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운동 - 홈트가 별건가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저희 내외는 홈트를 합니다.
큰곰 바위부터 돌고래 바위까지 대략 100 미터 정도 됩니다.
그 사이에는 앞마당도 있고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만큼 폭이 넓은 길이 있습니다.
정원등을 환하게 밝혀놓고 이 길을 왕복하며 빨리 걷기를 30분 정도 합니다.
경사로가 완만하고 흙길이라 걷기에도 좋습니다.
​
빨리걷기를 마치고 나면 계곡 쪽을 바라보고 숨쉬기 운동을 하지요.
그리고는 회랑의 의자에 앉아서 달도 보고 별도 보고 화원을 바라보면
가슴이 저절로 확 트인답니다.
​
코로나 시국에 모두들 건강 홈트하고 계시죠~?




그제 밤에 족제비와 조우한 곳입니다.
큰곰바위 옆에 정원등이 있고 그 옆으로는 계곡으로 내려가는 돌계단이 있습니다.
운동 마치고 원두막에 앉아 있었습니다.
황금빛 동물이 돌계단에서 잔디밭으로 올라와서는 제 쪽으로 걸어오는 겁니다.
​
생김새도 자세히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왔었죠.
얼굴은 길에서 파는 곰인형처럼 생겼구요.
몸통은 두루마리 휴지 정도의 굵기로 원통형으로 기다랗습니다.
몸통 길이 만큼 털복숭이의 긴 꼬리가 있습니다.
몸통과 꼬리의 길이가 비슷한데 전체 길이는 한 80센티 쯤 될 겁니다.
​
내 쪽으로 아무런 경계심 없이 다가오는데 순간 나도 모르게 '여보~ 여보~" 하고 남편을 불렀는데
녀석은 내 목소리에 개의치않고 쭐레쭐레 다가오는 겁니다.
남편은 집안으로 물 마시러 들어가서 못 들었답니다.
옴마야.. 더 큰소리로 남편을 불렀습니다.
그러더니 녀석이 별로 서두르는 기색도 없이 "거참.. 그 아줌마 되게 시끄럽네.." 이러면서
털레털레 오던 길을 되돌아서 계곡 쪽으로 나있는 돌계단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
아, 놀래서 사진을 못 찍었네요.
다음에 나타나면 꼭 찍어서 올릴게요.
CCTV 방향을 돌려 놓을까.. 도 생각했지만
적외선이라 황금색의 어여쁜 자태가 찍히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
남편이 그러더라구요.
옛날 시골에는 쪽제비가 많았다고.
족제비 있으면 주변에 쥐가 없어서 사람들이 헤치지 않았다고.
​
남편이 말하길,
밤에는 산풍이 불어서 당신 냄새를 맡지 못했을 것이고
사람들이 자신을 헤치지 않는다는 것을 학습했을 터이고
마당숲과 화원을 노래 부르면서 다니는 당신 목소리를 익숙해 할 수도 있을 거다.
(남도소리를 배우고 있어서 풀 뽑을 때나 산책할 때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곤 합니다. ㅎ)



고라니는 플록스 새순을 엄청 좋아합니다.
그래서 플록스는 꽃이 필 때까지 오이망으로 울타리를 해줍니다.
꽃이 피면 걷어내지요. (녀석보다는 저희가 한 수 위입니다. ㅋ)

큰 바위로 둘러친 곳 (6시 방향)에 삼지구엽초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산야에 흔하게 서식하는 식물이었는데 '남성의 정력에 좋다.'고 알려진 탓에
무분별한 채취로 지금은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야경은 본래 매직아워에 촬영해야 하는데..
운동 마치고 얼떨결에 찍은 야경이라 사진이 볼품이 없네요.
삼각대 펼치는 것도 귀찮아서 걍 손각대로.. ㅎㅎ

이미지가 10개만 올라가게 되어 있네요.
누락된 사진 더 보시려면..
https://blog.naver.com/kimsarts/222700641316