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전학생이 왔다.
자리는 바로 내 옆 자리.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점점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졌다.
가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전학생에겐 죽은 누나가 있었다고 한다.
누나는 신경계의 난치병으로, 의식은 있지만 신체를 잘 움직이지 못하여,
죽기 전 몇 달 동안은 자주 죽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고 한다.
엄청 무거운 이야기를 초면에 이야기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만큼 나를 친구로 대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방과 후, 전학생 집에 놀러가기로 했다.
전학생의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시는데, 두 분 다 밤이 깊어야 돌아오신다고 한다.
방에서 게임하면서 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전 학교 혹은 지금 학교에 대해.
그러다가 문득,
"아, 너네 돌아가신 누나 말인데……." 라고 물어보려고 하는데,
전학생의 얼굴이 순간 바뀌면서 "그 이야기는 이제 됐고." 라며 화를 냈다.
나는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왠지 분위기도 이상해지고 거북해져서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전학생에게 말을 건네자, 허물없이 대해주었다.
전학생도 어제 화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뭐 그리고는 친구로 사이좋게 지내자고 했다.
그런데 며칠 뒤.
전학생이 학교를 쉬었다.
선생님의 말씀으론,
어젯밤, 집에서 계속 투병생활 중이었던 누나가 죽었다고 한다.
마레노
2024/07/03 23:04
누나가 들어버렸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