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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금성을 향한 근성의 베네라 계획.jpg


금성은 태양과 동시에 생긴 지구형 행성으로 수성 다음으로 태양에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금성은 밤하늘에서 달을 제외하면 가장 밝은 천체이며,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이기도 합니다.


금성을 보면 크기가 지구와 비슷하고, 그 조성도 크게 다르지 않은 형제자매와 같은 행성입니다.


그래서 예전 천문학자들은 금성을 '지구와 비슷한 기후지만 태양에 좀 더 가까우니 좀 더 더운 곳 아닐까?' 라고 '순진하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단순히 태양과 금성의 거리를 변수로 흑체복사를 이용해 측정한 온도는 대충 우리나라 여름과 비슷한 기온이 나와야 합니다)


이렇게 지구와 비슷한 금성 탐사를 위해 냉전 시대 미소 양국이 금성 탐사을 위해 탐사선을 보냈는데요.


금성 탐사 에 관한 한 미국보다 소련의 '근성'이 더욱 돋보입니다.


소련의 금성 탐사 계획을 '베네라(Venera) 계획'이라고 하는데, 정말 눈물 없이는 보기 힘든 역사입니다.




베네라 시험기 : 지구 궤도 탈출 실패


베네라 1호: 금성으로 가던 중 통신 실패


베네라 2MV-1 No.1 : 지구탈출 실패, 3일후 지구 재진입...(재진입 = 불에 타 없어짐.. 산화)


베네라 2MV-1 No.2 : 지구탈출 실패, 5일후 지구 재진입


베네라 2MV-2 No.1: 발사 중 3단계에서 로켓 폭발.. 탐사선도 같이 파괴...


베네라 3MV-1 Np.2: 파킹 궤도(일단 금성으로 가기 전에 지구 인공위성궤도에 진입해야 합니다) 안착 실패


베네라 2호: 금성 도착 '직전'에 통신 실패


베네라 3호: 대기 진입 전 통신 실패. 다만 다른 행성에 최초로 '착륙'이 아닌 '충돌'이나마 한 최초의 탐사선

(여기서 조금씩 뭔가 느꼈을 겁니다. 금성이 만만치 않은 곳이라는 것을...)


베네라 4호: 대기 진입 후 대기 측정 후 통신두절. 착륙했을 수도 있지만, 아마 실패했을 듯.


베네라 5호: 대기 진입 후 표면 위 26km 상공 까지의 대기 자료를 측정 후 자료를 잘 보냄. 물론 그 후 통신 두절


베네라 6호: 대기 진입 후 표면 위 11km 상공 까지의 대기 자료를 측정 후 자료를 잘 보냄. 물론 그 후 통신 두절


베네라 7호: 금성 표면에(대기 아님) 제대로 착륙해서 23분 동안 표면 자료를 보내 옴. 물론 그 후 통신 두절

(최초로 인간이 만든 물체가 다른 행성 표면에 '착륙'했다고 보면 됩니다. 사실 착륙했다고 말하기도 뭐한 게, 지구 대기압의 180배, 금성대기압의 2배를 견디게 설게했지만, 낙하산 대부분이 펴지지 않아서 그냥 꼴아박았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래도 23분이나 버티면서 비너스의 표면 온도 자료를 보내왔습니다)


베네라 8호: 표면에 착륙해서 50분 동안 표면 자료를 보내 옴. 물론 그 후 통신 두절


베네라 9호: 표면에 착륙해서 53분 버티면서 최초로 사진을 찍어 보냄. 물론 그 후 통신 두절




베네라 10호: 65분 생존. 사진 전송 성공



베네라 11호: 95분 생존


베네라 12호: 110분 생존. 최초로 금성의 번개를 기록함


베네라 13호: 127분 생존. 금성의 컬러 사진을 찍어 전송함. 현무암 발견(화산활동의 증거 발견)






베네라 14호: 57분 생존. 가장 선명한 사진을 찍고, 가장 선명한 녹음을 함.



(현재까지 알려진 금성 표면 사진 중 가장 선명하고 실제 색에 가까운 사진입니다)




(또한 선명한 바람과 천둥 소리입니다. 다른 행성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희귀한 경험임에 틀림 없습니다. 꼭 한 번 들어보세요)


다만 베네라14호는 불운하기도 했습니다. 카메라 덮개가 착륙 후 자동으로 분리되는데, 그게 하필이며 토양 샘플 채취 기계 바로 아래에 떨어지는 바람에 베네라 14호는 '지구 産' 카메라 덮개를 채취하고 조사하게 됩니다.. ㅠㅠ



베네라 15호: 착륙이 아닌, 금성 레이더 지도 작성.


베네라 16호: 착륙이 아닌, 금성 레이더 지도 작성.






금성은 가깝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화성보다 훨씬 탐사 난이도가 높은 행성입니다.


처음엔 '지구와 비슷한 기후'를 생각하고 탐사선을 보냈지만,


일단 대기부터 대기압이 지구의 '90배'에 고농축 '황산비'가 내리고 '천둥'이 엄청나게 치고... 풍속이 '400m/s' 를 넘고...


그래서 탐사선이 견디지 못 해 망가졌고요.


그렇게 보강하고 탐사선을 여러 번 보내서 겨우 표면에 착륙하면, 그 표면 온도가 '400도'가 넘어서.. 


여러 장비가 망가지고 아예 녹아 버리는 그런 더러운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소련의 근성으로 어찌어찌 금성에 대해 유의미한 수준의 탐사를 성공하게 됩니다.


물론 결론은 '금성 = 지옥' 이라는 거지만요.  



현재 나사도 ESA(유럽우주국)도 러시아도 금성 탐사에 그렇게까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유로파, 가니메데, 엔켈라두스 같은 생명체 가능성이 높은 큰 행성의 위성들이나, 아직 제대로 탐사하지 못한 천왕성, 해왕성 등이 훨씬 우선 순위가 높습니다.


러시아가 '근성'의 베네라 계획을 기념하여 탐사선 발사(Venera-D)를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날짜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고요.




*금성에 관한 여러 사실


- 지구와 크기가 비슷(0.95배).

- 태양을 도는 태양계 모든 천체 중 가장 원형에 가까운 궤도(이심률 0.006).

- 자전을 거꾸로하며, 자전이 워낙 느려서 자전주기(243일) > 공전주기(224일). 하루가 1년보다 길다.

- 지구와 비슷하지만 지구의 엄청난 자기장(태양, 목성 다음)에 비하면 자기장이 거의 없음

- 너무 느린 자전 속도로 액체 핵이 다이나모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해 자기장이 거의 없음.

- 너무 느린 자전 속도는 여러 설이 있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두꺼운 대기가 자전 속도를 늦췄다고 함.

- 자전을 거꾸로 하는 이유로는 대충돌설이 가장 설득력 있음.

- 금성은 밤 하늘에서 달 다음으로 가장 밝은 천체지만, 초신성을 제외하더라도 예전에 금성보다 밝았던 별이 있었음.

- 큰개자리 엡실론 별 '아다라'가 약 500만년 전 겉보기 밝기 -3.99 였음. 금성의 가장 어두울 때보다 미세하게 더 밝았던 별.

- 지구도 태양의 거성화로 결국 금성과 같은 작열 지옥이 될 것이 분명함.









댓글
  • 너의바다 2017/09/15 16:06

    꾸준히 올려주세요.
    항상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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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rowler 2017/09/15 16:06

    재밌게 잘 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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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Kangel 2017/09/15 16:08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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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iaka 2017/09/15 16:09

    러시아가 안습한게 정작 화성탐사는 제대로 성공한게 한건도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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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믹산스 2017/09/15 16:10

    hiiaka// 맞아요. 화성탐사는 거의 미국의 독무대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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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면냥 2017/09/15 16:33

    불곰형님들 왜 하필 금성에 삘 꼿혀서 고생만 하셨는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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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윤RanomA탱율팁] 2017/09/15 16:48

    저런 근성이 있었군요. 몰랐던 사실이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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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SSU 2017/09/15 17:17

    우주경쟁은 진짜 로망이 있는거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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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믹산스 2017/09/15 17:35

    ESSU// 모든 걸 때려박고 뒤는 없다 식의 총력전이라 님 말씀대로 로망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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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풍선빈 2017/09/15 17:39

    잘 봤습니다. 인간의 로망은 살아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글이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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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칠칠 2017/09/15 17:46

    금성탐사는 주로 러시아가 했다는 것만 알았지
    저 정도 일줄은...
    다음 탐사선 제작할 때는
    양식있는(?) 전세계 시민들이(??)
    5달러씩 보태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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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즈질유저 2017/09/15 18:08

    근성을 제대로 보여줬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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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믹산스 2017/09/15 18:25

    최칠칠// 저는 보태려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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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R.앤더슨 2017/09/15 18:28

    일단 추천+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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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KIRA 2017/09/15 19:37

    이런글 좋아요 자주 올려주세요 잼나게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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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papa 2017/09/15 20:00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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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상태 2017/09/15 20:36

    선스크랩 후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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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빌 2017/09/15 20:40

    추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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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anBasten 2017/09/15 20:59

    금성이 저렇게 대기가 두꺼워진 이유는 뭘까요? 분명 지구와 이렇게 극과 극으로 달라진 계기 사건이 있었을텐데..지구와 쌍둥이 같은 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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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용가능닉넴 2017/09/15 22:08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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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상태 2017/09/15 22:12

    풍속이 400m/s인데 돌들은 왜 가만있나 보면 또 기압이 90배;;;; 정말 지옥이네요. 그나저나 노란 겨자색 하늘 멋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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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임마 2017/09/15 22:32

    이런글 재미있어요ㅎㅎ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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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lmae 2017/09/15 22:35

    천년여왕 2명이 이 행성 위에서 목숨건 전투를 벌였었죠. 그리고 신기한건 중간 기지국이 없는데도 그 자료를 보내고 받는다는 것,
    그리고 금성에도 인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기준에서는 살기 어렵겠지만, 거기 적응된 생물체, 인류가 있을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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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이 2017/09/15 23:13

    이쪽에 무지하고 관심없는 사람인데도 무척 재밌게 술술 읽었습니다. 추천 누르고 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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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21 2017/09/15 23:20

    냉전시대니까 상대방보다 우위를 보여야한다는 생각에 돈지.랄아니 돈지.랄을 할수있었던거 같네요.
    그게 경험이 되서 기술은 더욱 발전되었던거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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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딩크 2017/09/15 23:30

    천문학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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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라 2017/09/15 23:43

    역시 재밌네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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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오듀란트 2017/09/16 00:01

    미국도 매리너 계획으로 경쟁적으로 금성 탐사 한걸로 아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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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팃포탯 2017/09/16 00:18

    엄근진 모드로 읽어 내리다가,, 14호 이야기에 빵 터졌네요 ㅋ
    우주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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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 2017/09/16 00:55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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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드시즌 2017/09/16 01:25

    잘읽었습니다. 마지막엔 씁쓸하기도 하군요
    이런글은 매번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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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머 2017/09/16 01:41

    잘봤습니다.
    왠지 돈 들이붓는 소리가 글에서 들리는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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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둥순동이 2017/09/16 02:16

    잘읽었습니다 금성 너무 무서운곳이네요 지옥이나 마찬가지일듯 지구도 언젠간 저리되다니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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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반질주 2017/09/16 02:17

    그래도 매번 진일보 하는게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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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이나본다 2017/09/16 02:42

    근성을 보여줬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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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그니B2 2017/09/16 03:18

    그래서 주로 헐리웃 영화 소재는 화성이었나...
    몰랐던 사실 많이 알고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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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카카오 2017/09/16 04:26

    우주글은 닥추!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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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믹산스 2017/09/16 05:07

    데오듀란트// 미국은 금성이 헬게이트인지 알아서인지... 착륙할 생각은 일치감치 접은 거 같아요. 그리고 달 착륙에 올인한 시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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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풍왔니 2017/09/16 08:03

    우주관련 글은 볼수록 신기하네요... 진짜 신이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고 저기에 어떻게 탐사선을 보냈는지 인간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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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ajra 2017/09/16 08:18

    잘 봤습니다
    근성의 로씨아 과학자들이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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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간주 2017/09/16 08:55

    와 감사합니다. 바람소리 천둥소리가 이렇게 ㄷㄷ하게 느켜질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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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공장장!! 2017/09/16 09:46

    추천합니다. ^^ 잘 읽었습니다.
    우주 때문에 한때 신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는데... ㅎㅎ
    가보고 싶지만 무섭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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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적가로채기 2017/09/16 10:13

    좋은 내용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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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자지재 2017/09/16 10:17

    하루가 1년보다 길다는게 신기하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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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뙈지우 2017/09/16 10:44

    재미있고 유익한 글 잘 봤습니다. 글에 경쾌하고 재기발랄한 느낌이 났는데, 닉네임과 딱 맞으시네요 ㅋㅋ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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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니톨로지 2017/09/16 11:05

    어디서 소련군가가 들리는건 기분탓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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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agleEagle 2017/09/16 11:36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는 뜬금없이 LG 의 전신인 금성의 영어사명 GoldStar 와 로고가 떠오르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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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ap]톡스 2017/09/16 11:56

    아 우주 너무 좋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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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gam 2017/09/16 13:00

    저도 14호 얘기에서 웃펐ㅠ
    여태 미지의 우주를 신비롭게만 여겼는데 무섭네요. 금성의 소리 듣고 있자니 인터스텔라 영화 속 장면도 떠오르고.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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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천 2017/09/16 13:04

    재미있네요.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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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정 2017/09/16 13:29

    잘봤습니다 이런글은 무조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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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초 2017/09/16 13:37

    14호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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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크라이트 2017/09/16 13:38

    크으 유일하게 기억하고 챙겨보는 닉입니다 앞으로도 우주관련글 감사히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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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간지폭발 2017/09/16 13:56

    수십억년전에 금성도 지구처럼 생명이 있던것이 아닐까요?
    태양이 지금처럼 커지지 않았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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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누비엘 2017/09/16 13:57

    카메라 덮개 체취는 진짜 ㅋㅋ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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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믹산스 2017/09/16 14:34

    개간지폭발// 생명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물이 가득한 지구 비슷한 곳이 었다는 추측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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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믹산스 2017/09/16 14:35

    개간지폭발// 다만 자기장이 워낙 약해서 태양풍 특히 자외선을 얼마나 막아줬을지는 의문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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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럴수가 2017/09/16 14:50

    좋은 자료 &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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