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언제 도박을 하고 재산을 탕진하고 끝내 파산하여 저택까지 여동생에게 뺏기는 처지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저 몰꼴로 비참하게 세상을 떠도는 이유가 된 것은 아마도 누군가 그를 그렇게 만들도록 설계한 판에서 큰 빚을 지게 된
부분이 가장 클 것이다.
겨우 힘을 추스린 힌들리가 가까스로 일어나며 상대를 향해 소리치고 삿대질한다.
적어도 이자리까지 오게 만든 파멸의 원흉이 누구인지 확실하다고 판단된 증오 섞인 외침
허나 그 증오는 어느세 타인과 세상을 탓하는 변명으로 이어진다.
반성을 바라기엔 너무나 어긋나게 커버린 이 도련님을 누가 과연 수정시킬수 있을까?
어찌보면 패배의식 가득한 그의 원망섞인 증오를 받아야 할 주변인들에게 용서를 구하기엔
너무 늦은 힌들리의 비틀린 심보는 아까부터 참으로 듣기 고약했다.
그리고, 늘 그렇듯
비틀린 마음과 그 마음이 끝내 한계치 까지 다다른 자에겐 언제나 찾아오는 것은.
총 3번, 아니 어쩌면 4번일지도 모르는 현상
도시에서 어느순간 시작된 악몽 혹은 악의 가득한 어느 누군가의 선물
예전의 도시였다면 그저 광인의 허우적 거림으로 보였을 장면이지만
이후의 도시에게 있어서 저 현상은 도시민들이 가장 경계해야 될 무언가
뒤틀림 현상.
지금 힌들리, 그에겐 뒤틀림이 내려오고 있다.
자식이 아버지에게 듣기엔 무척 안타까운 말이지만, 언쇼씨의 안목이 정확했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자식은 끝끝내 어긋나 도시에서 제일 주의해야 될 현상에까지 발을 디뎠으니
유일무의한 후계자인 장남이 한계를 마주한 가장으로서 언쇼씨의 심정에 대한 비탄감이 살짝이나마 공감간다.
다들 환상체 이상으로 추악한 모습으로 변하여 전투를 치뤄야만 했지.
저번 검계 사건과는 다른 의미의 뒤틀림 아니 정석적인 뒤틀림이기에 막을 수 없다 말하는 파우스트의 말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오직 힌들리가 뒤틀리고 난 이후에 이 지하실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며 막아내야 한다는 뜻
파우스트는 이미 언덕아래로 굴러간 돌을 막을 수 없다고 담담히 문장의 끝맺음을 한다.
그의 이때까지의 삶의 태도가 어찌됬든, 심정적으로 눌러담고 있던 생각과 감정이 봇물처럼 흘러 넘치는 힌들리의 모습.
그의 원통함과 비애는 비틀린 감정과 고치지 않는 태도가 낳은 비극이지만 그것을 이해하기엔 저자는 너무나 자괴감으로 그득한
자기애의 에고가 넘치는 남자다.
그 모습을...
히스클리프는 고통과 고난의 주체였던 힌들리임에도 그가 가진 괴로움의 토로를
안쓰럽게 바라볼 수 없었다.
힌들리의 육신이 무너지고 뒤틀리고 재생하고 크기를 불어간다.
뒤틀림 현상의 끝맺음
한때 사람이라 불렸던 이의 흔적은 한낱 짐승으로 변모하였다.
눈앞에 있는 것은 힌들리가 아닌 커다란 입과 들쭉날쭉한 날카로운 이빨을 지니고
피고름이 섞여 눌러붙은 누린내는 엉킨 털이 그득그득 나고
누린내와 다른 하수구 썩는 악취를 신체 곳곳에 풍기는
자괴감의 괴물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뒤틀림 현상은 누군가의 악의가 아닌 그 누군가의 선의에서 온 선물임. 그렇기에 더욱 두려운거고.
성우님의 연기가 좋아서 동정심이 생길정도
저런 절망스런 도시에서 그나마 발버둥 칠수잇게해주는 선물이 뒤틀림이라는거지
와이타로
2024/09/29 23:31
뒤틀림 현상은 누군가의 악의가 아닌 그 누군가의 선의에서 온 선물임. 그렇기에 더욱 두려운거고.
ARASAKI
2024/09/29 23:36
악의는... 아니긴 해.
다른 방향으로 풀어주니까 마음을
뿍스
2024/09/29 23:34
성우님의 연기가 좋아서 동정심이 생길정도
나일로스
2024/09/29 23:36
저런 절망스런 도시에서 그나마 발버둥 칠수잇게해주는 선물이 뒤틀림이라는거지
무난한닉네임
2024/09/29 23:38
뒤틀렸는데 뒤틀림조차 허접하게 귀여워서 수상할정도로 돈이 많은 그들의 표적이 되어버린 힌들리쿤...
그래도 그들의 사랑은 얻게됬으니 좋아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