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333517

아이돌낮은 수준의 걸그룹 덕질하면서 빚어지는 일련의 모습들(긴글임) ㅋ

 

낮은 수준의 걸그룹 덕질하면서 빚어지는 일련의 모습들

 

덕통사고 유발한다. 복면가왕에서 걸그룹 멤버가 선배 노래를 가수 선배과 함께 부르는데 목소리가 힘있고 안정감 있게 느껴졌다. 노래는 한 소절 부르는 순간 이 친구는 뭐지 하면서 순식간에 사로잡아버렸다. 그게 바로 걸그룹 한 멤버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올덕으로 가게 됐다. 근데 웃긴 건 내 주변사람들이 내가 걸그룹을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 O밍아웃이라고 하던데 앞으로도 주변사람들이 모를 것 같다. 특정 팬덤(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을 워낙 많아 아직도 잘 모르겠다.

 

시간이 투입된다. 아이돌 입덕이 이런 거구나 하는 것은 유튜브에 올라온 걸그룹의 해당 동영상을 찾아보게 된다. 데뷔가 언제인지 알게 되고 그 전에 노래가 뭔지 찾아보게 된다. 우째 이런 일이~ 심지어 구글에서 걸그룹이름 검색해 역사와 활동내역까지 찾아보게 되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진다. 걸그룹 멤버와 생일 그리고 심지어 고향이 어디인지까지 알게 된다. 심지어 가족관계까지 말이다. 자연스레 지금까지 케이블에 출연한 리얼 버라이티를 다 찾아봤다. 심지어 데뷔초기에 행사뿐만 아니라 라디오 출연부터 웹 매거진 인터뷰에, 소속사 사장 인터뷰에, 안무가 인터뷰에, 작곡가 인터뷰까지 찾아보게 된다.

 

돈을 쓴다.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고 한다. 음원은 멤버가 피쳐링한 것까지 찾아 다운로드 받았다. 아직 초보라 그런지?? 음반구입을 한 적이 없다. 그대신 스트리밍(스밍) 계속할뿐이다. 거기에 걸그룹 덕질에 있어 음반을 사는 건 필수다. 100만원이 넘어가는 음반을 사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기본적으로 팬 사인회에 가기 위해 서너 장에서 수십 장까지 구입한다고 한다. 처음에 미친 짓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있겠다 싶다. 거기에 각종 콘서트까지 사서 응원하는 모습을 본다. 난 아직까지 이 정도까지는 아니다. 극성 덕후는 직장에 휴가 내고 1박 3일로 해외 콘서트까지 따라간다고 한다. 우후 대단해!

 

음악방송은 본방사수다. 일주일 6일간 방송이 있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본방사수로 알게 된 것은 걸그룹이 대한민국에 이렇게 많았나 할 정도로 많아 보이긴 했다. 물론 본방사수 못하면 이른바 기차(파일명이 길게 나열 돼 걸 표현한 말(추측))라는 통해 본다. 한쪽으론 응원하는 걸그룹이 1위를 위해 팬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각 음악방송(집계방식 다름)마다 다르다는 것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모든 것이 어찌나 복잡한지 어리둥절했다. 거기에 한 가수(걸그룹)가 음방 1위을 위해 팬들의 숨은 노력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래서 가수가 왜 1위하면 팬덤의 이름을 거론하는지도 알았다. 디씨에 가니 상세히 팬들이 할 일이 나열돼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더 놀란 일은 휴식기나 다음 앨범 준비하는 걸그룹의 팬덤이 서로 문자투표를 품앗이하는 것이었다. 응원하는 걸그룹의 팬들이 특정 음원사이트들에 스트리밍하는 것도 음방의 점수를 위해 한다는 것도 신기했다. 응원하는 걸그룹 음원이 롱런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말이다.

 

응원하는 걸그룹이 대중들의 리액션(reaction)이 궁금해진다. 그래서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SNS에 관련 기사를 찾아보고 팔로잉하게 된다. 설마 엠팍이나 ㅇㅇ등과 7~8개 커뮤니티에 들어 갈 줄 몰랐다. 심지어 디씨에 가입까지 했다. 무서울 정도다. 습관적으로 좋아하는 걸그룹 이름을 쳐본다. 유튜브에 찍덕들이 올린 새로운 영상이 올라왔나 보게 되고 댓글까지 찾아본다. 아이돌에 한번 빠지게 되면 블랙홀이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걸그룹관련 트위터는 리트윗은 기본이다. 좋아하는 걸그룹에 관한 홍보영상은 트윗 날리고 페이스 북의 좋아요를 클릭한다. 미쳤다. 매일 인터넷 포털에 좋아하는 걸그룹 이름을 쳐본다. 가끔 커뮤니티의 검색란에도 좋아하는 걸그룹과 타 걸그룹의 검색도 해보게 된다. 근데 문제는 커뮤니티에서 응원하는 걸그룹이 무시당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보게 되면 바로 나서서 글쓰고 일이 커져 싸우기도 하는 분들이 있는 것도 보았다. 마치 자기가 걸그룹의 멤버인 것처럼 말이다.

 

덕질하는 걸그룹과 비교해 타 걸그룹이 잘되면 질투가 불같이 타오른다. 걸그룹 때문에 화가 날줄 몰랐다. 응원하는 걸그룹이 차트에 상위권 일 때는 좋았다. 하지만 경쟁하는 걸그룹이 차트에서 막 오를 때는 어찌나 싫은지 꼴도 보기가 싫은 때도 있다. 왜 이러지 싶다. 심지어 커뮤니티에 한 걸그룹이 언급될 때 나도 모르게 싫어져 클릭 자체를 하지 않을 정도였다. 이때 안티가 탄생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지금은 그런 생각이 사라졌다. 굳이 응원 걸그룹에 대한 악플들을 보니 그건 좀 아니다라 생각이 들었다. 응원하는 걸그룹이 또 다른 걸그룹의 팬에 의해 질투의 대상이 돼 악플러로 바뀌지 않을까싶다.

 

길지 않게 걸그룹을 응원하면서 든 생각이 있다. 노자 이다.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다.”(지족불욕(知足不辱) 지지불태(知止不殆), 가이장구(可以長久)라고 말이다. 덕질 중의 생기는 문제는 ‘멈춤’을 모르는 데에 비롯되지만 덕질을 길게 할 수 있는 필요조건도 역시 ‘멈춤’이라는 것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


오늘 걸그룹 '여자친구' 1위하니 기분이 좋아서 올려 봅니다. ㅋ

 

댓글
  • 불꽃사자02 2017/08/13 14:21

    [리플수정]완전 공감하네요. 글 읽다 보니 내용이 저와 거의 흡사해서 설마? 했는데 밑에 최신글 보니 역시나 ㅋㅋㅋㅋ

    (67qmao)

  • 쿠살랑 2017/08/13 14:23

    다들 비슷한가봐요 ㅋㅋㅋ

    (67qmao)

  • 섹시백혜리 2017/08/13 14:23

    웹매거진,소속사 사장,안무가,작곡가 인터뷰도 다 찾아보는군요 ㄷㄷ
    전 돈안쓰는 구매력 없는 팬이라서 그런지 남의 이야기같다는

    (67qmao)

  • 성덕선 2017/08/13 14:23

    추천합니다

    (67qmao)

  • 이리얏 2017/08/13 14:25

    그 걸그룹이 여자친구군요.

    (67qmao)

  • 남인 2017/08/13 14:28

    [리플수정]노자의 말씀좋네요. 저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이돌에 빠져보는데
    오래오래 덕질하려면 적정선을 알아야할듯
    적고 보니 연애랑 비슷하네요 ㅋㅋ
    추가로 1위 축하드립니다~

    (67qmao)

  • 로이큄 2017/08/13 14:29

    요즘은 팬질 스트리밍만 열심해 해도 충분하죠

    (67qmao)

  • 쿠살랑 2017/08/13 14:30

    남인// 딱 유사연애 ㅋㅋ

    (67qmao)

  • 그윽한눈 2017/08/13 14:31

    ㅊㅊ

    (67qmao)

  • 엘리혜성 2017/08/13 14:33

    저는 딱 중간선을 잡으려 합니다 콘서트는 다 가도 엘범도 적당히 사고 내가 생업에 지장 없는 범위내에선 최대한 하려구요. ㅎ

    (67qmao)

  • 나까맛!! 2017/08/13 14:34

    제가 거쳐온 길 ㅎ 하다보면 활동 한번에 팬싸 한두번은 가는게 좋다고 느껴질 그날이 올꺼에요 ㅎ

    (67qmao)

  • 오무지금 2017/08/13 14:35

    ㅋㅋㅋ모든 덕질하는 팬들이 같은마음일듯ㅋㅋ

    (67qmao)

  • 나까맛!! 2017/08/13 14:35

    저도 음반같은건 한번도 구매해본적 없었는데ㅎㅎ 지금은 ㅋㅋ

    (67qmao)

  • 쿠살랑 2017/08/13 14:39

    나까맛!!// 나까맛!!님이 글 자주 봤어요. 눈팅시절부터 자주 봤네요.ㅋㅋ

    (67qmao)

  • 나까맛!! 2017/08/13 14:40

    쿠살랑// 님 쪽지 확인 한번 부탁드려요 ㅎ

    (67qmao)

  • 쿠살랑 2017/08/13 14:56

    나까맛!!// 님 쪽지 확인 한번 해보세요 ㅎ 감사

    (67qmao)

  • 요삭 2017/08/13 15:05

    여자친구가 처음이자 마지막 덕질일 듯 싶은데 초반 팬들이 해야 할 일이 많은거 보고 엄청 놀랐네요.
    저거 다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저도 하고 있더라구요. ㅋㅋ

    (67qmao)

  • 쿠살랑 2017/08/13 15:09

    요삭//ㅋㅋ 그러게요 ㅋ

    (67qmao)

  • 나까맛!! 2017/08/13 15:20

    쿠살랑// 다시 한번 남겼습니다 ㅎ

    (67qmao)

  • 월드컵 2017/08/13 15:25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ㅎㅎ 많이 공감가네요ㅋㅋ 저는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로 어떤 가수를 코어하게 관심 가지고 좋아하게 된 경험이 없었는데, 이렇게 저보다 한참 어린 여친이들을 덕질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ㅋㅋ 드디어 공식 팬클럽도 가입했으니 이제 시작이죠. 앞으로 즐겁고 건강하게 덕질하고 응원합시다ㅎㅎ

    (67qmao)

  • 그윽한눈 2017/08/13 15:29

    여기서 버디들끼리 친목이.ㅋㅋㅋ

    (67qmao)

  • 불꽃사자02 2017/08/13 15:32

    불펜 예전에 여자친구 팬들 적어서 무시당하고 욕먹고 해도 뭐라 할수가 없었는데 이제 꽤 늘어났네요. 다행이도 예전만큼 어그로들이 그러지도 않고요 ㅠㅠ

    (67qmao)

  • 쿠살랑 2017/08/13 15:51

    나까맛!!// 쪽지확인요^^ 감사합니다~

    (67qmao)

  • 영일양월군산 2017/08/13 17:15

    저와도 흡사...잘 읽었습니다 ^^

    (67qmao)

  • GFRIEND 2017/08/13 22:20

    저도 이번에 라이트 팬에서 깊게 들어간 유저로서 공감합니다

    (67qmao)

  • NAGRA 2017/08/13 22:46

    득도하신듯... 아이돌 마스터 인정합니다 ㄷㄷㄷ

    (67qmao)

  • No.33후니 2017/08/13 22:58

    참고로 기차의 어원은..
    과거에 디씨 같은 곳에서 방송이 끝나고 파일을 공유할 때
    네이버(20회)/다음(100회)의 대용량 메일 첨부를 한 다음, 그 링크 주소를
    올리던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이게 뭐 버스도 있고 기차도 있고... 주르륵 달아서.. 그거 클릭해서 많이들 받았죠

    (67qmao)

  • 탄산매니아 2017/08/13 23:04

    다들 아제들은 비슷 하네요 ㅎ

    (67qmao)

  • HARDCANDY 2017/08/14 14:39

    10년전에 소시덕질많이했었는데
    팬싸도가고.. 집에와서 놓친방송 버스도 받고 글 잘쓰시네용 글읽고 소시 컴백햇다는 소식도 들으니까 예전생각 나네요 ㅋㅋ

    (67qmao)

(67qm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