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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그리고 엄마지만 내 취미는 게임이다.

내 취미는 게임이다.
 
처음 한 게임은 중3때 우연한 기회로 번들씨디를 얻게 되어 한 임진록. 그 이후 번들 씨디 게임들을 섭렵했고 (턴제rpg, 전략시뮬, 레이싱 닥치는데로다함. 그당시에는 서점에서 번들게임씨디를 팔았음)
 
포리프를 통해 온라인게임을 알았다.
 
고2 때 처음 피씨방을 가면서 하게된 테일즈위버는 포맆에 이어진 신세계였고, 야자 후 학원갔다가 집에서 2시까지 잠못들게한 이유였다.
 
 
게임을 무척 좋아했지만, 게임만 한건 아니어서 성적도 어느정도 나왔었고, 수능을 망쳤어도 지방국립대에 들어갈수있었다.
 
대학 1년때는 라그나로크를 미친듯이 했고,
 
학교 친구들과 놀때는 보드게임방에가서 뿅망치와 인디언밥으로 때리기, 웃긴가발쓰기 등등 재밌는 벌칙과 함께
 
자지러지게 웃으며 게임을했다.
 
대학 2년때 같이 놀던 애들이 다 군대에가버리고, 동기 몇명만 남은 학교에서 술을 참 즐겨 먹었다.
 
 
이후 1년 반을 휴학하고, 집에서 그냥 여성향pc게임을 했고
 
다시 복학하고, 졸업하고.
 
취업이 바로 안되 인턴생활을 할때 아이온을 열심히했다.
 
 
그러던 중 인턴 생활 접고 괜찮은 회사에 들어가서 회사 사람들과 함께 와우를 또 아주 열심히 했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회사를 그만두고
 
육아 지옥에 허우적거리다가 아기가 돌쯤되서 신랑이 노트북을 사줬다.
 
스트레스 받는거 보니 너무 불쌍하다고, 나가지도 못하는데 집에서 하고싶은 게임이나 열심히하라고.
 
그래서 노트북으로 짜잘하게 온라인게임도 하고, 그냥 pc게임도 하고.. 연애때 신랑이 사준 psp 게임도 하고..
 
 
작년엔 신랑이 psvita를 사줬다.
 
물론 사달라고 해서 사준거다.
 
게임 타이틀은 일본에서 직구한 게임들, 신랑이 산 게임, 다운로드판 게임... 이것저것 열심히 하고있다.
 
 
 
난 주부니까, 오전엔 내내 집안일을 하고, 오후에 아들이 집에오면 아들과 놀고, 간식을 먹이고, 씻기고, 저녁을 먹이고..
 
그러다가 아이가 잠이들면 컴퓨터를 켜서 와우를 하거나, 디아3을 하거나, vita 게임을 한다.
 
 
 
신랑이 퇴근하는 시간은 보통 7시~8시쯤. 그때 퇴근하고 와서 아들과 함께 목욕을 하고 아들과 놀아주다가 3명이서 누워서 수다떨다가
 
아들을 재운다. 보통 이시간이 10시쯤. 물론 9시일때도 있고, 11시일때도 있다.
 
아들이 자고나면 둘이서 좀더 떠들다가 야식을 시켜먹거나 컴퓨터를 켠다.
 
 
내가 게임을 하는시간은 신랑도 게임을 하는 시간이다.
 
즐겜요~ 하고 손을 흔들고 각자 개인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신랑은 요즘에 베그를 하고, 그전에는 오버워치를 했고, 그 이전에는 또 어떤 총게임을 했다.
 
자꾸 져서 짜증나거나, 서버다운에 좌절할때는 혼자 영화를 본다.
 
 
그리고 12시~1시쯤에는 둘다 잠이든다. (가끔 신랑이 3~4시까지 게임을 하긴 한다. 그날은 게임이 엄청 안풀린날이다. )
 
 
 
 
난 결혼 생활을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개인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일을 꼭 같이해야하는가?
 
난 그 어떤사람을 만나서 연애를 할때도 오로지 상대방만 보고있었던 적은 없다.
 
난 내 시간이 필요했고, 내가 즐겁고 여유로울때 연애도 했다.
 
저렇게 열심히 게임을 했지만, 연애도 참 많이했다.
 
난 나를 잃는 연애는 해본적이 없다. 내가 행복해야 상대방과도 행복해질 수 있다 생각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남자들도 만났었고, 그 결과는 이별이었다. 오로지 자기만 봐주길 원했으니까..
 
 
적당히 타협하며, 적당히 배려해며 적당히 존중받고, 이해할수있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했고,
 
처음 몇년간 육아로 인한 잦은 개싸움 이후로는 거의 싸우지 않고 지낸다.
 
가끔 욱해서 잔소리를 좀 하긴하지만.......
댓글
  • 코파니코피나 2017/07/10 22:44

    게이머는 남녀가 없죠.ㅎ  걍 게이머일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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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로사리오 2017/07/10 22:57

    저 역시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여잔데요...만약에 미래의 제 남편이 퇴근하고 겜 하는 저한테 머라구 막 하면 진짜 서운하고 화날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소원도 글쓴이님 처럼 ㅠㅠ 같이 겜 하는 남자 만나는 거에여 ㅠㅠ 방 하나에 피씨방 처럼 게이밍용 컴퓨터 두대 놓고, 거실에는 스크린 달아서 아래에는 게임기들 놓고 오른쪽에는 게임 씨디를 장식장에 넣어 놓는게 꿈이네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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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지늅늅이 2017/07/10 23:00

    저도.....반쯤은 외향적 반쯤은 내향적인 사람이라 그런지, 나가서 노는것도 같이 꽁냥대는것도 좋아하지만, 또 가끔은 걍 혼자서 게임하거나 혼자서 책보고 혼자 뒹굴거리는게 좋거든요.
    지금여자친구랑은 서로 개인활동 존중해줘서 좋네요. 성격상 다른일 집중하면 카톡이나 연락같은거 못하는성격이라 그전까진 그일로 헤어진적도 있는데, 지금은 여자친구도 이해해줘서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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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트아크 2017/07/11 00:45

    결혼해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단게 참 좋아보여요...
    결혼은 안했지만 한사람의 인격체로서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한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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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0. 2017/07/11 02:18

    바라고 바라는 삶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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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편이없다 2017/07/11 02:51

    게임 하는 아내가 있는 남편... 너무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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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당무당근무당 2017/07/11 03:14

    호드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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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낯낱낫낳 2017/07/11 03:33

    "모든일을 꼭 같이해야하는가?"
    와닿네요.
    왜 하필 꼭 그때 내가 필요한가.
    그 외의 모든 시간을 가족에게 투자하는데, 굳이 내가 필요한 시간이 아닐 때까지도 내가 나를 위해 투자해서는 안된다는건 구속아닐까요.
    가족은 울타리지, 감옥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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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렌 2017/07/11 09:11

    '즐겜요'
    여기서 당신의 일상이 제 꿈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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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플리kei팝 2017/07/11 10:07

    포립을돌려다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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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칸이엄마 2017/07/11 10:09

    취미가게임은아니지만 참부럽네요 저도 제 사생활존중해주는 남자만나고싶어요 제 일상에 너무 깊이파고들려고하지않았으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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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owholic 2017/07/11 10:13

    ㅇ_ㅇb 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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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여름겨울 2017/07/11 10:13

    너무너무 좋은글이라 추천햇어요!
    남자도 여자도 결혼후에도 취미생활 잃지않았으면좋겠어요
    내삶의 목적이 결코 아내(남편) 그리고 아이만을 위한게
    아니니까요...
    물론 정도가 심한경우라면 몰라도 하루의 두세시간정도는
    바람직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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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옆집오빠 2017/07/11 10:14

    무엇보다 부부가 같은 취미생활을 즐기며 사는것이 제일 좋지만 취미생활이 달라도 건전한 것이라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해줄줄 알아야 하는 것이거늘....저 역시 와이프와 같이 게임을 즐기고 있지만 항상 같은게임을 하다가 요즘엔 서로 다른게임을 하면서 지내내요.. 물론 게임만 하는것은 아니며 영화도 보고 야구장도 같이 가고 다른 문화생활도 하면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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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옆집오빠 2017/07/11 10:19

    결혼을 하기 전에는 막연히 다들 결혼 후에 하는 테크트리를 타는게 위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관과 내가 생각하는 미래가 여타 다른.. 우리 어른들의 세대가 살아왔던 것과는 달라지고 있어요.. 사람이 사는데 있어서 일만 하고 애만 키우고 그러면서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야 하거늘.. 이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데 있어서 취미생활은 더할나위 없는 즐거운 생활이지요. 이 취미생활을 평생 같이 보내게 될 배우자가 이해 못하고 부정하고, 못하게 한다면.. 미래가 보이질 않네요 ㅠㅠ 다들 서로서로 이해하면서 살아가도록 해요. 너무 과하다면 좀 줄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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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노우드래곤 2017/07/11 10:25

    전 나이상 겜은 안하지만 제가 조금만 늦게 태어났었더라면 헤비게이머가 됐을거라 생각하는 아줌맙니다.
    글쓴이께서 이 글을 올리신 건 게임좋아하는 남편을 이해 못하는 아내분들 이야기 때문인 것 같다고 추측해봅니다.
    전 그 글들 읽고 그냥 패스했는데 그런 말을 하는 남편분들이 본말을 호도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남의 인생에 이라라 저래라 할 주제도 못 되기 때문입니다.
    게임도 그냥 수백 종류의 취미생활 중 하나일 뿐이고 낚시를 즐기는 여성이 존재하듯 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단지 달라졌다면 예전 부부는 여자가 참았지만 요즘 젊은 부부들은 남편에게 자신의 요구를 정확히 표현한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젠 예전 부부에 해당하는 나이지만 저희 부모님도 각자의 취미생활을 완전히 인정하셨었고 저도 그렇게 삽니다.
    물론 가끔 남편에게 미안할 때가 있는데
    제가 슬러쉬 무비 매니아라 특히 스트레스 좀 쌓이고 하면 피가 막 튀고 살점 떨어져 나가는 걸 봐야 되는데
    남편이 어쩌다 같이 보게 될 때 입니다.
    제가 남의 눈치 안보고 제 멋에 겨워 사는 사람인데 그 땐 좀 눈치가 보여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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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천역노숙자 2017/07/11 10:29

    저도 게임을 좋아하고 신랑도 게임을 좋아해요ㅎ 게임에서 만나 결혼까지 했지요
    지금은 아기둘이고 집 작은방엔 겜용투컴을 피방의자와 함께 사서 배치해뒀네요ㅋㅋ
    육아에 찌들려 서로 요샌 폰겜만 하고있지만 서로 취미생활은 존중해주고 있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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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모유부대출 2017/07/11 10:35

    남편이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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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채밥 2017/07/11 10:39

    평화로운 가정이네요~~ 보기좋아요 호에에엥~~
    울 마눌님도 나 개인시간 준다는~~게임도 하고 레고도 만들고 프라모델도 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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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yksopp 2017/07/11 10:39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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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ninchen 2017/07/11 10:50

    내 나이 서른다섯, 친구들도 어른들도 직장 동료들도 저한테 "다들 결혼 해야지~" 하면서 꼭 붙이는 말이
    게임 같은거 하면 여자 못 만난다~ 결혼 못 한다
    저는 이제 "그런 결혼이라면 그냥 안 할랍니다" 라고 생각하고 사는 중인데
    진심으로 두분이 참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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