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가 처음 저희 집에 왔을 때는 집 앞 바위 위에서 밥 달라고 울었죠.
비 오는 날에도 바위 위에 와서 우는 모습이 무척이나 애처로웠습니다.
비 맞지 말라고 등바구니에 비닐을 씌워서 밥그릇을 넣어주었지요.
치즈가 처음으로 회랑에 올라왔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회랑으로 올라온 다음 날, 바위 위에 놓아주었던 등바구니집을 테라스로 올려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등바구니를 집으로 알고 들어가 잠도 자고 그랬습니다.
등바구니에서 자고 있을 때 입구를 막아 병원으로 데려가 중성화 수술을 하게 되었고.
수술 후 가료기간 동안 스킨쉽을 많이 해주었더니 식구가 되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치즈의 관할 구역은
회랑과 테라스, 앞마당과 화원 일부가 전부였습니다.
여름이라 계곡의 수량이 많아서 물 소리가 겁이 났었나 봅니다.
저를 졸졸 따라다니곤 했었는데 어느 날,
"치즈야 일루 와~ 일루 와~" 하면서 계곡 쪽으로 데리고 갔죠.
치즈는 큰 소리로 울부짖으면서 저를 따라 왔습니다.
호기심에 가 보고는 싶은데 물소리는 무섭고 그랬나 봅니다.
"치즈야~ 물 보러 가자아~~" 그러면 따라는 오지만 딱! 공의자까지만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혼자서도 계곡 건너까지 마구 휘젓고 다닙니다.
계곡의 핑크빛 너른바위입니다.
비에 젖으면 붉은 빛으로 변신하지요.
계곡 건너편 야산 일부까지가 저희의 소유입니다.
계곡 건너편은 자생숲 그대로를 두었습니다.
빈곳 마다 단풍나무 묘목을 심고 언덕 위에 정자를 설치했습니다.
남편이 산림욕하러 자주 오르는 곳입니다.
저희 집 전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지요.
물이 흘러 내리는 계곡 바닥도 흙이 아니라
핑크 빛 너른 바위와 같은 하나의 바위로 연결 되어 있습니다.
계곡의 웅덩이도 모래를 조금 걷어 내면 그 아래는 핑크 빛 너른바위라는 걸 알 수 있지요.
(숨은 그림 찾기 : 치즈)
정자에 오르는 길을 데크 설치업체에 의뢰했더랬죠.
남편도 저도 일하던 때라 주말에만 오기 때문에 공사 과정을 보지 못했지요.
노골적으로 드러나게 방부목으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더라구요.
너무 흉물 같아서 모두 철거했습니다. (비용만 이중으로 들었지요)
방부목 계단을 모두 철거하고 정자에 오르는 길을 남편이 직접 만들었습니다.
(1) 계단으로 쓸만한 돌을 찾아서 배낭에 짊어지고 옵니다.
(2) 돌 하나하나를 바닥을 파고 땅을 다져서 자리를 잡아 줍니다.
(3) 대장간에서 쇠봉을 맞춤 제작하고.
(4) 땅을 파내고 시멘트 기초를 부어서 쇠봉을 고정합니다.
(5) 로프를 쇠봉에 걸어줍니다.
이 대단한 과업을 남편이 주말을 이용해서 다 해냈답니다. 엄지척~! ㅎ
두 내외가 15년 동안 땀과 정성과 열정을 쏟아부어서 가꾸었지요.
제가 전체 디자인과 계획을 하고,
시간을 낼 수 있는 제가 중장비 기사와 작업자 불러서 직접 공사했습니다.
저희 동네분들은 주로 조경업자에게 정원 등의 공사를 의뢰합니다.
조경업자는 일종의 틀을 가지고 있는데
저는 그 틀이 저의 안목과는 맞지 않아서 장비 불러서 제가 직접 공사했습니다.
큰 공사만 예닐곱 번은 한 것 같습니다. (그게 마음 먹은대로 한 번에 딱 안 되거든요. ㅎ)
뭐.. 이걸로 밥 먹고 살아도 될 만큼 중장비 기사님과 수신호도 잘 맞습니다. ㅎㅎ
그 외의 작업들은 남편이 틈틈히 했죠. 사실 이게 정말 일이 많거든요.
남편은 부지런한 성격에 그야말로 힘이 장사입니다.
학창시절에 도 대표 씨름 선수로 나간 적도 있다고~ ㅎㅎ
계곡 건너 언덕 위 정자입니다.
큰 소나무가 정자 가운데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소나무를 위해 뚫어 놓은 구멍의 틈새로 비집고 내려가 정자 아래 쪽을 뒤져 보고 올라오는 치즈. 오지라퍼~
아저씨 따라서 계곡 건너 정자에 다녀오는 치즈.
요즘은 혼자서도 계곡으로 내려가곤 합니다.
물멍하고 있는 치즈.
계곡 물을 건너 뛰기 직전의 치즈.
(세리팍처럼 물 속으로 들어가 건너 뛰는 공중샷을 잡았어야 했는뎅..)
계곡 건너에는 무쟈게 큰 팥배나무가 있습니다.
봄엔 하얀 꽃으로 뒤덮어 장관을 이루지요.
치즈는 이 팥배나무에도 올라갑니다.
밤에는 계곡 건너에 가면 안 되는데.. 오소리도 있고..
요즘 치즈가 간댕이가 부어서리..
https://cohabe.com/sisa/2689480
숨은 치즈 찾기 난이도 최상이네요 ㅋㅋㅋ
ㅎㅎㅎㅎㅎ
아. 찾으셨네요.
뭐.. 상품권이라도 드려야 하는뎅~
마음가는대로 뛰놀 수 있는 치즈를 보니 부럽습니다..
다소 위험한 면도 있지만..
치즈가 행복해 하니 저도 좋습니다.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남편이 걱정하지 말라고.
치즈가 워낙 빨라서 삼십육계는 잘 할 거라고. ㅎㅎ
그래도 부르면 오게 하는 훈련은 되어 있어야 할것 같네요 ㄷㄷ
제가 현관문 열고 나오면 어디선가 나타납니다.
안 보일 때, "치즈야~ 치즈야~" 부르면 눈썹이 휘날리게 뛰어 옵니다.
오면 큐브 간식을 주거나 쓰다듬어 주거나 하지요.
정글에 왕 아니.. 계곡에 왕 치즈군요.
첫짤에서 라이온 킹의 한 장면 이 생각납니다.ㅋㅋㅋㅋ
The Lion Sleeps Tonight 유튭에서 재생하고 사진이랑 글 다시 읽으니 아주 버라이어티하네요ㅋㅋ
매번 글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글읽고나면 빨리 집에가서 울냥이 깨물고 싶어져요~ㅠㅠ
(냥이 화장실청소 빼고ㅋ)
울 치즈는 병꽃나무 아래에 모래 소복하게 퍼다 놨더니, 거기서 일 봅니다.
어찌나 잘 묻는지.. 기특기특~~
봉긋하게 올라온 작은 모래산 생기면 남편이 삽에 건져서 치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