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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이야기(미우새 베오베 보고 떠오름)

시어머니와 좋은 관계란 게 조금도 남아있지 않아 음슴체.
그 분과 나는, 둘째를 낳고 몇 년을 같이 살면서 사랑과 전쟁 시리즈를 찍었음.
그리고 지금은 아주 데면데면 관계임.
이 글은 사랑과 전쟁 찍기 전의, 그냥 어려운 시어머니였던 때에 대한 추억담임.
1. 결혼 직후 들은 덕담
신혼 여행 다녀와 듣는 덕담.
아늘 낳는 비법 이야기 하시며 배란일 딱 맞춰 관계 갖고 남자는 고기 먹고 여자는 채소 먹으라던가?
뭐 그런 식이요법 알려주심.
배란일 아닌 날 남편 덤벼들면 절대 응하면 안된다고.
이런 덕담 들은 며느리, 나말고 또 있을까 궁금.
2. 남편 식생활 관련 조언
만날 때마다 남편 아침 잘 먹이라 신신당부하심.
내 남편, 결혼 전까지 아침이란 걸 먹은 적 없는 사람임. 아침 먹기 당연히 싫어함.
본인이 30년간 안 먹인 아침을 왜 자꾸 내게 먹이라는지 모르겠음.
인스턴트 먹지 마라, 식생활 개선해라 볼 때마다 강조하심.
그러면서 만날 때마다 초쿄파이 2박스씩 선물로 가져오심. 이거 보니 아들 생각나서 샀다고.
우리 시집은 탄산음료 패트병을 4개인가, 6개인가 플라스틱 끈으로 묶인 걸 종류별로 사서 창고에 쟁여 먹는 집임.
인스턴트 과자 아이스크림 초콜릿이 언제나 쌓인 집임.지금까지도.
본인이 자식들 먹이지 마시거나, 결혼하고 먹이지 마라 하실 거면 사오질 마시거나.
난 원래 그런 거 잘 안먹는데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음.
3. 첫 명절
결혼하고 첫 명절. 차례 지내고 상 다 치우고 친정 가려는 순간
뜬금없이 돌아가신 시아버지 산소에 가자 하심.
그 말 들은 시동생, "엄마, 한 번도 안하던 걸 갑자기 왜 해요? 우리가 언제 명절에 산소 갔어?"
결국 산소는 가지 않음.
그 이후 며느리 들어오기 전엔 생전 안하던 만두 빚기 등을 하시간 했으나 그 때는 원래 그런 분이려니 함.
4. 첫째 임신
첫째 갖고 딸이란 거 아는 순간, 버럭 하시면서
내가 그렇게 강조했는데(1번) 너 그거 안 지켰냐 뭐라 하심. 이걸로 몇 번을 혼남.
5. 첫째 출산 직전
집에 입주 산후도우미 오는데 오기 전에 화장실 베란다 구석구석 청소하고 맞이하라 청소 시키심.
그거 하고 다음 날 양수 터져 유도분만함
(시킨다고 그걸 또 한 나는 뭐냐..)
6. 첫째 출산 후
첫째가 토실함.
볼 때마다 살빼야 한다고 노래를 부르심. 애 살 빼야지, 애 살 빼야지, 애 살 빼야지.
제가 커서 운동시키고 알아서 빼줄테니 걱정하지 마시라 해도 무한반복 루프임.
참고로 우리 시집 식구들 죄다 비만. 나 저체중이다 현재 정상. 내 형제 자매들 중 비만은 단 한 명도 없음.
그 열성으로 본인 자식들 살 빼줄 생각은 왜 안하는지 모르겠음.
그리고 우리 애, 지금 정상 체중임.
우리 애는 연말에 태어났는데, 그 전에 시외사촌 내외분이 아이를 출산함. 우리 애와 6개월 이상 차이 벌어짐.
아이의 모든 행동은 그 집 애와 비교됨. 그 집 애는 지금 이거 하는데 왜 OO이는 못하냐고.
어릴 적 6개월이면 엄청난 차이인데 그런 건 생각 안하심. 그거 말씀드려봤자 그 때만 들은 척 하심.
게다가 그 집 애는 입이 짧아 저체중인데 첫째 볼 때마다 누구는 날씬한데, 얘는 왜 이러냐 무한 반복.
7. 첫째 육아
복직하면서 친정에서 아이 봐주심.
시어머니 계속 전화해서 니네 엄마에게 애 조기교육 좀 잘 시켜달라 하라며
수시로 전화해서 조기교육 하는 방법 말해주시고, 만나면 그 이야기를 꼭 하심.
아는 집 며느리가 교육 교재 만들어가며 아이를 얼마나 열심히 키우는가도 꼭 이야기하심.
나 맞벌이임. 귀에 못이 박힐 거 같아 어느날 물었음. 그 며느리 맞벌이하냐고.
그랬더니 아니 이제 회사 안 다닌다 하고 그 이후 그 아는 집 며느리 이야기는 안 하심.
7번까지 진행되었을 때 시어머니와 만나면 늘 반복되는 패턴은
-초코파이 2박스 선물 (가끔 도넛 등으로 항목 변경. 확실한 건 모두 설탕 덩어리)
-식생활에 대한 설교
-시외사촌 자녀와 첫째와 비교. 얘는 왜 이리 뚱뚱하니 살 좀 빼줘라 무한반복
- 요즘 너네 엄마 애 교육은 잘 시키냐 물으며 최신 교육 트랜드 무한 반복
통화하면 저기서 초코파이 선물만 빠짐.
그 상황에서 둘째를 임신함.
8. 둘째 임신
둘째 임신 후 몸이 안 좋았음. 그리고 소화불량이 계속 되어 20주 되다시피 거의 먹은 게 없었음.
애 20주에 저체중 신기록 세움. (그 이후 둘째 낳고 신기록 갱신)
만날 때마나 시어머니 너무도 좋아하심.
"어머, 너가 임신하고도 살이 안 찌는 거 보니 둘째는 날씬하겠다."
그리고 둘째 성별이 나왔는데 딸임.
본인이 가르쳐준 걸 한 번 안하면 됐지 두 번이나 그러냐 난리도 아니었음.
여기까지가 사랑과 전쟁까지 가기 전의 에피소드들임.
끄읏.
댓글
  • 우유는미역 2017/06/21 11:52

    세상에나.......
    글만 읽고도 미쳐버릴것 같은데ㅠ
    글쓴님 보살이신가
    안사돈을 '너네 엄마'라고 호칭하는것부터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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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체고양이 2017/06/21 11:57

    1번 얘기 나올때마다 태아의 성별을 결정하는건 그딴 미신이 아니라 남자의 정자라고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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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타는포도맛 2017/06/21 12:03

    1번 부터 짜증이 확 ㅋㅋㅋㅋ
    골고루 잘먹으라면 또 모를까, 자기아들입으로 갈 고기를 행여 며느리가 먹을까 아까워서 그런거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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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와삼치 2017/06/21 12:51

    보다가 도저히 못보겠어서 내렸어요 ㅋㅋㅋㅋㅋ 본인은 여자 아닌가ㅋㅋ 저분 남자의 몸으로 아들 잉태하셨나요? ㅋㅋㅋ 아니 왜 아들아들거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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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로리포로 2017/06/21 12:53

    이게 아직 본편 들어가기 전 이야기라고요...? 헉.
    진짜 숨막혀 죽을 것 같네요. 본인이 못했던(못 키웠던) 걸 다 글쓴 분에게 투영시키는 느낌ㅠㅠ. 그냥 말로만 나불대면서 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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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crimosa 2017/06/21 12:53

    어우... 진짜 혼모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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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물러도될꿈 2017/06/21 12:55

    어우 극혐... 어떻게 참고 사셨어요?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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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만하는놈 2017/06/21 12:57

    발암시리즈의 서막인가요
    보면서 속으로 욕울 몇번이나 한지 모르겠네요 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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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뱀디 2017/06/21 13:04

    글만 봐도 암세포 자라는 소리가 들리네..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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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그런돼지 2017/06/21 13:09

    우리 시어머니도 저한테 본인아들 살빼야된다 담배끊어야된다 아침먹어야된다 뭐해야된다 니가 얘기좀해라 챙겨줘라 말씀하심
    그래놓고 담뱃값 인상될때 몇보루 쟁여놓고 아들주심..
    매번 본인아들 음식 짜게먹는다고 좀 싱겁게 먹어야된다고 걱정하시면서
    언제 한번은 시댁가서 밥먹는데 국이 좀 싱겁게 됐다고.. 아들 맛없게 먹을까봐 간장 가져와서 부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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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꾸는청춘 2017/06/21 13:09

    아 글읽는데 속터지네요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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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뉴월같아라 2017/06/21 13:17

    초코파이에 사이다 사오면서 뭔 잔소리는 잔소리는 ... 어휴 .. 애가 왜이리뚱뚱하냐하면
    시어머님 닮았나봐요 ^^해주지 그러셨어요 !!
    왜 자기들도 안한걸 바라는건지 기가막힘 자기자식한테도 안바라는걸 남의자식한테 바라는 심보가 대체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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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고라면 2017/06/21 13:21

    본편이 남아 있다니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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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엉차는냉침 2017/06/21 13:30

    시간이 되시면 본편도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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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imsonheart 2017/06/21 13:32

    고구마 백만개 흡입한 것 같아요.
    사이다~~ 사이다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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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ychel 2017/06/21 13:38

    저희는 상견례하고 임신알았는데 성별 알고 첫 마디가
    "아쉽지만 둘째는 꼭 아들이겠지. 뭐 별수 없지. "였습니다. 참고로 시누이는 나이 40에 난임이라 시험관 아기 해서 딸 낳았구요.
    처음엔 그냥 하신 말씀이려니 했는데 산후조리 하면서도 별 말씀 다하셨는데.. 기억하고싶지도 않아서 쓰지 않으려구요.
    힘내세요. 시어머니라 해봐야 며느리에겐 그냥 어떤 아줌마라는 걸 잊지 마시고 적당히 거리두면서 육아나 잘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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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능한젊은이 2017/06/21 13:42

    엌 숨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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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얘들아자니 2017/06/21 13:54

    난 남자인데도
    극 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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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루토이 2017/06/21 14:02

    이걸 읽는 남자들은 에이~ 저런 사람이 실제로 있다고? 그래도 우리엄마는 안그러겠지~ 하고 생각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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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리꼬 2017/06/21 14:04

    시값 하려고 하시는 전형적인 사례네요..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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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모나윈드 2017/06/21 14:07

    좀 화가나서 막쓰겠습니다. 저분 사람 맞나요? 남편은 모하고요? 와 저런거 보면 미쳐버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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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깨비부인 2017/06/21 14:21

    아기 딸이라니까 아들은 아무나 낳니? 하시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심성이 고와야 아들 놓는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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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우차우 2017/06/21 14:22

    자기아들 버릇 그동안 고치지도 못한 엄마가 왜저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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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낡은운동화 2017/06/21 14:25

    아..열받는다..성별은 남자정자가 정하는거지..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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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welve 2017/06/21 14:26


    아예 넌씨눈이거나 아예 질러버리는게 정답인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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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냥승냥 2017/06/21 14:27

    끔찍하네요... 어찌 저런사람을 참아내셨어요?... 전 정말이지.. 못참을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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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lln 2017/06/21 14:34

    여기도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시어머니네요. 저희집도 시모시부 두분다 손가락 안에 들고도 남지요.
    저도 시간 남음 한 번 써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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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유 2017/06/21 14:46

    시댁 거실서  남편 딸둘과 자는데  느낌이  쎄해서  눈떠보니  시엄니 내 머리맡에 앉아 째려보고 계심 ~이유는  남편과 딸들이 이불 차내고 자는데  너만 덮고자냐고 ~하~ 밤새 잠안자고  이불 덮어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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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희고레 2017/06/21 14:56

    이래서 내가 연애도 결혼도 생각안하는..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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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인스팅트 2017/06/21 15:10

    아 너무 화나요 진짜 제가 대신 가서 그 시어머니란 분한테 화내고 싶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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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5nm 2017/06/21 15:14

    야이미친노인네야!!! 또라이같은게 어디 귀힌딸한데
    개소리냐!!!
    작성자님이 욕하면 패륜이니까 제가 대신...
    그리고 저런미친소리는 같이 미친소리로 맞받아쳐야 아.. 제가 미친애라 건드리면 안되는구나 그러더라구요. 제친구도 저런 시엄마있는데 하루 대놓고 하나하나 따박따박 다 말대꾸하고  똑같이 조롱했더니 그냥 알아서 발길 끊고 조심하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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