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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이 외근가셔서 써보는 회사썰들2

 
 
 
어제 심심해서 써봤던 글에 놀랍도록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도 음슴체
 
 
 
 
우리 사장은 사람이 좀 바보임
 
일단 천천히 하나씩 풀어보겠음
 
 
n년 전 사람을 기계로 아는 전 직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리저리 이직할 회사를 찾아볼 때였음
그때 나는 열심히 사는 것에 완전히 지쳐서 연봉상승이고 뭐고 그냥 대충 일할만한 자리를 찾고 있었음
 
그러던 중에 내가 이력서를 넣지 않았던 곳에서 면접 한번만 봐주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음
바보사장이었음
 
내 입으로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나는 원하는 연봉에 비해 경력이나 포폴이 상당히 좋은 편이고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구인구직 사이트에 이력서를 오픈해놓기 때문에
이런 연락이 제법 많이 오는 편임
 
여기도 그런 곳이겠거니 하고 넘기려다가 회사 위치가 집이랑 가까운게 마음에 들어서 면접을 보기로 함
 
 
연봉도 현재보다 올려주고 매년 연봉인상에 월차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월급만큼의 보너스가 매년 따박따박 나오고
여름휴가 일주일씩 주고 야근 강요 없고 식대 제공하고 기타등등
 
말로만 들으면 거의 대기업 급의 사원복지였음
 
토요일 격주근무인게 걸렸지만 그건 편하게 반차 쓰면 된다고 하길래
적당히 걸러 들어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다니겠다 함
 
결론적으로 태반이 뻥이었음
 
알보고니 자기 친인척을 제외하면 이런식으로 각 분야에서 실력 좋아뵈는 사람들한테
뻥카를 잔뜩 쳐서 일단 꽂아놓고 보는게 수법이었음
 
이 사람의 성정과 능력을 봤을 때 이건 엄청난 바보짓임
 
평소 성정대로 꼰대스러운 소리 엄청 하다가 직원들 표정 굳는거 보이면 급 허둥지둥 하면서 말돌려서 마무리하고
자리에 있으면 직원들이 너 마침 눈에 잘 띄었다 하면서 사장님 면담좀 하시죠 하고 불만사항들을 얘기하니까
무서워서 정말 꼭 필요한일 아니면 사무실에 들어와있질 못함
 
욕심부려서 회사 급에 안맞는 사람들 뽑아놓으면서 뒷감당은 정말 1도 생각 안한 것 같음
 
거기에 돈을 모아둔다는 개념이 없음
회사 유보금이라는걸 안만듬
거기다가 많은 한국의 소기업 사장들이 그렇게 생각하듯 이사람도 회사돈=내돈임
있으면 있는대로 다 쓰니까 그 달 벌어서 그 달을 간신히 유지하는 하루살이 패턴이 반복됨
 
 
본인은 왕년에 양아치였다 사람 좀 패고 다녔다 그런걸 엄청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니면서
스스로 사기꾼인척 이상한 허세가 들어 있는데, 실상은 사기 엄청 잘 당하는 호구임
 
나 입사 전에도 한번 그쪽에서 돈은 좀 나중에 줄테니 물건 먼저 보내달라는거 아이고 그러겠습니다 넘긴 다음
그 돈 고스란히 떼먹힌적이 있다고 함
 
소송하고 압류신청하고 아직도 별거별거 다 진행중인데 그쪽에서 아예 작정하고 떼먹은거라 받을 방법이 없어보임
 
그래서 사람이라면 그런 수법에 또 안당할 줄 알았음
 
근데 작년에 그걸 또 당함
 
안그래도 한달 벌어서 한달 먹고 사는데 몇천만원짜리 대형 일 하느라 다른거 다 외주 주고 있으니
다른 수입은 크지 않았는데 그 몇천만원을 떼먹힘
작년에 한 절반은 월급이 제때 안나옴
 
이런 굵직하게 사기먹는거 말고도 자잘하게 떼먹히는거나 서비스 아주라아주라 하는거를 잔뜩 뜯긴다던가
하여간 대단함
 
나는 출퇴근시간 거의 터치 없고 느긋하게 일할 수 있는게 월급 1~2주 밀리는것보단 크다고 생각하니까
에라이 하고 다니고 있는거지만 다른사람들은 보살인가 싶음
 
 
그런식으로 돈들 제때 못받고 그러니까 남한테 주는 돈도 최대한 늦게 주면 된다는 생각이 된건지
발주넣는 공장에 제때 돈을 안준다거나 사무실 월세를 밀린다던가 하는 일도 엄청 많음
발주 넣으려고 전화했는데 공장 사장님이 우리꺼 수금 밀렸는데 안주냐 해서 쪽팔려 죽는줄 알았음
 
그 외에도 조용히 밀리면 모르고 넘어갈텐데 이사람이 참 바보구나 싶은게,
 
전에는 한번 사무실에 처리할 일 있어서 들어와서는
우리 사무실 전기 끊기게 생겼다고 엄청 신난 어조로 해맑게 외침
3개월정도는 안내야 끊는다고 고지서 날아오지 않음??
그걸 엄청 자랑스럽게 떠들더니 에이씨 에이씨 하면서 자기 용돈으로 메꿨다고 궁시렁거림
 
저걸 저러고 떠드는것도 황당하고 나 혼자 일하는것만 해도 수입이 상당한데 그 돈을 다 어따 쓰길래 전기세도 못내나 싶었음
 
 
 
그 외에 또,
사무실이 이사를 한번 했었음
 
근데 회사에 돈이 없다며 이사하는데 n만원 이상 안쓴다고 바보가 선언함
얼마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나 원룸 이사할때 들었던 비용 정도였음
 
용달차 부르고 나면 돈이 안남았음
 
직원들이 짐 정리에 나르는거에 청소에 다 해결해야했음
 
ㅋㅋㅋㅋ
 
그래 뭐 흔한 한국의 기업이 다 그렇지 했음
여태 다녔던 회사들도 다 헬이었던지라 이정도는 그러려니 할 내공이 생김
 
근데 문제는 그 이후였음
 
한참 성수기에 이사하느라 밀리기까지 해서 일이 많이 쌓여가지고 전 직원 비상사태였는데
바보사장이 집들이?????를 하겠다고 선언함
 
?
???
 
뭔소리여 이게
 
결국 술에 음식에 잔뜩 차려다가 아는 사람들 부르더니 사무실에서 초호화 술파티 벌임
손님들한테 선물도 돌림
(손님들한테는 쓸모없는 화환이며 화분을 잔뜩 받음)
얼추 계산해봤는데 그 먹고 마시는데 돈을 한 7~80만원 쓴 것 같았음
 
어이가 없었음
 
그돈이면 사무실 이사할 때 그 개고생 안해도 됐음
 
직원들은 술파티하는 옆에서 야근하다가 퇴근함
 
 
다음날 출근해보니 치우지도 않아서 사무실에 온통 남은 음식과 술들이 널려있었음
한여름이었던지라 냄새가 대단했음
 
 
 
가장 최근 바보짓은 차를 뽑은거임
 
나한테 뻥카쳤던걸 다른 직원들한테도 전부 쳤던지라,
전 직원이 연봉협상과 보너스 문제로 열이 좀 받아있는 상태였음
 
심지어 연봉협상 얘기 나오자마자 다음달에 전 직원 올려준다는 말을 1년째 하고있었음
 
그러다가 다들 폭발하기 직전 상태가 되니까,
n년 이상 근속자는 다음달부터 연봉 인상이라고 슬그머니 내밀었음
n년 이상 근속자가 전 직원 다인가 하면 그것도 아님
절반정도 숫자였음
준다던 보너스는 또 입을 싹 닦음
 
처음부터 말이라도 안했으면 나는 연봉 오르든가 말든가 상관 없음
퇴근시간만 지켜주면 됨
근데 저러고 나오니 확 빈정이 상해서 그날 이후로 나는 조금씩 업무 처리 양을 줄이고 있음
난 이제 상대방이 나한테 하는 대우만큼만 대우해주기로 마음먹은 사람임
꼬우믄 자르던가(후비적)
 
이게 차랑 무슨 상관이냐면,
그지경으로 나와서 직원들이 짜증나있는 와중에
억단위 외제차를 새로 뽑았다고 자랑스레 타고옴
 
내가 버는 돈 다 어디 가나 했더니 저기 있었음
 
직원들 표정이 다 썩었음
 
다들 입으로는 말을 잘 안하는데 표정으로 많은 이야기를 함
 
평소엔 허구헌날 회사 주차장에 차 대놓고 술먹으러 다니더니 그 이후로 회사에 차 안끌고옴
 
 
 
다음 썰이 아직 좀 남았는데....
갑자기 일이 바빠졌으므로 다음 시간에ㅎ
 
오늘 일 주면서 오늘중에 결과물이 나와야한다니 이게 말인가 방군가 그렇게 급하믄 어제 오지 그랬슈;
댓글
  • sonatural 2017/07/13 15:18

    오마이갓..바보라길래 귀여운정도일줄...ㅠㅠㅠㅠ
    야이 등x새꺄 하고 뒤통수 날려주고싶은 썰이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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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보다탱구 2017/07/13 15:20

    글잘쓰시네여 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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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뭘로하지ㅎ 2017/07/13 15:21

    편보고 2편 나왔다길래 달려왔수염 ㅊㅊㅊㅊㅊㅊ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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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고죽은귀신 2017/07/13 15:31

    부장님 이야기를 할줄 알았는데
    왜 사장님 이야기를 하고 그러세요.
    부장이야기는 언제 나오나 하면서 다  읽었잖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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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pSolid 2017/07/13 15:32

    이..이대리도 오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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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3회묻효 2017/07/13 15:33

    와...제가 전에 알바했던 곳 사장님이랑 싱크로율이 90% 이상이네여...완전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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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ltrask 2017/07/13 15:34

    대체 사장이 이렇게 일하는데도 어떻게 회사가 돌아가나 싶기도 하고......
    정말 세상은 넓고 신기한 일은 많은 듯;;
    아 하긴..삼성도 그렇긴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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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dman10 2017/07/13 15:36

    하... 저랑 비슷한 상황이라 더 열받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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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히모스 2017/07/13 16:16

    직원들 월급이 밀렸는데 외제차 회사돈으로 산건가요?  아니면 대표 월급을 높게잡아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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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판일세 2017/07/13 16:18

    ... 울 회사 거래업체는 아니겠지..
    자꾸 대금 안 주고 미루던 곳이 한군데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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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생겨요^^ 2017/07/13 16:42

    빨리 다음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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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삐까뻔쩍외계 2017/07/13 16:59

    작성자님. 유료결제는 어디서 하면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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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꼬츄 2017/07/13 18:43

    진짜 이렇게 가볍게 글써서 그런데ㅋㅋㅋㅋㅋㅋㅋㅋ 저라면 진짜 스트레스받아서 회사 못다녔을거같네요
    작성자분 멘탈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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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관적인생 2017/07/13 22:37

    한국에서는 저래 살아야 잘 사는 겁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 벌어줘봐야 뭐하나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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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빛_날개 2017/07/13 22:51

    이러니 좋소를 안가지 이 사장충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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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보드고장남 2017/07/13 23:09

    특권의식과 반칙으로 살아서 그런지
    그렇게 살아야 남들 부리고 사는지는 몰라도
    일 처리에 대한 절차와 소요기간에  대한 감이 없음.
    뭐랄까. 안되는걸 되게하는게 니 임무라는 의식이 있는것임 그게 안될거 같으면 내가 직접하지 널 왜 돈주고 쓰냐는식.
    예를들어 발주처에 발주를 넣는다고 하면
    발주처도 생산스케쥴이라는게 존재하는데
    무조건 우리것부터 만들어 내라고 쪼아대라고 함
    돈 주고 쓰는데 ,안되는것이 어디있냐며 우리회사 납품이 급하니 매분 매시에 전화해서 쪼으라고 ㅋㅋ
    근데 거꾸로 올라가보면
    지가 세받아먹을 오피스텔 중도금을 넣은것으로 추정되는데, 여튼 자금 관리를 엿같이 해서 물품 생산전에 선입금 해야될 금액도 맞춰준게 바로 몇 시간 전의 일이고. 잔금 처리 깔끔하게 한건 손에 꼽는데
    미쳤다고 발주처에서 우리껄 먼저 찍어냄?
    그렇다고 내가 전임 팀장새끼처럼 법인카드로 발주처 공장장하고 술쳐먹고 다니며 형제여 하는 사이도 아니고
    참 돌이켜볼수록 답 안나오는 회사였음ㅋㅋ
    -신용보증기금 가서 돈 빼오려고 매일같이 궁리하는건 덤(항상 그런돈은 눈먼돈이니 빼가는게 임자라는 개소리를 입버릇처럼 씨부렸음)
    근데 대부분 좆소기업 모두가 거의 이렇다는게 갱장히 답답해지는 현실임과 동시에 상당히 웃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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