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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Z4를 산 이유(20일간의 경험)


 
 
주말 밤에 스타필드를 거쳐서 유명산 와인딩을 가볍게 하고 왔습니다.

 

유명산 코스는 바이크로 워낙에 많이 갔던터라 익숙했는데

 

바이크완 다른 매력.

 

 

특히, 핸들을 돌리면 돌리는대로 후루룩 빨아재끼며(?) 코너를 파고드는데..

 

오픈을 해서 무거운 탑을 트렁크에 싣고 갔던 덕분이었을까요.

 

롱노즈 숏데크의 생긴것과 따로 노는 50:50 이라는 밸런스에 앞의 50 일부분이 뒤로 가는 순간

 

뒷바퀴를 지면으로 누르는 힘이 증가한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것이죠.

 

그 흔한 타이어 비명조차 안들리더군요.


 


 




몸을 눕혀 코너를 돌고자 하는 방향으로 바라보던 바이크완 달리


고개를 꺾고 목에 힘을 주며 원심력에 맞서 코너를 돌면, 점점 더 쫀쫀해지는 스티어링 휠이 매력적입니다.


그 휠을 꽉 잡으며 코너의 반대 방향으로 풀리려는 조향축을 두손으로 비틀때 차로 느끼는 와인딩이 무엇인지 알수 있었죠.


야간이라 마주오는 차가 없을땐 상향등으로 시원한 시야를 선사해주는 부족함 없는 라이트도 만족스럽고


조향에 따라 조사각이 달라지는 어시스트가 달려있는 모델인건지, 기분탓인건지


제 핸들에 따라 빛이 옮겨지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몰랐던건 아니지만, 느껴보진 못했었기에 Z4의 밸런스나 매력은 글이나 소문으로 밖에 느끼지 못했는데


이렇게 키를 손에 쥐고 하루하루 몰아가면서 점점 더 이놈의 매력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바이크라는게 체감속도도 빠르고 굉장히 짜릿하고 매력있는 취미이기 때문에


차로 넘어가더라도 잊지 못하고 계속 머릿속을 맴돌거라 생각했는데


하.. 이놈은 그런 고민을 할 틈을 안주네요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는 디자인이죠.


이건 정말 웬만한 사람도 부정하기 힘들고, 제미 클락슨도 와서 까면 섭할 정도입니다.


길게 뻗은 본네트는 차를 모르는 사람도 신기하게 바라볼 정도이고,


차를 좀 안다 싶으면, 요놈 먼가 공격적이고 달릴 준비가 된것 처럼 보이는데 하다가


본넷을 열어보고 운전석에 달라붙은 엔진이 세로로 배치된걸 보고 크..역시하며 감탄사가 나오겠지요.


엉덩이는 햄토리같이 귀여운 맛도 있고 도로에 '착'하고 가라앉은 모습은 다리를 굽혀 쭈그려 앉아서 바라볼때, 제일 이뻐보입니다.


컨버터블임에도, 하드탑임에도 불구하고 C필러가 이렇게 이쁘게 떨어지는 차는 드뭅니다.


이건 정말 팩트 오브 팩트입니다. 게다가 2009년에 그려진 디자인으로써는 더더욱이요. 엄밀히 따지자면 그보다 더 전에 스케치 되었겠죠.












자 이제 성능.


성능같은 경우엔 공도에서 그것도 막히는 서울 시냇길이 대부분이라 제대로 느낀적이 몇 없지만


그 잠깐 잠깐에도 액셀에 발을 옮기게 하는 마력(魔力)이 있습니다.


달릴 수 있는데 안 달리는 것과 달리고 싶은데 못 달리는 것은 큰 차이가 있죠


오히려 언제든 달릴 수 있다는 생각이 여유를 가지게 만드는 부분도 있어 보입니다.


노멀모드, 스포츠모드, 스포츠+ 모드 이 3가지 모드로 만들어진 세팅은 기분과 분위기에 따라 버튼을 누르게 만들죠


제원을 자세히 살피지 않아 정확한 차이는 알지 못하지만, 노멀과 스포츠의 큰 차이는 크게 두가지로 느껴졌습니다.


노멀로 달리다 스포츠로 달리면 같은 액셀량에도 변속을 느리게 가져가고, 풀악셀을 치고 달리면 변속할때


인위적인 변속 충격이 발생됩니다.


타이슨 정도의 핵펀치는 아니지만, 최두호의 빠르고 정석적인 잽펀치가 등으로 날라오죠.


쨉! 쨉! 이 맛은 비엠이 아주 똑똑하고, 차를 맛있게 요리를 해놨다는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너무 몰아쳤나 싶을때 발 밑으로 느껴지는 뜨거운 N54 엔진 열기는 마치 이 녀석이 아니, 이 녀.. 아니, 이 레이디가


"오빠, 잠시 쉬었다 갈까?" 말을 거는것만 같죠. 어찌 그냥 가겠습니까. 액셀을 풀며 노멀모드로 돌려주면


마치 프리우스 에코모드로 빠져든 마냥 엄청난 연비를 뽑아 줄것 같은 사이비의 믿음이 생겨납니다.


하지만 계기반의 트립 컴퓨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죠. 시내에선 절대 7을 넘지 못합니다.







 

 

 



오픈에어링.

 

 

A45 던져버리고, Z4 결정하게된 무시무시한 결정요소입니다.

 

 

둘다 재밌는 차이고, 해치백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A45 굉장히 끌렸지만

 

 

결혼하고도 있을거란 A45 지금 아니면 못탈 같은 Z4 끊임 없는 고민을 낳았던거죠.

 

 

게다가 바람이 좋아(그바람 말구) 바이크를 시작하게 됐는데,

 

 

A45 갑갑한 B필러에 갇혀 실낱같은 희망으로 천장의 작은 창문을 열고 거기에 손을 내밀며 만족하기엔

 

 

자신감이 조금 부족했던거죠.

 

 

,아니 어쩌면 믿기 힘든 자신감으로 과감히 Z4 조향을 틀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님과 드라이브를 가고 싶어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가위바위보 하는 모습을 봐야하고

 

 

장모님이 될지 모르는 여친 어머님도 단둘의 데이트로 어색한 친밀도가 올라가는 묘한 연출이 일어날 수도 있죠.

 

 

하지만,아직 자녀가 없고 결혼 전인 저에겐 뒷자리는 사치이고

 

 

사제 하이패스에서 외치는 뒷자석 안전벨트를 매달라는 멘트에도

 

 


 

시끄러! 뒷자리가 없거든!”하며 유치한 응징을 수도 있죠.

 

 

 

옆사람을 신경쓰지 않아도 될땐 오픈을 하고 창문을 내리고 문틀에 가볍게 삼두(있다고 치고) 걸치고

 

 

팔을 살짝 접어 손바닥으로 A필러 끝나는 부분을 잡고 달리면 앞창문을 가볍게 타고온 바람은

 

 

손바닥을 가볍게 스치며 손가락 사이를 비집고 나아갑니다.

 

 

그러다 옆에 여친을 태우고 흩날리는 머리가 신경쓰이면, 옆창문을 끝까지 올려주면 신기하게도

 

 

조금의 바람이 안쪽으로 스치우는 정도를 제외하곤 모두 뒤로 넘어갑니다.

 

 

오빠 이거 의외로 바람 하나도 안들어오네, 되게 신기하다라는 오픈 주행을 걱정했던 여친의 멘트도

 

 

지포의 에어링이 깔끔하다는걸 대변하기도 하죠.

 

 

물론,요즘의 오픈카처럼 에어스카프나 윙따위가 달려있진 않지만, 비엠의 초창기 오픈 모델임을 감안하면

 

 

불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닙니다.

 

 

 

 

게다가 가로등도 꺼진 유명산을 오르다 산자락에 잠시 차를 세워두고, 시트에 앉은채로 고개만 젖혀

 

 

하늘을 올려다보면 수많은 별들이 마치 그래비티 영화 주인공이 되어 우주를 표류하고 있는 착각도 하게 만듭니다.

 

 

그때20일간의 이 차의 여정 한가지 생각으로 스치게 되죠.

 

 

 

 

 

‘이야..지포 사길 정말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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