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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써보는 내 삶과 결혼이야기

https://todayhumor.com/?wedlock_10830


배우자와 결혼을 결심한 이유를 써보자는 글에 댓글 달았었는데

대댓글 쓰려다가 길어져서 여기에 써봅니다


이십년전 젝스키스 오라버니들 이후

조카뻘 롱주 아가들의 현란한 게임플레이에 반해 입덕하였으나

어제의 처절한 패배로 아직 멘탈이 안돌아왔으므로 음슴체 쓸게요




학창시절 내내 은따 왕따를 넘어 전따였음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 불렀을때

남들은 엄마가 오는데 나는 할머니 큰엄마 셋째엄마가 번갈아서 옴

아빠가 용기내어 왔을때 구석에서 빨개진 얼굴로 나만 보던게 기억나 지금도 아빠 볼때마다 너무 슬프고 짠하고 미안한데 고마움(아빠 사랑해요♡)

국민학교 삼학년 되자마자 엄마들이 와서 밥해주는 급식당번표를 받음

전학생이 왜 너희 엄마는 없냐는 물음에

짝꿍이 "얘(글쓴이) 엄마 콱 뒤졌잖아" 하고 웃음

지금도 그자식 얼굴 이름 기억나고 꿈에 가끔 나올 정도로 기억남

여튼 그때 너무 서럽게 울었고 돌아가신 엄마와 같은 선생님으로 알고 지내셨던 담임선생님은 울면서 짝꿍을 심하게 벌 줌

그뒤로 친구들 집에 갈때마다 친구들 부모님은 내게 집에 안가냐고 눈치 많이 주고 놀기로 한 시간보다 일찍 가라며 보냄

그래서 지금 내가 눈치가 빠삭한것 같음


내가 사는 곳은 촌이라 학교가 많이 없었기에 학교를 올라가도 그애들이 그애들이고 다른 학교 애들이 더 붙음

중학교 올라가면서 성격 취향 이상한 애로 찍히고 고등학교때도 쭉 그럼

성격 취향 이상한건 본인도 인정함

그래도 나름 친구는 몇 있었는데 고등학교때 이상한 선생이 내게 이상한 말을 하면서 내가 한말을 다르게 말해 나는 쓰레기가 되버렸고

여기에 힘입어 내게 자격지심을 느끼던 남자로 치면 불알친구?가 뒷통수를 치며 불에 기름 부어줘서 전따가 되버림

남자친구는 커녕 같이 밥먹을 친구도 없었고 소풍이나 부모님이 닦달해서 간 수학여행도 혼자 다님

심지어 졸업앨범 단체사진 중 하나엔 내가 없음

내가 없는걸 몰랐는지 알아도 모른척 했는지 모르겠지만 여튼 선생님 심부름 간 사이에 난 못찍음

졸업식때 나 까겠다고 말하는 애들때문에 까이는 나보면 가슴아플까봐 부모님도 오지 못하게 함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최대한 성격 취향 죽이면서 친구 한번 사겨보려고 노력하였으나 못 사귐

입학 초반엔 여럿 사귀었는데 지역애들로 가득한 학교에서 한두달 지나니 내 초중고 시절을 물어보며 왕따냐 물어봄

쌍욕에 주먹다짐까지하며 물어보니 같은 단대 옆 단대에 있는 학창시절 내가 전따되는데 노력한 애들의 이름이 나옴 그뒤로 친구 사귀는거 포기함

그래도 그런 내가 불쌍했는지 엄마 직장 후배의 아들(내 기준으로 우연찬게 같은 조별과제 하게 된 복학생 선배)이 챙겨줘서 나름 재밌게 대학생활함


고삼시절 팔십일이킬로그램 나가던 몸무게는 반절 안되게 빼서 남자는 나름 끊이지 않았음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 자식이 재활용이 될까 고민할 정도의 쓰레기들이였음

날 만나면 공주다 오구오구 해주면서 뒤로는 술집여자 만나며 나를 몸파는 여자 취급했던 놈

아끼는 게임아이템 너(글쓴이) 만날려고 팔았다며 싸대기 날린 놈

(웃긴건 나는 나름 풍족했고 알바도 해서 금전적으로 힘든 상황이 아니였기에 열살많은 놈이랑 데이트비용 반반씩 냈었음에도 이런 취급 당함)

칠년 만나면서 육년차에 결혼 조르길래 급하게 취직했더니 취직준비하는 넉달사이에 선보고 나랑 선본 여자 비교하다가 나 버린 놈

그러나 크리는 타지에서 와 사내연애 하면서 자기 엄마 줄 돈 적금 부으며 내 돈으로 일년 넘게 먹고살던 놈이였음

이 놈 만날때 퇴직하고 하려고 준비하던 장사에서 뒷통수치고 돈가지고 나른 동업자 때문에 멘탈이 터진 상황이였는데

이 와중에 병이 생겨 몸도 못추스리는 사이에 이놈이 같이 키우던 햄스터(내 스파르타♡ 하늘나라에서 잘 살고 있지?) 버린채 이별을 날림

너무 힘들었던 시기라 나 버리지 말라고 사족보행이 될정도 빌자 다시 받아주겠다 미안하다 하면서

잠자리 한 뒤 바로 사표쓰고 자기 고향 가더만 "네가 없어도 아무 생각없어 잘 살어"를 날림

후폭풍? 정신과 이년 가까이 다님 사람 만나는거 그리 좋아했는데 겁나서 못 만남

크게 입은 상처에 비혼주의 독신주의자가 됨


여기서 엄마 이야기를 잠깐 하면..

늦은 나이에 부인과 알콩달콩 살며 딸 낳고 아들 낳았는데 아들 낳을때 잘못되어 나와 내 남동생 엄마가 돌아가심

내 조부모님은 젊은 나이에 혼자 살 아들(내 아빠♡)이 걱정되어 선자리를 계속 만들었으나 딸린 자식들(나와 핏덩이 남동생)때문에 잘 안됨

그러다가 우연찮게 엄마(지금 내 엄마♡)랑 선을 봤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엄마도 망설여졌다고 함

아빠는 애 둘 딸린 대기업 때려치고 귀농한 농사꾼이였는데 엄마는 잘나가는 직장인 무엇보다 결혼은 커녕 남자 만나본 적 없는 가녀린 아가씨였음

그런데 엄마가 아빠랑 결혼한다고 했음

엄마를 처음 봤을때부터 따른 나와 핏덩이 남동생 때문이였다고 했음


내가 사랑하는 우리 엄마는 성격이 모 아니면 도임

편파적인듯 하나 그렇지 않은? 매우 강단있는 성격이고 직장에서도 인정받는 여자임

누가 날 욕해? 씹어? 아 뭐래 난 내 갈 길을 간다 그딴거 안무섭다 마인드를 가짐

실제로 내가 저 위에 십이년 따를 당해도 내게 힘을 북돋아줬고 내가 봐온 것들만 봐도 늘 인정 받으며 능력 최고치를 찍음

그리고 굉장히 보 수 적 임


처음엔 내가 남자친구를 만드는 것에 불만이 많아 만날때마다 대놓고 헤어지라 하신적도 있음

그러나 나는 나의 길을 감

그걸로 뭐라 할때마다 "엄마가 내가 생각한거면 주변에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가라며?"라고 받아침

그러다가 저 위에 위에 크리터지는 놈과 헤어지면서 한번도 이야기 안했던 내 금전적인 부분과 아픈 몸을 이야기 하면서 나는 쭈구리 왕쭈구리가 됨

그래도 엄마는 엄마임 내가 다시 정신차리고 제대로 살 수 있게 이끌어 주심


여튼 그때 내 사정을 알게 된 부모님은 나를 더 챙겨주고 보듬어 주셨는데 철없는 나는 그런 부모님의 손길을 누리기만 할뿐 아무것도 안함

어느정도였냐면 매일 술먹고 들어가서 아빠엄마안테 술꼬장함

술꼬장하면 아빠는 아빠 무릎위에 내 머리를 베게 하고 삼십분이고 한시간이고 쓰다듬어주심

엄마는 그 옆에서 토닥이며 가끔 노래도 불러주셨음

여튼 우리가 사는 곳이 촌이라 별 이상한 소문이 쉽게 터지는데 새엄마인 엄마는 새엄마라 딸을 좋은데 시집 안보낼려고 한다는 오해로 마음이 썩어감

내가 나쁜년이지 난 그걸 모른척함 그렇게 이년을 버팀

내가 서른 두살이 되가도록 남자를 안만나니 부모님 특히 엄마가 속이 타기 시작함

그리고 엄마가 결혼한 이유와 과정을 이야기하며 날 타이름

정말 가부장적이고 지금도 옛날 방식을 고수하는 장손집 맏며느리로 들어와 고생한 엄마의 노고에 결국 나는

"나 내가 나서서 남자 안 만나 그래도 엄마가 원한다면 엄마가 원하는 사람 만나도록 할게 소개해줘" 라고 말함..


내 말이 무섭게 엄마는 선자리를 찾아보기 시작함

그리고 나갈때까지 계속 체크하고 선자리에 데려다 놈

공무원 공기업 연구원 공무원.. 이달의 남자도 아니고 매달 한사람씩 만났음

엄마 생각해서라도 만나려고 했는데 도저히 저사람과 같이 못살겠다는 마음뿐이였고 애프터도 첫째 둘째 이유대며 거절함

결국 네번째 선자리가 끝난 날 홧병이 난 엄마가 어떤 남자를 만나야 결혼하겠냐며 화내며 울먹임..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나는

"내가 싫다는데! 아빠도 결혼하기 싫으면 말라는데 왜 엄마가 그러는데!? 엄마가 뭔데? 내 인생 책임질거?" 라고 소리지름..

소리지르고 나니 엄마의 주름이 보임..

참.. 처음 시집왔을때 정말 예뻤는데.. 사랑스러웠는데..

어쩌다 그 예쁜 모습 다 버리고 쳐진 얼굴살에 주름 가득..

가부장적이고 집안일 많은 농사짓는 남편과 막나가는 딸 아들 딸 그리고 시부모까지 건사하려 자기 옷 하나 제대로 못챙겨 후줄근한 차림..

다 닿은 구두굽..

나는 내 옷차림 내 구두만 신경썼는데..


내가 나쁜년이구나 짠해서 엄마 토닥이니 엄마가 꾹꾹 참으며 "어떤 사람이면 OO(글쓴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물어 봄..

그런데 난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큰 상처 받은뒤로 남자라 살겠다는 생각이 없는데..

엄마는 그걸 생각하고 내게 권했던 거였음..

순간 그러면 안되는데.. 정말 그러면 안되는데..

더 싸우면 안되겠다 엄마안테 무언가 답을 줘야겠다 엄마는 편할거다 라는 생각에 평소 만화를 보며 키워온 내 상상력을 이야기함


"엄마 나는 물려받을 땅 많은 양반집 장손이면 좋겠어

다정다감하고 애교 있고 집안일도 같이 해야하고 키크고 호리호리한데 모델처럼 다부진 사람이면 좋겠네?  피부도 하얗고! 안경도!

어디 그런 선생님 같은 사람 없나?ㅋㅋ"


그리고 내 사랑하는 엄마는 딱 한달 뒤 그런 남자를 데려 옴




쓰다보니 졸리네요

누가 읽어주실진 모르지만..

읽어주시는 분들 계시면 더 쓸게요 일단 남편옆에서 옹알이 해야겠어요

오징어 여러분들 안녕히 주무세요:)

댓글
  • 祥淨 2017/10/21 01:56

    "어떤 사람이면 OO(글쓴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요 대목에서 어머니의 마음쓰심에 내가 찡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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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가을하늘 2017/10/21 10:46

    자 잠시만요 끊으시면 안되요ㅠㅠㅠㅠ
    방금 다 읽었늣데ㅠㅠㅠㅜ 앙대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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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수네 2017/10/21 11:16

    드라마급........ ㅠㅠ 어머니힌테 정말 잘해드리세요 내새끼도 아닌데 정말 열심히 사신분이네요 ㅠㅠ 최고.. ㅠㅠㅠㅠㅠ 어흐ㅡㅡ흐ㅡ흐흐ㅡ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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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왓더헬?! 2017/10/21 12:02

    마음이너무ㅠㅠㅠㅠ 지금 계시는 엄마한테 넘 그러지 마세요ㅠㅠㅠㅠㅠ 작성자님 어머니 진짜 좋은 분이셔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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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달리아 2017/10/21 12:12

    추천해야하는데 왜 중복이 뜨는데!!
    와이파이도 아닌데!!
    그래도 쓰니님이 지금 행복하신다면 최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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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늘맑음 2017/10/21 16:33

    뭡니까 왜 끊나요!!??
    ㅇ ㅏ .. 빨리 다음편 주세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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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ρτεμις 2017/10/21 17:08

    어 뭐야
    똥누다 끊긴 기분...
    한창 흥미진진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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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히홍♥ 2017/10/21 17:21

    어머 이분 댓글보고 어머님이 참 능력자시구나!하고 놀랐는데 본격 썰 풀어주시나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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