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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웹) 관측 자료 공개 2주차 현황.txt



제임스 웹 망원경의 관측 자료가 공개되면서 빅뱅이 일어난 지 10억 년도 안 되었을 적에 있었던 은하들이 속속 발견되는 중입니다.


우주 공간이 팽창하거나 물체가 움직여서 멀어지면 그 물체에서 나온 빛의 스펙트럼의 파장이 물체가 멀어지는 속력과 비례해서 길어진 채로 관측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를 적색편이라고 합니다.


천문학에서는 이런 빛의 파장이 원래 파장보다 길어진 정도를 적색편이라고 일컫기도 합니다. 적색편이가 클수록 빛의 파장이 원래보다 더 많이 길어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용어의 명칭 자체는 빛의 가시광선 스펙트럼에서 파장이 짧은 빛이 파란색이고, 파장이 긴 빛이 붉은색인 데서 유래했습니다.




(똑같은 물체가 정지해 있을 때[위]와 멀어질 때[아래] 스펙트럼 변화를 보여주는 그림)


우주가 균일하게 팽창하면서 거리가 먼 은하일수록 더 빨리 멀어지기 때문에 적색편이가 더 크게 관측되는데(허블의 법칙), 빛의 속력이 유한하기 때문에 먼 은하일수록 빛이 거기서 여기로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려서 우리가 보는 그 은하의 모습은 그만큼 과거의 우주의 상태를 반영합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과 적색편이를 통해 그 은하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그리고 얼마만큼의 과거의 모습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거리가 멀어서 더 오래전의 은하일수록 똑같은 스펙트럼[오른쪽 그래프]이 더 긴 파장에서 나타나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


지금까지 발견된 은하 중에서 가장 멀리 있는 것(즉, 적색편이가 가장 크고 가장 오래전의 모습인 것)들은 대략 약 120억 년 전에서 130억 년 전의 은하들인데, 지금 우주의 나이가 약 138억 살이므로 이 은하들은 우주가 약 10억~20억 살 무렵일 적에 있었던 은하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주의 나이가 10억 살이 되지 않았을 때 발견된 은하들의 샘플. 가로축: 적색편이, 세로축: 은하의 자외선 밝기. 동그라미: 스펙트럼을 확인하지 못하고 적색편이를 추정한 후보. 네모: 스펙트럼을 확인해서 적색편이를 측정한 은하. 별표: 제임스 웹 망원경이 스펙트럼을 확인하지 않고 발견한 가장 먼 은하 후보)


허블 망원경 등을 동원해서 가장 멀리 있는 것으로 확인한 은하는 약 134억 년 전의 은하이고, 몇 달 전에는 검증은 되지 않았지만 약 135억 년 전의 모습일 것으로 추정되는 은하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밤에 가까운 불빛은 찾아보기 쉽고 먼 불빛은 보기 어려운 것처럼, 이런 은하들은 굉장히 멀리 있어서 작고 어둡게 보이기 때문에 허블 망원경조차 많이 발견하지 못했을 정도로 그 수가 적습니다.




(2011년까지 허블 망원경이 관측한 우주의 범위와 제임스 웹 망원경이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범위 그림)


그런데 2주 전에 제임스 웹 망원경의 관측 자료가 공개되면서 위의 그림처럼 130억 년 전 무렵의 은하들이 손쉽게 발견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허블 망원경이 최근에 발견했던 가장 먼 은하 후보(약 135억 년 전)와 비슷한 거리일 것으로 보이는 은하를 발견한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허블 망원경이 대략 30년 동안 처음 찾은 것을 제임스 웹 망원경은 본격적으로 관측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관측 자료가 외부에 공개된 지 일주일도 안 돼서 찾아낸 셈입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이 발견한 134억 7600만 년 전의 은하 후보[사각형 그림])


더 최근에는 웹 망원경이 관측한 먼 은하들 가운데, 빅뱅이 일어난 지 약 2억 5천만 년 뒤(약 135억 5500만 년 전)의 모습으로 추정되는 은하도 발견되었습니다. 며칠 전에 웹 망원경이 발견한 가장 먼 은하 후보(약 134억 7600만 년 전)보다도 시간적으로 약 8000만 년 정도 앞서는 수준이고, 인류가 발견한 것 중에서 마이크로파를 통해 우주의 나이가 약 40만 살일 적에 보이는 가스 덩어리들을 제외하면 지구에서 가장 멀고 오래된 물체인 셈입니다. 물론 세 번째 그림처럼 분광기를 사용해서 스펙트럼을 직접 관측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추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긴 합니다. 본문의 처음 사진에서 초록색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이 그 은하가 있는 곳입니다.


학술적인 측면에서 이런 은하들은 우주가 탄생하고 막 형성되거나 형성되고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원시 은하이기 때문에 이런 은하를 많이 발견하면 은하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진화하는지, 우주에서 가장 처음 만들어진 별들은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을지 등에 관해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나아가서 지금까지 확인이 쉽지 않았던 초기 우주의 상태를 더 정밀하게 밝혀내서 현대 우주론을 검증하고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연구는 고생물학자가 깊은 지층에서 오래된 화석을 여럿 발굴해서 진화론을 검증하고, 지질학자가 그 지층을 분석해서 고대 지구의 환경을 밝혀내는 것과 비슷합니다.




(허블 망원경이 관측한 나선 은하들의 모습을 시간에 따라 나열한 그림)


덧붙여서 허블 망원경이 올해 발견한 129억 년 전의 별(일명 에렌델)만큼 멀지는 않지만, 제임스 웹 망원경은 약 114억 년 전에 있었던 별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그 별을 바라볼 때, 앞에서 보이는 커다란 은하단의 중력이 돋보기처럼 빛을 모아주는 역할(중력렌즈 현상)을 해서 별빛을 10000배 정도 밝게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앞서 허블 망원경이 발견한 별 역시 그러한 원리로 발견되었습니다. 이만큼 초기 우주의 별들은 현대 우주에서 만들어지는 별과 성질 면에서 다른 것들이 많기 때문에 전술한 것처럼 별들의 성질을 더 잘 아는 데 도움이 됩니다.




(114억 년 전의 별을 관측한 제임스 웹 망원경[왼쪽]과 관측하지 못한 허블 망원경[오른쪽])


그동안 허블 망원경을 비롯해서 여러 망원경이 쉽게 찾아낼 수 없었던 것들을 제임스 웹 망원경은 관측에 들어가자마자 속속 발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망원경이 얼마나 대단한 성능을 가졌는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허블 망원경이 딥 필드를 관측하는 데 썼던 시간처럼, 관측 시간만 수백 시간에 달하는 진정한 의미에서 제임스 웹 망원경의 딥 필드 관측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그런 관측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우주의 모습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알려줄지 기대해봅시다.



요약

1) 천문학자들은 적색편이로 은하의 거리와 그 은하가 얼마전의 모습인지를 알 수 있다.

2) 그동안 우주의 나이가 10억 살도 안 되었을 때 있었던 가장 먼 은하들은 발견하기가 어려웠다.

3) 제임스 웹 망원경이 본격적으로 관측한 지 한 달도 안 되어서 가장 먼 은하들을 무더기로 발견하고 있다.


참고

https://arxiv.org/abs/2201.00823

https://arxiv.org/abs/2207.12338

https://arxiv.org/abs/2207.09436

https://arxiv.org/abs/2207.09434

https://arxiv.org/abs/2207.11658


그림 출처

https://esawebb.org/images/weic2209a/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Redshift.svg

https://esawebb.org/images/weic2209d/

https://arxiv.org/abs/2207.09434

https://esahubble.org/images/heic1103e/

https://www.popsci.com/science/big-bang-galaxy-james-webb-space-telescope/

https://esahubble.org/images/opo0416b/

https://arxiv.org/abs/2207.11658


====


그림 중에서 한글로 된 인포그래픽들은 직접 번역했습니다.


어제 같은 글을 쓰긴 했는데 내용이 부실한 것 같아서 살을 조금 불려봤습니다.

댓글
  • 오크덕 2022/07/27 13:13

    인간이란존재가 참 작다고느껴지는 사진;;

  • 필딘신관 2022/07/27 13:15

    덕후특 : 알기 쉬우라고 비유 드는데. 그 비유도 어려윰


  • SFC5000A
    2022/07/27 13:12

    도플러효과 참조하면 이해가 한결 수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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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딘신관
    2022/07/27 13:15

    덕후특 : 알기 쉬우라고 비유 드는데. 그 비유도 어려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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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아찌
    2022/07/27 13:15

    앰뷸런스 가까이오면 소리 높아지고 멀리가면 낮아지는것의 빛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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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리탐 지소어
    2022/07/27 13:17

    그러니까 도플갱어가 앰뷸런스를 불렀다는 얘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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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쿠삼나무
    2022/07/27 13:10

    진짜 알못인데도 이런 자료들 보면 몸에 절로 소름이 돋음
    이게... 첨단장비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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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죄수번호-9282645739
    2022/07/27 13:13

    정말 완벽히 이해했어!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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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크덕
    2022/07/27 13:13

    인간이란존재가 참 작다고느껴지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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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ZBH
    2022/07/27 13:14

    하늘의 빛은 모두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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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릿
    2022/07/27 13:14

    참 신기함, 우주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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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소녀♡하와와상
    2022/07/27 13:16

    스타필드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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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꿀기사
    2022/07/27 13:14

    저거 한번 띄어서 잘써먹네 내노라하는 NASA석박사들이 만든거라 성능확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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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4997129341
    2022/07/27 13:15

    노이즈 아냐?
    노이즈와 별 구별 방법은 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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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까지달려
    2022/07/27 13:17

    여러장을 겹치면 노이즈는 없어지고 별빛만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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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소녀♡하와와상
    2022/07/27 13:15

    우주 중심은 어디야???
    중심에 뭐 있어??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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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일점-
    2022/07/27 13:16

    아 응... 그런거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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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피어
    2022/07/27 13:16

    유익한 내용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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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둠치따치
    2022/07/27 13:17

    우주의밖도있나..
    팽창하는데 그냥 무한한영역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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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능치트키
    2022/07/27 13:17

    아 머리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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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개비상
    2022/07/27 13:17

    나 갑자기 궁금해진 거 있음
    사람 시야에서 봤을 때 엄청나게 작은 범위의 엄청나게 멀리 떨어진 '은하' 를 찍은거잖아 저게
    그럼 비교적 가까히 있는 다른 항성계의 행성들의 표면같은것도 찍을 수 있을까?
    목성같은 같은 항성계의 다른 행성은 너무 가까워서 찍어도 빛이 너무 강하기 떄문에 제대로 된 결과가 안다온다는 이야기는 듣긴 했는데
    다른 항성계 정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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