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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하면서 부조리만든 후임들 영창보낸 이야기 [실화]

현재 예비역 4년차입니다. 

본 내용을 전하기에 앞서 당시 저희부대의 상황을 알고 들으시는게 훨씬 이해가 편할 것 같아 잠깐 소개를 합니다.
저는 2011년 12월군번이고 제가 자대배치를 받았을때는 (2012년 1월) 분대별 생활관이었습니다.
한 생활관에 이병~병장까지 같이사는 생활관이었죠. 이런 '생활관'이 소위말하는 '갈굼'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한 높으신 분들께서 '동기생활관'제도를 시행시키고자 하였고, 저희부대는 신막사 건축과 함께 동기생활관 제도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저희부대기준 2012년 7월 1일부로)

저는 할때는 하고 쉴때는 확실히 쉬어야 한다는 주의라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동기생활관 제도를 좋아합니다만 이제 쓸 이야기는 동기생활관의 단적인 폐해중의 하나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신막사는 2층건물이었는데 동기생활관 건축당시에는 소위 '짬 이병~ 물일병'급 짬이 1층을 배정받았고, 상병장들은 전부 2층으로 배정받았습니다..
간부들의 터치가 비교적 덜하니 자기네들이 2층간거죠.. 저는 1층생활관 ㅠㅠ (행정계원이 생활관짯음..)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저희가 짬밥을 먹어가고, 2층 상병장들이 제대를 해 나가면서 2층에 이등병 일병들이 채워져가고 1층엔 상병장들이 있던 시기였죠.

제가 상말때였으니 2013년 5월 6월경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당직부사관근무를 서던날 21시에서 21시30분까지 점호준비기간에 각 생활관 인원점검차 2층을 돌고있었죠.
근데 당시 일병급 생활관에 한놈이 맞은편 이등병 생활관에서 양말을 가지고 자기 생활관으로 들어가는거 아니겠습니까?
이게 뭔 상황인가 싶어서 맞은편 이등병 생활관에 들어가서 야 방금 쟤가 너네 생활관에서 양말을 왜 들고 즈그생활관 가냐? 물으니 전부 우물쭈물하더군요..
???? 괜찮으니깐 말해보라고 좀 다독였더니 앞생활관 일병들 빨래를 자기네들이 햇다고 그러더군요??? 
????????? 이게 뭔.. 미친.. 즈그도 선임빨래 한번도 없는 놈들이...
저는 나름대로 머리를 굴렸고 당직사관한테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생활관순찰중에 이런걸 발견했다. 이등병 애들 불러가지고 직접물어보고 그러면 전부다 말 안할것같아서, 오늘 점호 끝나고 취침시간에 제가 애들한테 종이를 주고 무슨 부조리를 당했는지 무기명으로써서 오라고하면 어떨까 물으니 당직사관도 아주 좋아하더군요.

점호 다 끝내고 취침시간에 들어갔을때 조용히 생활관가서 애들한테 쓰라했습니다. 30분정도 뒤에 가지러 올테니 너희들은 생활관 밖으로 나오지말고 그냥 있으라고 했구요.
시간 지나고 받아와서 당직사관이랑 읽어보니 진짜 기절초풍할 일들 천지더군요. 
빨래 뿐만아니라, 담배 얻어피기.. PX심부름.. 그리고 아마 이해못하실수도 있겠는데 속옷, 양말 훔쳐가기.. (군대에 정말 많습니다..) 실제로 이등병들 양말이 두켤례 세켤례밖에 없는애들도 있더군요 ㄷㄷ..
그리고 자기네들 생활관 TV자기보고싶은거 안본다고 이등병생활관가서 TV보기... (예를들면 무한도전보고싶은데 불후의명곡본다고 이등병생활관에서 무도봄..), 손톱깎기, 자석같은 자잘한 용품들 빌려가서 안돌려주기 등등
자잘한것부터 굵직한것까지 거의 전부 A4지 반~1장 채웠더군요.

저도그렇고 당직사관도 그렇고 그 내용을 전부 읽었기에 서로가 할일을 했습니다.
당직사관님은 그다음날 상황보고때 처리내용 보고 > 아주 잘 처리했다고 칭찬받음(잘했다고 양담배한보루 저한테줌 히히) > 징계위원회 바로 열리고 해당 일병생활관 전 인원 소지품 검사후 보급품 갯수보다 많은 양말, 속옷 갯수들 인원별로 정확하게 파악 > 죄의 경중에 따라 영창 5일부터 15일까지 다르게 보냄.
저는 각 분대 분대장들 아침점호끝나고 모아서 (대부분 동기들이었움) 어제 밤에 이런일 있었다고 너희 분대애들중에 영창갈애 있을수도 있다고 말해주고 사실확인해서 진짜 그랬다고하면 너희들이 '알아서 잘' 처리하라고 전해줬네요.. 

아 그리고 이 일다음부터 맨날 상병장들 일이병한테 잘해주라고 말씀하시던 대대장님이 일병들을 더 까기 시작했네요 ㅋㅋㅋㅋ

이게 당시 사건의 전말입니다.
저때 부조리를 했던 일병들은 소위 갈굼을 당해본적 없는 세대들이거든요?
근데 어찌 예전에 갈굼있던 시절 상병장들이랑 똑같은 짓을 하는지.. 암튼 밑에 똥군기 글보고 한번 써봤읍니다..
에.. 뿅
댓글
  • 하늘걷기다 2017/07/23 21:37

    원래 고문관이 고참되면 애들 갈구는게 군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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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공갈 2017/07/23 23:36

    저도 당했지만 오히려 지가 풀리고 갈굼안당하놈들이 부조리 를 만들고 더지키고 시킴;;;;
    나도 바로윗기수랑 1년차난 엄청 풀린놈이라고 개갈굼 당했는대 보니까 풀렸던 놈들이 잡아먹을려고하고 갈굼당했던 고참들은 그냥저냥보통으로 상대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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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뜬금없이치킨 2017/07/24 01:02

    군대 진짜신기한게
    일이병때 군대내에 부조리에 관해서 가장 부정적인태도를 취하고 욕하던 사람이
    가장 부조리를 심하게 저지름 아이러니한데 어디를 둘러봐도 다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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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Jyo 2017/07/24 01:03

    이게 엄청 웃기더라구요
    제가 군생활 할때도
    저때 엄청 고생해서 부조리 많이 없애고 좀 사람 사는곳처럼 만들어놨더니
    윗 선임에게 부조리라곤 1도 받은적이 없던 후임들이 더 심한 부조리를 만들고있었어요.
    물론 이걸 전역하고 첫 예비군이 자대로 떨어지는 바람에 한참후에 알게된거지만
    심심치않게 충격이였어요..

    (jJyoGK)

  • 간지늅늅이 2017/07/24 01:06

    항상 보면, 내무부조리가 한창 심해질쯔음되면, 몇몇 깨어있는 사람들이 짬을먹은다음에 그 부조리들을 없앰.
    그럼 그 그 혜택을 온전히  받은 애들이 그 부조리를 지들이 만들어서 꿀빰.
    아닌사람도  있지만, 정말 많은사람들이 그러더라구요. 우리 옆중대에도 맨날 쳐울고 대대장 연대장한테 전화해서 힘들다고 하던 놈.
    나중에 야외쓰레기장담당병으로 빠졌죠. 군생활좀하고 곧 전역할 사람만 할 수 있는 꿀보직(보일러병처럼 아침점호도 안하고 따로 활동도 안함.)
    하는데 그것도 하기싫어서 연대장한테 전화하고 그랬죠.
    그러다보니까 애들이 괴롭히지도 못함. 툭하면 쳐 우니까.....근데 그놈이 제가 병장쯤 짬먹고 그놈이 일병꺾일쯤되서 하고 다니는 소리가
    지가 내무부조리를 부활시킬꺼라고 하더라구요.
    옆중대라 대놓고 뭐라 할수는 없고 동기들한테 저새끼 미친새끼아니냐고 말하니까 미친새끼 맞아서 말이 안통한다고................
    근데, 워낙 등신이라  신병들 와서 처음에만 조금 쫄고 한두달안에 그냥 적응 다하고 적어도 걔는 개무시하더라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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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머 2017/07/24 01:10

    정말 하기 힘든 일인데 .. 작성자분을 칭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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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DREAM 2017/07/24 01:17

    그게 생각나네요. 소위 자칭 전쟁 경험자라 하는 분들이 어린 세대에게 꼰대같이 말하는 거요. 자신은 부조리 당하지도 않았으면서 부조리를 일으켜 밑세대에 부담시키는 것. 시대가 어느 땐데 완장차고 싶어서 난리인 사람들이 꼭 있더라구요. 그러고서 나중에 훌륭한 일 했다는 식으로 주위의 여럿에게 자랑처럼 떠드는 자칭 '힘든 경험 너보다 더 심하게 했다.'는 분들 있어요. 제발 힘든일 안시켰으면 감사하고 그런 좋은 환경 만들어준 윗 분들에게 고마워해야 할 시간에 다시 초창기 원점으로 되돌리지 말았으면 해요. 어디서 이상한 '군대 부조리'를 듣고 와서는 행하는 것들 진짜 작성자님이 행하신 것 처럼 모두 영창 갔으면 좋겠네요. 주위를 보며 배려하는 사람들은 안그렇지만.. 꼭 편하면 아무렇게나 다 해도 되는 줄 알고 착각하는 사람이 꼭 있더라구요. 아무튼 작성자님 체계적으로 후폭풍 없이 잘 해결하신 것 같아요. 하려면 확실하게! 어정쩡하게 해결하면 안하느니만 못하던데 현명하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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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ggp135 2017/07/24 02:03

    사회나가서 피자헛 알바해보니깐 여자애들많은 홀서빙계는 진작에 서열과 똥군기가 있더군요. 인간은 그냥 그런 동물적 본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군대에 있을 때 안 그랬는데 다들 그렇게 군생활을 엿같이 했더군요. 가혹행위, 폭력은 결국 자신들의 대가리가 나빠서 권위를 세울 수 있는게 그것 뿐인 애들의 한계라는 걸 깨닫기도 했습죠.
    박지성 말이 진짜 맞는게 생활을 잘하면 알아서 권위를 세워주는데 그것을 많은 자칭 군생활 잘했다고 하는 애들은 가혹행위없이는 못했더군요. 이게 남자의 허세의 상징임. 군대부심, 선배부심 이런 거 부리는 애들치고 멘탈 좋은 애들 못 봤고,
    제발 나이가 들수록 어린 친구들을 챙기고 배려해주면서 생각의 방향도 잡아주는 것이 진짜 어른의 멘탈이며 태도라는 걸 하루 빨리 알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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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4 2017/07/24 02:04

    부조리는 어딜가든 어떻게든 생기기 마련.. 전 제가 전입왔을 때부터 위에서부터 부조리 걷어내는 그런 환경에서 군생활을 시작해서 그걸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정말 잘 챙겨준 제 맞후임이 그 밑 후임들에게 평판 개똥같은 거 들었을 때(준부조리급..) 개빡치더라구요.. 잘 해결하긴 했지만 말년에 또 보니까 부대가 맛탱이가 가는 거 보고선 역시 군대는 군대구나.. 씁슬했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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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지한숫사자 2017/07/24 02:30

    90년대 중반이었는데 정말 바꾸기 힘들었습니다 니가 그런다고 알아줄꺼같냐 소리 들으면서 그렇게 고생했는데 지들은 당해보지도 않은 구타 갈굼을 저 몰래하고 있더군요  결국 인내심은 조각나고 니위로 내밑으로 소리가 나오더군요 그후로 저 전역 할떄까지 후임들 제눈도 제대로 못쳐다봤었습니다 제일 열받던건 뒤에서 낄낄 거리던 동기시끼들....X시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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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뽀르뚜가 2017/07/24 02:41

    이 무슨 자바국 짬뽕당 같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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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냐옹이는냐옹 2017/07/24 03:28

    인성은 유전자에 박혀 있는 거라서요.
    개그계나 모델계가 그렇게 갈굼이 심한데, 몇몇 개그맨이나 모델들은 그렇게 갈굼 당하고도 자기들이 고참이 되었을 때 내리 갈굼 없앴다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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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만보 2017/07/24 03:51

    글 주제에 좀 안맞는 댓글이지만 저는 쓸데없는 부조리가 너무싫어서 후임들한테 최대한편하게해주고 부조리없애고 선임들이 후임들에게 자기일몰아주는것도 싫어서 말년때도 말년안타면서 군생활했는데 몇몇후임들에게 저는그저 쉬운사람 흔히말하는 호구가 되있더라구요
    자기하고싶은대로 다하고 짬으로갈구면 후임들이 힘들어도 자기가 편하고 반대로 다같이 편하자고 노력하면 힘은 힘대로들뿐더러 최대수혜자는 후임들이지만 고마워하는사람은 별로없어 바보취급당하는게 제가느꼈던군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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