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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아카) 추하게 재업하는 뿔갈이 괴문서.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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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 선생님이야. 들어가도 되지?"



히나의 집무실 앞에서 선생님이 히나를 불렀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몇 번이고 노크를 하면서 불렀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차피 아코 허락도 받았으니 그냥 들어가도 상관 없지 않을까?'

"히나? 선생님 들어간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집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서류더미를 이불 삼아 헤일로를 꺼뜨린 체 책상에 엎드려 있는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자고 있나 보네? 혼자서 그렇게 다 떠안지 말라니까 또 혼자서 처리하고 있구나? 기특한 것.'



선생님은 자고 있는 히나 옆에 앉아 머리를 쓰다듬으며 힐링을 하고 있었다. 바닥에 울려 퍼지는 둔탁한 소리를 듣기 전 까지.



[툭!]



'툭...?'



소리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바닥을 확인 하던 중, 바닥에 있으면 안되는 물건을 보고 말았다.



'......뿔? 이게 왜????'



손에 쥐고 있는 뿔을 본 다음 히나의 뒤통수를 확인해보니, 뿔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그루터기만 남고 전부 잘린 나무 밑둥 같은 모습의 무언가가 눈에 보였다. 혹시나 싶어 짝을 맞춰보니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 마냥 그루터기와 뿔의 사이즈가 딱 맞아 떨어졌다.



'어떡하지? 어쩌면 좋지? 풀로 붙이면 되나?'

"하아아... 간만에 숙면을 취한 거 같아."

"와아아악!! 히나? 일어났니?"

"선생님? 언제 왔어? 왔으면 왔다고 얘기라도 해주지."

"아하하...... 그게...."



숙면을 취해서 그런지 기분이 좋아보이는 히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가볍게 폈다.



"으으응~ 최고의 낮잠이었어. 머리도 가벼운 느낌이 드는게, 지금부터 철야를 해도 멀쩡할 거 같아. 그런데 선생님, 왜 자꾸 깜짝깜짝 놀라는거야?"

"어... 아무것도 아냐?"

"수상한데... 왜 자꾸 내 얼굴을 보면서 눈치를 보는걸까?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와! 와! 와! 그럴 리가 없잖니?!?!"

"아냐, 선생님 뭔가 이상해. 왜 손은 자꾸 뒷짐 지고 있는거야? 숨기는거 있지?"



히나는 선생님을 추궁하면서 뒷짐 진 손을 필사적으로 잡아 당겼다. 가녀린 성인은 여고생 앞에서 무력하게 손에 든 물건을 빼앗기고 말았다.



"저기... 히나? 이건 설명하면 좀 긴데... 사고라면 사고이기도 한데..."

"아아... '그 날'이었네. 잊고 있었다."

"'그 날?'"



선생님 손에 쥐여진 뿔을 보며 히나는 무덤덤하게 '그 날'이라고 말했다.



"선생님은 익숙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키보토스에서도 흔한 건 아닐테니깐."

"응...?"



영문을 모르는 선생님 상대로 히나는 '그 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별건 아니고, '뿔갈이'야. 말 그대로 주기적으로 뿔이 힘을 잃고 몸에서 분리가 되지."

"아픈 건 아니고?"

"전혀. 아픈거면, 아까 뿔이 떨어졌을때 잠에서 깼겠지."

"이거... 다시 자라는거 맞지?"

"선생님, 나 걱정 해주는 거야? 걱정하지 마. 뿔은 다시 자라니깐." 



선생님은 자기 때문에 뿔이 떨어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런 선생님을 본 히나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한 마디를 꺼냈다.



"그... 선생님? 선생님이 원한다면 그 뿔, 가져도 좋아."

"이걸? 내가?"

"몸에서 떨어진거라 기분이 나쁜거야? 그런거면 미안해."

"아... 아냐! 소중하게 간직할게."

"정말? 고마워,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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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이유 때문에 내가 이걸 들고 있는 것이란다."

"그게 선생님 손에 히나 선도부장님 뿔이 있는 이유라구요?"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분위기가 그렇게 되버렸단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그건... 조금 있다가 알려드릴게요. 마침 저도 선생님에게 드릴 물건이 있거든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검은색 게헨나 교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금발의 미소녀는 품 속에서 작은 유리병을 꺼내 선생님에게 전달했다. 코르크 마개로 밀봉한 투명한 유리병 속에는 회색빛 가루가 들어있었다. 병을 흔들자 잔잔하게 담긴 가루는 회색빛 파도가 되어 물결치듯 유리병을 철썩 두드렸다.



"아카리? 이건 또 뭐니?"

"음... 선생님에게 전달하는 '선물' 이라고 하면 될까요? 후훗~"



말을 끝낸 아카리는 미소를 지으며 선생님의 대답을 기다렸다.



"뭔지는 몰라도 유리병에 예쁘게 담겨있네. 흔들면서 가루가 유리병에 부딪치니까 바다에 온 것 같은 소리도 나고."

"어머나, 그런가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정말 기쁘네요."

"내가 이런 걸 받아도 되는거야?"

"그럼요, 물론이죠-☆"



그 대답을 긍정으로 받아들이고 유리병을 호주머니에 넣은 다음 선생님은 아까의 질문을 다시 꺼냈다.



"그래서 아까 얘기로 다시 돌아가보자면... 히나가 나한테 준 그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니?"

"그건 말이죠. '제 모든 것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입니다."

"모든것을 당신께... 뭐?!?!"

"선생님, 게헨나에서 뿔은 특별한 의미가 있답니다. 필요가 없어진 부분이어도, 자신의 일부를 남에게 주는 건 크나큰 결단이 필요하다구요."



생전 접해보지 못한 문화에 어안이 벙벙해진 선생님 상대로 아카리는 살며시 다가와 귓속말로 소근거렸다.



"선생님? 혹시 Horn과 Antler의 차이를 아시나요?"

"응?"

"Antler는 '그 날'이 오면 온전하게 몸에서 떨어지고, Horn은 계속 자라나기 때문에 '그 날'이 오면 손질을 해줘야 한답니다."

"... 설마 이거?"

"네, 맞습니다, 바로 그런 의미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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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괴문서니까 토씨 하나 안틀리고 재업해도 문제 없을거야 (개뻔뻔)

댓글
  • 지나가던 대파 2024/08/13 15:53

    그날 이후 게헨나 학생들이 손수 만든 조각품들이 왔다. 경쟁적으로 말이다. 그 재료가 "뿔"이란 이야기가 돌자
    트리니티에서는 경쟁적으로 배게 혹은 인형을 선물했다. 그 속에는 깃털이 가득했다.


  • Esper Q.LEE
    2024/08/13 15:46

    누군지 몰라도 이상한 사람이 분명함 ㅋㅋ

    (tzqSuI)


  • 지나가던 대파
    2024/08/13 15:53

    그날 이후 게헨나 학생들이 손수 만든 조각품들이 왔다. 경쟁적으로 말이다. 그 재료가 "뿔"이란 이야기가 돌자
    트리니티에서는 경쟁적으로 배게 혹은 인형을 선물했다. 그 속에는 깃털이 가득했다.

    (tzqSuI)


  • 루리웹-9381563852
    2024/08/13 16:27

    이쪽 세계관은 알을 안낳나?

    (tzqSuI)

(tzqSu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