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들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ㅡ
꽃과 나무보다 공간이 먼저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 공간을 여백으로 보고 구도를 잡게 됩니다.
전원주택에 살면, 일이 많습니다.
게다가 큰 비라도 오면 하려고 들면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지요.
큰 비 오고 나서 남편과 함께 계곡에 떠내려온 나무 부스러기와 돌댕이 정리했습니다.
그 일 하고 나서 무리했는지 남편이 허리와 옆구리가 아프다고.
허리 아파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하니 속이 많이 상했죠.
연휴 끝나면 물리치료 받으러 가기로 하고.
잡다한 수해복구 작업은 제가 조금씩 했습니다.
큰 작업은 나중에 남편이 할 수 있으면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했지요.
오늘 밤 또 제법 비가 온다고 하길래 패인 곳도 메꾸고 물길도 터 주고 그랬습니다.
땀 뻘뻘 흘리면서 삽과 실갱이 했답니다.
그런데! 남편이 옆집 마당숲에 우수관 막혔다고 삽질하고 있는 겁니다.
옆집으로 가 보니 ㅡ
우수관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웅덩이에서 도로 쪽으로 우수관을 묻었는데 웅덩이에서 시작하는 관이 바닥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러니 큰 비 오면 돌덩이와 흙이 그 관으로 나갈 것이고 레벨도 좋지 않아 다시 막힐 가능성이 있었죠.
사실 자기 땅의 물은 자기 땅에서 해결하는 것이 맞습니다.
자기 땅 안에서 집수정을 묻어서 우수관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빗물을 도로 쪽으로 내려 보내는 건 잘못된 처리방법입니다.
작년 봄에 집터 정리를 위한 토목공사를 마친 후 남편이 도로의 트랜치 긁어내고 청소했습니다.
저희 집에서 나오는 물은 저희 땅 안에서 집수정으로 모아 말끔하게 우수관 연결했구요.
옆집의 흙물과 아랫집 흙이 쓸려내려가 도로를 가로지른 트랜치가 막혔습니다.
트랜치를 덮고 있는 흙 제거 작업 협조를 위해 트랜치 위 쪽에 위치한 가구들에게 전화했지요.
정작 큰 관계 없는 이웃 한 분이 남편과 함께 삽질했고,
나와서 팔짱 끼고 있으신 분, 아예 나와 보지도 않은 분.. 참 어이없더라구요.
남편은 왜 허리 아프다고 울집 수해복구는 안하면서 왜 남의 집 일은 보람차고 기꺼워 할까요?
일도 못하는 사람이 안쓰러워서 도와주었답니다.
45Kg의 작은 몸으로 삽질하는 아내는 왜 안스러운 마음이 들지 않는 걸까요?
사실 울집의 난해한 일들, 골치 썩는 일이라든가 복잡하고 스트레스 받는 일.. 등은 늘 저의 몫입니다.
남편은 선비기질이 있어서 이런 일에 끼어들기도 싫어할 뿐더러 잘해내지도 못합니다.
늘 울집의 난해할 일들을 비롯해서 모든 악역은 당연하다는듯이 저의 일입니다.
뭐.. 이런 관행에 딱히 불만은 없습니다.
부부 중에서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니까요.
십여년 전, 자동차를 바꿀 때
하고 있는 사업이 잘 나가기도 했고 **자동차를 사겠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절대 안 된다고 현대차 사야 한다고 못 박았지요.
**자동차 사면 세무조사 들어온다는 루머도 돌았던 시절이니 공직자로서 부담은 되었겠지요.
거의 1년 가까이 설득하고 설득하고..
딸내미가 아빠에게 "아빠는 엄마가 매일 밤 12시에 퇴근하고 힘들게 일하는데 그것도 못해줘?"
딸의 이 한 마디에 뭔가 느끼는 게 있었는지 **자동차를 살 수 있었다는 전설같은 가정사가 있습니다.
왜 울 남편은 남들은 안스러워하고 나서서 챙기고 돕고 배려하고 온갖 온정 베풀기를 보람차하면서
왜 하나 있는 아내는 안스러워하지도 배려하지도 않는 걸까요?
음.. 제가 그 동안 너무 씩씩하게 살아와서 그런 걸까요?
당신 몸 아프면 돌봐줄 사람은 아내인 저이고
쌀 떨어지면 일해서 벌어먹일 사람도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저인데 말이지요.
그 누가 조강지처 대신 간병해 주고 쌀 덜어줄 사람이 있다고 그러는 건지..
이런 일 있을 때마다 속 터지지만..
말해봐야 달라질 사람 아니고 저는 이렇게 글로 풀고 음악으로 풀고..
친정 오라버니 같은 여기 분들께 하소연하면서 풉니다. 어흐흥~~~
가정이라는 공간은..
어쩌면.. 빈 여백을 서로 메꿔가며 사는 거겠지만서두..
https://cohabe.com/sisa/2558085
공간과 여백 - 남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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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은 제가 질히는데요
이참에 선수 교체할까유~? ㅋㅋㅋ
어~?
근데 오양골님 사진이 사라졌어요???
요즘 새가 없어요
그게 아니라..
포럼에 오양골님 사진이 아예 없어요???
포럼에 애정이 별로 없나봅니다 ㅎㅎ
음.. 뭔 일 있으셨어요?
(하긴.. 뭐.. 저도 1년에 한 번 정도 사진 정리하려고 합니다.)
그래도 오양골님 새 사진이 새 사진 관심있으신 다른 분들께 많은 참고가 될 텐데.. 아쉽습니다.
예전부터 캐논 포럼은 처자 사진이 많았었는데 새 사진 많이 올라오니 보기 좋았어요.
사실 남성분들이 남자 사진 크게 관심 없듯이 저는 여성이라 그런지 처자 사진에 별 관심이 없거든요.
새 사진, 꽃 사진, 풍경 사진.. 다양하게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지우긴 하지만..
새로운 사진은 계속 올립니다.
요즘 새가 없어서 포스팅을 못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