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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애견이 죽었습니다.

12살 심장 비대증 판정이 이었던 저희 집 소리가 오늘 떠났습니다.


얼마전부터 잘 안먹고

설사만해서

30일에 병원을 갔는데

심장비대증 무슨 무슨 수치가 2배로 올랐다네요.


초음파랑 엑스레이 다 봤는데

딱히 다른 장기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심장 비대증에 의한 합병증 혹은 안 좋은 영향인지 복수도 차 있고

혈액 검사로 본 다른 수치도 안 좋았습니다.


아침 10시에 병원 방문 후

수액을 맞으면서 산소방에 있던 것을 오후 7시에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입원을 할까도 했지만 딱히 선생님 상주 해 계신 것도 아니고

외로울 것 같아서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숨이 평소 보다 가쁘기는 했지만 수액도 맞았고

31일 아침 9시 반에 바로 추가 진찰 및 다시 수액 맞으러 병원에 갈 것이었어서

큰 걱정은 안 했습니다.


입맛이 없었어서 잘 안 먹었지만

좋아하는 고등어를 씻은 후 부서 줬더니

스스로 4스푼은 먹었어서 더 안 심했습니다.


시간이 늦어서 저는 잠에 들려하는데

소리는 계속 불편한지 누워 있지도 못하고

앉은 상태에서 가쁜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평소랑 다른 점은 가쁜 숨만 아니라

자세였는데요.


앉은 상태에서 안 누우려고 버티는 것 같았습니다.

잠깐 잠깐 졸면


휘청 하다가도 바로 꽂꽂히 자세를 고쳐 잡아서

안쓰러웠습니다.


용변도 신경이 쓰였는지

방귀를 뀌면 화들짝 놀라서 뒤를 돌아 봤습니다.


그렇게 저도 자는둥 마는둥

엉덩이를 쓰다듬어 주면서

시간이 흘렀습니다.


8시 반 정도였는데

이 때 소리는 누워있었습니다.


누워있어서 좀 편해졌다고 생각하고

이제 1시간만 있으면 병원으로 가니까

힘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기침을 하면서 숨이 굉장히 안 좋아 졌습니다.

심장비대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발작을 여러 번 봤는데

과정은 비슷했지만


이번에 회복이 안됐습니다.

심장 마사지를 하면서 애원했지만

안됐습니다.


12월 마지막 날 병원 가기 1시간 전에

숨이 멎었습니다.


숨이 멎어도 아주 미약하게 심장이 뛰니까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선생님은 없지만 팬티 바람으로 병원으로 뛰어가야하나?

이 상태로 돌아오면 뇌 손상인가? 그래도 살아만 있으면 좋겠다 등등....


처음으로 애견이 떠난 거라 슬픈 것 보다도 정신이 없었습니다.

장례식장 알아보고 바로바로 진행했습니다.

지금도 멍하네요.

어디라도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적어 봅니다.


글쓰면서 참 아쉬운 것이

그 좋아하는 산책을 심장이 안 좋아진 후로는 거의 가 보질 못했다는 것입니다.

유모차던 뭐던 나갈 체비만하면 너무 흥분을 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너무 너무 아쉽네요.

댓글
  • parkbob 2024/12/31 19:56

    좋은데 가서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그때 다시 만나서 산책하세요

  • 사막여우♥ 2024/12/31 20:12

    글 쓰신거 보면 강아지도 분명 행복했을 듯합니다.

  • 루리웹-7820913786 2024/12/31 20:28

    마지막까지 곁에 있어주셨네요, 잘 가 소리야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마음껏 뛰어놀렴


  • parkbob
    2024/12/31 19:56

    좋은데 가서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그때 다시 만나서 산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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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막여우♥
    2024/12/31 20:12

    글 쓰신거 보면 강아지도 분명 행복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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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휴휴
    2024/12/31 20:22

    위로드립니다... 강아지도 행복했을거예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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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7820913786
    2024/12/31 20:28

    마지막까지 곁에 있어주셨네요, 잘 가 소리야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마음껏 뛰어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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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わらい おとこ
    2024/12/31 20:35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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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룰루웹웨
    2024/12/31 20:41

    20년키운 우리 얼룩이 2년전에 보내고 2010년도에는 12살 요키 보냈었는데 요키는 자연사 얼룩이는 안락사였는데 어찌보내건 후회와 슬픔은 똑같더군요...
    고맙고 미안하고... 3개월전에 결국 한살 유기견 입양했는데 아마 마지막 댕댕이겠지만 다시 한마리 입양하는것도 괜찮긴 하더군요 똑같이 생각은 나고 슬프지만
    유기견들은 어차피 안락사될테니 편하게 살다가게 해주고싶어 입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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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악꾸옥주희
    2024/12/31 21:41

    위로드립니다. 저도 이번달 초에 함께있던 멍멍이 강아지별로 보냈습니다. 아마 우리 개와 같이 놀고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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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ygod
    2024/12/31 21:46

    저도 몇 달 전에 세상 천사같은 아이 무지개 다리를 보냈어요.
    처음에는 믿기지도 않고 눈물도 안 나다가, 품에 안고 장례식장에 갈 때는 눈물 범벅이 되더라구요.
    그 이후로 며칠.. 일 하다가 중간에도 눈물이 고장난 것처럼 흘렀어요.
    아픔에 어떤 큰 묘약도 없겠지만, 그래도 같은 아픔을 가진 집사로서 펫로스 증후군을 잘 극복하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말씀드리자면...
    떠나간 아이를 생각하고 슬퍼하는 순간이 온다면, 회피하지 말고 충분히 여유를 갖고 받아들이기.
    떠나기 직전 아팠던 모습으로가 아니라, 집사님에게 행복과 사랑을 줬던 평생의 예뻤던 모습을 기억하기.
    아이에게 못 해줬거나 잘못 해줬다고 여기면서 자책하는 것 하지 않기.
    아이를 함께 떠나 보낸 집사님의 가족이나, 그렇지 않더라도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극복하려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
    그리고 그런 사람들 혹은 그런 사람들에 준하게 아픔을 이해해 줄 수 있을 만한 사람 한 명에게는 꼭 아픔을 털어놓기.
    소리도 좋은 곳에서 우리 단비와 같이ㅎㅎ 같이 뛰어놀면서 집사님 다시 만날 날 기다리고 있을거예요.
    쪼~금 오래 못 보는 거지만 집사님도 잘 극복하실 수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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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꿀맛!!
    2024/12/31 21:58

    ㅠㅠ 아 너무 마음아프네요...저도 일주일전에 16년을 함께했던 친구와 이별을 했답니다...아마 좋은곳으로 먼저 가서 행복하게 잘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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