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한창 꾀꼬리 사진이 올라올 시기라 글 한 번 써 봅니다.
둥지 사진은 가급적 안 담는게 좋은데
그렇다고 담는 사람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니 제가 생각하는 방법을 적어봅니다.
0. 둥지 사진의 원칙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는것입니다.
그리고 어미에게 선택권이 없기에 어미의 스트레스를 잘 살펴보면서 가능한 짧게 아니면 적절한 위장을 하셔야 합니다.
공원에 둥지를 튼 후투티 같이 사람이 많아도 전혀 스트레스 받지 않는 예외가 있긴 합니다만 그건 정말 특별한 경우입니다.
1. 꾀꼬리는 보통 아주 높은 활엽수 80~90%쯤에 둥지를 틉니다.
잠깐만 올려다봐도 목이 아픈 지경이고 나무 아래에 있어도 꾀꼬리가 신경쓰지 않을 안전지대입니다.
2. 둥지 사진은 발품과 기다림입니다.
일반적인 꾀꼬리 둥지는 사진으로 담기 힘듭니다.
그러나 가끔 계곡 높은 나무에 둥지를 틀었는데 계곡 능선 쪽에서 각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아주 드물게 낮은 나무에 둥지를 트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본 가장 낮은 둥지가 2m 살짝 넘은 나무였습니다.
물론 이유가 있습니다.
인적이 드문 곳이고 주변에 큰 나무 숲이 없으며 일반적인 각도에서는 완전히 감춰져 있었습니다.
이런 둥지를 보려면 오랜 기다림과 탐조가 필요합니다.
3. 돈 주고 담는 둥지는 위험합니다.
2년전에 아는 분이 꾀꼬리 5만원짜리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듣자마자 꾀꼬리 둥지라면 둥지 손댔을건대요?라고 얘기했는데
그 둥지가 나중에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렸습니다.
돈을 내면 돈을 낸 사람은 권리를 주장합니다.
판매자는 구매자의 수준을 맞추게 되고 둥지 작업은 피할 수 없습니다.
4. 잡설
많은 사람들이 모인 둥지는 둥지 훼손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람들이 많으면 시야 확보를 위해 둥지 바로 옆이 아니더라도 주변의 나무나 잎을 정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이 모이는 둥지는 피하시고 탐조로 찾으시거나 아니면 극소수만이 담는 둥지만 담으시는게 좋습니다.
올해 못 담으면 내년에 내년에도 안 되면 그 다음해에 담으면 됩니다.
둥지 작업은 대개 촬영초반에 이루어집니다.
나중에 소개받아 가신 분들은 경험이 많지 않으면 원래 이렇게 생긴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가지치기한 둥지도 그렇고, 둥지를 옮긴 경우도 잘 모르시는 분이 있을거라고 봅니다.
사실 에세랄에는 가지치기할 정도의 사람이 둥지 사진을 올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잘 모르시는 분이 올렸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더 많다고 봅니다.
적어도 같이 새를 담는 입장에서는 비난하기 이전에 알려주는게 먼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새를 담으시는 분들이 새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건 아닌듯합니다.
저 역시도 잘못을 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옆에서 가르쳐주신 분들이 계시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좋은 길로 가고 있는 듯 합니다.
한겨레 기사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몇가지만 말씀드리면
지난 겨울에 제가 하우스 문제를 거론한 적이 있는건 많이 아실거고...
그 후에 글쓴이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하나만 팩트체크하면
기사에 물까마귀 둥지를 옮겼다고 실린 사진은 실제로 자연상태의 둥지입니다.
홍천의 물까마귀 노천 둥지가 예전부터 유명했습니다.
그 기사가 나간 후 노골적으로 노출된 둥지에 민감하신 분들이 계시던데
호랑지빠귀 검은대륙지빠귀 쇠솔딱새 물까마귀 등등 몇몇 종들 혹은 개체는 노출 둥지를 짓습니다.
물론 탐조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노출되었더라도 사람 눈에 쉽게 들어오는 둥지가 아닙니다.
또 하나는 새에게 먹이를 주는 행동은 이견이 있습니다.
물론 수정구에 먹이를 놓거나 물을 똑똑 떨어뜨려서 먹게 하거나하는 등의 눈살이 절로 찌뿌려지는 행위는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장독대에 물을 놓거나 기타 먹이를 주는 행동은 생각해야 할 내용들이 많습니다.
전 기본적으로 새에게 먹이주는 행동은 찬성입니다.
그게 설사 촬영목적이다 하더라도 새에게는 유익한 거니까요
사람들이 시선이 치사해서 전 먹이주고 촬영은 안합니다만...(먹이 주고 다른데 갑니다.)
고양이에게 잡혀 죽는 새는 기록이 있지만,
굶어 죽는 새는 기록이 없습니다만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야생성이 사라진다? 기우입니다.
창경궁의 원앙에게 아무리 먹이를 줘도 야생성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애초에 자연속의 새이고 창경궁 우이천 중랑천을 자유롭게 넘나듭니다.
어찌 보면 가장 안전한 장소가 창경궁이고 그곳에서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친숙함이 조화를 이루고 있을 뿐입니다.
솔직이 야생성 걱정하기 이전에 생존을 걱정해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물총새 세트장도 같은 맥락입니다.
새에게 자유와 선택권이 주어진 물총새 세트장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개인이 만든 세트장이든 돈을 받는 세트장이든 자연의 입장에선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물총새가 세트장에 하루 종일 있는게 아닙니다.
다른 곳에서도 사냥을 하고 열심히 돌아다니기 때문에 운이 나쁘면 하루 종일 기다려 1분 보는게 다일 때도 있습니다.
돈 주고 담기 싫으면 자신이 개척하면 되는겁니다.
환경단체가 얘기하는 자연은 사람과 떨어져 있어야한다는 말이 맞는 말일까요?
사람과 자연을 분리하는게 당연한 걸까요?
사람에게 다가오는 자연을 밀어내야 하는게 맞는걸까요?
관곡지에 가면 플랭카드가 있습니다.
"100미터 이내 촬영금지"
저어새가 다가오면 도망가야 합니까?
산책하는 사람은 저어새 옆을 가도 되고 카메라 들고 있는 사람은 옆을 지나면 안되는겁니까?
사람도 자연입니다.
서로 선택할 수 있는 입장에서는 사람도 자연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새에게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은 경우(둥지 같은 경우) 사람이 먼저 배려해야 합니다.
https://cohabe.com/sisa/2497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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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탑수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본드를 쓴게 맞다면 미친 놈이고
본드를 쓰지 않아도 자연에 위해를 가하면서 새를 담는 사람이긴 한듯 합니다.
제가 한 발 물러난게...
자연에선 정말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져서...
오목눈이 새끼 12마리가 한 나무에 일렬로 있는 걸 보기 전까진
유조들이 나무에 일렬로 앉아 있으면 무조건 조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진이 너무 많아서...
의심이 갑니다.
본드 썼어요.
그리고 왜 그랬냐는 질문에 '작품을 보세요'라는 취지의 방송이 나갔었어요.
핼리님을 포함 니콘포럼엔 그런 류의 사람이 없는건 알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둥자사진 찍는 이들에게 고운시선은 안갑니다.
아! 그렇군요 ㅠ
방송은 안 보고 사진만 봐서...
둥지사진은...선을 지켜담으면 담을게 별로 없습니다.
새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 유독 둥지사진을 많이 담으시는데...
이래저래 많이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자연상태 그대로 별로 담을게 없다면 없는채로 놔두는게 맞을듯요.
고작 사진 한장 찍는게 새들의 생존보다 우선시 하진 않으니까요
동물의 둥지 사진은 아예 금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의 집 안방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는 게 불법인 것처럼.
아무리 계도를 해도 인간의 욕심을 막을 방법이 없고, 보편적으로 인간은 애초에 악랄하다 전제해야 돼요. 나 하나 자제한다고 될 문제가 아닌.
선을 지키면 담을게 없다.. 이게 정말 맞는 말씀이고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어야겠죠.
작년에 남이섬 장승에 동고비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산책로 옆이라 지나가는 사람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담았습니다.
잠깐 담고 가던길을 곧 갔지요
이 정도면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세상 사람들이 다 그정도만 할 리가 없고
그리고 지나가는 많은 행인들이 새끼 키우는 둥지에 폰카 대는 것도 별로 좋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긴하죠...
그게 싫으면 동고비도 다음 해엔 둥지를 옮길거라고 봅니다.
그렇게 흘러가는게 자연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