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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좋은 남자 만나고 싶은 마음

제목이 좀 자극적으로 들릴수도 있겠네요..
비공 먹을 수도 있겠지만 담담히 제 경험담 공유하고 싶어서요.
전 33살에 결혼했는데 결혼하기 전, 부모님과 2차 세계대전에 준하는 전쟁을 수년간 치르면서 감정의 골도 많이 깊어지고 서로 상처도 많이 받았었죠. 왜냐구요? 당연히 서로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죠.. 
부모님은 딸이 돈도 있도 능력도 있고 똑똑하며 집안도 좋고 사람도 좋고 외모도 괜찮은 남자와 결혼을 하길 원했죠. 
네네.. 뭐 부모님의 바램은 저도 이해가 됩니다. 누군들 저 모든 조건을 가진 남자를 마다할까요? 흔히 말해 저도 판타지처럼 신데렐라가 되는 꿈을 꿈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저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남자가 있냐? 가 첫번째 관문이고 저 남자가 날 좋아할 확률이 있냐?가 두번째 관문이죠. 첫번째 관문도 어렵지만 두번째는 더 어렵죠... 제가 연예인급 외모도 아니고 스펙이 겁나게 뛰어난것도 아니니까요.. 
전 그냥 저랑 비슷한 스펙에 인성 좋은 남자면 되었어요. 욕심 내봤자 될 것도 아니고 제 위치를 누구보다 잘 아니까요. 물론 홍어를 잘 먹고 야구를 즐기면 금상첨화였죠. 
 
하여간 매일매일이 전쟁이었어요. 퇴근 후 집에 오면 책상 위에 놓여있던 선남의 프로필 쪽지. 지긋지긋했어요.  진절머리 날 정도로. 쪽찌에는 "이름, 나이, 부모님 직업, 재산내역, 남자 직업 및 키" 정도의 간략한 내용만. 도대체 이걸 보고 뭘 어쩌라는건지. 이런걸로 사람 판단하는게 정말 넌덜머리 나도록 싫었어요.  
선을 30번은 넘게 본 것 같아요. 회계사, 변호사, 치과의사, 대기업직원, 외국계회사 직원, 은행원 등등 무수히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선자리에 나왔어요.
결과요? 하하하. 자존감이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갈 만큼의 상처만 잔뜩 받은 나날들이었어요.
"술 못해요? 술맛 떨어지네"
"허리가 긴 건가요? 앉은 키가 크시네요"
"어휴 키가 정말 크시네요. 산이 걸어오는 거 같아요"
"생선 못 바르는 게 자랑이에요?" (생선 잘 못 발라먹는다고 하자)
"전 글래머 좋아하는데 ㅇㅇ씨는 아닌 거 같아요"
"좌우명이 뭐에요?" (제 삶의 비전을 물어보면서 하던 질문..)
"나중에 남편이 사업하겠다고 하면 지원해줄거에요?"
"부모님은 건강하시죠? 지병이 있으시거나..."
"ㅇㅇ씨도 보톡스도 맞고 해요~" (쁘띠성형이 유행일때 대화하던 중)
"치열하게 살아봤으면 얼마나 살아봤다고, 나만큼 해봤어?" (멘사회원이시던, 영재 상위 5프로인가 암튼 그 정도 되는 분과 선 봤을때)
부모님 체면 생각하느라 욱해도 그냥 웃으며 참았던 나날들. 진짜 인생에서 벼랑으로 몰리는 느낌이었어요. 인연은 있는 걸까, 내 성격이 어디 이상한가, 애교가 너무 없는 건가, 말투를 바꿔야 하나, 옷 스타일을 바꿀까, 성형을 할까... 등등 정말 자괴감도 많이 들고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하면서 자존감을 잃었었어요. 마지막에는 한 남자분께 성희롱까지 당하면서 집에서 부모님과 정말 인연 끊을 생각으로 더 이상 나에게 선보라고 하지 말라며 악을 쓰며 울었어요. 뭐... 부모님이 그 때 "니가 뭔 소리를 했으니 상대방이 그런거 아니냐"며 상대방을 쉴드치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요.
여자분들, 조건? 그거 별 거 아니에요.
전 지금 저만을 아껴주며 가정에 충실한 한 남자를 만나서 알콩달콩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인연을 만나는 건 면접이 아니잖아요. 키는 몇 이상이어야 하고 연봉은 얼마여야 하고 돈은 얼마있어야 하고.. 이런 거 물론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중요할 수 있지만 그게 최우선은 아닌거 같아요.
사람이 좋으니 돈도 따라오고(지인들이 잘 챙겨준다는 의미) 외모도 정우성 뺨치게 멋져 보이고 그러네요~ 
댓글
  • 아방이뽑았당 2017/06/19 09:15

    그렇긴 하죠..ㅎㅎ 근데 저는 헌신짝처럼 물질적으로 감정적으로 지원 팍팍 해줬는데 점점 이상해지는 남자를 보면서
    남자에겐 경제력이란 돈을 떠나서 다른 문제라고 많이 느꼈네요..남편 기살려준다 뭐한다 내조다 이런게 괜히 있는게 아니더라구요..남자가 능력이 없으면 정신적으로 이상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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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달 2017/06/19 09:20

    글이 해피엔딩이라 다행입니다.
    계속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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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미는ROse 2017/06/19 09:51

    배우자 고를때 직업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고 얘기하려는 취지는 알겠으나,
    그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잘못됬습니다
    제가 회계사,변호사,의사였으면 이 글 보고 기분나빴을겁니다.
    조긴 좋은 사람은 배려심없고, 무례하고, 남 무시하고, 덧붙여서 (지금 남편과 다르게) 비 가정적이고 알콩달콩한 삶을 꿈꾸지 않는다는 것처럼 보이네요
    조건 좋은거랑, 매너좋은것은 각 각 별개 입니다.
    조건도 좋고 매너도 좋고 가정적이기도 한 사람
    조건도 나쁘고 매너도 나쁜데 가정적이지도 않은사람인거지
    조건 좋다고 매너 나쁘고 비가정적인거 아닙니다
    소수의 예외가 아니라
    아마 그렇게 일반화시킬만할 비율도 안나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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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미는ROse 2017/06/19 09:52

    모바일로 쓰다보니 편집이 이상하게됬는데 수정이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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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냥한엄마곰 2017/06/19 10:39

    글 쓴 분이 일반화 시킨건 아닌거같은데.. 단지 자기가 만난 사람들 중 조건만 보고 선 본 사람들이 이상했다는거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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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란포스트잇 2017/06/19 13:39

    자기와 맞는지 제일먼저봐야되고
    남자 성품 (다정다감한지, 애정결핍없는지)
    시댁부모님들 성품과 어느정도의 경제력은 봐야된다고봐요.
    남편아무리 성실하고 어느정도번다해도
    시댁경제력 바닥이면 밑빠진독에 물붓기고
    부부싸움 자꾸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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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이는동동 2017/06/19 14:45

    어렸을때부터 할아버지가 돈많은 남자한테 시집가라고 할때 돈 많은 놈이 뭘 보고 우리집안에 장가오냐고 했어요....할아버지 부자냐고 ㅎㅎㅎㅎ 하 이 무슨 자식 손녀 상품화인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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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닉네임무 2017/06/19 14:45

    음... 그냥 본인이야기 써내려간건데 그게 한소리들을 일인가요?
    조건이고 머고 본인 인연따로 있다는건 공감가네요...
    그나저나 내 인연은어딨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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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떡행 2017/06/19 14:47

    세상에 공짜 없음
    사람이든 돈이든 직접 만든 것이 내꺼임
    내꺼만 안 빼앗겨도 정말로 행복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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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절한답변 2017/06/19 14:51

    그 뛰어나시다는 분들이 왜 알아서 짝 못찾고 선자리에 나오셨는지 알 것 같네요.
    그런 사람 만났을 때, 자존감 떨어지지 마시고 오히려 반대로 급부상 하실수도 있겠어요.
    솔직히 그런 인간들보단 작성자님이 훨씬 나은 사람 아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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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골드헐 2017/06/19 15:02

    소개팅 대화만 보고 암이 걸렸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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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락악마 2017/06/19 15:36

    근데  뭐 사실 ...  매너 좋고 해도  안생겨요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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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crimosa 2017/06/19 16:04

    진짜 부모님이랑 결혼관으로 갈등 생기면 답도 없어요... 언젠간 한번은 꼭 충돌할텐데 그때가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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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꽃바람 2017/06/19 16:45

    읽으면서 제마음이 다 답답히 지네요ㅠㅠ
    혹시 녹음기 들고 나가셨다가 녹음된 내용 어머님께 들려주시면 좀 충격요법이 되지않을까요?
    계속 참고 저런 자리 나가시는건 아닌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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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nmangs 2017/06/19 16:46

    저 선남들은 결혼을 그냥 사업? 혹은 인생의 형식적인 관례 중 하나? 그 정도로밖에 안보는 가치관 쓰레기인 사람들이네요....
    결혼도 서로 사랑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이지 무슨 집안에 하녀 하나 들이는  듯한 태도와 질문들...참내...
    지들하고 똑같은 인간들 만나서 평생 불행하게 살길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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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shmans 2017/06/19 16:51

    대개 부모님들이 자기만족을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 착각하고 억지 강요하는분들이 많죠..
    자신의 삶은 자신이 사는건데, 자식들이 대신 살아주는것도 아닌데..
    부모 세대 분들과 대화해보면, 늘 레파토리가
    '내 아들 어디 나와서 어디 들어가서 얼마 벌어'
    ' 내 딸 어디 나와서 어디 다니는남자 만났는데 사위 얼마 벌어'
    이것 뿐인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당신은 뭘 하느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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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tache 2017/06/19 16:53

    인생 살면서 맞선 볼 때, 멘탈이 제일 많이 깨진듯.
    글쓰신 님에게 완전 동의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들은 말 중에 제일 황당한건
    한남동에 1층에 뭐뭐 있는 건물 알아요? 그거 저희 아버지꺼에요.
    ( 뭐 어쩌라는?!! 우오오!!! 한남동 건물주시구나!!! 리액션이라도 해드려야 하나? 잠시 고민했음.)
    남자 마지막으로 사귄게 언제에요? 거짓말 하지말고 말해봐요!
    (......뭐라 해드려야 할지. ㅎㅎㅎ)
    이번주는 출장있으니 다음주에 봅시다.
    (아...아니 저는 안볼건데 왜 그리 단정을 지으시는건가요?!!! ㅡㅡ)
    그래도 지금 행복하게 살고 계시니 다행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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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니나다를까 2017/06/19 16:56

    선을 한번도 안본 1인으로 선자리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요 ㅋㅋ 조건만 맞춰서 서로 마주앉는게 '선'이라는 문화니까 저런 대화가 가능한거겠죠. 소개팅이랑은 좀 다르잖아요ㅎㅎ 전 결혼한거 후회는 안하지만 이사람이랑 오십살까지 연애만 했더라면 내 자신의 인생은 정말 만족스러웠을거 같아요. 다들 결혼 늦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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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려라고구마 2017/06/19 16:58

    속칭 스펙이 대단한 남자들이 선자리에 나올때는 여친사귈 시간이 없다보니 그런자리에 나온게 아닙니다.
    나의 스펙에 맞는 스펙의 여자를 찾는겁니다.
    고로 묻는게 스펙일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스펙에서 밀리면 고스란히 굴복해야하는 굴욕감이 그자리에 나오는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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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깐족러 2017/06/19 17:09

    참...결혼만 하면 다 인가?
    그 사람이 배우자를 일꾼 취급하면
    누구의 아내이든 그저 일꾼일 뿐인데
    자신을 평생 공주 대우해주고 아버지 처럼
    사랑으로 보호 해줄 서로의 진정한 배우자를 찾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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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쏠이어때서 2017/06/19 17:10

    세상에 무례한 사람 참 많네요....맙소사....
    저는 다른 조건 다 필요없고 잘생기기만 하면 되는데 *^^*
    키작고 박봉이어도 잘생겼으면 오케이 *^^*
    (인성은 너무나 기본적인 거라 굳이 조건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조각미남이나 스펙왕이라도 쓰레기와 평생 살 순 없잖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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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리아스 2017/06/19 17:10

    저도 선 100번 정도 보고 결혼한 사람입니다.일딴 저는 스펙이 매우 안좋습니다.키작고 못생겼고(못생긴건 진짜임.오유분들 스스로 오징어라 하시는데 사진보면 와~잘생김,이쁨)가방끈도 짧고 직장도 별로임.단 좋은건 부모님 스펙이 조금 좋음.스펙이 안 좋지만 여친은 선보기 전까지 꾸준히 있었음.지금 생각해도
    이상했음.마지막 여친은 8살차이 나는 키175 였음.그녀가 떠나고 더이상 소개가 안들어옴.그때 나이32살.근데 혼자 있으니까 생각보다 좋음.그래서 화려한 싱글로 남기로 마음먹었음.근데 어머니께서 선자리에 던져버렸음.그때부터 매주 토,일 2번아니면 3번 봤음.첨엔 스펙좋으신 분들 많이 나오셨는데 나랑 차이가 나니까 나 스스로 위축되어 졌음.그래서 뚜쟁이님 한테 좀 낮춰달라고 했음.비슷해 지니까 확실히 자신감이 바로 상승했음.많이 보다보면 저번주에 본 아가씨가 이번주에 옆테이블에 딴분과 선보기도 하고 1달전에 선본 분의 동생이 나오기도 했음.ㅋㅋ모바일로 쓰니까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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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사님여사님 2017/06/19 17:11

    고스펙에 인성도 좋으면 이미 임자가 있겠죠. 선에 안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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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꿍꿍이 2017/06/19 17:16

    너무나도 힘든건
    내가 준비도 되어있고 너무 좋아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 사람이 좋아하지 않고 힘들어하면 못하겠죠?
    앞으로 많이 만나서 찾아봐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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