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하면 이게 무슨일이 일어나도 일어나지 싶지 한 기억으로 씁니다..
저는 경기도권에 있는 대학에 재학중이었구요
때는 여름방학이라 교수님들과 함께 프로젝트 진행중이었어요
요즘 말하는 열정페이받고 ㅎㅎ
아침9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하는 디자인 알바였죠
머 나름 열정을 가지고 해서 억울하거나 그런건 없습니다만
집은 답십리-장한평 쪽이고 학교는 의왕시에 있구요.
가끔 늦은시간까지 작업을 하면 교수님들이 강남역까지 태워다 주시곤 했습니다.
막차까지 끊기면 택시를 타곤 했지만 이날은 애매한 11시 정도라 지하철(2호선)을 타고 왕십리 역까지 가기로 했죠
한창 멋부릴 나이인지라 똥꼬바지와 달라붙는 티셔츠를 입고있었습니다.
강남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중년으로 보이는 남+녀가 제 앞쪽 자리에 앉더라구요
저도 반대편에 앉아있었구요.
멍때리고 핸드폰을 보고있는데 저와 한번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리고는 그들끼리 귓속말로 쑥덕 쑥덕하는데 뭐 그냥 얘기하나 보다 하고 말았죠
그때의 인상착의는 흐릿하게 기억이 나는데 남자분은 키가 작은 편에 금목걸이를 하고있고 스포츠 머리였습니다.
여자분은 그냥 퍼머를한 화장이 진한 편이었구요 ㅋㅋ 금목걸이는 인상깊었어요 ㅋㅋ
머 여튼 왕십리 역에서 내려서 환승 구간으로 가는데 괜히 느낌이 쎄 한거에요
보니까 그 남자분만 같이 내리셨더라구요
여자분은 안내리시고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환승구간에서 제가 보통 서는 3-4 쯤에 서있는데 ..
제 뒤에 와있으시더라구요 가깝게는 아니고 좀 멀찍이
그래도 찜찜한 그런 기분이 들어 얼른 앞으로 갔습니다.
한 2-2?3 쯤 갔는데 또 뒤에 계시는거에요
밤 늦은 시간이고 이번 열차가 군자까지 가는 막차였습니다.
아씨 뭐지? 뭐지? 싶어서 빠른걸음으로 뒷쪽 칸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마침 열차도 들어오고요
거의 맨 뒷칸으로 이동하는데 따라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짝 붙는 느낌이라기 보단 멀리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으로요..
이젠 조금 분명히 '이거 뭔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차되어있던 열차 문이 닫히는 순간 다시 앞쪽칸으로 이동했습니다.
강남역에서부터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 터라 배터리도 다 떨어지고 손은 덜덜 떨리는데
얼른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이때는 또 따라오지 않는 것 같아서 약간 안도했습니다.
왕십리 다음이 마장역이거든요
한두칸 정도 앞으로 이동하니 열차가 마장역에 정차하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리는 사람들 틈으로 머리를 내밀어서 뒷쪽칸을 보았습니다.
순간 저와 똑같이 뒤쪽 문에서 머리를 내밀고 있는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마치 제가 내리나 안내리나를 지켜보는것 같았습니다.
이때는 정말 가슴이 철렁해서 어쩔줄을 모르겠더라구요..
남은 정거장은 답십리-장한평-군자
집에 가려면 답십리에서 내려야 하는데 눈앞이 깜깜해 지기 시작합니다.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찰나 답십리 도착
저는 일단 사람들이 많이 나가는 쪽(5번 출구)으로 같이 움직였습니다.
뒤에서 저를 보고 있는 시선이 느껴지지만 걸음을 천천히 해서 그 사람을 살짝 앞으로 보내는 순간 뛰었습니다.
반대편 출구(4번)로 나가 마침 정차되어있던 택시를 잡고 얼른 집으로 가자고 재촉했죠
아저씨 빨리요 빨리요..
택시는 출발했고
몸이 덜덜덜 떨리면서 뒤에를 보는데 출구로 나온 그 사람이 보였습니다.
표정은 보지 못했지만 그 모습만으로도 너무 무섭더라구요..
이제는 밤늦게 다닐 일이 없어서 이런일은 없지만 문득 생각이 들때마다 만약 내가 반대편 출구론 나가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고 .. 그냥 지나가는 승객이었는데 과민 반응인가 싶기도 하구요 ㅎㅎ
무튼 저한테는 소름끼치는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ㅎㅎ
그 촉 잊지 마세요. 단순히 과민반응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엔 너무 의심스런 행위들이 많네요. 들입다 신고해버리는 건 딱히 증거도, 증인도 없기에 섣부른 반응이겠지만, 의심스런 상황에서 도망치는 건 중요하죠. 잘 하셨어요.
그 느낌이 맞아요, 안 당해본 사람은 이해 못할지도 모르지만 저사람의 표적이 됐다는 느낌 그거 확실해요..
순식간이지만 당한 순간도 지금도 저는 확신해요, 그놈은 범죄 저지를 생각있다는걸...
저도 이런 일 태국에서 당함. 제가 탄 버스에서부터 계속 시선이 이상했는데 내려서 걸어가는데도 따라옴. 너무 이상해서 돌아서서 혹시 따라오는거냐고, 왜 그러냐고 따지니까 얼버무리면서 다른 곳으로 감. 타야될 버스 종점에서 타고 가는데 그 버스 다음 정류장에서 그 남자가 또 탐. 기다리고 있었던 것. 옆에 태국 아줌마가 저 남자 가리키면서 너 조심해라고 말해줌. 너무 화나고 무서운데 경찰도 안 보임. 그때 신고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전화기 꺼내고 사진 찍는다고 소리치니까 그 남자가 화들짝 놀래면서 바로 내려서 군중 속으로 사라짐. 지금 생각해도 뭔지 모르겠지만 다시 승차한 버스에 그 남자를 봤을 때 진짜 무서웠음.
전 긴팔긴바지입고 12시쯤 버스 내렸는데... 버스에 5명도 안탔는데 굳이 제 옆다리에 앉은 남자가 숨을 가쁘게 쉬더라구요 ㅡㅡ
제가 내릴때 안내리고 있다가..혹시하고 뒤돌아보니 문닫기 직전에 따라 내렸어요. 저랑 반대방향으로 몸을 틀었는데...혹시나해서 그때부터는 큰골목 100미터 달리기로 뛰어서..저희집이 작은 골목 들어가서 첫번째 집이고 엄마가 대문 안잠가놨는데..대문열고 들어가면서 큰골목쪽 바라보니 그새 따라와서 절 바라보고 있었어요... 개무서움...
엄마가 대문 잠가놨으면!!
프로포즈이벤트사직원 : (통화)일단 계속 이동중인데.. 다른 인원,장비와 같이 가야하는데 이동이 너무 빨라요. 그냥 이번건은 포기하시죠?
예전에 어떤 사람이랑 마주쳤다가 쎄함? 그런 거 때문이 근처 다른 건물로 도망쳤는데 쫓아왔더라구요.
심지어 저 찾는다고 두리번두리번...
근데 참 그 쎄함 느낌을 어떻게 정의해야할지. 망상인 경우도 있지만 그 촉이라는 것도 무시할 것은 못되는 것 같음. 나에게 향하는 악의 같은 게 느껴지는 건지 신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