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자이즈 바티스 25/2와 후지 16.4의 간단 비교

소니 E 마운트의 칼자이즈 바티스 25/2 가 처음 나왔을 때에는 그렇게 인기가 많았던 것 같지는 않은데,
소니의 풀프레임 미러리스가 자리를 잘 잡아가면서 최근들어 재조명을 받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24mm 단렌즈에 관심이 많아서 바티스 25를 항상 눈여겨 봤었는데,
후지 16.4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더라구요.

1) 두 렌즈의 디자인은 컨셉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후지 16.4가 (후지답게) 굉장히 클래식하다면 바티스 25는 굉장히 모던합니다.
(사진은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 제품사진이 아닌, 가장 실제 사용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진으로 골라봤습니다..^^)
2) 화각은 후지 16.4가 환산 24mm (83.2°), 바티스가 25mm (82°) 입니다.
후지 16.4가 아주 살짝 넓죠. 바티스는 25mm라는 독특한 초점거리가 인상적이긴 합니다.
3) 최대개방 조리개는 후지 16.4가 f1.4, 바티스가 f2 입니다.
다만 후지 16.4는 FF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략 f2.1의 심도가 됩니다. 거의 같다고 보면 되겠죠.
4) 최소초점거리는 후지 16.4가 15cm, 바티스 25가 20cm입니다.
바티스 25도 아주 가까이 들이댈 수 있는 게 장점인데, 후지 16.4의 최소초점거리는 정말 어마어마한 것 같네요.
5 광각렌즈를 사용하면서 왜곡을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지요. 바티스 25는 보통 24mm 단렌즈 수준의 배럴디스토션이 있습니다. (lenstip 리뷰 기준으로 1.96%) 하지만 후지 16.4는 왜곡이 정말 적습니다. (lenstip 리뷰 기준으로 0.87%)
많은 미러리스 렌즈들이 렌즈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왜곡수차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는데,
(마이크로포서드 렌즈들이 특히 심하고, 후지에서는 18/2, 35/2, 16-55 등의 렌즈들이 그러하죠)
후지 16.4는 광학적으로 왜곡을 완벽에 가깝게 잡았습니다.
(그런데 후지 14/2.8은 더 광각이면서 왜곡이 더 적으니, 참 대단한 렌즈입니다..ㅎㅎ)
6) 필터사이즈는 67mm로 같습니다.
7) 광각 단렌즈들은 보통 보케가 부드럽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후지 16.4의 경우에는 보케가 꽤나 부드럽습니다.
바티스 25는 써보진 못했지만, 대충 보니 평이 나쁜 것 같진 않습니다.
8) 무게는 후지 16.4가 375g, 바티스 25가 335g입니다. 바티스 25는 스펙에 비해 꽤 가볍게 잘 뽑힌 것 같습니다.
후지 16.4 경우에는 철제후드까지 장착하면 400g이 넘어갈 것 같습니다.
9) 화질의 경우에는 바티스 25가 약간 우위에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침 두 렌즈의 리뷰가 다 있는 ephotozine의 자료를 보면,
https://www.ephotozine.com/article/fujifilm-fujinon-xf-16mm-f-1-4-r-...
https://www.ephotozine.com/article/zeiss-batis-25mm-f-2-distagon-t--...
바티스 25 경우에는 광각단렌즈에서 보기 드물게, 최대개방부터 주변부가 아주 좋습니다.
(물론 판형을 감안하더라도 f1.4 광각렌즈보다 f2 광각렌즈가 더 고른 화질을 뽑기 쉽긴 하겠죠. ㅎㅎ)
후지 16.4도 최대개방 주변부 화질이 준수하긴 하나 바티스 25만큼 고르진 못합니다.
10) 마지막으로 각 렌즈의 독특한 특징을 보면, 후지 16.4는 방진방습 렌즈입니다. 든든하죠. 바티스 25는 아주 독특하게 OLED 디스플레이를 갖고 있습니다. 실제적인 유용성을 떠나서 독특하지요...ㅎㅎ
(추가내용: 바티스 25도 sealing이 되어 있다고 하네요 ^^)
대충 이 정도로 비교를 마쳐보려고 합니다. ^^
두 렌즈 다 훌륭한 렌즈라고 생각합니다.
소니 FF 미러리스를 사용하게 된다면 바티스 25는 꼭 써보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16.4를 후지에서 가장 후지다운 렌즈로 꼽고 싶습니다.
후지말고 어느 회사가 aps-c 용 16mm f1.4 렌즈를 만들겠습니까...
후지는 이걸 했고, 또 아주 잘 해냈습니다.
24mm 단렌즈를 좋아하는 유저로서 아주 기쁩니다.
오막삼 + 이사벨2 의 조합보다 훨씬 더 가볍고, 사진을 찍고 나서 핀이 제대로 맞았는지 노심초사할 필요가 없으니 만족감이 대단히 큽니다.
(이사벨2는 주변부 AF가 참 메롱하지요...사실 이건 캐논만의 문제가 아니라, DSLR의 위상차 AF에서 밝은 광각단렌즈를 주변부 AF 포인트로 항상 칼 같이 잡는 건 정말 정말 많이 힘듭니다.,)
머리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다가, feel 받아서 단숨에 작성해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