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2594218

혼자서도 화려한 시간.

차량 3대로 내려온 다음, 낙오자의 쓸쓸한 시간이 행복할수 있는 밤.
낮술마시는 동료들을 피해서 낚시를 나서본다.
아까운 시간을 술독에 빠뜨리는게 아쉬워 뭔가를 해야겠고,
가져온 드론이 또한 애물단지다.
비행승인이 필요없는 장난감 이건만, 촬영승인을 받지못해 날리지도 못하고.....
이래서 요즘은 급작스런 나섬에도 최소 나흘정도 시간을 조절할 필요가 생겼다.
장소가 바뀌어도 큰일이고, 비가오면 더더욱 큰일이다.
뭐, 그렇거나 피곤한 몸으로 술한잔 마시고 잠들어야 하는데....
일이층, 구석구석에서 피어오르는 특급 서라운드 사운드로 오케스트라 합창이 웅장하게 울려나온다.
같이 마셨다면 저 사운드 어딘가에 내 파트도 분명 들어 있을텐데, 생각하니 웃음나온다.
내차엔 항상 준비가 되 있으니 별 걱정은 없다.
술은 술술 들어가고, 주량은 자꾸만 늘어가고....
입질없는 낚시를 두고 책한권 읽는 중에, 자꾸만 옆자리에 신경이 쓰인다.
내 옆에서 한시간이 넘도록 나보다 내 낚시에 집중하는 젊은 친구가 눈에든다.
대충 넘겨짚어도 4개째 캔을 마시는 중이다.
"여행 왔어요?"
"네....."
"혼자 왔어요?"
"네, 혼자...."
"혹시, 술마시고 운전할건 아니죠?"
"아! 아닙니다!
차는 요앞 팬션에 있어요.
들어가면 잘겁니다."
"혹?
여친이랑 헤여졌어요?"
"여친이 아니라,
이혼 했습니다."
"본인 잘못인가요?"
"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그럼 더 물어볼 필요도 없겠네요.
시간이 지나면 다 뭍힐겁니다."
"2년 지났습니다."
답이 이어지기에 기계처럼 답하다가 잠깐 할말을 잃어버렸다.
"잊은줄 알았는데.....
한번씩 가슴이 떨어져 나간듯이.....
숨 쉬기도 힘든날이 있네요."
"............."
"그래서 그녀도 그럴까 싶어서 더 힘든거 같아요.
제발 넌 나처럼 아프지 마라.....
싶어서....."
아직 맥주가 남아있는 검은 비닐을 급하게 챙겨서 멀어지는 뒷모습을 한참이나 지켜본다.
천사가 있다면 딱 저렇게 생겼으리....
밤늦도록 천사의 마지막 말을 되새김한다.
img_xl.jpgimg_xl_(1).jpgimg_xl_(2).jpgimg_xl_(4).jpgimg_xl_(3).jpgimg_xl_(6).jpgimg_xl_(7).jpg

댓글
  • 말레이하늘 2022/09/10 19:57

    이별은 항시 힘든 주제군요.

    (TZ093p)

  • 알고보니할부36개월 2022/09/10 20:06

    무거운 주제가 되기도 하고,
    시간속에 잘 풀어진 어떤 이별은 냉정한 평가도 나오더군요.
    남은연휴 즐거운 시간이길 바랍니다.

    (TZ093p)

  • 로만 2022/09/11 08:06

    가장 존경하는 지인분이 늘 입버릇 처럼 하셨던 이야기...
    첫째 '세상에 공짜는 없다'
    둘째 '항상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다'
    반대로
    '무엇인가 잃었다면 이제 곧 얻게 된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음으로...'
    이별로 고통 가운데 있으시더라도 그 고통이 또 다른 긍정적인 것을 가져다 줄것입니다.
    힘내세요~!

    (TZ093p)

(TZ09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