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일부직전에 그가 히스클리프에게 담담히 말했다.
그해 겨울, 언쇼에게 구함을 받아 살아남을 수 있었던 히스클리프는 아이러니 하게도
그 삶을 이어감으로서 '캐서린'이란 인물의 불행을 가져오는 역병이 되어버렸다.
넝마자루 같은 모습으로 어느 뒷골목에서 죽었어야 할 목숨이 살아버렸기에
운명의 인과력이 그의 생명를 대신하여 다른 누군가를 잡아 가버려야 했다고
그리고 운명은 선택을 캐서린으로 하였다.
그렇기에 히스클리프의 존재는 그녀에게 불행을 가져다 준다.
그렇게
죽는 순간까지, 그는 '자신'을 '히스클리프'를 원망하며
담담히...
죽음을 맞이 했다.
그리고 다른세계의 히스클리프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번개가 또 다시 내려쳤다.
과거, 그러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과거.
이것은 아마도, 모든 히스클리프가 죽어야 한다고 외치던 그의 이야기 일터
그의 말대로 모든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에게 불행을 가져다 준다.
라는 말대로 이 환상 속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있었다.
그 말은 잔인하게도 유언 조차 남기지 못한체 조용히 생을 마감했다는 말.
히스클리프는 그녀의 마지막 안녕 마저 못 들었다는 뜻
캐서린이 남긴 흔적을 제외하면 영원히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것
현실을 받아 들일 수 없는 것인가?
아니면 죄책감에 미쳐버린 것일까?
고인의 죽음에 악의를 담았다.
아니 악의로 포장된 자신에 대한 증오를 내뱉었다.
그날 아니 폭풍이 불던 밤이면 언제나 캐서린은 유령 이야기를 했지.
만약 유령이란게 실제로 존재한다면...
저택에 언제나 유령이 있다면.
캐시 역시 유령이 되어 저택을 돌아다니지 않을까?
끔찍하고 감히 하지도 말아야 할 상상임에도
'캐서린이 없는 세상이 히스클리프에겐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절망에 감히 감히 그런 생각을 하고 말았다.
...
캐서린에게 상처가 되었을 저택을 떠나 T사를 떠나 외부를 돌아야 다녀야 했던 이유.
'떠났다' 라는 사실이 그녀의 죽음으로 이어질지 언정, 히스클리프가 떠나야 만 했던 이유.
그것은,
그날, 비참한 출생에 대한 원망이,
왜 나는 히스클리프로 태어나 뒷골목에서 언쇼씨에게 주워진 인생이어야 했는지
그에 대한 원망이 저택을 떠나야만 했던 이유 였기에
사랑하고 있다 아직도.
하지만, 일방적인 사랑을 하기엔 그때의 히스클리프는 도저히 견디고 견디어낼 수 없었다.
매질도, 부실한 식사도, 차가운 저택의 바닥도
육신을 지치게 만드는 모든 고통은 참아낼 수 있을지 언정,
마음을, 폐부를 찌르는 이 허한 감정이 가져다 주는 외로움만은 참을 수 없으니까.
그래서 도망쳐야만 했다.
사랑하기에, 사랑하는 이를 상처를 주는 것 역시도 참을 수 없으니까.
그렇게 조금은 음습한 생각을 가지고 T사를 떠나 출세과 성공에 급급했지만,
시계대가리와 함께 이상한 것들과 얽히고 섥히면서 단순히 인생은 그렇게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배웠고 또 스스로에게 지금은 당당하게 저택에서 그녀를 마주볼 용기가 생겼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모든 각오과 경험들,
그것들이 네가 없는 이 세상에서 무슨 쓸모가 있을까?
내가 하고자 한 모든것은 결국 널 위한 것이였는데.
글세...?
뭐가 있을까?
번개가 내려치고, 폭풍이 불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이날.
내가 돌아왔어.
너가 없는 저택으로 나는 돌아왔어.
내가... 너무 늦게 돌아왔다.
자책하고 울부짓는 저 모습...
저건,
당연한 모습이지 않을까?
가장 필요한 순간에 네가 외로운 그 순간에 나는 없었는데
나의 바뀐 모습, 달라진 인생 그 모든게 무슨 소용일까?
너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캐시 니가 없다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걸?
...생각을 해야 될 필요가 있을까?
네가 없는 이 세상에서
히스클리프는 말을 하고 밥을 먹고, 생각을 하며
걷고, 서고, 앉고, 자고 이러한 모든것을 해야 될 필요가 있나?
그럴까?
...그래야만 한다면, 그래야 겠지.
아아아... 다녀왔어 캐서린.
내가...
내가 다녀왔어.
너무 늦었지만, 내가 왔어.
캐서린 나의 아름다운 바이올릿 아가씨.
뿍스
2024/10/01 19:56
히스클리프? 패배후 나온후 금발시체
눈바라미
2024/10/01 19:56
중편이 끝났어! 우린 이제 망했어!
라이온히트
2024/10/01 19:59
아름다운 목소리..
-ZON-
2024/10/01 20:02
림끼야아아알
무난한닉네임
2024/10/01 20:02
여기까지가 중편이고 폭풍의 시작지점입니다
도중에 멈추는 행위따위! 절대! 용납되지않는다!
검은달하얀달
2024/10/01 20:03
집으로 온걸 환영해
루리웹-8614879551
2024/10/01 20:10
축하해. 6장 중편을 끝났어. 이제 하편이야
에인헤리아르
2024/10/01 20:16
저 캐서린 이야기를 훔쳐듣는 부분은 95% 원작이라는게 놀라울 따름... 5%는 발명쪽 이야기
어떻게... 어떻게 진심으로 사랑하는 연인이 저런 대사를 할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