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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사마귀 여인

[ 부장님. 저 너무 무서워요. 지금 와주실 수 있으세요? ]

김부장은 아까 홍혜화의 부탁을 거절한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집으로 달려갈 순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지금 회사 임원과의 중요한 술자리 중이었다. 
그의 나이도 머지않아 오십. 확실한 줄을 만들어 대비해야 할 시기였다.

" 김부장, 표정이 왜 그러나? 내 말 듣고 있나? "
" 예? 아! 아닙니다, 듣고 있습니다. "
" 흠. 어쨌든, 그러니까 내 말은 김용필이 그 자식이 말이야-. . . "

김부장은 임원의 말에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머릿속은 온통 홍혜화로 가득했다.

홍혜화. 그녀는 참 묘한 여자였다.
순수했지만 부도덕했다. 조금 잘해준 것만으로도 크게 감동하는 여자였고, 유부남 직장 상사에게 '사랑하는 것 같다'며 고백하는 여자였다.

처음 김부장은 점잔을 빼며 그녀를 타일렀지만, 금방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는 몇 년째 우울증을 앓고 있는 아내에게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럴 때 젊고 아름다운 홍혜화와의 만남은 너무나 신선한 것이었다.

결국, 대놓고 말만 하지 않았다뿐이지, 둘은 곧 연인처럼 발전했다.
사적인 문자를 나누고, 데이트를 하고, 술기운에 키스도 했다.
그녀로 인해 김부장은 하루하루가 새롭고 즐거웠다. 이렇게나 두근거리는 나날은 그의 인생에서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바람을 피우고 있단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직 최후의 선은 넘지 않았다는 정당화.
말하자면 플라토닉한 사랑! 그는 그녀를 아직, 플라토닉하게 사랑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이 밤에 자신을 불렀다?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무슨 일일까? 말할 수 없는 이유란 게 뭘까? 당장 내가 필요한 일이 무엇일까? 다급하게 내게 전화를 해야만 했던 이유가 뭘까?

" ... "
" 김부장 알겠나? 그러니까 자네도 김용필이가 추진하는 일을 너무 간단히 해주지 말란 말이야. 자세히 검토도 좀 해보고- "
" 저, 저기-! 죄송한데! "
" 응? "

김부장은 자신도 모르게 임원의 말을 끊으며 빠르게 말했다.

" 제가 정말 급하게, 저! 아까 제 아내가 계단에서 굴렀다는 전화를 받아서...! 죄송합니다만 아무래도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
" 으,응? 아~ 그랬나? 이 사람아 말을 했어야지! 어서 가보게. "
" 죄송합니다! "

김부장은 황급히 술집을 벗어났다. 이런 멍청한 판단이 스스로도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는 임원과의 중요한 자리보다 홍혜화를 택했다.

급히 차에 올라탄 김부장은 그녀의 빌라로 차를 출발시켰다. 어두운 밤하늘에 빗방울이 한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핸들을 잡지 않은 다른 한 손으로 급히 전화를 걸어보는 김부장. 한데,

[ 연결이 되지 않아-. . . ]

" ?! "

인상을 찌푸린 김부장의 마음이 더욱 급해졌다. 무슨 일일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온갖 상상으로 불안해하던 김부장은, 그녀의 빌라에 도착하자마자 우산도 없이 차에서 내렸다. 곧장 빌라로 달려가, 2층 201호의 벨을 누르며 소리쳤다.

" 혜화야! 혜화야! "

그러나 응답이 없는 집. 김부장은 다시 한번 벨을 누르며 문을 두드렸다.

" 혜화야! 안에 없어?! 혜화야! "

여전히 응답이 없자, 일그러진 얼굴로 다시 벨을 누르려던 그때,

' 칙! '

스피커 폰이 응답했다. 

" 아! 혜화야! "

카메라 앞에 선 김부장,

" 혜화야! 괜찮아? 무슨 일이야? 왜 갑자기 핸드폰은 "

[ 괜찮아요. ]

" ?! "

스피커 속 홍혜화는 낮은 음성으로 김부장의 말을 끊었다.

[ 아무 일도 아니에요. 다 괜찮아요. 내일 봬요. ]

" 뭐? 아니, 아까 전화로 분명히 "

[ 아니요, 괜찮아요. 괜찮으니까 내일 봬요. ]

" 무슨... 아니, 일단 문 좀 열고 "

[ 아뇨. 지금 너무 피곤해서요. 내일 회사에서 봬요. ]

" 그런... "

스피커폰이 끊어지고, 당황한 김부장의 눈이 흔들렸다.
이게 무슨 일인가? 무섭다고 당장 와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 갑자기 이게 무슨 태도일까? 
그는 어떤 짐작도 떠올릴 수 없었다.

김부장은 다시 한번 벨을 누르려고 손을 뻗지만,

" ... "

미간을 찌푸리며 멈췄다. 그와 그녀의 미묘한 관계 때문이었다. 그는 나이가 훨씬 어린 홍혜화에게, 집착하는 느낌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결국 돌아서는 김부장은 심각한 얼굴로 계단을 내려갔다.

' 쏴아아- '

빌라 정문에서 바라보는 바깥은 비가 꽤 많이 내리고 있었다. 비 때문인지 미련 때문인지 정문을 벗어나지 못하고 밖을 바라보는 김부장.
복잡한 생각에 잠겨있던 그는 갑자기,

" ?! "

바깥에 주차되어 있던 어떤 차에 시선을 고정했다! 

" 최대리...! "

김부장은 그 차를 보자마자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최무정 대리. 그는 홍혜화에게 사랑을 고백했던 남자였다. 그리고 김부장과 홍혜화의 미묘한 관계를 눈치챈 남자이기도 했다.
마음이 약한 홍혜화는 계속된 최무정의 애정 공세를 강하게 거부하지 못했는데, 김부장은 신경 쓰이면서도 차마 뭐라 하지는 못했다.

사실, 김부장은 자신보다 훨씬 젊고 총각인 최무정에게 지는 마음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혜화가 마음을 고백한 건 김부장이었고, 그 사실은 그에게 커다란 우월감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그동안은 최무정이 그에게 틱틱대며 공격적으로 행동해도, 다 웃으면서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시간에 최무정이 홍혜화를 방문했다?

" ... "

그것은 김부장이 이를 악물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는 바로 상황을 이해했다.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홍혜화가 최무정을 불렀고, 그는 한달음에 달려왔다. 지금 홍혜화의 집 안에는 최무정이 있고, 그래서 자신을 이렇게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김부장의 고개가 천천히 계단으로 돌아서고, 몸이 뒤따랐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그의 얼굴은, 절대 이대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당장 거칠게 계단을 오른 그는 벨을 눌렀다!

' 삐삐삐-! '

잠시 뒤, 스피커 폰이 열렸을 때 김부장이 낮게 물었다.

" 안에 최대리가 있나? "

[ ... ]

스피커 폰 너머의 침묵은 긍정이었다. 

" 문 열어 혜화야. "

[ ...그냥 돌아가세요. ]

" 너...! "

홍혜화의 태도는 김부장을 더욱 분노케 했다.

" ...문 열고 얘기하자 혜화야. "

[ ...제발요. 제발 그냥 돌아가세요. ]

" 혜화야. "

[ ... ]

" 혜화야! "

김부장은 감정이 실린 손짓으로 문을 '쿵!'쳤다. 
스피커 너머로 침묵이 이어졌다.
그러다 갑자기,

[ 저를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으세요? ]

" 뭐...? "

그녀의 질문은 김부장의 미간을 좁아지게 했다. 그녀는 다시 한번 또박또박,

[ 저를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으세요? ]

" ... "

김부장은 질문의 의도를 고민했다. 그리고 안에 들어가 있을 최무정에 대해서도.  
그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 그래. 뭐든지 할 수 있다. "

[ 살인도요? ]

" ! "

뜻밖의 말에, 김부장의 눈이 흔들렸다!
살인? 살인이라고??
김부장은 잠시 당황했지만, 여기서 부정할 순 없었다.

" 그래. 난 너를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다. 살인까지도. "

[ ... ]

잠깐의 침묵 뒤, '철컹' 문이 열렸다.
그리고 김부장은 두 눈을 부릅뜨며 그 자리에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손과 옷이 온통 피에 젖어 있었다.

.
.
.

" 혜화 네가 사람을 죽였다고...? "

" 실수였어요! 저는 그냥 그 여자를 뿌리쳤을 뿐인데, 멋대로 넘어져서 머리를...! 정말 저는 죽이려고 그런 게 아니었어요! 그 여자가 멋대로! "

홍혜화는 흐느꼈다. 그런 그녀의 어깨를 최무정이 토닥였다. 그 손끝이 김부장의 시선에 몹시 걸리적거렸다.

" ...그럼 자네는? "
" 혜화의 연락을 받고 왔습니다. 그럼, 김부장님은 어쩐 일이십니까? "
" ... "

노골적인 적의를 표하는 최무정의 눈과 김부장의 눈이 강하게 부딪쳤다.
최무정은 곧 "흥" 눈을 돌리며,

" 혜화를 생각하신다면 비밀만 지켜주십시오. 제가 다 알아서 할 테니. "

김부장의 눈썹이 꿈틀했다.

" 뭘 알아서 한단 말이지? 자네가? 왜? "
" 혜화를 사랑하니까요. "
" ... "

숨도 쉬지 않고 대답하는 최무정의 모습을 김부장은 잠깐 노려보았다. 그리고 무표정하게,

" 됐네. 자네는 그만 가보게. 뒷일은 내가 처리할 테니. "
" 하? "

최무정은 기가 찬 듯 입꼬리를 올렸다.

" 뭘 하시겠다고요? 아니, 뭘 어떻게 하실 건데요? 예? "
" 그건 자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 "
" 저는 이렇게 할 겁니다. "

최무정이 김부장의 말을 끊으며 한 손에 든 가방 하나를 들어 보였다.

" 이 안에 사람 머리가 들어있습니다. "
" ?! "

놀란 김부장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최무정은 그런 반응을 비웃듯이,

" 저기 저 가방에는 상반신이, 욕실에는 하반신이 있습니다. 혜화와 제가 함께 잘랐습니다. 우린 이미 운명공동체입니다. "
" ... "
" 제가 혜화 대신에 이 시체를 가져가서 처리할 겁니다. 혜화도 모르는 곳으로 말입니다. 시체만 없으면 혜화는 무사할 수 있습니다. "
" 그 무슨- "
" 제가 그러는 사이, 혜화는 그 여자의 옷을 입고서 빌라 정문을 지나갈 겁니다. 그럼 만에 하나 혜화에게까지 수사가 벌어지더라도 혜화는 안전합니다. "
" ... "

김부장은 할 말을 잃었다. 최무정의 얼굴은 결의에 차 있었고, 홍혜화는 그런 그에게 의지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게,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김부장은 둘의 그 모습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 ...내가 하지. "
" ? "
" 시체는 내가 처리하겠어. 자네는 돌아가. "
" 하아. 웃기는 소리 하지 마시고, 늦었는데 어서 댁으로 돌아가시죠. "
" 자네가 가게. "
" 아 진짜! "

얼굴을 찡그린 최무정이 매섭게 노려보았지만, 김부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입술을 깨물던 최무정은 곧 옆으로 비켜서며 손을 뻗었다.

" 가서 보시죠. 시체를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나 봅시다. "
" ...! "

김부장의 눈빛이 조금 흔들렸다. 그러나 곧, 이를 악문 김부장은 말없이 최무정과 홍혜화의 사이를 지나쳐갔다.

" 부장님...! "
" ... "

홍혜화의 울먹이는 목소리를 뒤로하고 욕실 앞에 선 김부장. 잠깐의 틈을 두고 문을 여는데-

" 웁! "

욕실에 펼쳐진 처참한 광경을 보자마자 고개를 돌려버렸다!
피가 가득한 욕실에, 여성의 하반신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 그것 보십시오. "

최무정의 목소리가 김부장을 자극했다. 이를 악물고 다시 고개를 돌려 욕실을 노려보는 김부장.
현기증이 올 것같이 끔찍한 모습이었지만 그는 외면하지 않고 오기를 부렸다.

" 자네는 가봐. 내가 처리하지. "
" 하? 아니 정말 진짜! "

답답한 듯 다가온 최무정이 김부장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김부장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곧, 입술을 깨문 최무정이 고개를 돌려 시체를 담아둔 가방을 바라보았다. 
복잡한 얼굴로 미간을 모으던 최무정은 결국,

" 알겠습니다. 그럼 부장님이 하체를 처리해주십시오. 어차피 제가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건 상체뿐이었습니다. 어쩌면...이게 더 안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누어 가져간다면 가방 안에 사람이 있을 거란 생각은 절대 하지 못할 테니까.. "
" ... "

한숨을 내쉬며 김부장을 복잡하게 바라보는 최무정.
김부장은 홍혜화의 얼굴을 한번 바라보고, 두려움에 떠는 눈동자를 확인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 ...그게 가장 혜화에게 좋은 방법이라면, 그렇게 하지. "

.
.
.

장대비가 쏟아지는 어두운 밤의 골목.

' 철컥! '

차 트렁크에 가방을 싣고, 운전석에 올라탄 김부장은 핸들을 잡고서 그대로 굳었다.
그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지금, 무수히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걸까? 내가 이렇게까지 할 만큼 홍혜화를 사랑했나? 아니, 나는 이렇게까지 할 만큼 홍혜화를 사랑한다. 근데 혜화는 왜 사람을 죽였지? 실수? 그래, 혜화라면 실수였겠지. 근데 최무정 이 머저리 같은 놈은 왜 혜화에게 바로 자수를 권하지 않았지? 자수? 지금 가서 자수할까? 가능한가? 돌이킬 수 있나? 아니야 그럴 순 없어. 근데 이 미친, 시체를 토막 낸다는 생각은 도대체 어떤 미친 생각으로 저지른 거야?

" ... "

복잡한 생각들은 끊어질 것 같지 않고, 김부장은 얼굴을 찡긋하며 시동을 걸었다.
그나마 쏟아지는 빗줄기와 어두움이 있어 다행이었다. 
밝은 대낮이었다면 절대 시도조차 못 했을 시체 유기를 향해, 그는 차를 출발시켰다.


김부장은 휴가 때 바다냐 산이냐를 선택하자면, 산이었다. 지금도 그는 바다냐 산이냐를 고민하다가 산으로 향했다.
기억을 더듬어, 네비를 더듬어 산을 찾아다닌 김부장은 4번째로 만난 산에서 차를 세웠다. 

" 후우. "

중간에 구입한 우비를 챙겨입은 김부장은 차 트렁크로 가서 여행 가방을 꺼냈다. 느껴지는 무게는 대략 30kg 정도. 올라갈 산을 생각하니, 그나마 반절 시체라 다행이란 어이없는 생각도 들었다.

김부장은 산을 오르며 몇 번이고 주변을 살폈다. 그는 국민학교 여름방학 때, 담력시험이란 명목으로 산에 올랐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귀신이 무서웠지만, 지금은 자신이 들고 있는 가방이 무서웠다.
홍혜화의 집에서 자신이 직접 가방에 넣었었다. 빌어먹을 최무정이 넣어줄 리가 없었고, 홍혜화에게 시킬 수도 없었다.
그냥 마네킹이라고 몇 번이고 속으로 되뇌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확실한 인간의 하체. 그 모습과 촉감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올랐고, 아마 평생 잊혀질 것 같지도 않았다.

등산로를 벗어나, 30분 정도를 더 움직인 김부장은 지쳐 주저앉았다. 
절대 들키지 않을 깊은 곳에 묻어야 한다던 처음의 생각은, 이 정도면 괜찮다로 바뀌었고,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욕구만이 그를 지배했다.

김부장은 그 자리에서 삽질을 시작했다. 아마, 군대를 나온 뒤로 처음 하는 삽질이 분명했다. 사회에서 삽질을 할 일이 있었을 리가 없다.

" 허억.. 허억.. 허억.. 으아아-씨! "

땅을 생각보다 잘 파지지 않았고, 김부장은 욕이 나올 정도로 접이식 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런 쓰레기 같은 삽은 판매 중지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온통 머릿속에 가득했다.

몸이 지치니, 시체에 대한 생각은 조금 덜해졌다. 김부장은 무아지경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삽질만 했다. 파고, 파고, 파고, 파고. . .

" 흐아-!! "

어느 순간 뒤로 넘어가며 삽을 내동댕이치는 김부장. 그의 체감으로는 적어도 어깨높이까지는 팠다. 여기서 더 팔 생각도, 힘도 없었다.
한참 숨을 고르던 김부장은 구덩이에 가방을 통째로 묻었다. 미친 듯이 흙을 덮고, 주변을 끌어당겨 위장했다. 
만약 누군가 자세히 살핀다면 이상해 보일 것 같은 불안감이, 자꾸만 주변의 지물을 끌어당기게 했다. 
하지만 영영 그러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어느 정도 덮은 뒤에 산을 내려갔다.

헐레벌떡 차에 도착한 김부장은 트렁크를 열고, 비를 맞든 말든 우비를 벗어 던졌다. 곧장 운전석으로 몸을 움직이다 인상을 찌푸리며 욕설, 흙투성이 신발과 양말마저 벗어 던졌다. 
완전히 젖어버린 몸을 운전석에 실은 김부장은,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것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산에서 멀어질수록 김부장은 마음이 진정되는 걸 느꼈다. 그때, 최무정에게서 전화가 왔다.

[ 김부장님. 시체를 어떻게 하셨습니까? ]

" 그걸 꼭 알아야 하나? 아무도 찾지 못할 곳에 묻었으니까 걱정은 집어치워. "

[ 하-아...김부장님처럼 다 가지신 분이 왜...이해할 수 없군요. 홍혜화 씨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셨어야 합니까? ]

김부장의 얼굴이 기분 나쁘게 찌푸려졌다.

" 난 혜화를 위해서라면 이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어. "

[ ... ]

김부장은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을 강력하게 내비쳤다.

.
.
.

김부장은 아침 6시가 넘어서 집에 도착했다. 그는 샤워 후 옷을 갈아입고 바로 출근했다.
밤새 걱정이 되어 홍혜화에게 연락을 해봤지만, 어제 이후로 그녀의 핸드폰은 계속 꺼져있었다. 
어차피 세 사람 다 오늘 꼭 정상적으로 출근해야만 했으니, 회사로 가면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평소보다 이르게 도착한 김부장은 홍혜화가 출근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최무정이 먼저였다.
복도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불편한 얼굴로 서로를 보았다. 

" ... "
" ... "

둘은 복잡한 얼굴로 서로를 보다가 지나쳤다. 상황이 그랬다. 뭐라 길게 대화를 나눌 수가 없었다.

홍혜화는 평소보다 늦게 출근했다.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던 김부장은, 그녀가 사무실로 들어오는 걸 확인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 혜화 씨. "
" 네... "

안색이 안 좋은 홍혜화가 김부장에게로 다가왔다. 주변 다른 사원들의 눈치를 보던 김부장은, 작게 말을 끌었다

" 어제 일은... "

그러자 땅을 바라보며 급히 고개를 흔드는 홍혜화. 

" 아무것도 몰라요 전. 아무것도.. "
" ...그래요. "

김부장은 그녀의 태도를 이해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일이 끝난 뒤의 약속을 잡으려고 입을 열었다. 
한데,

" 혜화 씨! "

최무정이 홍혜화를 불렀고, "아" 돌아본 그녀는 김부장에게 묵례한 뒤 최무정에게로 향했다.

" ... "

심각한 얼굴로 대화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김부장. 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홍혜화는 최무정과 눈과 눈을 마주하며 얘기하고 있었다. 자신과 있을 때와는 달리.
김부장의 주먹이 아프게 쥐어졌다.

.
.
.

김부장은 종일 속이 끓었다. 홍혜화가 자신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단 느낌 때문이었다.
그러면서도 최무정과는 틈만 나면 붙어 있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김부장은 어젯밤 최무정이 말했던 '운명공동체'란 말이 떠올랐다. 둘이서 함께 시체를 자르고 계획을 세우면서 급격히 친해졌단 말인가? 아니면 무슨 약속이라도 했을까? 그래서 자신과 일부러 거리를 벌리는 걸까?
그렇다면 그건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내가 한 일은 무엇이란 말인가?! 나도 그녀를 위해 산에서 그 지랄을 했는데! 

김부장은 굳이 홍혜화의 자리까지 찾아가서 퇴근 후에 보자는 말을 중얼거렸다. 
하지만 다시 자신을 찾아온 홍혜화는,

" 오늘은 죄송해요 부장님. "
" ... "

김부장은 홍혜화가 최무정과 함께 퇴근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질투를 넘어선 어마어마한 분노가 솟아올랐다.

.
.
.

김부장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거칠게 정장을 내팽개치며 냉수를 찾아 들이켰다. 
그는 퇴근하자마자 홍혜화의 집에 찾아갔었지만, 그녀는 없었고 핸드폰도 여전했다.
지금 홍혜화가 최무정과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미칠 듯 속이 끓었다.

" 빌어먹을! "

그는 소파에 털썩 앉아 미간을 좁혔다.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제의 일과 관련된 일일까? 왜 말을 해주지 않을까? 자신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후우- "

김부장이 크게 숨을 내뱉을 때, 방문이 열리며 아들이 나왔다.
아들의 표정은 몹시 화가 나 있었다.

" ...엄마는? "
" ? "

아들의 질문에 김부장이 미간을 좁히며 무슨 소리냐는 표정을 짓자, 아들이 톤을 높였다.

" 엄마는 왜 안 들어 오냐고! 아빠 때문이야? "
" 뭐가 안 들어와? 네 엄마가 왜? "
" 뭐? "

김부장이 퉁명스럽게 되묻자, 눈이 커지는 아들.

" 어젯밤에 엄마랑 있었던 거 아니야?! "
" 뭐라고? "
" 엄마랑 같이 집에 안 들어 온 거 아니었냐고! "
" 뭐라는 거야? "

김부장의 얼굴이 짜증스레 찌푸려지자, 아들이 소리 질렀다!

" 어제 엄마가 아빠 회사에 찾아갔잖아! 어?! "
" 뭐? 무슨.. "
" 아빠 바람피운다며-! "
" ?! "

깜짝 놀라 눈이 커지는 김부장!
아들은 악을 쓰며 소리쳐댔다.

" 정말이구나?! 진짜 씨! 어떻게 엄마를 두고 바람을 피워?! 진짜 아빠 미쳤어?! "
" 그, 그 "
" 엄마 지금 전화도 안 된다고! 엄마 어디 갔냐고 진짜! 아빠가 책임지고 엄마 찾아와! 진짜...! 진짜 아빠는 쓰레기야-! "

눈시울이 붉어져 악을 쓰다가, 방문을 '쾅!'닫고 들어가 버리는 아들.
김부장은 쫓아가서 변명할 수도 없었다. 바람을 피우다 들켰을 때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당혹스러운 얼굴로 아들의 방문을 보고만 있는 김부장. 

김부장은 어제 회사에서 아내를 만난 적이 없었다. 아내가 찾아왔다는 소식조차 듣지 못했다.
그런데 아내가 회사에 찾아왔다니? 그럼 아내는 누굴 만나

" ! "

바람을 눈치챈 아내가 회사에 왔다면 만날 사람은 두 명뿐이다. 김부장과 홍혜화. 
그럼 아내는 어제 홍혜화와 만났을까? 홍혜화는 왜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을까? 아내는 왜 돌아오지 않을까? 연락이 되지 않을까?

홍혜화는 어제, 누구를 죽인 걸까.

" ... "

김부장의 두 눈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그의 고개가 천천히 저어졌다. 설마. 설마 아닐 것이다. 그 하반신을 자기가 직접 가방에 담지 않았던가? 설마 15년을 같이 산 여자를 못 알아볼까? 아무리 하반신뿐이라 할지라도, 설마 자신이 그걸 못 알아볼까.

" ... "

김부장은 자신도 모르게 홍혜화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와 동시에 생각했다.

전화를 걸어서 뭐라고 물어본단 말인가? 내 아내를 죽였냐고? 어제 내가 묻은 시체가 내 아내였느나고?

[ 연결이 되지 않아-. . . ]

설마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아내의 다리였다면 자신이 알아봤다. 어제 '그것'은 100% 아내가 아니었다.

" ... "

정말일까? 정말로 내가 알아볼 수 있나? 아내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무릎이 어떻게 생겼었지? 발가락은? 복숭아뼈는?

" ... "

김부장은 최무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 무슨 일이십니까? ]

" 홍혜화와 함께 있나? "

[ 아니요 저 혼자입니다. ]

" 그래...하나만 묻자. 어제 혜화네 집에서 죽은 그 여자...누군지 아나? "

[ 모릅니다. ]

" 자네 내 와이프 얼굴 본 적 있지? "

[ ... ]

최무정은 잠깐 침묵했다. 그 침묵이 길어질수록 김부장의 심장 고동이 빨라졌다.

" 자네 "

[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제 그 시체의 복숭아뼈 근처에 사마귀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아실 거 아닙니까? ]

" 사마귀... "

통화가 끊어진 뒤, 김부장은 생각에 잠겼다.
복숭아뼈의 사마귀. 아내의 복숭아뼈에 사마귀가 있었던가 없었던가? 

그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15년을 같이 살았는데 기억나지 않는다는 건, 사마귀가 없었기 때문인가? 그게 맞나?

김부장은 애써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설마 아내가 죽었으려고. 설마 자신이 그 시체를 묻었으려고. 당연히 그럴 일은 없다.
다만 지금 조금 신경이 쓰이는 것은, 오늘 자신을 피해 다녔던 홍혜화의 태도였다. 그 이유가 설마.

" ... "

.
.
.

김부장은 이른 아침부터 초조한 마음으로 홍혜화가 출근하기를 기다렸다. 그녀가 빨리 나타나길 바랐지만, 동시에 그녀가 나타나는 게 두려웠다.
만약 아내의 얘기를 꺼냈을 때 홍혜화의 안색이 변한다면? 상상만으로도 아찔해지는 일이었다.

하지만 김부장은 홍혜화를 만날 수 없었다. 아침부터 찾아온 다른 손님들 때문이었다.

" 김남우 씨? "
" 예? 예... "

김부장은 회사를 찾아온 형사들을 본 순간 '홍혜화가 잡혔구나!' 걱정했다. 하지만 그녀를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 당신을 장진주 씨 살인 혐의로 체포합니다. "
" 예?! "

김부장의 부릅뜬 두 눈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
.
.

억울하다고 소리치는 김부장에게, 형사는 녹음 파일을 들려주었다.


[ 김부장님. 시체를 어떻게 하셨습니까? ]
[ 그걸 꼭 알아야 하나? 아무도 찾지 못할 곳에 묻었으니까 걱정은 집어치워. ]
[ 하-아...김부장님처럼 다 가지신 분이 왜...이해할 수 없군요. 홍혜화 씨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셨어야 합니까? ]
[ 난 혜화를 위해서라면 이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어. ]


" 이, 이건...! "
" 최무정 씨의 증언에 의하면, 김남우 씨는 홍혜화 씨와 불륜 관계였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홍혜화 씨가 미래 없는 관계를 정리하려고 하자, 아내분을 살해하는 것으로 그녀를 붙잡으려 했다고. "
" 말도 안 되는 소리!! "

김부장은 말 그대로 미치고 펄쩍 뛰었다!
더 환장하겠는 것은,

" 홍혜화 씨의 증언도 일치합니다. 자신에게 아내를 죽일 테니까 기다려 달라고 했다고요. "
" 무, 무슨 그런! "

김부장은 미친듯한 배신감에 부들부들 떨었다!
이제 보니, 이것들이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 이, 이것들이...! "
" 아드님의 증언에 의하면, 장진주 씨는 '네 아빠를 만나러 회사로 가겠다'며 3일 전에 집을 나간 게 마지막이었다고 합니다. 또 평소에 장진주 씨의 우울증 때문에 두 분이 다툼이 크셨다고? "
" ... "
" 자~ 그러면, 장진주 씨가 회사로 찾아온 그 날 김남우 씨는 아내분을 살해한 뒤 최무정 씨와 홍혜화 씨에게 알리바이를 맞춰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맞습니까? "
" 뭐요?! "
"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따르는 척했지만, 홍혜화 씨는 결국 자수. 이후 최무정 씨도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인정하십니까? "
" 뭔 개같은! "

분노가 폭발한 김부장은, 미친 듯이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 이야기를 다 들은 형사는 고개를 갸웃했다.

" 두 사람이 장진주의 시체를 토막 내었고, 김남우 씨가 그 하반신을 옮겼다? "
" 예 그렇습니다! "
" 흠... 그럼, '시체 유기죄'는 인정하신다는 겁니까? "
" 그, 그건! "
" 어쨌든, 시체가 있기는 있다 이 말씀이시죠? "
" 아 예! 아, 제가 죽인 건 아니고! "
" 알겠습니다. 그럼 시체를 어디다 묻으셨습니까? 아무도 찾지 못할 곳이라는 게 어디죠? "
" 아 그곳은, "

이후 김부장은 경찰들과 동행하여 산으로 향했다. 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확실히 다른 땅과는 티가 났다.
땅이 파이는 동안, 김부장은 뜬금없는 생각을 했다. 접이식 삽, 발목의 사마귀 같은.

" 가방이 나왔습니다! "

경찰이 소리치자, 김부장은 황급히 다가갔다.
가방이 끌어올려 지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잠금이 열렸다. 

순간, 두 눈을 부릅뜨며 물러서는 김부장!

" 마,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말도... "


가방 속에는 그의 아내 장진주가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전한 상태의 시체로.

김부장을 돌아보는 형사들의 눈이 가라앉았다.

.
.
.

" 가방에서 나온 흉기에서 김남우 씨의 지문이 나왔습니다. "
" 나, 나는...나는 정말.. "

취조를 받는 김부장은 거의 넋이 나간 듯한 얼굴이었다.

" 분명히 토막 난 하반신을 묻었다고 증언하셨지요? "
" 저, 정말입니다! 정말- "
" 이상하지 않습니까? 시체를 묻은 장소는 김남우 씨 본인만 알고 있을 텐데요? "
" 아, 아니! 아니아니, 저는 절대로 아내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

김부장은 떠오르는 모든 주장을 해봤지만, 형사를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그의 말은 이미 신용을 잃었고, 주장은 작위적인 영화의 스토리였으며, 증거는 명확했다.

.
.
.
.
.
.


평생 남편만 바라보고 산 장진주에게 남편의 외도는 충격이었다. 
장진주는 순간적으로 정신이 나갔다. 말 그대로,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 

비가 내리던 그 날 밤, 그녀는 칼을 들고 홍혜화의 빌라에서 잠복했다. 

장진주의 정신이 다시 돌아왔을 땐, 이미 자신의 손으로 남편의 외도녀를 찔러죽인 뒤였다.
그녀는 자신을 믿을 수가 없었다. 살인이라니? 내가 지금 무슨 일을 저지른 걸까?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이란 말인가??

게다가, 그녀가 죽인 여자는 홍혜화가 아닌 홍혜화의 친구였다. 장진주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죄 없는 사람을 죽여버리고 만 것이다.

진짜 홍혜화는 필사적으로 빌었다.

" 제발 살려주세요...제발요...! 제발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
" ... "

이 순간 장진주는 홍혜화를 죽일 마음이 없었다. 살인을 저지른 자신에 대한 충격이 훨씬 더 컸다.
그리고 홍혜화보다는, 남편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 살고 싶으면...제 말대로 해주세요. 그러면 당신을 용서하겠어요. "

이것이 모든 사건의 출발점이었다. 그리고 김부장이 홍혜화의 집으로 달려온 순간, 사건은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장진주가 죽인 그녀의 하반신을 김부장이 들고 떠나자마자, 최무정이 그 뒤를 미행했다. 
그리고 다음 날, 장진주는 토막 낸 그녀에 대한 죗값을 치렀다.

김부장의 파멸은 최무정이 원하는 바였다. 그래도 최무정은 마지막 순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장진주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

장진주는 대답했다.

" 그는 내 발목의 사마귀도 몰라요. "

이유는 그걸로 충분했다.
댓글
  • 복날은간다 2017/09/22 00:28

    깁니다. 오래 걸렸네요. 중간에 상편 하편으로 잘라서 올려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는데... 중요한 부분에서 끊는 절단신공!
    그래선 안 되겠죠? ㅎㅎ; 꾸역꾸역 끝까지 써서 올리네요. 어휴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꼭이요!

    (JF9awD)

  • 배고파파 2017/09/22 01:09

    홍혜화의 친구의 시체를 장진주의 시체로 바꿔치기 한 듯 한데 시체 위치를 어떻게 알았으려나요??

    (JF9awD)

  • 벚꽃향기 2017/09/22 01:10

    와. . . 긴글이지만,
    몰입되서 후딱 읽었어요.
    재밌습니다!!
    제일불쌍한건 홍혜화 친구네요ㅠ

    (JF9awD)

  • mastermind 2017/09/22 01:50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애아빠를 살인자로 만드는 것도 소름이군요... 애는 어떻게 살아갈까...

    (JF9awD)

  • 6ㅇㅅㅇ 2017/09/22 01:54

    자기는 죽고 애아빠는 살인자되고...
    아이만 불쌍해지네요

    (JF9awD)

  • 정말배고파 2017/09/22 02:52

    왜 애한테 감정이입이 더 되는걸까요ㅜㅜㅜ불쌍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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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날은간다 2017/09/22 03:01

    마무리 너무 급했네요. 좀 천천히 썼어야 했는데;
    장진주는 남편이 홍혜화에 대해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시체를 처리하는 것까지도 해줄 수 있을까?
    그리고 남편은 할 수 있었다. 남편의 마음은 그 정도였다. 기어코 남편이 그녀의 하반신을 가지고 나갈 때, 장진주의 결심은 확정지어졌다.
    뭐 이런 문구를 넣었어야 좀 더 부드러웠을텐데;

    (JF9awD)

  • 묻어가자 2017/09/22 03:27

    저는 복날님 글 중에서 이번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인물이 모두 살아있고 문장에 노련함이 있습니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문장에 쉼표가 많아서 줄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말 직전까지는 개연성이 상당히 높았으나
    결말 부분은 개연성이 좀 줄어드는 대신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 드네요.
    많은 우연이 일어났고 일반을 벗어난 인물의 동기가 많아서 개연성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간단한 비평은 더 좋은 글을 추구함을 알기에 도움이 되시라고 남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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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칸치킨 2017/09/22 03:57

    영화한편 본느낌이에요

    (JF9awD)

  • sweetalien 2017/09/22 05:41

    슬퍼요... 슬프네요 정말.

    (JF9awD)

  • 고양이당 2017/09/22 05:58

    오늘도 재밌는글 잘읽었습니다. 만약 저기서 김부장이 '이건 함정이다, 만약 내가 정말로 장진주를 죽여서 여기 묻었다면 금방
    들통날 어설픈 스토리를 지어내지도 않았을 것이고, 무엇보다 끝까지 이 장소를 밝히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주장한다면 어찌될까요?
    그리고 글에 따르면 김부장이 본 시체와 장진주의 시체는 죽은지 약 하루정도의 시간차이가 있는데 부검에서 나온 사망추정시간과 최무정과 김부장간의 통화시간을 대조해보면 들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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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죠지말로리 2017/09/22 20:15

    오... 순간적으로 매우 짧은 히가시노의 소설을 본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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