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봉수 9단이 처음 발굴된 계기가, 내기바둑 귀신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였습니다.
당시 내로라 하는 프로 기사들도 박살내버리는 수준인데, 문제가 뭐였냐면.
원래 아주 어릴 적 (보통 10살 이하) 부터 '문하생 (혹은 원생)' 생활을 하는 게 보통인 바둑계에서.
그냥 본능적으로 돌을 둬버리는 '고등학생' 이 나타나버리다 보니까 서봉수 9단은 사실 혈혈단신으로 시작할 수 밖에 없었죠.
당시 최강자였던 조훈현 9단과의 전적은 서봉수 9단이 '콩라인' 을 타는 식인데.
이게 좀 웃기는 게, 본문에서는 일본 선수들이 처리해줄 거야~! 라고 중국이 기도 메타를 탔다는 식이지만.
실제는 일본 선수들이라고 하더라도 서봉수 9단에게 식은 땀 빼는 경우가 매우 흔했다는 게 문제입니다.
뭐랄까... 굳이 표현을 억지로 갖다붙이면.
조훈현 9단과는 상성이 안 맞다는 것에 가깝고, 그 이외의 기사들과의 대국에서는 좀 밀린다 싶어도 '그래서 니가 어쩔건데!' 이러면서 바둑판을 뒤집어 엎어버리는 느낌이라고 해야될까요?
어느 경기의 기보였는가 기억이 안 나는데, 당시 탑 클래스 기사와 결승 대국에서 붙었다가 다들 '서봉수가 졌네' 이러는 판에.
보는 사람들조차 '읭? 읭??? 읭?!?!?!?!?!' 하는 사이에 뭔가 홀린듯이 역전해버린 기보도 있었습니다.
분명히 중간 과정이 있는데, 어느 한 수가 결정적 한 수 로 작용했다고 보는 것보다... 정말 귀신에 홀린 듯이 판이 뒤집어져 있었던 거죠.
그 이외에도, 다들 '저거 악수입니다! 돌 잘못 놨어요!' 이러는데.
'ㅅㅂ 어쩌라고' 이러는 느낌으로 /(+++-_-+)/
밥상 뒤엎기 수준으로 판을 단숨에 뒤집어 버리는 기보도 제법 있었고요.
일본 중국 한국 안 가리고, 서봉수 9단의 바둑은 당시의 바둑으로는 원래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예 정석과는 다른 완전한 '자신만의 바둑'을 둬버리니까 상대방도, 해설도, 관객 (또는 시청자) 들 누구도 예측 불가능한 수에 당황하는 부분이 백미였던 셈입니다.
위에 언급한 대로, 문하생 출신이 아니니까 포석의 정석이니 그런 거 없이 자신의 본능으로 바둑을 두는 것이니까, '범위'는 어떻게 짜낸다 한들, 정확한 수읽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고.
그런 수읽기에서 완전히 틀어진 포석을 서봉수 9단이 계속해서 놔버리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아주 그냥 레알 꼬이는 거죠.
그나마 국내 기사들은 이래저래 자주 접하니까 어느 정도 적응이 된다쳐도 (조훈현 9단이 잘 잡은 것도 이런 맥락이 어느 정도 있지 않은가...)
국제 대회 이외에는, 그나마 아주 희소한 '친선 대회' 뿐인 해외 기사 입장에서는 조훈현 9단 만큼, 어떤 의미에서는 더 까다롭고 골때리는 타입일 수도 있는 게 서봉수 9단이었던 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이 정리해줄 거야!' 는 어디까지나 기도메타였던 거죠.
바둑을 즐기려면, 바둑의 판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진입 장벽이 좀 많이 심하게 레알 높긴 한데.
서봉수 9단, 조치훈 9단 등등 그때 상황을 알고 보면,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가 꽤 있습니다.
저도 뭐 얼치기로 화점이 어떻니 정도만 볼 줄 아는 정도이지만, 이런 거 보면 참 재밌어요.
GentleG2022/07/03 13:53
근데.. 저 엔트리는 진짜 역사 통틀어 최강인거 같은데...
누가 나왔어도 9연승 했을거같은 레벨임
무식한2022/07/03 14:03
썰 좀 더 풀어 주세요 굽신굽신
하와이살고파2022/07/03 14:12
정확히는 저 대회 끝판왕은 조훈현이었죠. 이전 대회들에서 마지막에 결국 조훈현을 못꺽어서 한국에서 전대회 우승이라는 업적을 안겨줬으니까
꼬부기짱2022/07/03 14:51
어렸을때 어른들이 옛날 영화배우나 스포츠스타 얘기하면서 그때가 재미있었지 했을때 이해를 못했는데..
나이들어보니 이런 얘기들으면 그때 생각하면서 젊어지는 기분이 드네요ㅋㅋ
바둑 얘기는 언제 들어도 재밌어~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세돌만 세
서봉수 9단이 처음 발굴된 계기가, 내기바둑 귀신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였습니다.
당시 내로라 하는 프로 기사들도 박살내버리는 수준인데, 문제가 뭐였냐면.
원래 아주 어릴 적 (보통 10살 이하) 부터 '문하생 (혹은 원생)' 생활을 하는 게 보통인 바둑계에서.
그냥 본능적으로 돌을 둬버리는 '고등학생' 이 나타나버리다 보니까 서봉수 9단은 사실 혈혈단신으로 시작할 수 밖에 없었죠.
당시 최강자였던 조훈현 9단과의 전적은 서봉수 9단이 '콩라인' 을 타는 식인데.
이게 좀 웃기는 게, 본문에서는 일본 선수들이 처리해줄 거야~! 라고 중국이 기도 메타를 탔다는 식이지만.
실제는 일본 선수들이라고 하더라도 서봉수 9단에게 식은 땀 빼는 경우가 매우 흔했다는 게 문제입니다.
뭐랄까... 굳이 표현을 억지로 갖다붙이면.
조훈현 9단과는 상성이 안 맞다는 것에 가깝고, 그 이외의 기사들과의 대국에서는 좀 밀린다 싶어도 '그래서 니가 어쩔건데!' 이러면서 바둑판을 뒤집어 엎어버리는 느낌이라고 해야될까요?
어느 경기의 기보였는가 기억이 안 나는데, 당시 탑 클래스 기사와 결승 대국에서 붙었다가 다들 '서봉수가 졌네' 이러는 판에.
보는 사람들조차 '읭? 읭??? 읭?!?!?!?!?!' 하는 사이에 뭔가 홀린듯이 역전해버린 기보도 있었습니다.
분명히 중간 과정이 있는데, 어느 한 수가 결정적 한 수 로 작용했다고 보는 것보다... 정말 귀신에 홀린 듯이 판이 뒤집어져 있었던 거죠.
그 이외에도, 다들 '저거 악수입니다! 돌 잘못 놨어요!' 이러는데.
'ㅅㅂ 어쩌라고' 이러는 느낌으로 /(+++-_-+)/
밥상 뒤엎기 수준으로 판을 단숨에 뒤집어 버리는 기보도 제법 있었고요.
일본 중국 한국 안 가리고, 서봉수 9단의 바둑은 당시의 바둑으로는 원래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예 정석과는 다른 완전한 '자신만의 바둑'을 둬버리니까 상대방도, 해설도, 관객 (또는 시청자) 들 누구도 예측 불가능한 수에 당황하는 부분이 백미였던 셈입니다.
위에 언급한 대로, 문하생 출신이 아니니까 포석의 정석이니 그런 거 없이 자신의 본능으로 바둑을 두는 것이니까, '범위'는 어떻게 짜낸다 한들, 정확한 수읽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고.
그런 수읽기에서 완전히 틀어진 포석을 서봉수 9단이 계속해서 놔버리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아주 그냥 레알 꼬이는 거죠.
그나마 국내 기사들은 이래저래 자주 접하니까 어느 정도 적응이 된다쳐도 (조훈현 9단이 잘 잡은 것도 이런 맥락이 어느 정도 있지 않은가...)
국제 대회 이외에는, 그나마 아주 희소한 '친선 대회' 뿐인 해외 기사 입장에서는 조훈현 9단 만큼, 어떤 의미에서는 더 까다롭고 골때리는 타입일 수도 있는 게 서봉수 9단이었던 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이 정리해줄 거야!' 는 어디까지나 기도메타였던 거죠.
바둑을 즐기려면, 바둑의 판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진입 장벽이 좀 많이 심하게 레알 높긴 한데.
서봉수 9단, 조치훈 9단 등등 그때 상황을 알고 보면,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가 꽤 있습니다.
저도 뭐 얼치기로 화점이 어떻니 정도만 볼 줄 아는 정도이지만, 이런 거 보면 참 재밌어요.
근데.. 저 엔트리는 진짜 역사 통틀어 최강인거 같은데...
누가 나왔어도 9연승 했을거같은 레벨임
썰 좀 더 풀어 주세요 굽신굽신
정확히는 저 대회 끝판왕은 조훈현이었죠. 이전 대회들에서 마지막에 결국 조훈현을 못꺽어서 한국에서 전대회 우승이라는 업적을 안겨줬으니까
어렸을때 어른들이 옛날 영화배우나 스포츠스타 얘기하면서 그때가 재미있었지 했을때 이해를 못했는데..
나이들어보니 이런 얘기들으면 그때 생각하면서 젊어지는 기분이 드네요ㅋㅋ
???: 이창호가 남아있으면 그때부터 시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