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에 단렌즈 쓰고있는데 질문 있습니다.

일단 35mm 먼저 언급하겠습니다
가장 왜곡이 적은 광각렌즈라 할 수 있겠죠
눈앞에 시야에서 가장 집중되는 선명한 부분만 똑 띠어내서 담은 느낌입니다
당연히 주 목적은 흐름/공간/어울림 등
화각의 특성상 정말 근접촬영이 아니라면 뭔가를 넣고 뺄 수 있는 그런 고민자체가 힘든 렌즈입니다
그냥 순간을 담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35mm 또는 28mm 렌즈를 일상 스케치나 스냅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배경이 필수인 화각이고 배경을 배제할 수 없는 화각입니다

다음 85mm 렌즈입니다
준망원 렌즈로 인물사진에 특화돼었다라고 얘기해도 될만큼 주제나 인물에 집중도가 높고
135mm 200mm 처럼 거리 계산을 특별히 필요로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쓰기 좋습니다
다만 인물사진은 인물만이 중심이라 배경은 어느곳 어느부분에서 찍었는지 잘 구분이 안될때가 많습니다
물론 촬영자는 어디 어느곳인지 구분할 수 있는 기억이 있겠지만
단순히 보는이 입장에선 인물말곤 구별할 수 있는 배경이나 공간의 정보가 배제됩니다
85mm 스냅 사진도 마친가지구요
반듯하고 정갈하고 정돈된 이미지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화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정보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50mm 입니다
흔히들 50미리를 잘 다루는 사람이 모든 화각 적응이 빠르다고 합니다
촬영자의 의지에 따라서 준광각의 느낌을 얻을 수도 있고
준망원의 느낌을 표현 할 수도 있습니다
발줌이라 말하죠 발로 뛰는 줌입니다
85미리의 준망원 느낌이 필요하면 가깝게
35미리 준광각의 느낌이 필요하면 더 뒤로..
필요에 따라서 완전할 수는 없지만 위아래 영역을 드나들 수 있는 전천후 용도라고 설명하고 싶네요
35미리로 50미리 영역을 흉내내고 싶어서 더 밝은 광각 단렌즈를 필요로하는 이유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모든 상황에 완벽한 렌즈는 없습니다
왜곡,조리개,배경,주제,집중도등등..
화각이나 그날 목적에 따라 렌즈를 적절히 섞어쓰는게 답이겠네요
아니면 각 렌즈군마다 존재하는 계륵 렌즈들이 그 전 영역을 어느정도 커버하기 좋게 나오기도 합니다

어디 멋지고 좋은 곳을 다녀왔는데
뒷배경 날아가버린 인물만 멋진 85미리 인물사진만 남기는 것 보다야
배경과 인물이 모두 어울린 35미리 사진이 더 여행사진 같겠죠
35미리를 쓰면서 50미리나 85미리 처럼 뒷배경 다 날리고 준망원의 느낌을 흉내내려고 합니다
그럴땐 50미리나 85미리를 쓰는게 답이겠죠
마찮가지로 50미리로 85미리의 심도와 말끔하게 배경을 날리고 싶어서 조리개를 더 여는 것 보다
그냥 85미리를 쓰는게 현명합니다
그 번거로움 + 독특한 개성을 해결하려고 점점 더 조리개값이 밝은 단렌즈를 찾는거구요
모든 영역을 한가지 렌즈로 소화해내고 싶은 욕심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습니다
조금이나마 더 많이 오래 찍어본 경험에 비춰 조언을 드리자면 그냥 용도에 따라 편히 쓰세요

좀 된 이야기지만
위에 이야기와 같은 맥락에서
처음 시그마 아트 40.4 렌즈가 나왔을때
35미리나 50미리 렌즈가 주력이었던 사진가에겐 정말 최고의 화각에
밝은 조리개값을 가졌다고 많이 언급했었습니다
35영역과 50영역을 적절히 섞어놓은 특별한 화각에 밝은 렌즈였죠
* 그래서 라이카의 오래된 CL바디에 딸려왔던 40미리 크론C 렌즈가 상당히 매니악한 렌즈였던 이유입니다

질문과 댓글 모두 감사합니다.
똑같은 바디에 똑같은 렌즈 쓰면서 비슷한 고민을 하던 와중에 많이 배우고 가네요.

35mm 1.4를 써보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