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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박기영 과기본부장 자진사퇴..전문입니다.

 
 
 
이글을 쓰면서 제가 제목에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사퇴한다” 라는 제목을 붙이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지명 받은 후 4일 동안 본부장이라는 직책명을 제 이름 앞에 감히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저를 본부장으로 지명해주시고 대변인 브리핑으로 또 다시 신뢰를 보여주신 대통령께 감사 드립니다.
 
지명 후 곧이어 MBC PD수첩의 전 진행팀 등을 비롯한 몇 곳에서 문제제기가 시작되면서 불안감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11년전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사건은 저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였습니다.
 
 
청와대에서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한 책임자로서 엄청난 문제가 생겼는데 왜 사과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겠습니까. 책임자로서 저도 수백번 무릎꿇고 사과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과학기술이라는 배의 항해를 맡았는데 배를 송두리째 물에 빠뜨린 죄인이라는 생각에 국민 모두에게 죄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묵묵히 모든 매를 다 맞기로 했습니다. 또한 그 당시 어떠한 사과도 귀기울여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연구자로서 과학계의 자체적인 검증체계인 “연구과제 선정과 논문 게재”라는 결정된 내용을 존중합니다. 특히 저는 무엇보다 연구자의 실험결과를 믿습니다. 약간 의아한 부분이 없지도 않았고 직접 질문도 해보았지만 황우석 박사의 논문과 실험결과를 믿었습니다.
 
 
지금도 정부의 연구방향 설정에서 국민의 여론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1년전 황우석 박사는 어린이 책으로 전기가 나올 정도로 엄청난 스타과학자였습니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가 잘 진행되어야 하는데 정부지원 부족으로 컨테이너 건물에서 연구하고 있다는 것부터 정부지원 부족을 질책하는 기사가 일간지 1면 기사로도 실렸습니다. 각계에서 경쟁적으로 황박사 연구를 지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줄기세포 사업단도 만들어 졌습니다. 생명과학계에서 황우석 박사의 연구지원에 불만도 있었지만 결국 여러 정부연구과제와 시설 등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받아 나갔습니다.
 
 
황박사의 연구가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은 것은 제가 보좌관으로 일하기 훨씬 전인 10여년 전부터였습니다. 제가 황박사를 만난 것은 1999년경 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주홍글씨의 씨앗이 잉태되었습니다. 저는 과학기술 운동을 하는 보잘 것 없는 지방대 교수이었고, 황박사는 스타 과학자였습니다. 제가 유전자변형작물에 대한 심층 연구보고서를 쓰고 난 후 이 내용의 전문성 때문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황우석 박사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저는 포괄적인 책임을 통감했습니다. 곧장 사표를 제출하였지만,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엄청난 내용의 충격 때문에 거의 2개월 이후 사표가 수리되었습니다. 청와대 참모로서 정부의 과기정책 담당자로서 책임을 지고 사퇴하였습니다. 가장 책임을 크게 지는 방법이고 가장 크게 사과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이 제 임기 중에 일어났다고 해서 제가 황우석 논문 사기 사건의 주동자나 혹은 적극적 가담자로 표현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황우석 교수의 서울대 연구실에 대통령을 모시고 간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2003년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 저는 보좌관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아니라는 것을 가장 잘 아는 실험실 당사자조차도 제가 모시고 간 것으로 쓰고 있습니다. 저에게 덧칠을 하기 위해 허위의 내용도 만들어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참았습니다.
 
제가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임명 받은 이후에는 한때 공동연구진이었던 이유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진을 격려하고 연구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했습니다. 저는 청와대에서 이 업무를 담당했지만 그 외에도 여러 부서에서 황우석 연구의 관리 업무를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연구비 수주에 늘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학 연구자로서 스타과학자로 인해 연구 현장의 연구비 몫이 줄어들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최고과학자 연구비 재원으로 다른 재원을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내어 해당 부처로 이관해주기도 했습니다.
 
외국의 저명한 줄기세포 연구자들도 모두 감탄할 정도의 연구가 조작일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황우석 교수 연구 조작의 모든 책임이 저에게 쏟아지는 것은 저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일입니다.
 
 
혁신본부장으로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혁신체계를 만들어 연구현장과 기업현장에서 혁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새로운 산업 영역이 개척되고 확대되어 고용을 통해 인간이 더욱 인간답게, 나라가 더욱 나라답게 변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저의 열정을 바쳐보고 싶었습니다.
 
 
 
저에게 꿈이 있었습니다. 과학자가 정부에 들어갔다가 나와도 정치교수가 되지 않는 꿈입니다. 다시 연구 현장에서 전공을 열심히 공부하는 그런 정책과 과학 연구를 넘나들 수 있는 정책광이 되고 싶었습니다. 학교 현장으로 돌아가서는 1차적으로 전공 연구에 몰두하였고, 시간을 할애하여 과학기술정책을 연구했습니다.
 
 
대학 1학년때부터 과학기술정책에 관심을 가졌고 사회의 과학기술운동에 거의 40년간 몸담았습니다. 이번 계기로 제가 노력했던 꿈과 연구 목표 그리고 삶에서 중요시 여겼던 진정성과 인격마저도 송두리째 매도되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나락으로 추락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렇게까지 임기 중 일어난 사고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고 삶의 가치조차 영원히 빼앗기는 사람은 정부 관료 중 아마도 저에게 씌워지는 굴레가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이렇게까지 가혹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에게 큰 실망과 지속적인 논란을 안겨드려 다시 한번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
 
 
어렵게 만들어진 과학기술혁신본부가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서 과학기술인의 열망을 실현시켜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며, 저의 사퇴가 과학기술계의 화합과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일단 어제 사과를 했고,,오늘 자진사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짐을 들어드릴려고 큰결단을 내려준데 대해 잘하셨습니다.
 
 
박기영 사퇴 서명한 서울대를 비롯한 과학계
 
이들도 적폐세력 많습니다.
 
과학계에는 수십년동안  내려온 자기 자리보존과 안위을 위해
이명박근혜 정부에 아부한 늠들 수두룩합니다.
 
 
[시론] 5·24, 천안함 그리고 과학계 적폐 / 이승헌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796703.html#csidx16594765e9afbe8b31c70500db2071d
댓글
  • 웃기면오백원 2017/08/11 19:03

    문재인대통령이 이미 구상했던 정부의 모습은
    1순위후보자들을 보면 대충 알 수 있다고 봅니다.
    정부탄생과 더불어서 이미 많은 준비를 해왔을 것을 알기에
    후속인사가 바로 온다고해도
    개혁이 많이 늦어지지 않을까....걱정입니다.
    문재인대통령이 그리던 그림도 살짝 바뀌겠군요.
    여러모로 임명된 사람 탈락은 큰 혼란임에는 틀림없는 듯...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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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ff 2017/08/11 20:47

    애초에 저런 인사는 거론조차 안됐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무난히 나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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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아? 2017/08/11 20:50

    임명을 강행했어도 지지철회는 없었겠지만
    자진사퇴되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소통을 하는 정부라는게 그래다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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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pudu4mnu 2017/08/11 20:51

    인사 중 첫 사퇴자도 아니고 제 댓글 상에서 반복하는 말이지만 대통령이 다 알아보고 다 알고 다하는게 아니라는 것 다들 아실 겁니다
    그냥 이번 일을 계기로 인사 추천 시스템과 라인에 대한 점검으로 삼으면 될 것을 가지고 불필요하게 반응하지 맙시다 지금이라도 잘된겁니다
    그리고 글 중에 천안함 이야기가 붙어 있는데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천안함때 이명박편들어주던 과학인들이 이번 반대에 포함되었다는 말인가요?
    그 또한 필요 이상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인사 재고는 무슨 음해가 아닌 마땅한 반대의견에 기존의 항상 반대하고 비아냥하던 것들이 끼어 있을 뿐인겁니다 알레르기 반응할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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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념고양이 2017/08/11 20:57

    스타과학자 1인에게 주기 위한 돈...아이디어를 내셨다는데
    잚은 과학자 10명에게 줄 돈을 보낸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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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na_Oxton 2017/08/11 20:57

    신뢰를 보내주신 대통령께 감사하다?
    대통령 물고 늘어지지말고
    조용히 사퇴할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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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oott 2017/08/11 21:02

    영 뒷맛이 안좋은 사퇴의 변인데 어찌됐건 자진사퇴했으니 후임자가 잘 걸러지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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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itamin좋아 2017/08/11 21:08

    이명박근혜 시절 부역했던 과학자란 것들
    지금 다 어디로 가서 뭐하고들 있는지 궁금하네요.
    사실 그다지 맘에 드는 인사는 아니었지만
    그런 이야기는 저런 사람들이 똥 같은 연구로
    이명박근혜 정권에 부역하면서 돈 챙겨 먹을때엔
    그리고 그런 부분에서 지금 문제 재기 되고 있는거엔
    왜 그리들 조용들 가만히 계시고
    이제사 딱 인사문제에 대해서는 그리 목소리가 크신지
    솔직히 결국에 국가 연구사업 돈 타먹는 문제니까
    더 관심 가고 목소리가 나오는 건 아닌가 싶은 것도
    솔직한 심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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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ANTUM 2017/08/11 21:27

    시붕년 ㅋㅋㅋ 남탓 오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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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생 2017/08/11 21:39

    정작
    황우석 교수 논문의 공동저자(?)에 관한 변명은 1도 없네요.
    지방대 교수가 정부에서 일하면 스타교수에게 노터치로 다 퍼줘야하는건가요?
    제가 꼬인건지 황우석 교수 관련 변명을 보니 오히려 낙마한 것이 백 번은 잘 된일이란 생각이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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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답다 2017/08/11 23:29

    결론은 나는 잘못한게 없고 그냥
    속았는데 왜 나한테 책임을 묻냐는거
    같은데 나만 저런 생각이 드나????
    뭔가 많이 꺼림찍하네....
    인사는 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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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리스마눈꼽 2017/08/11 23:31

    아무튼 일단락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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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콰트200 2017/08/11 23:31

    이분...인성이 ...간잽이급인듯 한데
    5년안에 적폐세력 끈이라도 잡고 다시 얼굴내밀거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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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elric 2017/08/11 23:33

    떠나는 사람 뒤에 대고 침 뱉는 것 만큼 비열한 짓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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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젠간되겠지 2017/08/11 23:34

    저 말이 다 사실이라면 정말 저 분한테 미안한 일인데
    아무도 안 믿어 주는군요. 믿기 싫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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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사야집에와 2017/08/11 23:34

    자진사퇴...정부에서도 본인도 고민이 많았겠죠.
    저는 이 일이 엉뚱한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까 걱정인 사람 중 한 명인데,
    그 시작이... 박기영 반대를 외치던 사람 중에 학계에서 떠나야 할 사람들이 보였다는 거였죠.
    스스로가 데이터 조작을 아무렇지 않게 제자들에게 요구한.
    음...황우석 같은 자를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에게 속아서, 혹은 이용당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 모두를 세트로 묶어서 비난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기영이 그런 상황에 있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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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 2017/08/11 23:35

    다음번엔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우선 청렴한 사람이 배정되었으면 좋겠네요.
    굳이 큰 결함 있는 사람 데려와서 논쟁 일어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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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uau 2017/08/11 23:56

    사퇴 환영합니다. 감담회도 그렇고 사퇴전문은 다시봐도 답답하군요. 이때까지 교수직하면서 별일 없었으니 당사자에겐 갑작스럽기만 한건지... 완전.....
    다음 후임자가 잘 정해지고 과기혁도 잘 자리잡게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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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라묜 2017/08/12 00:00

    다행이군요 과학계 사람은 아니지만 어릴때부터 과학을 좋아하고 문통을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걱정 많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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