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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죽순이의 최후

안녕하세요~  RPG게임 이라면 사족을 못쓰던 잉여입니다
게임 하나당 계정 4개는 만들어 돌릴 정도로 게임을 좋아했는데요
지금은 2개로 줄였습니다... 물론 계정들도 지우고...(주륵)
(여기서 말하는 결혼,배우자는 게임 속 가상현실을 뜻합니다)
제가 하던 RPG겜은 혼인,결혼시스템이 있었어요
공력,전투력이 많이 오르곤 했죠  거의 99%는 필수라는...
겜 상 알고 지내던 언니 한 분은 이미 결혼을 해서 배우자가 있었고
저는 없는 상태... 적당히 렙 높고 적당히 전투력 높은 캐릭이 없나 찾아보다가 마침 언니의 배우자의 실친이 게임을 하는데
제가 찾던 캐릭터 능력치라서 저는 언니배우자의 실친과 결혼을 했습니다ㅋㅋ
그런데 제 배우자이신 분이 저를 실제로도 만나고 싶어하시더군요
언니랑 언니배우자는 이미 실제로 사귄다면서요...!!!
저는 마침 애인도 없는 잉여라 한 번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첫만남은 쏘쏘였어요
연애세포가 다 죽었나 싶을 정도로 가슴뛰지 않은 첫만남...
제가 마음에 드셨는지 애프터를 신청하셨고
그 날 서로 집에 간 후 저에게 사진을 보내달라길래 보내줬더니
답례로 저에게 자신의 셀카를 100장이나 보냈답니다...
어리석었던 저는 나중에 또 만나기도 했어요... 나란 문제아...
연애세포가 얼어죽은 저도
취향이란 건 아직 안죽었는지...
그 분이 제 취향은 아니라고 마음이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엔 언니와 언니배우자님과 함께 만나는 것이 아니면
약속은 잡지 않았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겜을 하는데
언니배우자와 함께 사냥하는 캐릭터가 눈에 보였습니다
정말 100% 게임얘기만 하는 캐릭터였어요
다 함께 채팅을 하는데  언니배우자가 나중에 이 게임 얘기만하는 애도 불러서 놀자더라고요
그렇게
언니, 언니배우자, 나, 제 가상배우자, 게임 얘기만 하는 녀석(A)
다섯이 모여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그 날 처음 A를 처음 만났는데 상당히 잘생겼더라고요...
덩치랑 얼굴이 ... 너무 잘생... 어흠...
안타깝게도 여친이 있었습니다
수시로 여친에게 연락하는데 의외로 그 모습에 한 번 더 반하고 말았습니다
(나중엔 그게 여친의 집착이라는 걸 알게됬죠...)
그래도 A는 여친이 있고 게다가
나같은 오징어가 친한 척하며 다가가기엔... 엄두도 못낼 비주얼같고...
애초에 나는 가상배우자랑 거의 썸씽이라 할 정도로 길드엔 소문이 났는데...
라며
제 자신을 자책했습니다...
제 가상배우자가 그 자리에서 술에 취했는지
계속 사귀자고 고백하기에
저도 술김에 욱해서 안사귈거라고!!! 다섯 번은 거절했어요
그 뒤로는 고백하는 말은 더 없었어요
그 땐.... "언니, 언니배우자 너무 좋은 사람들이라...인연끊기 싫어ㅠㅠ"라는 마음이 강했어요
그렇게 저희 다섯명은 나중에 또 놀자며 단톡방도 만들고 그랬네요..!!
그렇게 다섯명이서 두어번 정도 가볍게 만나곤 했는데
하루는 A가 여친과 싸웠다고 어찌해야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끼리는 힘내라며 위로의 글을 써주곤 했는데  
그 때까지도 저는 A에게 아무런 흑심도 없었습니다...
2주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A가 여친과 데이트하러 간다고 잠수라고 하던...
싸우지 좀 말라며 엄청난 격려를 들었던 그 날..
저녁에 여친과 헤어질 거 같다고 어떻게 붙잡아야하냐며 간절하게 물어보더군요
왜 싸웠냐고 물어보고 이유를 들어보았더니...
여친이 헤어지자고 하는 건 오버같아보였지만...
그래도 A가 잘못한 거 같다고...
다들 A보고 너무 어이없어하며 당장 사과하라는 식이었어요
언니와 언니배우자 그리고 제가 이런 식으로 써서 보내라고...
열심히 도와주어 사과문을 작성한 후 A여친에게 전송하고 그랬어요...
결국 A는 여친과 헤어졌습니다
A는 게임을 더 열심히 했어요
그렇게 약 2주가 흘렀고
A는 단톡에선 말도 안하고
게임에선 채팅도 안하고를 반복했어요...
언니는 A가 너무 우울해하기도 하고....
우리들도 놀러갈 겸 해서
펜션잡고 바다보러가자며 제안을 하더라고요
다들 ok를 했고
그렇게 저희는 각자의 일하는 날짜를 조정하고 스케줄을 비워
'한 달 후에 가자!' 라며 펜션을 예약하고 날짜를 잡았습니다
그렇게 심심한 주말이 되었어요...
언니와 카톡을 하는데 배우자랑 왜 안사귀냐고 물어보는 겁니다
이성으로써의 감정이 없다고 말하고...
A에 대해 살짝 물어봤어요
그러다가
저만 빼고  A의 번호를 다 알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뭔가 기분이 묘했습니다
저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A에게 톡을 했죠
카톡이 빨리 오더군요...  마침 쉬는 날이었대요
정중하게 번호를 물어보고 연락처를 받았는데 기분이 정말 좋더군요...ㅋㅋ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렇게 서로 쉬지 않고
카톡을 세 시간 가량 주고받았습니다...A도 심심했나봐요
영화얘기를 하다가
제가 먼저
심심하면 영화나 보러 가자고 넌지시 물었고
A는 농담? 진짜? 라며 물어보다가 OK를 했죠
저는
와... 내가 이런 존잘이랑 영화를 보다니...
라며 엄청 기분이 나이스했습니다
그렇게 막상 만나서 단 둘이 보니
영화만 보고 헤어져야지 라는 생각은 없어지고
이 사람을 갖고 싶다라는 생각이 머릿 속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갑작스레 비까지 오고 우산은 하나 뿐이고 에헤에헤...
더 가까이 밀착하는데 머리에서 정수리냄새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던 순간이었어요
그 후로 별 다른 연락은 없고 다 섯이서 볼 땐 다 같이 보다가
가끔 제가 데이트 신청만 두어번은 더 했습니다...
진짜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아니라
본성만 남아있는 저란 짐승이 어린 양을 노리는 느낌...
다섯이서 만난 어느 날 밤...
저는 A에게 해산하면 둘이 잠깐 보자고 한 후
전 먼저 귀가하겠다며 나섰습니다
제 배우자는 택시를 태워주고 저희 집 pp동을 말해주었지만
택시가 출발한 직 후
전  A가 사는 동네인 zz동을 말해 길을 틀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좀 흘러 A가 동네에 왔고 마실 것을 들고 저희는 그냥 걸었습니다
뭐가 그리 급했는지....
저는 고백 할 기회를 노린거죠...
저는 한 번 만나보자며 쿨한 척 츤츤하게 고백했고
잠깐 고민하던 A는 ok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절 집까지 데려다주고... 으어ㅋㅋ 손도 잡고ㅋㅋ
걍 마냥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펜션 놀러가서는 정말 서로 티 안내려하고...
일부러 더 떨어져 앉고
저녁 술자리를 하는데
제 배우자가 제 옆에 앉아 계속 절 챙겨주는 겁니다...
A가 욱하는게 보였지만 참더군요
그리고 그 날 밤에 언니와 언니배우자가 둘이 사귀냐며 물어보대요...
티는 안내는데 분위기가 그렇다고...
우리가 5명이서 어울리는데 언니배우자는
자신의 친구가 완전 새 된 것같아서 많이 서운하지만
글쓴아 너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거다...
너가 A가 좋다하면 그런거라고 우린 성인이니까 서로 알아서 해결하는거고...
등등 약간의 좋은 말, 쓴 말들을 들은 후
서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자연스레 폭죽놀이도 하며 바다를 즐겼습니다
관계가 이렇게 되고... 게임도 슬슬 망하는 길을 걷는 듯 하니
저도 게임 안하게 되고...한 명 한 명 접더니 결국 게임은 모두 접었습니다ㅋㅋㅋ
단톡방도 해산하고ㅎㅎ...
현재는 서로 갠톡으로 안부묻는 정도...!!
저는 여전히 A와 잘 만나고 있고...
다른 RPG를 하면서 A와 제가 결혼을 했는데
제가 그 게임을 3개월 하다가 접었어요...
새로운 센 캐릭터 만나라며 이혼해준다고 하는 것을...
A가 극구반대하더니 게임 접은 제 캐릭터와 여전히 혼인상태입니다
너 아니면 안된다는데 게임 주제에 이거 은근 감동이더라고요...
만나면 A는 게임은 정말 잘 안해요...
해봤자 공성이나 전쟁, 길드대전같은 정해진 시간에만 잠깐하고...
오히려 제가 게임을 더 많이 켜놓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은 만나면 게임보다는 서로에게 더 충실하답니다...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핳
하하하하....
댓글
  • 천낙 2017/07/14 02:02

    재밌게읽엇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근한 중독성이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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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루씨 2017/07/14 08:11

    재밌게 봤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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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스라바나 2017/07/14 08:17

    결론: 잘생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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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알탈 2017/07/14 08:18

    이게 요즘 유행한다는 게임 판타지 소설인가 하는 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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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탄핵축 2017/07/14 08:19

    교훈: 게임 하는 자만이 존잘남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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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ldier:76 2017/07/14 08:22

    허이구우우 쉬이버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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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edBack 2017/07/14 08:27

    그러니깐 커플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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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적유전자 2017/07/14 08:33

    끝까지 읽은 내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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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은먹었냐 2017/07/14 08:36


    허이구 시이이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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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사리아 2017/07/14 08:38

    그러니깐 게임하다가도 생기려면 잘생겨야 한다 라는 결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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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뇨조절잘해 2017/07/14 08:45

    에이씨 아침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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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실비야 2017/07/14 08:55

    최후는 역시 헤어짐이죠.
    빨리 헤어졌다고 말해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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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려군 2017/07/14 08:57

    역시 잘생긴 남자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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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쁘지않아 2017/07/14 09:02

    모야시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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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리왕눈깔 2017/07/14 09:28

    게임하는 남자는 잉여라 인기없다고 주변얘기듣고
    운동하고, 요리배우고, 악기배우고,면허따고 차도사고 등등...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모든것을 섭렵한 회사 노총각형이 생각나네요..
    그형에게 차마... 형 행위는 중요한게 아닌거같아요 결국은 얼ㄱ ㅜ.....이란는 말은 차마 하지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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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xtar 2017/07/14 09:40

    뭐야... 결론이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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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떡을내뿜게 2017/07/14 09:46


    축하드립니다 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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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v98 2017/07/14 09:48

    그래서 게임이름이 뭔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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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keItBetter 2017/07/14 09:53


    역시 진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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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숭어 2017/07/14 09:56

    거참 게임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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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낯낱낫낳 2017/07/14 09:57

    배드엔딩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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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성훈 2017/07/14 10:11

    정말 사람일은 몰라요.
    저는 게임 정모 때 게임에서조차 잘 모르던 사람이 자기 아이디 말하고 인사하는데 '아, 네, 안녕하세요' 하고 데면데면 한 적 있어요. 그날 한 20명쯤 와서 처음보는 사람도 많았기 때문에. 대충 적당히 앉아있다가 집에 간걸로 기억해요.
    근데 한 5년 뒤인가 제가 그분 사는 지역 근처로 이사를 가게 됐어요. 거리도 가까워졌는데 밥이나 한 번 먹자 하고 정모 이후 처음으로 얼굴을 보게 됐죠. (그나마 가까워진 거리가 서울-춘천인게 함정) 그래서 가끔 만나서 술이나 한 끼 하고 그러다가 어느날 정신차려보니 지금 아들이 7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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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에게바나나 2017/07/14 10:32

    저두 결혼시스템 있는 게임에서 지금 남친 만났는데 반갑네용ㅋㅋ 제남친은 멋모르던 초보인 절 갑자기 끌고 여기 잠깐 기다리라 그러더니 결혼식 거행 ㅋㅋㅋ 나만 믿고 따라오락던 그 남자다움에 반했는데 지금은 세상 귀요미예요 ㅋㅋ 같이 게임하던 그 누구도 이남자의 실체를 알지 못하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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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jun 2017/07/14 11:03

    오래전에 한 16년됐나 온라인겜 첨들어가서 버둥거리다 재밌어서 좀 하려는데 게임내 길거리에서 장난걸다가 심심하면 만렙주먹전사가 맨주먹으로 땅콩을 하는데 매번 땅콩에 죽다가 어찌어찌 같은 길드원으로 길드모임 이제 그때 잼나드나? 하며 갈구는 애들아빠가 옆에 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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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달리아 2017/07/14 11:21

    뮤같은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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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미그달라 2017/07/14 11:24

    잘생기게 태어났다는 건 엄청난 축복인 것 같아요...
    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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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초희 2017/07/14 11:31

    "가까이 밀착하는데 머리에서 정수리냄새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던 순간이었어요"
    이부분 왜케 귀엽고 잼있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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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훈남형 2017/07/14 11:33

    그래서 애인이 생기려면 배우자가 있어야한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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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미의럭키세븐 2017/07/14 11:34

    낄낄낄 되게 재밌어요~~즐거운 연애 하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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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타콤 2017/07/14 11:37

    아 이런 외모지상주의 제기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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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심의신장 2017/07/14 11:41

    헤어지는 얘기라든가 이런거 아니면 3줄요약은필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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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구름따라 2017/07/14 11:41

    반전이 있길 바라며 끝까지 읽었는데...
    이런 글이라면 마지막에 시공속으로 끌려가도 용서할 수 있었는데... 킄.. 마음이 쓰리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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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이궁금해 2017/07/14 11:46

    존잘러야 함 ㅋㅋㅋㅋㅋ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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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traea 2017/07/14 11:52

    전 예전에 어떤 게임에서 길드마스터였는데 길드에서 현모를 엄청 많이 했어요. 2년 넘게 한달에 한번이상씩은 현모를 하다보니 별의별 사건도 많긴 했는데 그러다보니 사회성 제로였던 저는 사람들과 소통하는갈 알게 되고 길드내에서 알게되서 사귀게 된 커플만 7-8커플 정도 있었네요. 그중 절반은 크게 싸운이후로 이제 상종도 안하지만 아직도 연락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잘사귀고 있더라구요. 저도 그 게임 접은지 4년이 지났는데 당시 사람들이랑 아직도 연락하며 지내고 있고 게임이란게 참 긍정적인 면도 있는거 같아요. (물론 저는 남좋은일만 해주고 정작 저는 안생김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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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나루 2017/07/14 11:56

    결론은 잘생겨야함 ㅋㅋㅌㅌㅌㅌ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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