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화 수술 받고 온 날에는 치즈가 거의 발작 수준의 몸부림을 쳤습니다.
둘째 날엔 여전히 울기는 하지만 몸부림도 치지 않고 ㅅㅇ소리도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고깔이 적응이 되지 않는지 밥도 먹지 못하길래 고깔을 2센티 정도 잘라주었더니
이제는 밥도 물도 잘 먹습니다.
가끔 고깔을 빼 보려고 의자 다리나 벽에 머리를 대고 비비지만
"치즈야~ 안돼!" 하면 멈추기도 합니다.
발톱도 깎였고 고깔도 쓰고 있는 묶여 있는 냥이라
덩치 큰 냥이라든가 족제비, 오소리 등의 동물이 헤꼬지할 수도 있어서
밤낮으로 남편이 불침번을 섭니다.
고깔과 목줄 풀 때까지는 남편이 1층 방에서 자면서 자주 나와 보기로 했고
낮에는 테라스 쪽에 빈백소파를 갖다 놓고 치즈를 지켜줍니다.
안에서는 밤잠을 설친 남편이 자고, 밖에서는 치즈가 울다 지쳐서 잡니다.
세째 날에는 울부짖는 울음이나 ㅅㅇ 소리를 내지는 않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 씩.. 자유롭게 뛰어 놀던 마당숲과 화원을 바라보며 서럽게 서럽게 웁니다.
"내 신세가 갑자기 왜 이렇게 망한 걸까..?"
월요일에 고깔도 목줄도 풀어줄 거라는 걸 모르는 치즈는,
나무 타기도 하고 마음껏 자유롭게 뛰어 놀던 잘 나가는 팔자인 줄 알았는데
"이번 생은 망했다.." 이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성화 수술 후 치즈와의 관계에 고무적인 현상이 있습니다.
털끝도 건드리지 못하게 하던 치즈가 접촉을 허락한 겁니다.
남편과 내가 교대로 하루에 5~6회 털고르기를 해줍니다.
먹고 자고 놀고 나머지 시간은 씻고 닦고 깔꼼 떨던 치즈였는데 (30분간 씻고 닦는 것도 봤음)
씻고 닦고를 못하니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쓰다듬고 긁어 주면 세상 흐믓한 표정으로 즐깁니다.
자세를 바꾸거나 고개를 돌려서 필요한 곳을 들이대기도 합니다.
치즈는 수술 덕분에 밥 챙겨주는 집사에 이어 두 명의 마사지사까지 두고 있습니다.
남편은 "내가 이 때 아니면 너를 언제 이렇게 만져보겠니?" 하면서
완전 주물럭 주물럭거려도 치즈는 가만히 있습니다.
병원에서 '길고양이라 소독을 할 수 있겠냐?'시길래 '자신 없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소독이 가능하겠다 싶어서 병원에 전화로 여쭈니 빨간 약 포비돈 사서 발라주랍니다.
해가 좋아서 오늘은 마당으로 옮겼습니다.
화장실 모래도 햇빛에 말리고 박스도 털고 했습니다.
까실한 마사가 깔린 마당에 누워서 등을 대고 비비기를 좋아하는데 안 하네요.
수시로 긁어 주고 쓰다듬어 주려고 합니다.
그래야 수술 트라우마도 잊고 평소의 깨발랄한 성격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치즈가 고깔과 목줄을 풀고 나서도 '만져도 되는 냥이' 컨셉을 계속 유지할까요..?
찐한 스킨쉽 덕분에 걱정했던 '치즈가 멀리 도망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ㅎㅎㅎ
https://cohabe.com/sisa/2582198
치즈 - 가료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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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쓸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러네요. ㅎㅎㅎ
치즈와 인연이 깊었나 봅니다.
길양이도 6개월 정성이면 돌아섭니다.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이 달 20일이면 만난 지 6개월입니다. ^^
ㅠㅠㅠㅠ 죄송해요. 다 울 고양이 같을거라고 착각을 했네요~!!
고선생님(치즈) 기분이 나아진걸 보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앞으로 좋은 느낌이 드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개냥이가 된거 같네요. ㅎㅎ
풀어줬을 때가 치즈가 어떻게 될지 기대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