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짓거리도 벌써 다섯번째다
애국가도 4절밖에 없지만 난 곤충의 신경절마냥 뭉개지지 않으면 사고를 그만 칠 생각이 없었나보다
때는 역시나 15년전즈음 가을
여전히 우리는 죽지 못해 살아있었다
읽고있는 당신이 희생자였거나 앙증맞은 mz세대의 십새1끼였다면
학창시절에 유행한 방구폭탄이란 장난감을 알고있을것이다
손바닥에 봉투를 얹고 박수를 한번 짝 때리면 가스가 차오르다 계란 썩은냄새가 폭발하는 비인도적 무기였다
나는 문득 이 악의에 가득 찬 은빛 봉다리의 원리가 궁금해 칼을 대 본 적이 있다
방구탄을 해체해본 결과 안에는 조그만 물봉지와 가루가 들어있었다
박수를 치는 순간 터진 물봉지가 이 가루와 반응을 일으켜 방구냄새가 나는 가스로 부글부글 바뀌는 것이었다
이 병1신은 이걸 보고 자기 발목을 자를 뻔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자학적인 발상을 해내고 마는데
1. 방구탄을 가능한 한 사재기해 가루를 뭉친다
2. 큰 비닐봉투에 가루와 물을 다량으로 섞은 뒤 꽉 잠근다
3. 터지는 순간 수백개의 방구폭탄이 합쳐진 방구 짜르봄바 완성! 이라는 계획이었다
이것만 성공한다면 방구대장 뿡뿡이는 스스로 계급장을 떼고 방구소령까지 강등당했을거며
우리는 뿅뿅의 왕, 방구 리벤스라움의 총통이 되겠지 싶었다
사실 그리 거창한 생각은 없었다
우리는, 나는 그저 폭발을 원했으니까
그렇게 회전 게틀링으로 이어진 우리 의릐의 수어사이드 스쿼드
또 다시 동네 문방구를 싹 돌며 지갑의 한계까지 모든 방구탄을 사재기해버리고 말았다
콜팝 하나 사먹을땐 그렇게 째째한 새끼들이, 이런데엔 돈 아까운 줄 모르고
콜팝은 살이라도 되지
하지만 여러 사건을 겪은 우리(최소한 나)는 생활권에서 사고를 치면 뒷감당이 안된다는 것을 학습했다
그냥 사고를 치면 안된다는 건 학습하지 않았다
그냥 포켓몬마냥 일부러 잊은걸수도 있고
따라하지 마십시오, 21세기 초반 촉법소년이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린 동네에서 좀 떨어진 뒷산 둘레길에 버려진 폐가로 가기로 합의했다
민가도 없는데다 둘레길 중간에 샛길로 벗어나야 나오는 곳이라 실험하기 딱이었고
어른의 도움 없이 죽기에도 딱 좋았다
방구 짜르봄바를 만들 생각에 웃음이 멈추지 않던 애널가스리스트들
오물계의 오펜하이머를 꿈꾸며 광소를 터뜨리던 우리는 큰 비닐봉지에 방구가루를 전부 털어넣고는
재빨리 생수를 한병 부어넣고 묶은 뒤 케이블타이까지 써주는 치밀함을 발휘했으며
바텐더마냥 열심히 섞어준 뒤
조금 멀찍이 거리를 두어 폭발을 기다렸다
하지만 1분...3분...5분 경과...
아무리 기다려도 이새끼는 부풀기만 하고 터지질 않았다
비닐봉지가 너무 튼튼한가? 방구폭탄이 모자랐나?
방구탄이 모자르진 않았을것이다
반죽을 쳐서 수제비를 끓여도 될 만큼의 가루를 쳐넣었는데 모자를 수가 없었다
그러자 참을성이 바닥나게된 오늘의 희생자가 폭탄에 가까이 간 뒤 발로 굴리고 차기 시작했다
우리는 말려야겠다 생각했지만 터져서 같이 말려들어가는것이 두려워
뒤에서 가만히 지켜만 보고있었다
그러니 이녀석은 겁대가리도 없이 계속 봉지로 드리블을 하고있었다가
폐가에 구르고있던 날카로운 무언가가 한계에 다다른 봉지를 건드렸고
일이 터졌다
이 패턴도 다섯번째면 보는 사람이 질릴거같은데
질릴 새도 없이 방구의 대악마는 오물 마라도나와 세명의 방청객을 순식간에 덮쳐버렸다
그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악!
리틀 몽키 봄버맨 하나가 그대로 바닥에 구르며 울부지져따
그놈은 우리 중에서 가장 용감해 보였으나
두려움을 모르는 놈의 용기는 보통 용기라 부르지 않는다
나는 눈을 비비며 울부짖던 그놈을 흙바닥에서 질질 끌어 화학적 똥통을 탈출했고
나머지 둘은 입구에서 그대로 얼어있었다
짜르방구의 독기보다 방구 리얼리티 쇼크에 빠져
쓰러져 뒹굴던 희생자의 모습이 더 공포라서 그랬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울고
그새기도 울고
방구대장 뿡뿡이도 겸허히 계급장을 떼며 울었다
방구지옥에 벗어난 우리는 희생자를 공기가 그늘진 곳에 눕히 한숨 돌렸고
폐가는 우리의 잘못된 판단때문에 순식간에 가스실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방구총통이 되었다.
가스실도 만들고 아주 장하다 김히틀러
적어도 우리는 딱 한가지, 현명한 판단을 했다
죽어도 우리만 죽기로 한 것.
만약 이게 놀이터에서 터졌다면?
주택가에 터졌다면?
교실 안에서 터졌다면?
우린 아마 사회적으로 뒤졌을지도 모른다
이 썰을 풀며 방구폭탄의 성분이 뭔지 궁금해서 검색해본 적이 있다
그랬더니 시발 세상에
우리가 대량으로 들이마신 건 황화수소였다
정화조나 똥통에 빠진 사람들이 이 가스에 질식사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니,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이었던 것인가
그놈은 진짜로 안 구해줬다간 그자리에서 죽을 수도 있었다
그 날 이후 우리는 방구탄을 건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폭약을 끊는 것은 꽤 나중 일이었으니, 이 동네에 크나큰 불운이 아닐 수가 없었다
세상은 아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훈육이 필요하다
이런 십새기들이 나오니까
방구에 맞아죽을뻔한 그 새끼를 기리며
나는 이제 방구요, 호흡기관의 파괴자리라
장난감이 장난감인 이유를 묻지 말라
뒤지기 싫으면
이 사람은 아직 살아 있다는게 신기함
당신이 한국의 프리츠 하버입니까
방구탄으로 뭔짓을한거얔ㅋㅋㅋㅋ
꼬쟁이
2022/08/14 19:45
이 사람은 아직 살아 있다는게 신기함
메이めい🛸💜
2022/08/14 19:48
당신이 한국의 프리츠 하버입니까
뭐 임마?
2022/08/14 19:4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용잡는날파리
2022/08/14 19:49
방구탄으로 뭔짓을한거얔ㅋㅋㅋㅋ
키리야 아오이☆
2022/08/14 19:51
님 도데체 뭐에요...
올때빵빠레
2022/08/14 19:52
이 사람은 살아 있는게 최대 미스테리임
별특징없는닉네임
2022/08/14 19:52
방구 히틀러...
지져스님
2022/08/14 19:52
루리웹의 폭탄마..
llzweill
2022/08/14 19:52
이정도면 지금 사지가 멀쩡한지 물어봐야...
Supernovice
2022/08/14 19:52
와 유나바머와 프리츠하버의 혼종이라니 세상에 이런 끔직한 존재가
+82전대갈박병욱
2022/08/14 19:52
이 정도면 한화에 취업하세요 ㅋㅋ
B-2 스피릿
2022/08/14 19:53
으아악 정크랫이 유게한다
큐베
2022/08/14 19:53
유게이 선정 외국에 살았으면 폭탄마로 역사에 남았을거 같은 유게이 1위
객
2022/08/14 19:53
박사붐식 연금술이냐
지나가는잉여
2022/08/14 19:53
중동에서 태어났으면 IED 장인으로 이름 좀 날렸을 분이 어쩌다 한국에 태어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