔느'라는 이름을 붙이지만

청년은 결코 잔느가 될 수 없습니다.

잔느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렸지만,

그조차 자신이 잔느가 아님을 알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헌신적인 사랑으로 그는

진짜와 다른 '또 하나의 잔느'가 됩니다.



그러나 극의 종막

질 드레의 자산이 파탄나면서 등장했던 연금술사 프렐라티가

공물로서 '잔느'의 목숨을 원하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을 이미 놓아버린 청년,

자신의 친구마저 버려버린 청년,

그리곤 이제 자신의 목숨마저 버리려던 청년은 그 순간

유일하게 자신을 올곧게 바라봐주던 친구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에게 얽혀있던 주박을 풀고,

'잔느'가 아닌 이름없는 청년으로 돌아갑니다.


이 작품은 첫맛이 좋지 않습니다.

아니, 음미하는 내내 기분 나쁜 끈적함과 비린맛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그 끈적함은 기분 좋은 목넘김으로,

비린맛은 잔잔한 감칠맛으로 여운을 남깁니다.

그러나 여운을 채 즐기기도 전

다시 찾아오는 씁쓸한 뒷맛은

이게 뭔가 싶은 생각마저 들게 만듭니다.


보통 작품을 읽고나면 추천과 비추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생각마저 들지 않을 정도로 강렬했던 작품

'소년 잔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댓글

  • 여명
    2025/01/22 01:10

    뭔 작품인지 알겠는데 제물 왕자 작가 맞지?
    이 작가 작화가 개쩔어서 나도 좋아함

    (IyS7RV)


  • 파이올렛
    2025/01/22 01:11

    저런 취향이 아니었군요

    (IyS7RV)

(IyS7R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