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에 집 앞 상가 사장님이 임보하시던 아깽이를 급하게 제가 데려왔었어요.
원래는 분유먹는 형제 아깽이 두마리랑 같이 지내던 아이였어요. 그런데 분유먹던 아깽이 두마리가 한 집에 입양가고 혼자 남은 뒤로 얘가 책상 서랍에만 콕 들어가서 하루종일 안나오고
사람만 보면 구석에 숨어요. 사료 먹을 시기인데도 캔을 줘도 안먹고 사료도 안먹고 밤에 혼자 있을땐 뭐라도 먹겠지해도 아침에 보면 사료나 캔이나 먹은 흔적이 없어요. 물만 먹고.
죽겠다 싶어서 젖병으로 분유를 억지로 먹이면 거품물고 다 토해내고 설사를 하니까 가게에 아무도없는 연휴동안 혼자두면 안될거같아 제가 데려왔는데 신기하게도
제가 키우는 냥이 두마리 보더니 바로 사료를 우걱우걱 먹더라구요. 아깽이가 그렇게 사료 먹는건 그 때 처음봤어요. 우유 15cc도 한시간동안 억지로 겨우 먹던 애가 사료를 우걱우걱 씹어요.
제가 키우는 냥이 두마리가 번갈아가며 아깽이를 앞발로 툭툭 때리고 하악질해도 아깽이는 가만히 아무소리 안하고 맞기만하더니 이젠 셋이 같이 자고 같이 뛰어다니고 놀아요.
처음엔 저 보면 놀라서 숨었는데 제 배 위에 올라와서 자고 저 보면 냥냥거리면서 뭐라뭐라 말하고 제가 침대에 누워있으면 올라와서 제 얼굴 막 들여다보고 그래요.
애가 진짜 너무너무 순해요. 고양이 이렇게 순한 것도 오랜만에 봤어요. 그러나 현재 임보인 상황이고 저는 월급도 적고 월세살이라 고양이 두마리 키우는데도 벅찬 상황이에요.
그런와중에 아깽이 아니라도 고양이 한 마리를 더 키워야 할 상황이라 머리 터질 것 같아요.
임보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아깽이가 제 집에서 보내는 날이 늘어날 수록 입양도 더 힘들어지겠죠. 아깽이때도 입양이 잘 안되는데 성묘가되면 입양이 더 힘들어지잖아요.
제가 사는 집 건너편엔 상가 사장님이 계시고 옆옆엔 2층 주택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창고에서 키우는 분이 계시거든요. 원래는 고양이를 집 안에서 왔다갔다하는 외출냥이로 키우고있었는데 주인분이 털 알레르기인가 뭔가 생겨서 고양이를 완전 밖에서만 키운다고해요.
그 집 고양이들은 잠깐 잘 때나 집에 들어오고 거의 밖에 있는 것 같더라구요. 밥도 밖에 길고양이 먹으라고 길에 부어놓은 사료 먹고 다닌다고ㅋㅋ..
사장님이 그 집에 고양이 두 마리를 보냈고 다들 잘 지내고있으니 지금 임보중인 아깽이를 그 집에 보내자고하는데 창고도 좁고 그냥 완전 밖이나 다름없어요.
아깽이 성격이 너무 순하고 집에서 잘 노는걸 보니까 따뜻한 집에 보내고싶은 욕심이 생겨서 당장은 못보냈어요. 그렇게 계속 미루다가 어제 저녁에 보내려고 고양이 짐을 다 옮겨놓고 마지막으로 아깽이를 데려다놨는데 애가 겁에 질려하는거 보니까 저도 그렇고 사장님도 그렇고 다들 마음이 약해지는거에요..
사장님이랑 다른 주민분이랑 가게에 둘러앉아서 한참을 얘기했어요.
사장님은 아깽이가 어차피 길냥이니까 가게에 풀어놓고 키우려고 했는데 아깽이가 그동안 밥도 못먹으며 가게에 적응을 못했었으니 그건 안될 것 같다해요. 애 병 생길 것 같다고.
그래서 2층집 창고에 보내서 풀어놓고 키우게 하려했는데 아깽이가 따뜻한 제 집에서 잘 지내던게 계속 생각나고 가게에서도 적응 못했는데 창고에 혼자 둬도 될지 고민이라고..
그래서 밤 늦게까지 얘기하다가 결국은 일단 키워줄 사람을 찾는데까지 더 찾아보자 하고 제가 다시 데려왔어요.
그래도 아직 고민돼요. 냉정하게 딱 잘라내서 애를 창고로 내보내는게 맞는거 아닌가 하구요. 떼어놓으려면 빨리 떼어놔야 하니까요.
애초에 고양이를 괜히 데려왔나싶어요. 키우는 것 보다 임보가 더 힘들어요 진짜. 2주 사이에 정 붙어서 떨어뜨려 놓는 것도 힘들고 좋은 주인 찾아주는 것도 힘들어요.
고양이 두마리 임보하다가 정때문에 다른데 못보내서 키우고 있거든요. 저는 임보하면 안되나봐요.
읽다보니 엄청 짠한데...사료도 먹는 아이이고 글쓴님도 언제까지.그런식으로 개체수를.늘릴순 없을테니 빨리 적응하게 창고로 보내시는편이...냉정하지만 합리적일것 같아요. 더 추워지면 창고쪽에 방풍조치.좀 해 주시고요.
어렵네요 정말 ㅠㅠ 사진보니 냥이가 정말 편안해보이지만 글쓴님 사정도 있고....
헉..너무 미묘여서 좀 놀랐어요 ㅇᆞㅇ
입양임보글 꾸준히 올려보시면 어떨까요.. 창고에 내놓으시게 되더라도 작성자님 마음이 굉장히 불편하실것 같이요.. 최대한 아이가 가정으로 입양이 될 수 있도록 주변말고도 온라인상으로 시도해보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겠는데..
어이 너무 예뻐요. 작성자님 마음은 더 예쁘십니다.
지역이 어디세요?
쨘하네요 ...아기가 정에 굶주렸던듯 해요
이래서 임보든 입양이든 신중해야해요
임보는 말이 임시보호지 입양갈곳안생기면 내가키워야한다는 마음으로해야합니다 이쁜아깽이 캣초딩시절 지나가면 사실상 입양도힘들구요... 그창고로가게되었다면 언니오빠냥들과 따뜻하게지내본아이가 많이힘들었겠죠 하루빨리 평생행복할집 찾길 바랍니다
저도 구조해서 두마리보냈어요
미묘라 조금만 알아보시면 될꺼같은데
전 페북이랑 고다에 보냈는데
이상한사람들도 많아서 신중히 보내셔야해요
지역이 어디세요?
작성자님 마음이 너무 이쁘지만
이미 사람 손타고 따순 방에 있던애라
창고생활은 어려울것 같은데 ㅠ
너무 이뻐서 좋은 주인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집에 적응 된 아이라 창고는 안될듯
고다 냥이네 오유에 입양 글 올려보세요ㅠ 너무 이뻐서 가족이 나타날 것 같은데.. 창고로는 보내지 말아주세요ㅠㅠ
헉 토요일 출근하고 일요일도 정신없이 보내다가 오늘 출근해서 뒤늦게 봤습니다 다들 감사드립니다!
처음엔 저도 그렇고 주변 모두들 아깽이가 창고에서 살아도 괜찮을거다 일단 밥이라도 먹게 하자 했는데 밥은 금방 스스로 먹어서 해결됐고..
문제는 사람 피하던 애가 제 옆에 꼭 붙어서자고 얼굴만 마주치면 냥냥 거리면서 말하고 품 속에 파고들고 하는거 보니까 더 못보내겠는거에요..
생각보다 사람을 너무 좋아해요.. 진짜.. 너무 발랄해요.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먼저 장난치고 냥냥펀치 다 맞아주고 애 성격이 너무 순해요ㅠㅠ
아깽이 처음 데려온 사장님이 동네 아픈 고양이 보이면 데려다가 병원 데려가고 예방접종해서 입양보내시는 분이거든요..
근데 이제 너무 많이 보내서 보낼데가 없다고..ㅠㅠ 그리고 사장님이 인터넷으로 냥이 보냈다가 파양만 줄줄이 당해서 불신하시더라구요.
저도 친구들 다 이미 고양이 키우고 자취해서 알아봐달라고해도 한계가 있네요..
다들 감사합니다 계속 입양처 알아보고 좋은 주인 만나게 해줘야겠어요.
대구나 구미지역이면 데려가겠는데 부산이라 ㅜㅜ
지금 키우는녀석도 회사에서 구조한 녀석이거든요
온라인 입양은 고다가 최고인 것 같아요. 고다에서 허락 받아서 올려놓아 보세요. 너무 미묘라 입양 신청자 있을 듯... 저도 우리 여섯째는 임보만 한다고 했다가 결국 입양했다는 ㅜㅜ
입양홍보글 엄청많아서 구조하시는 분들도 힘들다는 글을 많이봤어요 구조할땐 입양안되면 자기가 키울생각을 하고 구조해야한대요.. 아님 차라리 냅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