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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에 처음 공부를 시작했어요

1년차 1차 떨어졌어요. 공부를 잘한다는 자만심이 가득했어요
 
2년차 1차 또 떨어졌어요. 아직 자만심이 많았어요.
 
3년차 1차 붙었어요. 자만심이 다 없어지기도 전에. 하지만 2차에 처참하게 떨어졌어요.
        이때 정말 커다란 충격을 받았어요. 내가 공부를 안해서 못하는게 아니었구나. 재능이란 존재하고 지금껏 오만에 빠져있었구나...
4년차 1차에 떨어졌습니다. 자존감이 바닥을 기었어요. 그 해 2차 유예 처참하게 떨어졌습니다.
 
5년차 1차에 다시 합격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다시 처참하게 2차를 떨어졌어요.
 
저는 33살입니다. 친구들 취업하고 결혼할때 미래를 보며 스스로 위안을 얻곤 했어요. 그리고 공부에 대한 자만심을 걷어내고
 
비록 내가 공부에 대한 큰 재능은 없지만 이 시험에 합격할 정도는 된다라는 실같은 자존감으로 버텨왔습니다.
 
오늘 그마저 없어졌어요. 나란 존재자체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해요. 그냥... 지금이 너무 힘들어서 친구들한테 연락 해보았어요.
 
회식에 와이프생일에 각자의 일상이 있더군요. 왈칵 서러움이 쏟아 졌어요. 친구들한테는 쿨하게 비와서 술한잔 마시려고 했지 하고
 
카톡 마무리하고 하얀 천장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어요. 눈물이 흘러요. 지금 곁에 아무나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무도 없어요.
 
대화를 하면 괜찮아 질까 산책을 하면 괜찮아 질까 그냥 누워서 천장만 바라만 볼까.
 
다시 1차를 볼생각에 내 나이가 더해지네요. 2차를 합격할 자신감이 없어요. 저에겐 무리인거 같아요.
 
열심히 했는데..... 더 열심히 할 자신이... 없습니다. 친절한 오유분들이라면 괜찮을거 같아서
 
끄적여 봅니다. 그냥 들어줘요...
 
 
댓글
  • bGxmY 2017/08/24 20:07

    내려놓음도 큰 용기인 것 같아요.
    Go 할지 Stop 할지는
    신사숙고 한 후 결정해보세요.
    그간 고생 많았고 분명 지금의 경험이
    나중에 도움이 될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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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2lua 2017/08/24 20:09

    go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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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WhrZ 2017/08/24 20:32

    저도 고추천..
    사실 그나이에 그공백에 그스펙으로 지금취업하나
    나중에 정말미련없을때까지 하고 취업하나 크게 다르지않기때문에. .
    그대신정말열심히 미련안남게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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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WJpa 2017/08/24 20:41

    무슨 시험을 보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장기간 공부는 목표가 합격에 있으면 힘들어서 지치는 것 같습니다.(합격하지 못하고 계속 낙방될 경우에)
    공부의 목표가 합격해서 뭐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이런 인생을 기대하면서 하면 안되고
    내가 장기간 공부를 하지만 그 공부하는 과정이 즐겁고 배우는게 행복하고 그래야 버틴다고 봅니다.
    지금 님이 쓰신 글만 읽어 봐도 내가 그동안 공부하면서 합격하지 못한 기간동안 다른 친구들은 뭐 이것저것 하고 그렇게 비교하셨잖아요.
    나중에 불합격 하더라도 준비하면서 그 과정이 즐거워야 해요 조금이라도
    내가 최종적으로는 그 시험에 떨어지더라도 내가 뭔가 배웠다 공부하면서 행복했다 그러면 그 인생을 친구랑 비교하고 슬프고 그렇게 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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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mJiY 2017/08/24 21:30

    와 저랑 동갑이시네요
    저는 cpa는 아지니만 30에 수험생활 시작했는데 저 또한 여전히 불합격인생이네요
    솔직히 셤 진짜 만만하게 보고 뛰어 들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되네요 합격 못하는 몇년 동안 합격 못하는 사람 한심하게 생각했는데 제가 그 한심한 사람이 돼버렸어요ㅠㅠ
    진짜 친구들은 공부를 못했던 친구던 잘했던 친구던 다 자기 밥벌이 하고 가정까지 이룬 친구도 여럿인데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정체돼있는 자신을 바라보면 한 숨밖에 안나오네요 나는 왜 저들처럼 평범하게 조차 살 수 없는지
    우리 꼭 같이 하고자 하는 바 이뤄서 오래오래 해쳐먹고 삽시다 화이팅!!!

    (3Hdyzq)

  • cm5ta 2017/08/24 22:17


    저랑 수험기간 비슷하시네요..저도 면탈2번에 이번에 새롭게 하고 있어요 ..! ㅠㅠ그누구보다 트라우마가될거 알고, 힘든거 알고, 무기력한거 압니다. 같이 힘내봐요!!

    (3Hdyzq)

  • 테디디 2017/08/25 20:21

    이 글에 너무나 큰 외로움과...좌절감.. 그런 것이 다 녹아 있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네요..
    저는 글쓴이님과 같은 경험은 없지만....그래도 다 괜찮다고... 그리고 그렇게 될 거라고 위로드리고 싶어요
    이미 여러 차례 시도했다는 것만으로 저같이 소심해서 도전조차 못하는 사람을 넘어선 사람이라고 생각해요..글쓴이님은 강합니다.. 그래서 이 상황도 넘기실거에요
    다 잘될거에요!! 기도합니다

    (3Hdyzq)

  • Y2ZlY 2017/08/25 20:23

    형 나도 고시생인데 힘내
    이번에 두 번 째로 떨어졌어
    잘 할 수 있을꺼야!!! 내일도 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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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WJlZ 2017/08/25 20:27

    저랑 비슷하시네요...저도 이번이 5번째 도전인데, 성적은 안오르고 어째 다시 처 박기만 하는데다가 나이만 먹어가고 그러니 진짜 미치고 팔짝뛰겠네요
    우울증 약 먹었는데도 그거도 그때뿐이고...외부변수인 시험 합격이라는 부분은 불합격에서 절대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자신감 넘쳤던, 정확히는 자신감이라도 있었던게 5년의 낙방을 거치니까 그냥 제가 쓰레기같아집니다...남들은 다 착착 붙어서 가는데 저만 이렇게 뒤쳐지고 계속 떨어지고 있으니 더 조급해지고 답답하고...하루하루가 지옥같고...죽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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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십오여징 2017/08/25 20:27

    길게 썼다가 지우고 마지막 말만 남길게요. 오늘의 이런 외롭고 슬픈 날들이 몇년 뒤에는 '맞아, 그런 힘든 날도 있었었지.'하고 웃어 넘길 수 있는 과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힘내세요.

    (3Hdyzq)

  • ZGdpZ 2017/08/25 20:36

    저두여..하루에도 열두번 나쁜생각이 들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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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mpta 2017/08/25 20:44

    현직 회계사입니다. 합격 후에도 장밋빛인생이 기다리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만두고 더 잘되신 분들도 많고 결국 사람 사는게 비슷합니다.
    다만 미련이 남아있다면, 아직 벼랑끝이 아니시라면, 더 공부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되면 하셔도 된다고 생각해요. 인생은 기니까요. 그리고 합격하고 이바닥을 뜨는것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니까요.
    여행이라도 가셔서 왜 이걸 하고 싶은지 원점부터 다시 보시는것도 나쁘진 않다고 봐요. 인생 장기전이니까 너무 낙담하지 마세요. 늦게 출발해도, 다른걸 하시더라도 작성자님은 그대로 작성자님입니다. 본인을 아끼고 고생했다 다독여주고 지금 기분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전 수험생활 7년쯤 했어요 ㅎㅎ;!

    (3Hdyzq)

  • bm5mZ 2017/08/25 20:44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3년전 제모습과 정확히 일치하시네요.
    그 과정또한 거의 동일하구요. 제가 CPA적성이 있는 줄 알았어요.
    저는 글쓴이님과 동일한 테크트리에서 정말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고민해봤는데 이미 자신감은 사라진지 오래라는걸 인지하게 되더라구요
    결국 책을 다 정리하고 그나마 학벌이 있어서 수학학원 강사를 시작했었습니다.
    대학생때부터 해오던 과외때문에 그나마 수월하다고 생각했었죠.
    학원강사시작하고 어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너가 직접 돈 벌어서 생활하니 생활은 좀더 힘들지만
    지금 당장은 전보다 훨씬 니 얼굴이 좀 더 밝아진거 거 같다고요.
    저또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 열심히 학원강사 생활을 했었다고 자부합니다.
    작년부터 올해 7월 까지 설날 추석연휴빼고 딱 2일 쉬었으니깐요.
    지금은 어떨까요? 제 성격이 모자라서 그런지 학원강사마저 그만두었습니다.
    몸이 완전히 망가져있더라구요.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다른 길을 접하고 이런것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도 해서요.
    누구나 자신이 계획한 대로 살고 싶지만 실제 인생은 그렇지 못하고 인생의 정답도 없다는 말을 남기고 싶었어요.
    단 한번의 성공을 위해서 한번더 하셔도 됩니다. 다른 길도 있으니 충분히 시간을 갖고  여행이라도 한번 떠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선택은 글쓴이님의 몫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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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mVla 2017/08/25 20:46

    형님 힘내세요...저도 공부하다보니 안되네요 중간에 취직했다가 퇴사하고 다시 공부중인데 ...정말힘드네요 ㅠㅠ
    내년에도 안되면 걍 기술배우려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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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르마의경리 2017/08/25 21:11

    당장 견디기 어려우면 억지로 라도 행복회로를 가동시켜서 행복한 상상을 해보세요. 지금 잃은것을 상쇄할 만한 플러스 적인 요소를 떠올려서 마음속에서 후회를 소거해야 합니다. 아직 내가 가지고 있는것과 앞으로 얻게 될것들에 비하면 지금의 고민이 사소하다고 생각해 버리세요.
    후회와 불안함은 인생의 독입니다.여기에 빠지면 자꾸 뒤돌아 보고 휘청이게 되니 어떤걸 선택하든 후회가 남고  앞으로 나가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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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와이로가요 2017/08/25 21:12

    난 34살인데 나랑 비슷하구나 나는 cpa는 아니고 세무사 시험이야
    하.. 그 막막함 잘알지 한잔하고 훌훌 털고 잊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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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초만 2017/08/25 21:14

    어떤 시험인지 모르겠으나 그 시험에 만약 합격하고 나서 돈이 아니라 일이 적성에 맞는지부터 고민해 보세요. 대부분의 고시직종은 고페이에 자기시간 없고 적성이 맞지 않아서 딴길로 중간에 새는 경우도 많습니다. 적성에 맞으면 고/스톱을 고민하시겠지만 적성에 맞지 않으면 무리하지 마시고 행복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고민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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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ujoon 2017/08/25 21:19

    가장 어려운시기를 기억하세요 그게 지금이건 언제건 그것이 지금의 작성자분이 있게합니다. 그것이 더 추락할 리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올라가고 발돋음할 기회라는걸 이제 올라가시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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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네임is블라 2017/08/25 21:19

    제 친구오빠요 4년차때 떨어져서 집에서도 지원끊고 그오빠도 대학원 가더라구요
    글서 포기했구나 했어요
    근데 다음해 붙었어요 포기안한거죠 대학원다님서 했겠죠 결굴해냈어요 본인의 맘속이야기를 들으세요!
    뭘 원하는지
    포기하지않고 전진할 힘이 있다면 승산있지 않나 조심스레 생각해봐요!
    힘내세요~

    (3Hdyzq)

  • 이랴 2017/08/25 21:32

    기간을 정해놓고 하는 게 나을 것같습니다.
    미련이 남는다면 1년 혹은 2년 기한을 정하고, 합격하지 않으면 다시는 이 시험은 보지 않는다는 마지노선을 명확히 그어야 합니다.
    지금 그만두든 1번 혹은 두번 기한을 정하든 뭐든 상관없습니다.
    다만 그 선택에 따른 책임만 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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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헤드뱅뱅 2017/08/25 21:35

    동갑친구네요
    근처면 소주한잔하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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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옥동삼 2017/08/25 21:51

    형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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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치기주의 2017/08/25 21:56

    위로해주신 모두들 정말 감사합니다 인생은 결국 제가 책임지는 거라지만 가끔은 그게 너무 가혹해서 힘을 받고 싶을 때가 바로 오늘 이었나 봐요
    글의 내용을 떠나서 따뜻한 그 마음들, 걱정해주는 그 마음들 소중히 간직할게요
    정말 고맙습니다

    (3Hdyzq)

  • Smurfs 2017/08/25 22:12

    저도 이번달로 변시 3년차 꼬박 채웠어요.
    1차만 한 두 문제차로 3번 떨어졌네요 ㅠ
    힘내요 우리

    (3Hdyzq)

  • 하고픈거 2017/08/25 22:16

    저랑 동갑이시네요.
    제 친구는 임용 준비 8년만에 붙었답니다.
    이게 위로인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원하고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되더군요.
    그 친구도 작년에 포기할까 엄청 고민하다
    다시 도전했는데 붙었어요. 제가 다 눈물이 나더군요
    어떤 선택을 하시든 응원해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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