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력이 10년쯤된 개발자이고 현재 독일에서 리눅스 커널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몇분이 경력에 관련되서 고민글을 올리신걸 보고 그냥 이런 방향도 있다는걸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저도 뭐 제 밥벌이 고민하면서 사는 주제지만 어쨌든 낼 모레 40되는 늙은이?의 주책이라고 생각하셔도 좋구요..
만약에 제가 타임머신을 타고 대학을 막 졸업하는 나에게 뭔가 조언을 해야한다면 이렇게 말할거 같습니다.
그리고 목표는 해외취업입니다.
제가 만약 경력을 시작할때라면 한국에서 준비기간을 좀 보내고 무조건 해외취업만 노리겠습니다.
해외에서 죽을때까지 살자는게 아니라 개발문화,기술,자세 등 배울게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일단 영어에 투자를 많이 합니다.
퇴근하고 죽도록 피곤하고 아무것도 생각하고싶지않고, 야근하면 학원갈 시간없는거 다 알지만
그래도 영어를 시작합니다. 시간이 없으면 돈으로 최소인원의 반에 들어가거나, 돈도 없으면 (저같으면) 듣기 수업만 줄창 듣겠습니다.
옛날에는 CNN듣기가 유행이었는데 요즘은 각종 뉴스/미드/영화 골고루 섞에서 딕테이션해주는 수업이 많습니다.
준비할것도 없고 그냥 가서 받아쓰라는데로 쓰고, 파일받아서 매일 자주 듣기만 하면 됩니다.
말이 쉽지 실행하기 어려운것 알지만 이거 1년만하면 듣기가 진짜 늘더라구요.
말하기는 진짜 어디가서 배우기 힘듭니다. 회화 수업가면 비슷한 우리들끼리 으응? 잇힝? 하면서 눈치로 대화하니까 안늡니다.
저같으면 일단 듣기만 죽자고 파겠습니다.
그리고 일단 오래 갈것 같은 분야에 취업합니다.
똥같은 회사도 좋구요, 그냥 최대한 자기가 취업할 수 있는 회사중에 적당한데 들어갑니다.
삼성엘지 아니면 어짜피 해외에서 모릅니다. 뭘 했으냐가 중요하지 회사 이름은 상관없습니다.
오래갈것 같은 분야는 자기가 판단해야합니다.
전 서비스어플이나 대기업에 납품할 SI같은건 해외에서 안먹힐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임베디드, 빅데이터, 커널같은 인프라쪽, 전자나 기구쪽도 꽤 좋구요.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남들이 어렵다고 기피하는 분야면 더 좋구요.
참고로 커널쪽은 진입장벽이 좀있어서 해외에서도 인력이 많이 부족한것 같습니다.
임베디드는 회로 그리는거부터 부품고르고 하드웨어 디자인하고 플랫폼 설치하는 것까지 하면 좋은데,
이정도는 사실 영세한 임베디드업체 취업하면 자동으로 하게됩니다.
그러니 큰회사에서 한국에만 쓰이는 제품이나 기술을 쓰는것보다는 작은 회사, 심지어 가족같은 회사라고해도
해외에서도 사용될 제품이나 기술을 쓰는 곳으로 취업합니다.
예를 들면 디비도 한국에서만쓰는 티베X를 쓰는게아니라 하둡같은걸 써서 뭘한다면 돈이 안되도 취업하는거지요.
안좋은 회사라도 무조건 취업하라는게 아니라 길게 보고 세계적으로쓰이는 경력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입니다.
학원등에서 더 배우냐 아니면 취업먼저하느냐를 물어보시면 저는 무조건 취업입니다.
사람이 내가 내 의지로 배우는것보다 욕먹으면서 어쩔수없이 하게되는게 뭔가 더 많은 것들을 하게되는것 같아서요.
그리고 한가지를 해야합니다.
한가지라는게 예를 들어 임베디드 업계에서만 일했지만, 드라이버 일이년, 회로 일이년, 펌웨어 일이년 이렇게하면
좀 안좋을것 같습니다. 만약 드라이버 일이년, 회로 일이년, 펌웨어 5년이면 펌웨어 개발자이지만 다른 것들도 두루 안다고 봐줄 수 있는데,
두세개 커리어가 비슷하게 있으면 이 사람을 데려다가 뭘 시켜야하나 애매하거든요.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일단 내 주 경력을 뭐로 소개해야겠다는 전략이 있어야될것 같습니다.
그리고 세계 주요 도시에 일이주정도 여행을 해보세요.
홍콩, 싱가폴, 상하이, 뉴욕, 베를린,런던 등 IT 기업들이 있는 대도시에 가서 관광지를 다니는게 아니라,
이력서도 날려보고, 한인 게스트하우스에서 혹시 개발자로 이주해오신 분을 아시면 소개해달라고해서 문의도 해보고,
이 도시는 개발자가 많은지, 살기에 어떤지를 알아보는게 필요합니다.
미국은 특히 개발자 커뮤니티가 몇개 있는데 가입해서 "제가 며칠부터 며칠까지 어디를 방문하는데 그곳에 계신 개발자 선배님께 조언을 듣고 싶으니,
시간만 내주시면 제가 찾아뵙겠습니다"하고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자주있고, 대부분 회사 방문할 기회도 얻고, 직접 뵙고 조언도 듣고 합니다.
맘에 드는 도시가 있으면 관광비자로 한두달있으면서 페북이나 링크드인에 주소지를 그 도시로 설정해놓고 이력서를 날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건 어떤 기술을 하든지 내부까지 들여다봐야한다는 것입니다.
시스템프로그래머라면 커널을, 게임게발자라면 유니티만하는게 아니라 C++로 엔진의 맛을좀 본다든지,
아니면 세계적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거나 패치를 보내는 경력이 중요합니다.
드라이버 개발자라면 꼭 드라이버에 패치를 적용한거는 필요없고, 커뮤니티에 패치를 보내본 경험,
패치를 보내보고 다른 메인테이너에게 피드백을 받아본 경험이 중요합니다.
5년 미만 개발자에게 패치를 적용한것까지 바라지는 않구요 대부분 채용 공고에 커뮤니케이션을 해본적이 있나 정도면 된다고 써있습니다.
자기가 쓰는 언어나 플랫폼, 프레임웍에 반드시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있을거에요.
너무 작다고 생각할 필요없이 뭐든 contribution을 해보려고한 경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별거없이 글만 길었네요...
요약하자면
1. 영어는 무조건하자. 이도저도 안되면 귀라도 뚫자. 왜냐면 대답을 더듬더듬해도 되지만 동문서답을 하는건 더 안좋으니까. 말은 못해도 상대방이 요구하는 것을 말해주는게 중요하지 유창하게 딴소리를 많이 해봐야 소용없거든요.
2. 최대한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분야, 기술로 경력을 쌓자. 당장 돈많이 주는 좋은 회사도 좋지만 내 경력을 더 챙기면 좀더 길게 가지 않을까..
3. 짧게라도 해외에 나가서 관광만 하지말고 상황을 보고 사람을 만나보자. 직접가서 한국인 개발자분들께 도움을 구하면 살아있는 조언을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4. 회사내에서 일한 경력은 사실 외국에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외국에서 한국에 어떤 서비스를 런칭하거나 한국에서 아무리 많이 쓰이는 제품을 만들었다해도
잘 모를 수밖에 없지요. 그러니 전세계 개발자가 모이는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패치를 보내보고 피드백을 받는 활동만이라도 꾸준히하자.
올라온 패치를 보고 잘 이해가 안되는걸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아니면 문서 번역도 좋아요.
어쨌든 이력서에 외국 회사들도 잘아는 어떤 커뮤니티에서 어떤 활동을 했었다라는게 참 중요합니다.
요약도 기네요.
한줄로 바꾸면 "외국에 나가려면 외국 회사의 입장에서 날 어떻게 볼까"를 생각하면서 경력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아..한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알고리즘 사이트에서 점수를 만들어놓으시면 이력서에 넣을 수 있습니다.
릿코드 해커랭크 등등 요즘에 그런 사이트들 많자나요. 거기 컨테스트도 참가하고 문제를 많이 풀어서 점수를 만들어서 이력서에 넣으면 해외 회사들도 인정해줍니다.
이 사이트들도 그렇게 이력서에 자기들 사이트가 들어가길 바라기 때문에 각종 인터뷰 팁들도 많이 제공하고 있어요.
당장 몇백문제를 풀수없으니 길게 일이년정도 꾸준하게 생각날때마다 한문제씩 풀어서 프로필을 만들어두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외는 싫거나 사정이있어서 생각을 안하시고 한국 전자쪽 대기업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학벌이 좋은게 최고라고 말씀드리고싶어요.
솔직히 삼성엘지 다 다녀봤지만 제가 아는 분들 전부 서울의 주요 대학을 나오셨어요.
물론 제가 모르는 분들도 계시니까 전부라고는 말씀드릴 수가 없겠지만 학벌이 좋으면 대기업은 들어가기 훨씬 쉬운것 같아요.
그래서 차라리 구글코리아, 네이버, 다음 등을 노리시면 좋으실것 같은데 이쪽은 알고리즘 문제를 잘풀면 좋을것 같습니다.
구글코리아는 알고리즘 인터뷰만 두세번할거에요. 릿코드 해커랭크 등 사이트를 잘 활용하시면 요령이 생기실거에요.
그리고 알고리즘 인터뷰 스터디도 있어요. 칠판가지고 서로 문제내고 리뷰하고 그래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릿코드라고 치니 코드릿이라고 나오는데 https://codereet.com/
이사이트가 맞나요??
본문의 정리를 수식어 빼고 현실적으로 정리하면..
아무리 해 봐야 자국인 보다 말도 떨어질 외노자 A를 데려가려고 기다리는 외국 회사는 없다는 거.
국내에 취직이 안되는 사람은 외국계도 데려갈 생각 없음.
취직을 하고자 하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사람인데 국내의 대우를 참을 수 없는 사람중에 외국어가 되는 사람이 가능 한거.
경력 5년차에 글쓴이가 말한 수준의 사람이면 국내에 취직을 하자면 언제든 할 수 있음.
.. 그만한 대우를 못받아서 문제지..
조언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가 it 시작할때 오빠한테 그말 했죠. 영어 공부 열심히해라 꼭꼭. 글쓴님보니 동종업계 분들이면 다 그 생각하시는 것같아요.... 결혼해서 서버 관리하며 쭈그리 하고 있으니 그냥 이 직종에 대해서 현탐이 온것같아요 ㅋㅋㅋ 아 30살이고 전 7년차입니다 ㅠㅠ......... 아직 포기하려면 먼 나이인데도 결혼한 유부녀니 위축되는군요
커널하는데 죽을거같아요
문제 해결하다 막힐땐 어떻게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ㅠㅠ
감사합니다 도움이되네ㅛㅇ~1
영어되고 실력 되면 국내에서 외국계를 노리는것도 괜찮죠
다만 현지화 적응한 외국계도 있으므로 조심
정말 좋은글인거 같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25세에 게임개발 배우려고하는데 늦은건가요?
결론은 외국인 노동자가 되라는거군요.
혹시 커널의 어느 부분을 업으로 하고 계신지 물어보면 실례일까요?
영어가 아니고 그쪽 대학을 나와야 인정해줍니다. 미국이면 미국대학, 호주면 호주대학을 나오는게 제일 베스트죠.
아니면 대부분 뽑을 생각조차 안합니다. 그동안 해왔던 프로젝트나 해외에서 이름값이 엄청나지 않으면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혹시 커널 분야 진입하고싶으신 분들은 kvm이나 xen 소스 공부를 시작해보세요.
주변에 이쪽 하시던 분들이 레드햇이나 아마존에 가시는데 부러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개발부분에서 어떡해 공부해야하는지 기대하고 들어왔는데 ㅜㅜ
리눅스 커널은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그런쪽은 어떻게 공부를 시작해야하는지 감이안잡히던데
영어공부에 대한 말씀이 인상 깊습니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게 더 큰 문제죠.
거기다 말도 많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