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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아지가 별이 됐어요

2003년 3월에 데려와서 2017년 7월 7일.. 오후 7시58분까지 곁에 있어주었네요.
아가때부터 아픈 아이여서 얼마나 손이 많이 갔는지 몰라요.
툭하면 병원비 2~30만원이 예사였고 백단위로도 여러번 들었는데
어느순간부터 병원에서도 봐주길 거부할정도로 많이 악화가 되었어요.
근데 기특하게도 병원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할때 오히려 먹고 싶어 하는거 먹이면서 지냈더니 최근 몇달은 통통하게 살도 오르고 건강해 보여서 좋았었는데
지난주에 엄마가 서울 오면 안되냐고.. 아무래도 안좋다고 해서 비행기표 끊고 현실감 없는 현실에 무덤덤 하게 있었죠. 
그런데 주말에 동생이 울면서 몇일 더 일찍 올수 없냐고 해서 비행기표 변경하고 부랴부랴 왔는데..
너무 앙상하게 마른 몸에 눈조차 자기 힘으로 감지 못할 정도로 악화 되어 있더라구요.
그래도 제가 왔다고 목도 못가누고 물도 못마시던 애가 그날은 설탕물을 반그릇이나 먹었어요.  그게 화요일이였는데... 
식구들이 아직 기대하고 있었나봐요 다시 일어나길 다시 밥도 먹고 장난도 치길..
하루 하루 점점 나빠지다 못해 눈에선 고름이 흐르고 변은 피만 나오고.. 그마저도 어제는 나오지도 않더라구요. 먹은게 없어서.
기가 막힌게 어제는.. 잠깐 제가 설겆이 하고 엄마가 집안일좀 하는 사이 눈도 못뜨던 애가 침대에서 떨어져서 화장실 문턱을 넘어 화장실에서 볼일 보려고 갔더라구요. 문턱 넘은 순간 발견했는데 픽 쓰러지더라구요. 나참... 
어딜가도 꼭 화장실에서 볼일보던 아이인데 그런 상황에서도 혼자 화장실 가려는데 너무 가슴이 찢어지듯 아팠어요.
오늘은 그냥 누운자리에서 볼일 보게 일부러 뒀어요. 화장실 안고 오가는것도 힘에 겨워해서..
정말 눈만 뜨고 숨만 붙어있었네요. 의식은 있어서 부르면 반응이 있었는데 고통속에서 몸부림 치는 텀이 짧아지니 더이상은 그냥 둘수가 없어서 보내주는걸 결정했어요.
비가 주륵주륵 오는데 동물병원에 오니 내장이 이미 다 파열되서 고통스러웠을거라고.. 너무 살고 싶어해서 정말 오래도 버텨준건데 더는 아이도 힘들어서 안될것 같다고.. 같이 우셨어요. 십년이나 다녔던 곳이라 종종 맡기기도 했던 곳이거든요.
주사 한대 한대 놓는데 점점 몸이 편안해 하더라구요. 얼마나 아팠으면. 마지막 주사를 맞고 조용히 숨이 작아졌고 그렇게 잠들었어요. 얼마나 그 작은봄에 힘을 주고 버텼는지 사후경직도 오지 않고 정말 그대로.. 평소에 자던 모습대로 차갑게 식었네요.
집에와서 강아지 방석이랑 밥그릇 등등 물건을 치우는데 완전히 무너져서 울었어요.
못해준것만 생각나고 꼬질꼬질해진 옷에 강아지냄새가 아직 병원에 살아있는것만 같고.. 가슴이 아프다 못해 온몸이 저리네요.
잠이 안와요. 너무 아파요..
그아이 덕뷴에 행복했던 시간, 코끝에 닿던 보드라운 털, 함께 낮잠잘때 달싹이던 작은 등.. 얼굴에 닿던 작은 숨결..
너무너무 그립고 그립네요.
다시는 동물 키우지 못할것 같아요
언제쯤 되면 마음이 가라앉을까요
너무 괴로워요 

댓글
  • 시다미라이 2017/07/08 00:33

    그동안 좋은주인만나서
    그아이도 너무행복했을거에요
    밤하늘에 별이되어서 항상
    바라봐줄거에요.
    항상 잊지말고 기억해줘야되요
    당분간은 많이 힘들테지만
    누가그랬어요
    이별도 사랑중 하나라고 ...
    힘내요.
    분명 그 아이도 주인을 평생 기억해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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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까먹자까까 2017/07/08 02:42

    너무 슬퍼요...
    꽃동산에서 친구들이랑 행복하게 뛰놀다가
    나중에 주인분 마중나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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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ll 2017/07/08 09:04

    아이가 얼마나 행복했으면 그 고통을 다 안고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어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작성자님과 가족분들 덕분에 아팠던 기억보다 행복했던 추억만 한가득 안고 무지개다리 잘 건너갔을거예요..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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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astory 2017/07/08 09:06

    지금 마음 아픈 건 어쩌면 당연해요. 마음껏 슬퍼하며 우세요. 그러다 점점 덜어내질 거에요. 나중에는 죄책감도 덜어냐고 좋은 기억만 간직하려고 노력해주세요. 당장며칠 사이에 되는 게 아니라 몇달은걸릴거에요. 그래도 떠나는 사람이 너무 걱정하지 않게 하는 것도 남아있는 사란의 도리래요. 아마 강아지의 경우도 같다고 생각해요. 아이는 이제 고통스럽지 않아요. 가족에게 사랑받으며 행복한 순간들도 많았어요. 슬픈 마지막에만 사로잡히지 마세요. 즐거웠던날이 더 많았어요. 이러는 저두 펫로스 중으로 감정기복이 있는 상태에요. 그래도 점점 사랑하고 고마웠다고 생각하며 이제 보내려고 하고 있어요 쉽진 않지만요.
    강아지의 명복을 빕니다. 가족분들도 마음추스리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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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라딸기 2017/07/08 09:08

    아마도 지금까지 같이 있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편히 갔을거예요..
    지금쯤 강아지별에서 친구들과 잘 뛰어놀고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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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텅장은열린문 2017/07/08 11:09

    위로의 말씀들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 가족이 처음으로 키웠던 아이라 이별이 너무 힘이 드네요.
    특히 강아지를 싫어했던 어머니께서 분양받아오는 길 품에 안았을때의 그 사랑스러움이 아직도 생생하시다며 가장 힘들어 하고 계시네요.
    오늘 아침, 아프고 작았던 몸을 편히 쉴 자리에 보내줬어요.
    텅 빈것같은 집 구석구석에서 우리 막내 모습이 아른거려서 도저히 더 머물수가 없는지라 서둘러서 돌아가려고 합니다.
    저는 돌아가면 그 집엔 강아지의 흔적이 없어서 조금은 마음을 다질수 있겠지만 친정에 남겨진 부모님과 동생이 많이 걱정이 되네요.
    댓글들로 써주신 말씀들을, 정작 가족이였던 가족들은 후회스럽고 미안한 감정, 당장 그 아이가 없다는 현실에 생각 못하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위로의 말씀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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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디어고깔 2017/07/08 11:37

    너무 맘이 아프네요 저도 언젠가는 겪어야할 일이기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아가 좋은 곳으로 가서 신나고 행복하게 놀고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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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트성애자 2017/07/12 01:33

    지금은...온 몸을 다 바쳐 하루하루를 살아온 그 사랑만 가슴에 묻어요.
    슬퍼하시는 만큼 행복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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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자서 2017/07/12 01:51

    따뜻하고 편하게 쉬렴 천사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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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부팅팅이 2017/07/12 01:58

    분명 행복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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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콩떡 2017/07/12 02:00

    좋은 주인 만나서
    행복하게 인간세상 여행하다 갔네요.
    또 만날수 있어요.
    강아지 이쁘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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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호해잉 2017/07/12 02:01

    두리를 보낸지 벌러 일년인데, 아직도 그날의 고통이 무서워서 강아지를 못들이고 있어요..
    두리랑 동갑이네요..
    무지개다리 너머에서 두리랑 친하게 놀고 일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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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다쟁이아짐 2017/07/12 03:34

    에고 눈물이...ㅠㅠ 힘내세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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